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알겠습니다.”낙요와 부진환은 곧장 관부의 사람을 따라 일이 터진 곳으로 향했다.한길 동안 조사했지만, 늑대 무리가 활동했던 흔적은 없었다.그 두 사냥꾼이 실종된 수풀은 싸웠던 흔적도 없었다. 그저 풀이 조금 눌렸을 뿐, 보아하니 앉아서 쉬었던 것 같았고 사냥으로 얻은 사냥감의 사체만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범위를 넓혀 산 전체를 수색했으나, 아무런 발견도 없었다.이럴수록 맹수의 짓은 아닐 것이다.“대제사장, 어쩌면 그 전의 일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 게 아닙니까?”부진환의 생각은 낙요와 똑같았다.낙요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낙정이 죽었는데도 배후에서 이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낙정도 전에는 누군가를 대신해 일을 해왔다는 것이오.”“배후에 다른 사람이 있소.”“도성으로 돌아가서 명확하게 조사해야겠소!”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곧장 하산하여 도성으로 돌아가 사람을 보내 조사할 준비를 했다.지금 마을 관아의 인원으로는 산에서 단서를 찾기 어려워 도성에서 사람을 지원해야 했다.두 사람은 빠르게 길을 재촉하며 도성으로 향했다.사건이 특수한지라 낙요는 침서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런 일은 침서가 사람을 보내 조사하는 게 적합한 것 같았다.임장음에 관한 일도 이 기회에 제대로 물어보고 싶었다.부진환과 대제사장부에 돌아간 후, 낙요는 씻고 치장한 다음 옷을 갈아입은 후 침서를 찾아가려 했으나 계진이 보이지 않았다.낙요는 월규에게 물었다.“계진은 어디에 갔냐?”월규가 답했다.“장군부에서 사람을 보내 찾아와 장군부에 갔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와 부진환은 미간이 흔들렸다.부진환이 급히 입을 열었다.“대제사장, 아마도…”낙요는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말을 끊었다.“내가 가볼 테니 부에서 밖으로 나가지 마시오.”부진환도 걱정이 되어 따라가려고 했지만, 침서의 장군부는 그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낙요는 대제사장부를 떠나 곧장 침서부로 향했다.-정
계진은 그 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끈을 놓자, 개가 미친 듯이 계진에게 달려들었다.계진은 순간 엎어지고 말았다.“으악!”낙요는 비명을 듣고 소리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멈춰라!”낙요는 정원으로 달려왔다.침서는 낙요를 보더니 놀라며 말했다.“아요?”“어서 멈추시오!”낙요는 개가 미친 듯이 계진을 물어뜯는 모습을 보고 급한 나머지 달려들어 끈을 잡아당기며 개를 떼어냈다.그러나 떼어놓은 개는 낙요를 보더니 미친 듯이 짖으며 낙요를 향해 달려들었다.침서는 안색이 변하더니 곧장 달려가 개의 머리를 발로 찼다.그렇게 개는 발에 차여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나지도 못했다.침서는 긴장한 얼굴로 앞으로 다가와 낙요를 잡고 말했다.“물리진 않았느냐?”낙요는 고개를 저으며 침서를 밀치고 바닥에 쓰러진 계진을 바라보며 책문했다.“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침서는 계진을 바라보더니 차가운 얼굴로 두 손을 뒷짐 지고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나를 배신했으니, 이게 그 결과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풀어주십시오!”침서는 머뭇거리더니 말했다.“아요, 다른 일은 다 네 말을 들을 수 있어도, 이 일은 안 된다.”“어찌 안 된다는 겁니까?”낙요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전에는 당신 사람이었으나, 이제 제 옆에 두었으니 제 사람인 것입니다.”“누구도 계진을 죽일 수 없습니다. 절대 건드리지 마십시오!”낙요의 태도는 단호했다.그렇게 계진을 구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침서의 태도도 유독 확고했다.“아요, 절대 안 된다.”“충성스럽지 않은 자는 네 옆에 둘 수 없다.”계진은 이미 부진환에게 매수당했으니, 살려두면 부진환의 세력만 키워주는 셈이다.심지어 다 대제사장부에 있으니, 대제사장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계진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낙요는 화가 나서 침서를 바라보았다.“멋대로 사람을 죽이지 않기로 저와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어찌 약속을 어기는 겁니까?”낙요의 실망스러운 눈빛에 침서는 마음이
하지만 그녀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었다.그녀는 계진이 죽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대치 상황에서 낙요는 주먹을 움켜쥐고 물었다.“제가 만약 혼인하겠다고 한다면 절 위해 규칙을 한 번 어길 수 있습니까?그 말에 침서는 몸을 흠칫 떨었다.곧이어 그는 놀란 얼굴로 낙요를 바라봤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그게... 정말이냐?”침서는 믿기 어려웠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 말에 침서는 격앙되어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낙요의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낙요야, 날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 정말 나와 혼인할 것이냐?”낙요가 물었다.“그를 놓아주겠습니까?”바로 그때, 계진이 두 눈이 벌게진 채로 입을 열었다.“대제사장님, 절 구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희생을 치룰 필요는 없습니다. 혼인처럼 평생을 좌우지하는 일은 꼭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침서는 화를 내며 그에게 발길질했다.“닥치거라!”그러나 그는 곧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보며 물었다.“낙요야, 정말 저자의 목숨을 구하려고 나와 혼인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겠지?”“너도 알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낙요는 그의 말허리를 자르고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제가 혼인하겠다고 한 건 단지 계진 때문만이 아닙니다. 당연히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전 원래 오늘 그 이유를 알려줄 생각이 없었습니다.”“당신이 계진을 꼭 죽여야겠다고 하니 이것으로 그를 구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그 말에 침서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그래, 놓아주마!”침서는 승낙한 뒤 흥분해서 말했다.“그러면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 우리의 혼인식을 준비하라고 이르겠다. 낙요야, 어떤 예복을 좋아하느냐? 내가 너와 함께 원단을 고르러 가마.”침서는 낙요와 당장이라도 혼인하고 싶었다.하지만 낙요가 말했다.“서두를 필요 없습니다.”“제가 혼인하겠다고는 했지만 지금 당장 혼인할 생각은 없습니다.”“일단 정혼합시다.”침서는 미소가 굳으며 물었다.“낙요야, 설마 시간을 끌려는 건 아니겠지?”
그는 자기가 침서를 배신한 적이 있어 낙요가 자신을 버릴까 봐 걱정되는 듯했다. 계진은 특별히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낙요는 손을 뻗어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네 상처는 어떠냐?”계진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낙요는 그에게 약병 하나를 건넸다.“돌아가서 잘 치료하거라.”계진이 또 물었다.“대제사장님, 이렇게 빨리 돌아오시다니 뭔가 조사해 낸 겁니까?”낙요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조사해 냈다.”“임장음의 일은 조사하지 않아도 된다. 이 일은 침서에게 알리지 말거라. 그에게 알린다면 널 죽이려 할 것이다.”계진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대제사장 저택으로 돌아가니 부진환이 다급히 그들을 맞이했고 계진을 치료하려고 그를 부축해서 나갔다.낙요는 방으로 돌아간 뒤 밀실 안으로 향했고 등 안의 임장음을 발견했다.그녀는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돌아왔군! 찾았니? 우리 부모님은 계셨어? 다들 살아 계셔?”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모님은 살아계시고 잘 지내고 계셔.”“그런데 계속 네 걱정을 하더라.”“난 네 명의로 두 분에게 돈을 드렸어. 네 걱정은 하지 말라고, 두 분은 앞으로 여생을 평안하게 보내도 된다고 말이다.”그 얘기를 들은 임장음은 소리를 죽인 채로 울먹이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고맙다.”“살아계시다니 다행이야.”“난 그동안 계속 두려웠어. 침서가 두 분을 죽일까 봐 말이야. 난 계속 그의 말에 따라야 했고 저항은 꿈도 못 꿨어.”임장음은 흐느끼며 말했다.낙요는 의자에 앉은 뒤 등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물었다.“침서가 이 몸이 누구의 몸인지 얘기한 적 있느냐?”“그가 널 어떻게 속인 것이냐?”임장음은 천천히 기억을 되짚으며 말했다.“내 집에 갔으닌 내가 그를 따라 떠났다는 건 너도 알고 있겠지.”“당시 침서는 이렇게 얘기했었어. 자기는 날 도울 수 있고 날 구해주고 싶다고. 나와 함께 영원히 살고 싶다면서 말이야.”“멍청하게 난 그 말을 믿고 그를 따라 도성으로 갔어.”
“내 옷과 장신구, 먹는 음식과 차, 모두 침서가 정해준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전부 내가 좋아하길 바라는 것들이었습니다.”“하지만 사실 난 전혀 좋아하지 않았어.”“그런데 그저 그에게 어울려 주기 위해 자신을 속이며 연기를 한 것뿐었지.”“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언젠가부터 날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빛이 사라졌어. 내 연기가 그를 만족시키지 못한 거겠지.”“나도 참을성을 잃었다. 난 그 방에 몇 년간 갇혀 있었고 나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없어서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난 항상 집이 그리웠다.”“그러다가 그와 크게 싸웠지.”“그 뒤로 우리 매번 만날 때마다 항상 싸웠다. 정말 미칠 것 같았어.”“그때부터 내 감정은 통제를 벗어났어.”“그 뒤로 침서는 날 밀실에 가뒀어. 공간이 더 협소해지면서 난 더욱더 미칠 것 같았어.”“난 밀실에 반년 동안 갇혀 있었어. 겨울이 되자 침서는 날 놓아주겠다고 했어.”“난 그가 정말 날 놓아주는 줄 알고 고마워했었다.”“그런데 그는 내 영혼을 더 좁은 곳에 가둬놓았어.”거기까지 말한 임장음은 목을 놓아 울었다.오랫동안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결국 터져 나온 것이다.낙요는 그녀의 얘기에 마음이 무거워졌다.임장음은 감정을 다스린 뒤 계속해 말했다.“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난 외롭게 떠도는 넋이 된다고 해도 자유로운 귀신이 되고 싶었어.”“살아있을 때도 갇혀 있었는데 죽어서도 갇혀 있고 싶지는 않았다.”“그러다가 어느 날, 내게 기회가 생겼어. 난 등이 깨진 틈을 타서 도망쳤고 마침 그날 어떤 여자가 내 목소리에 이끌려 문을 열었어.”“그리고 난 도망쳤지.”“하지만 그 등을 벗어난 뒤 난 점점 더 의식이 흐려졌다. 그저 내 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그 뒤에 난 너에게 잡혔지.”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드디어 그 과정을 조금 이해했다.낙요는 의아한 듯 물었다.“밀실? 밀실이 어디 있단 말이냐?”임장음이 대답했다.“침서의 방에 있을 것이다.”“도망칠 때
낙요는 생각한 뒤 말했다.“그러면 내가 널 데리고 여기저기 다닐까?”낙요는 일어나서 등을 들고 나가려 했는데 임장음이 말했다.“난 혼자 가고 싶다. 날 놓아줄 수 있겠느냐? 난 우리 부모님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낙요는 눈살을 찌푸리며 난색을 보였다.“네가 지금 나와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네가 이 등에 있으며 내 피로 영양을 자양분으로 삼기 때문이다.”“이 등을 떠난다면 소모가 아주 빨라 이내 허약해질 것이다.”“그러다가 곧 사라지겠지.”임장음에게 겁을 주려는 게 아니었다.임장음은 이미 명이 다했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이 등을 떠난다면 기억을 조금씩 잃게 된다.그러면서 혼백 또한 조금씩 흩어지다가 사라지게 된다.심지어 다시 태어날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그러나 임장음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난 괜찮다.”“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그건 더 이상 내가 아니니까. 나는, 임장음은 이번 생에 자유를 가져본 적이 없다.”“난 한 번이라도 자유를 가지고 싶다.”낙요는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그녀는 곧 등을 열었다.“가거라.”“고맙다.”말을 마친 뒤 임장음은 곧바로 등을 떠나 밀실 입구에서 사라졌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배웅했다.그런데 마침 마당 밖에서 부진환을 만났다.부진환이 그녀의 앞길을 막아섰다.부진환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침서와 혼인하는 겁니까?”그는 계진에게 몇 번이나 확인해 봤으나 여전히 믿기 어려웠다.낙요는 부인하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내 결정이오. 계진과는 상관없는 일이오.”“계진 때문이 아니오.”부진환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무엇 때문입니까? 침서가 어떤 사람인 줄 알면서 왜 그와 혼인하려는 겁니까?”낙요는 당연히 모든 걸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그녀의 일이었다.“왜 안 된단 말이오? 내가 혼인하는 거지, 당신이 혼인하는 것도 아닌데!”낙요는 말을 마친 뒤 떠
낙요는 깜짝 놀랐다.“대제사장님, 이 두 분이 대제사장님의 친우라고 하셨습니다.”월규의 설명에 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노예곡의 일이 있은 지 한참 되어서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봉시는 시완의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노예곡에서 시간이 좀 지체되었고 또 이곳저곳 다니며 노느라 이제야 대제사장을 만나러 왔소.”시완은 달게 웃으면서 털털하게 말했다.“대제사장님은 우리의 은인이니 꼭 만나 뵈러 와야지요.”“거기 서 있지 말고 전청으로 가서 차나 한 잔 하지. 앉아서 천천히 얘기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소.”낙요는 그들을 전청으로 안내했다.부진환은 어두워진 얼굴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낙요가 그의 말을 귀담아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리고 무턱대고 내뱉은 말로 인해 둘의 관계가 어색해지지는 않을지 걱정됐다.부진환은 조금 후회됐다.이때 여단청 등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의 어깨를 잡았다.“간이 아주 크던데!”“우리 대제사장님의 용모에 환장하는 사내들이 이 도성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소? 하지만 다들 대제사장님의 신분 때문에 대제사장님께 다가가는 사내가 없었지.”부진환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간이 커서 뭔 소용이 있다고.”“간이 크면 당연히 쓸모가 있지. 첫걸음이 가장 중요한 법이니 말이오. 당신이 끈질기게 질척대면 꼭 대제사장님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여단청은 무척 흥분해서 말했다.그는 부진환의 어깨를 잡고 마당을 나섰다.그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비록 침서가 있기 하지만 당신은 대제사장 저택에서 살고 있지. 원래 거리가 가까운 자가 승산이 더 많은 법이오!”“대제사장님이 당신을 쫓아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셈이오!”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왜요?”“대제사장님이 당신을 내쫓지 않았다는 건 당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오.”“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넘보는 사내를 왜 자신의 저택에서 살게 하겠소?”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오히려 걱정하기 시작했
그때까지만 해도 낙요는 그것이 평범한 지도인 줄 알았다.그런데 봉시가 말했다.“지도는 7일 내로 대제사장의 손에 들어갈 것이오.”“때마침 우리도 이 도성에 며칠 머무를 생각이오.”낙요가 대답했다.“좋소. 그러면 이곳에 잠깐 머무르시오.”봉시는 거절한 뒤 부드러운 눈빛으로 시완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아니, 우리는 객잔으로 갈 것이오. 이곳저곳 머무르며 도성의 번화함을 즐길 생각이오.”“그러니 대제사장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소.”“그리고 우리는 눈에 띄고 싶지 않소. 괜히 다른 이들에게 노려질 수 있으니 말이오.”낙요는 강요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그렇게 봉시와 시완은 밥도 먹지 않고 바로 떠났다.-날이 저물었다.장군 저택.식사를 보내줄 때가 왔다.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낙정은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난희가 아니라 침서였다.게다가 침서의 뒤에는 호위 두 명이 있었다.낙정은 심장이 철렁했다.“장군.”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침서는 절대 괜히 그녀를 찾아올 사람이 아니었다.침서는 뒷짐을 지고 아무 말 없이 눈빛을 보냈다.두 명의 호위가 곧바로 낙정의 두 팔을 잡고 그녀를 잡아당겼다.뜻밖에도 방 안에 기관이 있었다.기관을 누르자 밀실이 열렸고 그렇게 낙정은 그곳으로 끌려갔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반항하며 소리 질렀다.“침서! 침서! 뭐 하는 것입니까! 약조를 어기려는 것입니까?”침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따라서 밀실로 들어갔다.그 방안의 밀실은 아래로 향했다. 아래에 도착해 보니 감옥이었다.낙정은 순간 당황했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침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낙정은 더욱 절망했다.침서가 날 죽이려는 건 아닐까.낙정은 형벌을 받는 방으로 끌려간 뒤 밧줄에 묶였고 이내 가시가 박힌 채찍이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다.극심한 통증에 낙정은 죽어라 이를 악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침서! 대체 뭘 어쩌려는 것입니까?”“제가 죽는다면 당신은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