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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6화

그 한마디에 부진환은 말문이 탁 막혔다.

그는 죄책감에 가득 차 무거운 어투로 답했다.

“그때는 확실히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아주 많은 오해가 있었습니다.”

“부득이한 이ㅡ유도 아주 많았습니다.”

“대제사장이 본 것처럼 낙정은 저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저도 모르게 낙청연에게 상처를 줄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낙청연이 떠난 후, 저는 쭉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저를 용서하는 것도, 저와 화해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여국에 온 것은, 그저 낙청연을 도와주고 지켜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목숨을 바치라고 해도 기꺼이 바칠 것입니다.”

부진환은 무거운 어투로 유독 간절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낙요는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꽉 막힌 것 같아 대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길을 재촉하여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산 정상에 도착했다.

숲을 지나자 시야가 넓어졌고, 석양의 빛이 그들을 비추었다.

산 정상에 서니 앞의 모든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낙요는 임장음이 말한 위치를 첫눈에 알아보았다.

그 마을의 서쪽 산 밑에는 저택이 하나밖에 없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심지어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가자.”

낙요가 발길을 옮기려는 순간, 부진환은 낙요의 팔을 덥석 잡고 끌어당겼다.

낙요는 고개를 돌려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부진환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과 하늘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리 아름다운 경치는 보기 드뭅니다.”

“오래 걸었는데 잠시만 쉽시다.”

말을 마친 부진환은 자리에 앉았다.

낙요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저무는 풍경을 선명하게 보는 기회는 흔치 않았기에 낙요도 여유롭게 자리에 누웠다.

석양이 땅을 비췄고, 멀지 않은 곳의 가옥들에도 은은한 광택이 어른거렸다.

먼 곳의 태양이 서서히 저무는 광경을 보니, 낙요의 마음도 어쩌다 평온해졌고 번뇌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태양이 모습을 완전히 감췄고, 마지막 한 줄기의 빛도 풀밭에서 사그라들었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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