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정은 신속하게 피했지만, 여전히 조각들에 의해 상처가 났고, 얼굴에 핏자국이 생겼다.고개를 돌린 낙정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고, 놀란 가슴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장군께서 잘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부진환이 살아있는 한, 저는 장군께 쓸모 있습니다.”“저를 한 번만 살려주시면, 나중에 반드시 장군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침서는 이미 화가 나서 곧 폭발할 것만 같았다.부진환은 독으로 벙어리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그리고 대제사장 저택으로 보낸 계진은 부진환에게 조금이라도 이상한 상황이 보였으면 그에게 보고했어야 했다.그런데 왜 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침서의 눈빛은 다소 서늘해졌다.그는 낙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너의 목숨은 살려주겠다.”“그럼, 내가 보고할 수 있게 네가 직접 인두를 하나 만들 거라.”낙정은 몹시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 알겠습니다.”곧이어 침서는 낙정을 저택에 숨겨두었다. 낙정의 존재는 난희 한 사람만 알고 있었고, 난희가 그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일을 맡았다.--대제사장 저택.날이 밝았다.부진환은 아직도 낙요의 손을 꽉 잡고 있었고, 낙요는 침상 옆에 엎드려 잠들었다.부진환은 깨어나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이 광경을 보고 다시 누웠다.그런데 이때, 백서가 문을 두드렸다. “대제사장, 침서 장군께서 오셨습니다.”낙요는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들었다. 마침 부진환의 두 눈과 마주쳤다.잠시 멍해 있더니, 낙요는 다급히 손을 거두었다. “깨어났는데도 왜 내 손을 놓지 않았소?”“대제사장을 깨울까 봐 그랬습니다.”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어보았다. 상황은 안정되었고, 목숨도 건진 셈이었다.“푹 쉬시오. 목숨은 건졌소.”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일어나 방에서 나가면서 백서에게 분부했다. “가서 약을 달이거라.”백서는 부진환이 깨어난 걸 보더니, 매우 기뻐하며, 다급히 약을 달이러 갔다.백서는 약을 달여
침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너의 분부인데 당연히 서둘러야지.”선혈이 바닥에 스며들자, 침서가 분부했다. “가져가서 태우거라. 피가 사방에 떨어져 아주 더럽구나.”부하는 곧 사람 머리를 가져갔다.곧이어 침서가 또 물었다. “어젯밤에 부진환이 다쳤다고 들었다. 상처가 어떠하냐? 내가 가서 좀 보고 와야겠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그를 불렀다.“부진환은 괜찮습니다.”“오늘 당신은 부진환 때문에 오신 겁니까?”침서는 웃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당연히 너를 보러 온 것이지.”“다만 네 사람이니, 당연히 신경 써야지.”비록 침서는 전혀 적의가 없어 보였지만, 낙요는 별로 침서와 부진환을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둘러댔다. “낙정 때문에, 어젯밤에 한잠도 못 잤습니다. 오늘 마침 날씨도 좋은데, 저와 함께 나가서 좀 걸으시는 게 어떠십니까?”침서는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두 사람은 저택에서 나오면서 침서가 말했다. “아요, 봄이 되면, 나와 함께 산으로 바람 쐬러 가자.”“산속의 경치는 사람의 모든 고민을 잊게 한단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그러고 보니, 저는 별로 먼 길을 떠나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가면, 세상 곳곳을 구경 다니고 싶습니다.”낙요는 늘 자신은 어느 한 곳에 구속되어 있는 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침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선뜻 지지했다.“너만 원한다면 내가 너와 함께 모든 산천을 걷고, 끝없는 초원을 밟겠다.”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먼 곳의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우유를 알고 있습니까?”“우유의 사부 탁성은 그해 자유를 찾아 떠났습니다. 그는 반평생을 자유롭게 산 셈입니다.”“하지만 그는 자기 제자를 버렸습니다.”“우유는 그동안 제사 일족에서 잘 지내지 못했습니다. 이미 다른 사람의 사부가 되었으면 우유에게 재주를 가르치는 것이 탁성 삼촌의 책임입니다.”“탁성은 어쩌면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는 절대 책임감
“그러게, 말입니다. 진씨 집안은 간덩이가 부었나 봅니다. 어찌 감히 대제사장과 미친 염라대왕을 모독한답니까? 대제사장과 미친 염라대왕에게 밉보였으니, 감옥에 들어간 겁니다.”“글쎄, 오늘 지나면 참수한다고 들었습니다.”“쌤통이야!”“그러게, 말입니다!”“그러고 보니, 이 미친 염라대왕은 사람을 삼대 베듯 죽이는데, 여인을 달랠 줄도 알고, 참 그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면도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누군가 웃으며 말했다. “미친 염라대왕은 단지 칭호일 뿐이요. 침서도 그저 사람이라고! 사람이면 칠정 육욕을 벗어날 수 없소!”두 사람은 밖에서 잠깐 듣더니, 낙요가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침서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요.”낙요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침서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너는?”“너도 저자들처럼 나를 사람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면 염라대왕으로 생각하느냐?”낙요는 저도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히 사람으로 생각합니다.”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저는 당신이 사람을 죽일 때의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줄곧 당신을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오히려 사람을 삼대 베듯 죽이는 염라대왕으로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게다가 제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까?”낙요는 해맑게 웃었다.그녀의 미소는 마치 한줄기 따스한 빛처럼 침서의 가슴 깊숙한 곳까지 비춰주었다.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요, 너의 이 말만 있으면 나에겐 충분하다.”낙요는 또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그럼, 이제부터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됩니까?”“저는 다른 사람이 당신을 미친 염라대왕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습니다.”침서는 잠시 멍해 있더니, 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다.”바로 뒤에 두 사람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비교적 조용한 거리를 돌
“예! 알겠습니다.”계진이 물러간 후, 낙요는 밀실로 들어갔다.다시 그 등잔 속의 여인을 보니, 그녀의 혼백은 이미 매우 선명했다.다만 낙요를 보더니, 삽시에 분노가 폭발했다. “내 몸을 돌려줘! 이 도둑년!”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분노로 인해 흉악해진 여인의 얼굴을 보더니, 이미 의식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왜 이 몸을 네 것이라고 하느냐? 네 얼굴과 내 얼굴은 완전히 다르게 생겼는데 말이다.”여인은 더없이 분노했다. “변명하지 말거라! 넌 침서의 새로운 연인이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가 어찌 이 몸을 너에게 주었겠느냐?”“너의 기쁨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그가 싫증 나면, 너도 나와 똑같은 꼴을 면치 못할 거니까!”“그는 이 몸을 또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다!”마침내, 그녀는 마침내 예전처럼 광기를 부리지 않았다.이미 정신을 차렸고 이성을 찾았다.낙요는 속으로 기뻤지만, 동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렇다면, 이 여인은 확실히 이 몸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아닌 것 같았다.오히려 이 몸을 물건처럼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것처럼 말했다.“말뿐이지 증거가 없으니, 나는 너의 말을 믿지 않는다.”“나와 침서의 관계를 이간질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낙요는 일부로 말로 자극했다.그 여인은 과연 급해하더니, 노하여 말했다. “그때 침서가 나를 구해줄 수 있다고 속였어. 그래서 나는 집에서 도망쳐 나와 그와 함께 떠난 거야.”“나는 단지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에게 6년 동안 감금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내가 갇혀 있는 동안, 그는 매일 달콤한 말로 나를 달랬어.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일을 끝내고 나면, 나와 혼인하여 영원히 함께한다고 약속했어.”“나는 그의 아내가 될 것이고, 또한 유일한 아내가 될 거라고 했으며, 그때가 되면, 우리는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릴 것이며, 나에게 정당한 명분도 준다고 했어.”“하지만, 6
낙요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즉시 몸을 돌려 밀실에서 나왔다.원래는 계진과 동행하려고 했으나, 계진이 대제사장 저택을 떠나면, 침서의 주의를 끌 것 같았다.하필 이때, 부진환이 왔다.“대제사장, 침서가 다녀갔습니까? 혹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낙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건 왜 묻는 거요?”낙요는 말하며 밖으로 걸어갔다.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 캐물었다. “혹시 침서가 계진에 관해 물었습니까?”낙요는 부진환이 왜 계진을 물어보는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요?”“그럼, 대제사장께서 일단 제 말을 좀 들어보십시오.” 부진환은 약간 조급해졌다.이건 계진의 생사와 관련된 문제다.그가 소홀했다. 낙정과 말을 섞었다. 그리고 낙정은 침서의 손에 죽었으니, 침서는 아마도 그가 벙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낙요는 말을 타고 떠나려고 했다.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자고.”말을 채찍질하여 떠나려고 하는데 부진환이 말고삐를 잡고 말했다. “대제사장,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낙요는 부진환의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 “그럼, 나와 함께 가면서 길에서 얘기하자고.”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곧이어 말을 타고 낙요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함께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갔다.그들은 오랫동안 달렸고, 가는 길 내내 부진환은 얘기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하지만 낙요는 부진환의 몸을 생각하여, 차를 파는 노점을 지날 때 잠깐 멈췄다.그들은 차 한 주전자를 시켰고,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부진환은 궁금해서 물었다. “대제사장, 지금 어디 가시는 겁니까? 왜 한 사람도 데리고 가지 않는 겁니까?”낙요는 막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려고 하더니,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사람이 아니요?”부진환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곧이어 그는 또 말했다. “대제사장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저는 지금 대제사장을 보호할 능력이 없습니다. 만약 위험에 처하면 오히려
밤이 되자, 숲속에서 불을 피워 놓고 밤을 지낼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곧 봄이었기에, 이 시기의 밤은 혹독한 겨울처럼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바람을 피해, 불을 피워 놓고, 불더미 앞에 앉았다.낙요는 무릎에 턱을 괴고, 넋을 잃고 불더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부진환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 바람 쐬러 나오신 게 아니시지요?”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고개를 들고 부진환을 쳐다보았다.부진환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줄곧 호젓한 길로만 달렸습니다. 분명 더 좋은 큰길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만 달렸습니다.”“분명 밤에는 객잔에 머무를 수 있지만, 하필 지금 숲속에서 떨고 있습니다.”낙요는 시선을 옮겨 계속해서 불더미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입을 열었다.“사실 이번에 몇 가지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몇 가지… 아주 중요한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부진환은 불빛에 비친 낙요의 근심 어린 눈동자를 보더니, 그녀 곁으로 바짝 다가가 앉았다.“대제사장, 제가 지킬 테니 좀 주무십시오.”낙요는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무릎 안으로 파묻더니, 잠깐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밤바람은 여전히 약간 한기를 지녔고, 특히 잠이 들자, 더욱 추웠다.부진환은 곁에서 지키고 있었으며, 불더미를 더욱 세게 지펴놓고, 낙요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온몸을 힘껏 웅크리고 있었으며, 몹시 추워 보였다.그는 바람의 방향을 확인해 보더니, 곧이어 방향을 바꾸어 앉아, 낙요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었다.초저녁에 낙요는 약간 추워서 잠을 잘 이룰 수 없었지만, 한밤중이 되었을 때, 그녀는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했으며, 아주 편안하게 푹 잤다.낙요는 날이 밝아서야 눈을 떴다. 깨어났을 때, 자신이 부진환의 품속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어쩐지 한밤중에 전혀 춥지 않았다.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부진환의 입술은 얼어서 하얗게 질렸고 불더미를 보니, 막 꺼지려고 했다.낙요는 다급히 일어나 앉더니, 꽁꽁 얼어붙은 부진환의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
부진환이 물었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분은 혹시 할머니입니까?”“할머니는 지금… “할아버지는 슬픈 어투로 말했다. “그녀는 2년 전에 돌아갔소.”“허허허, 내가 괜한 말을 했구먼. 어서 출발하시오.”“그렇지 않으면, 날이 어둡기 전에 도착할 수 없소.”이 말을 하며 할아버지는 주머니를 꺼내 그들에게 건량을 좀 넣어주고, 또 물 두 주전자를 가져다주었다.그리고 또 궁전(弓箭) 두 개를 부진환의 등에 메어주며 당부했다.“그 산길은 몹시 험난한데 당신들은 어찌 무기 하나 몸에 지니지 않았소? 이 궁전은 내가 젊었을 쓰던 건데, 날카롭기 그지없소. 가져가서 호신용으로 쓰시오.”부진환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할아버지의 호의를 저버릴 수 없어, 그냥 받았다.“할아버지 감사합니다.”“그럼, 우린 출발하겠습니다.”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 할아버지는 두 사람을 문밖까지 바래다주며 손을 흔들었다.바로 이때, 낙요가 몸을 돌렸는데, 이 집 상공에 한 줄기의 핏빛 기운이 떠도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낙요는 순간 흠칫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다시 할아버지를 보니, 머리 위에 핏빛 날카로운 칼이 떠 있었다.어찌 된 일일까?왔을 때만 해도 할아버지에게 혈재가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방금 나타난 것이다.보아하니 하늘이 도와주라는 뜻인 것 같다.“왜 그러십니까?” 낙요가 걸음을 멈추자, 부진환이 궁금해하며 물었다.낙요는 급히 몸을 돌려 되돌아갔다.할아버지도 몹시 의아했다. “왜 돌아온 것이오? 혹시 잊은 물건이 있소?”낙요는 몸에 은표 백 냥 밖에 없었다. 그건 원래 임장음의 가족에게 주려던 거였다.그 외 그녀에겐 은량이 없었다.낙요는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물었다. “혹시 돈을 가져왔소?”부진환은 품속에서 쇄은 몇 냥을 꺼냈다. “급히 떠나는 바람에 많지 않습니다.”낙요는 받아 쥐더니, 할아버지 손에 쥐여주었다.“이럴 필요 없소. 그저 밥 한 끼 먹었을 뿐이요.” 할아버지는 연신 거절했다.낙요는 또 손목의 옥팔찌와 머리에 꽂은 구슬 비녀
눈을 감으니, 낙요의 눈앞에 두 눈이 시뻘건 할아버지가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낙요는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분명 야수가 사람을 공격할 때의 모습이었다.할아버지도 저렇게 변한다고?갑자기 그 두 눈이 시뻘건 할아버지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낙요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짐을 다 정리했소, 바로 떠나겠소.”할아버지가 대문을 나섰다.뒤이어 낙요와 부진환은 할아버지를 배웅했고, 할아버지가 관도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할아버지는 가장 가까운 마을로 가셨고, 반 시진이 걸리지 않았다.이윽고 낙요와 부진환도 계속해서 가던 길을 가며 부진환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 할아버지에게 어째서 갑자기 재앙이 생긴 겁니까? 우리 때문입니까?”낙요는 무거운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었다. “모르겠소.”“혹시 연등회가 있었던 그날 밤, 우리가 숲까지 쫓아가서 십여 명을 죽였던 걸 기억하오?”“그 사람들은 그때 비록 인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이미 사람의 혼백을 가지고 있지 않았소. 체내에는 이미 짐승의 혼이었소.”“할아버지의 모습은 그들과 똑같았소.”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몹시 놀라 했다. “사람의 몸에 짐승의 혼이라는 말씀입니까? 어쩐지 그날 밤 그들은 고통을 참는 능력이 아주 강하고 유난히 사납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이미 처음 아닙니다.”“누군가 분명 몰래 사람으로 실험하는 겁니다.”“이 사람들을 훈련하면 유난히 사나운 부대가 될 것 같지 않습니까?”“내가 처음 만났던 것부터 지금까지 만나 본 것들을 보면,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부진환은 듣더니 표정이 무거워졌다.“지난번 연등회에서 그들은 당신을 성 밖으로 유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걸 보면 진씨 집안과 그 짐승의 혼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진씨 집안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면… 황후가 아니겠습니까?”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말했다. “그리고 낙정도 가능성이 있소.”“비록 제사 일족에는 그런 사문 외도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