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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낙요는 생각한 뒤 말했다.

“그러면 내가 널 데리고 여기저기 다닐까?”

낙요는 일어나서 등을 들고 나가려 했는데 임장음이 말했다.

“난 혼자 가고 싶다. 날 놓아줄 수 있겠느냐? 난 우리 부모님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

낙요는 눈살을 찌푸리며 난색을 보였다.

“네가 지금 나와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네가 이 등에 있으며 내 피로 영양을 자양분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 등을 떠난다면 소모가 아주 빨라 이내 허약해질 것이다.”

“그러다가 곧 사라지겠지.”

임장음에게 겁을 주려는 게 아니었다.

임장음은 이미 명이 다했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이 등을 떠난다면 기억을 조금씩 잃게 된다.

그러면서 혼백 또한 조금씩 흩어지다가 사라지게 된다.

심지어 다시 태어날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임장음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난 괜찮다.”

“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그건 더 이상 내가 아니니까. 나는, 임장음은 이번 생에 자유를 가져본 적이 없다.”

“난 한 번이라도 자유를 가지고 싶다.”

낙요는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는 곧 등을 열었다.

“가거라.”

“고맙다.”

말을 마친 뒤 임장음은 곧바로 등을 떠나 밀실 입구에서 사라졌다.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배웅했다.

그런데 마침 마당 밖에서 부진환을 만났다.

부진환이 그녀의 앞길을 막아섰다.

부진환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침서와 혼인하는 겁니까?”

그는 계진에게 몇 번이나 확인해 봤으나 여전히 믿기 어려웠다.

낙요는 부인하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내 결정이오. 계진과는 상관없는 일이오.”

“계진 때문이 아니오.”

부진환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무엇 때문입니까? 침서가 어떤 사람인 줄 알면서 왜 그와 혼인하려는 겁니까?”

낙요는 당연히 모든 걸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그녀의 일이었다.

“왜 안 된단 말이오? 내가 혼인하는 거지, 당신이 혼인하는 것도 아닌데!”

낙요는 말을 마친 뒤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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