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31 - 챕터 1940

3013 챕터

제1931화

이때 황제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짐 또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는구나. 대제사장이라는 자가 감히 거짓말을 꾸며내 소문을 퍼뜨리다니, 어떻게 처벌해야 좋다고 생각하느냐? 짐이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진릉의 아버지는 내심 기뻐하면서 황급히 말했다."이런 헛소문을 퍼뜨린 것은 저희 가문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한 것과 다름없으니 죽을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하지만 대제사장은 대제사장이고, 앞으로 저희 진씨 가문에 시집올 사람입니다.""폐하께서 대제사장을 처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며칠 내로 혼인을 올리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헛소문이 떠도는 것은 저희에게 아주 치명적인 일이니 말입니다."황제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죽을죄란 말이지?""그래, 알겠다."진릉의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화색을 드러내며 그제야 고개를 들어 물었다."그렇다면 저희와 대제사장의 혼기는..."고개를 든 그는 그제야 낙요가 옆에 있음을 발견했다.겁을 먹은 그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대제사장... 당... 당신...""왜 그러시오? 날 고자질하더니 내가 이곳에 있는 걸 보니 속이 켕기나 보오?"낙요가 사나운 어조로 쏘아붙였다."그럴 리가! 대제사장이 한 발 앞서 입궁했을 줄은 몰랐을 뿐이오. 아마 우리를 고자질했겠지."곧이어 그는 황제를 향해 고개를 조아렸다."폐하, 공정하게 처리하여 주십시오. 절대 대제사장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낙요가 말했다."내가 진릉과 혼인하길 바라시오? 그렇다면 그 사랑의 증표라는 물건을 꺼내보시오. 그리고 그날 밤 우리가 나눴던 대화, 했던 일, 내게 준 증표까지 사실대로 고해보시오!"그 말을 듣자 진릉의 아버지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정말이오?""정말이지!"곧이어 진릉의 아버지는 서둘러 진릉의 팔뚝을 툭툭 치며 얼른 꺼내라고 눈치를 줬다.진릉은 무척 긴장했지만 결국 품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 펼쳤다."그날 대제사장님께서 제게 이걸 직접 건네셨습니다.""연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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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2화

부진환은 매서운 어조로 확고하게 말했다.진릉 부자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황제는 그 말을 듣더니 의아해하며 그것을 건네받았다. 그는 잠깐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짐도 기억한다. 공주도 이 무단을 산 적이 있었는데 며칠 동안 난리를 쳐서야 겨우 샀었지.""대제사장은 평소에 검소한 편이고 겉치장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이렇게 비싼 물건을 쓰지 않지."그 말은 증표가 가짜라는 걸 믿는 다는 뜻이었다.진릉 부자는 당황해했고 진릉의 아버지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폐하, 대제사장이 이런 물건을 쓸 리가 없다니요? 대제사장이라는 신분이 얼마나 귀한데 어떻게..."그가 변명하려고 하자 낙요가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입 다무시오!""조금 전에 사랑의 증표라고 했소?""그러면 당신들이 창룡옥패를 누구에게 줬는지 알아보지!"낙요는 장부를 펼쳐 진릉 부자의 앞에 내려놓았다."이 위에 명명백백히 기록되어 있소. 당신들이 빚을 갚기 위해 창룡옥패를 팔았다고 말이오!""총 만오천 냥이었지!""그리고 아직 수십만 냥을 갚지 못했소!"그 장부를 본 순간, 진릉 부자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호흡이 거칠어졌다.진릉의 아버지는 그것을 빼앗아 찢어버릴 생각이었으나 낙요는 곧바로 피하며 차갑게 웃었다."왜 그렇게 초조해 하시오? 내가 사실을 까발려서 증거를 없앨 생각이오?"낙요는 몸을 돌려 그것을 황제에게 건넸ㄷ."폐하, 보시지요. 진씨 집안에서는 일찍이 그 창룡옥패를 팔아버리고는 제게 줬다고 했습니다.""오늘 일이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았더라면 저에게 그것을 돌려달라고 하면서 제 돈을 사기쳤겠지요!""진씨 부자가 한 말은 전부 거짓말입니다. 진실이라고는 단 한마디도 없습니다. 감히 폐하를 속이려 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이 틀림없습니다. 응당 처형해야 합니다!"옆에 있던 황후의 안색이 달라졌다.진릉의 아버지는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도와달라는 듯이 황후를 바라봤지만 황후는 시선을 피하며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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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3화

"감히 짐을 속이려 하다니!""여봐라. 이 진씨 부자를 옥에 가두어라! 날을 택해 처형할 것이다!"곧이어 진씨 부자는 끌려나갔다. 진릉의 아버지는 울면서 호소하며 변명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황제는 그의 말을 더는 들어주지 않았다.그는 낙요에게 말했다."대제사장, 이 일은 진실이 밝혀졌으니 이 조서 또한 효력이 없다.""짐은 반드시 대제사장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줄 것이다."진실을 알지 못한 채로 낙요가 진씨 가문에 시집가야한다고 조서를 내렸으니 마땅치 않은 처사였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폐하."바로 그때 황후가 입을 열었다."비록 오늘 일은 오해였지만 대제사장도 나이가 어리지 않으니 가정을 꾸릴 때가 되었지.""지금 제사 일족에는 후계자가 없고 혹시나 대제사장이 또 예전처럼 갑자기 수 년 동안 종적을 감춘다면 여국에는 엄청난 재앙이지.""대제사장이 그 자리에 앉았으니 시야를 넓게 하여 최대한 빨리 혼인해야지. 어쩌면 대제사장처럼 재능이 뛰어난 아이를 낳을지도 모르니.""그렇다면 그 아이를 후계자로 키울 수도 있지.""그렇지 않습니까, 폐하?"황제는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일리가 있군.""대제사장도 가정을 이룰 나이가 되긴 했지.""마음속에 부군으로 생각해둔 사람이라도 있느냐?"낙요는 미간을 구겼다. 황후는 얼른 그녀가 시집가길 바라는 듯했다."전 당분간 혼인할 생각이 없습니다.""이 일은 저도 급하지 않으니 황후마마께서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황후는 웃으며 말했다."난 그저 좋은 마음으로 한 말인데.""오해하지 말거라."낙요는 차갑게 웃었다."황후마마께서 그런 말을 꺼내시지 않는다면 저도 오해하지는 않겠지요.""별일 없으면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낙요는 인사를 한 뒤 부진환을 데리고 떠났다.황후도 곧바로 황제에게 말했다."폐하, 이번에는 신첩이 경솔했습니다. 다음에는 주의하겠습니다."황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면 됐소. 다음번에는 이렇게 충동적으로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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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4화

낙정은 다급히 말했다."진씨 가문의 두 부자는 제가 죽이겠습니다. 황후마마께서는 신경쓰지 마세요.""진씨 가문이 어떤지는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 또한 알고 있었기에 전 일찌감치 그들이 빚진 일과 관련되는 모든 증거를 숨기라고 했습니다.""낙요가 이렇게 빨리 증거를 찾았을 리가 없습니다!""분명 누군가 낙요를 돕고 있는게 분명합니다.""그리고 어쩌면 상대방은 우리의 계획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빨리 반응해 낙요를 도왔겠지요."그 말에 황후는 미간을 구기고 심각한 표정으로 사색에 잠겼다."그렇다면 누구일가? 누가 내 계획을 알 수 있단 말이냐?"황후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녀의 눈동자가 빛났다.그녀는 낙정에게 물었다."낙요의 물건은 어디서 얻은 것이냐?"낙정이 대답했다."대제사장 저택에 제 사람이 있습니다."황후는 그 말을 듣자 눈을 가늘게 뜨면서 냉소를 흘렸다."그 부진환 말이냐?""그자가 네 사람이란 말이냐?"낙정은 살짝 놀랐다. 그녀는 황후의 말과 눈빛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렇습니다."황후는 그 말을 듣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역시나!""그런데 나에게 물은 것이냐? 네 계획은 허점이 가득하다! 부진환이 네게 준 건 가짜다!""오늘 그는 황제 앞에서 그것이 가짜라고 했다. 대제사장 저택에서 무단을 쓸 리가 없다고 했지!""네가 그에게 농락당한 것이다!"황후는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낙정은 대경실색한 얼굴로 그 자리에 굳어 서 있었다."그럴 리가요.""부진환, 그자는..."그녀에게 조종당하는 입장인데 부진환이 어찌 감히 그녀의 말을 거역한단 말인가?설마 두렵지 않은 것일까?"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내가 널 속이겠느냐?"황후는 차갑게 몸을 돌리며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낙정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말했다."황후마마, 부진환 쪽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낙요가 이렇게 빨리 그 장부들을 찾은 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어쩌면 누군가 우리의 계획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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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5화

그래서 일부러 복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낙정은 몹시 화가 나서 호통을 쳤다."무릎 꿇으세요!"부진환은 미간을 구길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저항하려는 마음이 드는 순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입에서 피를 왈칵 토했다."무릎 꿇으라니까요!""제 말을 듣지 않을 생각입니까? 그래요, 그러면 죽기보다 더 괴롭게 만들어 주겠습니다!"낙정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매섭게 말했다.바로 그때, 날카로운 화살이 창밖에서 날아와 매섭게 공기를 가르며 낙정을 향해 날아들었다.낙정은 안색이 달라지면서 피하려 했지만 결국 팔을 맞았다.극심한 통증에 낙정은 이를 악물었다.낙요는 마당에 서서 실눈을 뜬 채로 방 안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활을 들었다.그러나 낙정은 그 화살을 피했다."누구든지 감히 대제사장 저택에서 암살하려는 자가 있다면 전부 죽일 것이다!"낙요가 매섭게 꾸짖었다.방 안의 낙정은 안색이 확 달라지더니 곧바로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밖에서는 여단청 등 사람들이 매복하고 있어 곧바로 낙정을 포위하여 공격했다.낙요는 사실 곧바로 쫓아갈 생각이었다.그러나 방 안의 그림자가 쓰러졌다.낙요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곧바로 방안으로 쳐들어갔다.부진환은 가슴을 움켜쥐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의 입가와 바닥에는 온통 피였고 부진환은 창백한 얼굴로 마치 불에 타버린 종이마냥 그곳에 무릎 꿇고 있었다.바람 한 번 불면 흩어질 것만 같았다.낙요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뒤 그의 손목을 잡아 맥을 짚었다.부진환은 아파서 머리를 들 힘도 없었다. 그는 힘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대제사장님, 전 대제사장님을 속이지 않았습니다."허약한 목소리에 낙요는 순간 가슴이 저렸다.그녀는 긴장한 채로 약병에서 약알 하나를 꺼내 그의 입에 넣어줬다.그녀는 자신이 손을 떨고 있음을 발견하지 못했다."알고 있소.""조금만 버티시오."그녀는 부진환이 자신이 낙정에게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먼저 털어놓을 줄은 몰랐다.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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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6화

낙정이 죽지 않으면, 부진환은 계속 그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곧이어 낙요는 두 사람을 불러, 부진환을 침상으로 옮겼다. 부진환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낙요는 부진환의 곁을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낙요는 계진에게 분부했다. “대제사장 저택이 습격당했으니, 인원을 더 배치하고 자객을 체포하라고 전하여라! 반드시 그녀를 잡아야 한다! 만약 저항하면, 죽여도 좋다!”계진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예!”곧이어 그는 즉시 출발했다.백서가 방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대제사장, 부진환은 혹시… “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으면서 말했다. “부진환은 죽지 않는다.”백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안심했다.낙요는 급히 책상 옆으로 다가와 약 처방을 써 백서에게 건넸다. “그전에 쓰던 용삼이 아직 남았으니, 이 처방대로 약을 달여오너라.”백서는 약 처방을 건네받더니 곧바로 약을 달이러 갔다.약을 달여오자, 낙요는 부진환을 부축하여 그에게 약을 먹이려 했다. 그런데 정신이 흐리멍덩한 부진환은 낙요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낙요는 몇 번이나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유난히 손에 힘을 주었다.“가지 마! 청연아… “부진환은 온 힘을 다해 그녀의 손을 잡고, 비몽사몽 불렀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부진환의 손을 톡톡 치며 조용히 얘기했다. “안 갈 테니 손을 좀 놓으시오.”“약을 드시오.”그녀의 말이 들린 것처럼, 부진환은 손을 놓아주었다.그제야 낙요는 손을 빼내 그를 부축할 수 있었으며, 그를 침상에 기대 앉혀 놓을 수 있었다.곁에서 지켜보던 백서의 마음은 약간 서운했다.이때, 낙요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에게 줘.”백서는 잠깐 망설이더니 물었다. “대제사장, 아직 의식이 흐릿해서 약을 먹일 수 없습니다.”낙요는 의식이 흐릿한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괜찮다. 먹일 수 있다.”이 말을 하며, 약사발을 건네받았다.“넌 나가보거라.”낙요는 말하며, 탕약 한 숟가락을 떠서 불더니, 부진환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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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7화

낙정은 이를 악물고, 후문으로 장군부로 뛰어 들어갔다.그런데 내원에서 마침 난희와 마주쳤다.난희가 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낙정이 앞으로 달려가 털썩 무릎을 꿇더니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침서 장군을 만나겠소! 침서 장군을 만나게 해주시오! 제발 부탁하오!”난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잠깐 망설이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었다.난희는 낙정을 침서에게 데려갔다.방안에는 등이 켜져 있었다.난희는 방문 밖으로 물러났다.침서는 다리를 꼬고 나른하게 의자에 누워, 혼자 차를 마시며 낙정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낙정은 무릎을 꿇고, 어쩔 수 없이 모든 존엄을 내려놓고 간절히 애원했다. “장군님, 제발 살려주십시오!”“널 살려달라고? 설마 아직 눈치채지 못하였느냐? 너를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내 사람인데?”침서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약간 살의를 띄었다.낙정은 매우 긴장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모두 대제사장의 명령입니다!”“저는 장군께 아직 쓸모가 있습니다. 장군께서 저를 살려주시면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겁니다!침서의 눈동자는 약간 차가웠고, 입가에 경멸의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널 살릴 이유를 말해보거라.”낙정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저는 부진환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부진환은 지금 무척 대제사장의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부진환의 존재가 분명 침서 장군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군은 부진환을 죽일 수 없습니다!”“왜냐면 대제사장께서 그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도 제가 부진환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대제사장은 사람을 보내 저를 쫓아와, 죽이려고 합니다!”“그러니 대제사장의 마음속에 부진환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부진환이 온갖 수단을 다하여 대제사장에게 접근하는 건 분명 목적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낙청연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부러 대제사장을 빼앗아 가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필경 그들은 같은 처마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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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8화

낙정은 신속하게 피했지만, 여전히 조각들에 의해 상처가 났고, 얼굴에 핏자국이 생겼다.고개를 돌린 낙정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고, 놀란 가슴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장군께서 잘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부진환이 살아있는 한, 저는 장군께 쓸모 있습니다.”“저를 한 번만 살려주시면, 나중에 반드시 장군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침서는 이미 화가 나서 곧 폭발할 것만 같았다.부진환은 독으로 벙어리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그리고 대제사장 저택으로 보낸 계진은 부진환에게 조금이라도 이상한 상황이 보였으면 그에게 보고했어야 했다.그런데 왜 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침서의 눈빛은 다소 서늘해졌다.그는 낙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너의 목숨은 살려주겠다.”“그럼, 내가 보고할 수 있게 네가 직접 인두를 하나 만들 거라.”낙정은 몹시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 알겠습니다.”곧이어 침서는 낙정을 저택에 숨겨두었다. 낙정의 존재는 난희 한 사람만 알고 있었고, 난희가 그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일을 맡았다.--대제사장 저택.날이 밝았다.부진환은 아직도 낙요의 손을 꽉 잡고 있었고, 낙요는 침상 옆에 엎드려 잠들었다.부진환은 깨어나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이 광경을 보고 다시 누웠다.그런데 이때, 백서가 문을 두드렸다. “대제사장, 침서 장군께서 오셨습니다.”낙요는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들었다. 마침 부진환의 두 눈과 마주쳤다.잠시 멍해 있더니, 낙요는 다급히 손을 거두었다. “깨어났는데도 왜 내 손을 놓지 않았소?”“대제사장을 깨울까 봐 그랬습니다.”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어보았다. 상황은 안정되었고, 목숨도 건진 셈이었다.“푹 쉬시오. 목숨은 건졌소.”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일어나 방에서 나가면서 백서에게 분부했다. “가서 약을 달이거라.”백서는 부진환이 깨어난 걸 보더니, 매우 기뻐하며, 다급히 약을 달이러 갔다.백서는 약을 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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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9화

침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너의 분부인데 당연히 서둘러야지.”선혈이 바닥에 스며들자, 침서가 분부했다. “가져가서 태우거라. 피가 사방에 떨어져 아주 더럽구나.”부하는 곧 사람 머리를 가져갔다.곧이어 침서가 또 물었다. “어젯밤에 부진환이 다쳤다고 들었다. 상처가 어떠하냐? 내가 가서 좀 보고 와야겠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그를 불렀다.“부진환은 괜찮습니다.”“오늘 당신은 부진환 때문에 오신 겁니까?”침서는 웃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당연히 너를 보러 온 것이지.”“다만 네 사람이니, 당연히 신경 써야지.”비록 침서는 전혀 적의가 없어 보였지만, 낙요는 별로 침서와 부진환을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둘러댔다. “낙정 때문에, 어젯밤에 한잠도 못 잤습니다. 오늘 마침 날씨도 좋은데, 저와 함께 나가서 좀 걸으시는 게 어떠십니까?”침서는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두 사람은 저택에서 나오면서 침서가 말했다. “아요, 봄이 되면, 나와 함께 산으로 바람 쐬러 가자.”“산속의 경치는 사람의 모든 고민을 잊게 한단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그러고 보니, 저는 별로 먼 길을 떠나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가면, 세상 곳곳을 구경 다니고 싶습니다.”낙요는 늘 자신은 어느 한 곳에 구속되어 있는 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침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선뜻 지지했다.“너만 원한다면 내가 너와 함께 모든 산천을 걷고, 끝없는 초원을 밟겠다.”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먼 곳의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우유를 알고 있습니까?”“우유의 사부 탁성은 그해 자유를 찾아 떠났습니다. 그는 반평생을 자유롭게 산 셈입니다.”“하지만 그는 자기 제자를 버렸습니다.”“우유는 그동안 제사 일족에서 잘 지내지 못했습니다. 이미 다른 사람의 사부가 되었으면 우유에게 재주를 가르치는 것이 탁성 삼촌의 책임입니다.”“탁성은 어쩌면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는 절대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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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0화

“그러게, 말입니다. 진씨 집안은 간덩이가 부었나 봅니다. 어찌 감히 대제사장과 미친 염라대왕을 모독한답니까? 대제사장과 미친 염라대왕에게 밉보였으니, 감옥에 들어간 겁니다.”“글쎄, 오늘 지나면 참수한다고 들었습니다.”“쌤통이야!”“그러게, 말입니다!”“그러고 보니, 이 미친 염라대왕은 사람을 삼대 베듯 죽이는데, 여인을 달랠 줄도 알고, 참 그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면도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누군가 웃으며 말했다. “미친 염라대왕은 단지 칭호일 뿐이요. 침서도 그저 사람이라고! 사람이면 칠정 육욕을 벗어날 수 없소!”두 사람은 밖에서 잠깐 듣더니, 낙요가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침서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요.”낙요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침서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너는?”“너도 저자들처럼 나를 사람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면 염라대왕으로 생각하느냐?”낙요는 저도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히 사람으로 생각합니다.”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저는 당신이 사람을 죽일 때의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줄곧 당신을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오히려 사람을 삼대 베듯 죽이는 염라대왕으로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게다가 제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까?”낙요는 해맑게 웃었다.그녀의 미소는 마치 한줄기 따스한 빛처럼 침서의 가슴 깊숙한 곳까지 비춰주었다.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요, 너의 이 말만 있으면 나에겐 충분하다.”낙요는 또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그럼, 이제부터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됩니까?”“저는 다른 사람이 당신을 미친 염라대왕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습니다.”침서는 잠시 멍해 있더니, 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다.”바로 뒤에 두 사람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비교적 조용한 거리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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