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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3화

밤이 되자, 숲속에서 불을 피워 놓고 밤을 지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곧 봄이었기에, 이 시기의 밤은 혹독한 겨울처럼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바람을 피해, 불을 피워 놓고, 불더미 앞에 앉았다.

낙요는 무릎에 턱을 괴고, 넋을 잃고 불더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부진환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 바람 쐬러 나오신 게 아니시지요?”

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고개를 들고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부진환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줄곧 호젓한 길로만 달렸습니다. 분명 더 좋은 큰길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만 달렸습니다.”

“분명 밤에는 객잔에 머무를 수 있지만, 하필 지금 숲속에서 떨고 있습니다.”

낙요는 시선을 옮겨 계속해서 불더미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이번에 몇 가지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

“몇 가지… 아주 중요한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

부진환은 불빛에 비친 낙요의 근심 어린 눈동자를 보더니, 그녀 곁으로 바짝 다가가 앉았다.

“대제사장, 제가 지킬 테니 좀 주무십시오.”

낙요는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무릎 안으로 파묻더니, 잠깐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밤바람은 여전히 약간 한기를 지녔고, 특히 잠이 들자, 더욱 추웠다.

부진환은 곁에서 지키고 있었으며, 불더미를 더욱 세게 지펴놓고, 낙요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온몸을 힘껏 웅크리고 있었으며, 몹시 추워 보였다.

그는 바람의 방향을 확인해 보더니, 곧이어 방향을 바꾸어 앉아, 낙요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었다.

초저녁에 낙요는 약간 추워서 잠을 잘 이룰 수 없었지만, 한밤중이 되었을 때, 그녀는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했으며, 아주 편안하게 푹 잤다.

낙요는 날이 밝아서야 눈을 떴다. 깨어났을 때, 자신이 부진환의 품속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

어쩐지 한밤중에 전혀 춥지 않았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부진환의 입술은 얼어서 하얗게 질렸고 불더미를 보니, 막 꺼지려고 했다.

낙요는 다급히 일어나 앉더니, 꽁꽁 얼어붙은 부진환의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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