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정이 죽지 않으면, 부진환은 계속 그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곧이어 낙요는 두 사람을 불러, 부진환을 침상으로 옮겼다. 부진환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기에, 낙요는 부진환의 곁을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낙요는 계진에게 분부했다. “대제사장 저택이 습격당했으니, 인원을 더 배치하고 자객을 체포하라고 전하여라! 반드시 그녀를 잡아야 한다! 만약 저항하면, 죽여도 좋다!”계진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예!”곧이어 그는 즉시 출발했다.백서가 방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대제사장, 부진환은 혹시… “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으면서 말했다. “부진환은 죽지 않는다.”백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안심했다.낙요는 급히 책상 옆으로 다가와 약 처방을 써 백서에게 건넸다. “그전에 쓰던 용삼이 아직 남았으니, 이 처방대로 약을 달여오너라.”백서는 약 처방을 건네받더니 곧바로 약을 달이러 갔다.약을 달여오자, 낙요는 부진환을 부축하여 그에게 약을 먹이려 했다. 그런데 정신이 흐리멍덩한 부진환은 낙요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낙요는 몇 번이나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유난히 손에 힘을 주었다.“가지 마! 청연아… “부진환은 온 힘을 다해 그녀의 손을 잡고, 비몽사몽 불렀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부진환의 손을 톡톡 치며 조용히 얘기했다. “안 갈 테니 손을 좀 놓으시오.”“약을 드시오.”그녀의 말이 들린 것처럼, 부진환은 손을 놓아주었다.그제야 낙요는 손을 빼내 그를 부축할 수 있었으며, 그를 침상에 기대 앉혀 놓을 수 있었다.곁에서 지켜보던 백서의 마음은 약간 서운했다.이때, 낙요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에게 줘.”백서는 잠깐 망설이더니 물었다. “대제사장, 아직 의식이 흐릿해서 약을 먹일 수 없습니다.”낙요는 의식이 흐릿한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괜찮다. 먹일 수 있다.”이 말을 하며, 약사발을 건네받았다.“넌 나가보거라.”낙요는 말하며, 탕약 한 숟가락을 떠서 불더니, 부진환의 입
낙정은 이를 악물고, 후문으로 장군부로 뛰어 들어갔다.그런데 내원에서 마침 난희와 마주쳤다.난희가 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낙정이 앞으로 달려가 털썩 무릎을 꿇더니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침서 장군을 만나겠소! 침서 장군을 만나게 해주시오! 제발 부탁하오!”난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잠깐 망설이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었다.난희는 낙정을 침서에게 데려갔다.방안에는 등이 켜져 있었다.난희는 방문 밖으로 물러났다.침서는 다리를 꼬고 나른하게 의자에 누워, 혼자 차를 마시며 낙정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낙정은 무릎을 꿇고, 어쩔 수 없이 모든 존엄을 내려놓고 간절히 애원했다. “장군님, 제발 살려주십시오!”“널 살려달라고? 설마 아직 눈치채지 못하였느냐? 너를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내 사람인데?”침서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약간 살의를 띄었다.낙정은 매우 긴장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모두 대제사장의 명령입니다!”“저는 장군께 아직 쓸모가 있습니다. 장군께서 저를 살려주시면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겁니다!침서의 눈동자는 약간 차가웠고, 입가에 경멸의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널 살릴 이유를 말해보거라.”낙정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저는 부진환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부진환은 지금 무척 대제사장의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부진환의 존재가 분명 침서 장군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군은 부진환을 죽일 수 없습니다!”“왜냐면 대제사장께서 그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도 제가 부진환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대제사장은 사람을 보내 저를 쫓아와, 죽이려고 합니다!”“그러니 대제사장의 마음속에 부진환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부진환이 온갖 수단을 다하여 대제사장에게 접근하는 건 분명 목적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낙청연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부러 대제사장을 빼앗아 가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필경 그들은 같은 처마 밑에
낙정은 신속하게 피했지만, 여전히 조각들에 의해 상처가 났고, 얼굴에 핏자국이 생겼다.고개를 돌린 낙정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고, 놀란 가슴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장군께서 잘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부진환이 살아있는 한, 저는 장군께 쓸모 있습니다.”“저를 한 번만 살려주시면, 나중에 반드시 장군께 큰 도움이 될 겁니다.”침서는 이미 화가 나서 곧 폭발할 것만 같았다.부진환은 독으로 벙어리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그리고 대제사장 저택으로 보낸 계진은 부진환에게 조금이라도 이상한 상황이 보였으면 그에게 보고했어야 했다.그런데 왜 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침서의 눈빛은 다소 서늘해졌다.그는 낙정을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너의 목숨은 살려주겠다.”“그럼, 내가 보고할 수 있게 네가 직접 인두를 하나 만들 거라.”낙정은 몹시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 알겠습니다.”곧이어 침서는 낙정을 저택에 숨겨두었다. 낙정의 존재는 난희 한 사람만 알고 있었고, 난희가 그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일을 맡았다.--대제사장 저택.날이 밝았다.부진환은 아직도 낙요의 손을 꽉 잡고 있었고, 낙요는 침상 옆에 엎드려 잠들었다.부진환은 깨어나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이 광경을 보고 다시 누웠다.그런데 이때, 백서가 문을 두드렸다. “대제사장, 침서 장군께서 오셨습니다.”낙요는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들었다. 마침 부진환의 두 눈과 마주쳤다.잠시 멍해 있더니, 낙요는 다급히 손을 거두었다. “깨어났는데도 왜 내 손을 놓지 않았소?”“대제사장을 깨울까 봐 그랬습니다.”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어보았다. 상황은 안정되었고, 목숨도 건진 셈이었다.“푹 쉬시오. 목숨은 건졌소.”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일어나 방에서 나가면서 백서에게 분부했다. “가서 약을 달이거라.”백서는 부진환이 깨어난 걸 보더니, 매우 기뻐하며, 다급히 약을 달이러 갔다.백서는 약을 달여
침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너의 분부인데 당연히 서둘러야지.”선혈이 바닥에 스며들자, 침서가 분부했다. “가져가서 태우거라. 피가 사방에 떨어져 아주 더럽구나.”부하는 곧 사람 머리를 가져갔다.곧이어 침서가 또 물었다. “어젯밤에 부진환이 다쳤다고 들었다. 상처가 어떠하냐? 내가 가서 좀 보고 와야겠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그를 불렀다.“부진환은 괜찮습니다.”“오늘 당신은 부진환 때문에 오신 겁니까?”침서는 웃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당연히 너를 보러 온 것이지.”“다만 네 사람이니, 당연히 신경 써야지.”비록 침서는 전혀 적의가 없어 보였지만, 낙요는 별로 침서와 부진환을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둘러댔다. “낙정 때문에, 어젯밤에 한잠도 못 잤습니다. 오늘 마침 날씨도 좋은데, 저와 함께 나가서 좀 걸으시는 게 어떠십니까?”침서는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두 사람은 저택에서 나오면서 침서가 말했다. “아요, 봄이 되면, 나와 함께 산으로 바람 쐬러 가자.”“산속의 경치는 사람의 모든 고민을 잊게 한단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그러고 보니, 저는 별로 먼 길을 떠나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가면, 세상 곳곳을 구경 다니고 싶습니다.”낙요는 늘 자신은 어느 한 곳에 구속되어 있는 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침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선뜻 지지했다.“너만 원한다면 내가 너와 함께 모든 산천을 걷고, 끝없는 초원을 밟겠다.”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먼 곳의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우유를 알고 있습니까?”“우유의 사부 탁성은 그해 자유를 찾아 떠났습니다. 그는 반평생을 자유롭게 산 셈입니다.”“하지만 그는 자기 제자를 버렸습니다.”“우유는 그동안 제사 일족에서 잘 지내지 못했습니다. 이미 다른 사람의 사부가 되었으면 우유에게 재주를 가르치는 것이 탁성 삼촌의 책임입니다.”“탁성은 어쩌면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는 절대 책임감
“그러게, 말입니다. 진씨 집안은 간덩이가 부었나 봅니다. 어찌 감히 대제사장과 미친 염라대왕을 모독한답니까? 대제사장과 미친 염라대왕에게 밉보였으니, 감옥에 들어간 겁니다.”“글쎄, 오늘 지나면 참수한다고 들었습니다.”“쌤통이야!”“그러게, 말입니다!”“그러고 보니, 이 미친 염라대왕은 사람을 삼대 베듯 죽이는데, 여인을 달랠 줄도 알고, 참 그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면도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누군가 웃으며 말했다. “미친 염라대왕은 단지 칭호일 뿐이요. 침서도 그저 사람이라고! 사람이면 칠정 육욕을 벗어날 수 없소!”두 사람은 밖에서 잠깐 듣더니, 낙요가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침서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요.”낙요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침서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너는?”“너도 저자들처럼 나를 사람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면 염라대왕으로 생각하느냐?”낙요는 저도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히 사람으로 생각합니다.”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저는 당신이 사람을 죽일 때의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줄곧 당신을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오히려 사람을 삼대 베듯 죽이는 염라대왕으로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게다가 제가 당신을 두려워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까?”낙요는 해맑게 웃었다.그녀의 미소는 마치 한줄기 따스한 빛처럼 침서의 가슴 깊숙한 곳까지 비춰주었다.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요, 너의 이 말만 있으면 나에겐 충분하다.”낙요는 또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그럼, 이제부터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됩니까?”“저는 다른 사람이 당신을 미친 염라대왕이라고 부르는 것도 싫습니다.”침서는 잠시 멍해 있더니, 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다.”바로 뒤에 두 사람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비교적 조용한 거리를 돌
“예! 알겠습니다.”계진이 물러간 후, 낙요는 밀실로 들어갔다.다시 그 등잔 속의 여인을 보니, 그녀의 혼백은 이미 매우 선명했다.다만 낙요를 보더니, 삽시에 분노가 폭발했다. “내 몸을 돌려줘! 이 도둑년!”낙요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분노로 인해 흉악해진 여인의 얼굴을 보더니, 이미 의식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왜 이 몸을 네 것이라고 하느냐? 네 얼굴과 내 얼굴은 완전히 다르게 생겼는데 말이다.”여인은 더없이 분노했다. “변명하지 말거라! 넌 침서의 새로운 연인이겠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가 어찌 이 몸을 너에게 주었겠느냐?”“너의 기쁨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그가 싫증 나면, 너도 나와 똑같은 꼴을 면치 못할 거니까!”“그는 이 몸을 또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다!”마침내, 그녀는 마침내 예전처럼 광기를 부리지 않았다.이미 정신을 차렸고 이성을 찾았다.낙요는 속으로 기뻤지만, 동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렇다면, 이 여인은 확실히 이 몸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아닌 것 같았다.오히려 이 몸을 물건처럼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는 것처럼 말했다.“말뿐이지 증거가 없으니, 나는 너의 말을 믿지 않는다.”“나와 침서의 관계를 이간질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낙요는 일부로 말로 자극했다.그 여인은 과연 급해하더니, 노하여 말했다. “그때 침서가 나를 구해줄 수 있다고 속였어. 그래서 나는 집에서 도망쳐 나와 그와 함께 떠난 거야.”“나는 단지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에게 6년 동안 감금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내가 갇혀 있는 동안, 그는 매일 달콤한 말로 나를 달랬어.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일을 끝내고 나면, 나와 혼인하여 영원히 함께한다고 약속했어.”“나는 그의 아내가 될 것이고, 또한 유일한 아내가 될 거라고 했으며, 그때가 되면, 우리는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릴 것이며, 나에게 정당한 명분도 준다고 했어.”“하지만, 6
낙요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즉시 몸을 돌려 밀실에서 나왔다.원래는 계진과 동행하려고 했으나, 계진이 대제사장 저택을 떠나면, 침서의 주의를 끌 것 같았다.하필 이때, 부진환이 왔다.“대제사장, 침서가 다녀갔습니까? 혹시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까?”낙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건 왜 묻는 거요?”낙요는 말하며 밖으로 걸어갔다.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 캐물었다. “혹시 침서가 계진에 관해 물었습니까?”낙요는 부진환이 왜 계진을 물어보는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요?”“그럼, 대제사장께서 일단 제 말을 좀 들어보십시오.” 부진환은 약간 조급해졌다.이건 계진의 생사와 관련된 문제다.그가 소홀했다. 낙정과 말을 섞었다. 그리고 낙정은 침서의 손에 죽었으니, 침서는 아마도 그가 벙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낙요는 말을 타고 떠나려고 했다.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자고.”말을 채찍질하여 떠나려고 하는데 부진환이 말고삐를 잡고 말했다. “대제사장,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낙요는 부진환의 다급해하는 모습을 보더니 말했다. “그럼, 나와 함께 가면서 길에서 얘기하자고.”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습니다.”곧이어 말을 타고 낙요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함께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갔다.그들은 오랫동안 달렸고, 가는 길 내내 부진환은 얘기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하지만 낙요는 부진환의 몸을 생각하여, 차를 파는 노점을 지날 때 잠깐 멈췄다.그들은 차 한 주전자를 시켰고,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부진환은 궁금해서 물었다. “대제사장, 지금 어디 가시는 겁니까? 왜 한 사람도 데리고 가지 않는 겁니까?”낙요는 막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려고 하더니,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사람이 아니요?”부진환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곧이어 그는 또 말했다. “대제사장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저는 지금 대제사장을 보호할 능력이 없습니다. 만약 위험에 처하면 오히려
밤이 되자, 숲속에서 불을 피워 놓고 밤을 지낼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곧 봄이었기에, 이 시기의 밤은 혹독한 겨울처럼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바람을 피해, 불을 피워 놓고, 불더미 앞에 앉았다.낙요는 무릎에 턱을 괴고, 넋을 잃고 불더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부진환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 바람 쐬러 나오신 게 아니시지요?”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고개를 들고 부진환을 쳐다보았다.부진환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줄곧 호젓한 길로만 달렸습니다. 분명 더 좋은 큰길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만 달렸습니다.”“분명 밤에는 객잔에 머무를 수 있지만, 하필 지금 숲속에서 떨고 있습니다.”낙요는 시선을 옮겨 계속해서 불더미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입을 열었다.“사실 이번에 몇 가지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몇 가지… 아주 중요한 일을 조사하러 가는 거요.”부진환은 불빛에 비친 낙요의 근심 어린 눈동자를 보더니, 그녀 곁으로 바짝 다가가 앉았다.“대제사장, 제가 지킬 테니 좀 주무십시오.”낙요는 무릎을 껴안고, 얼굴을 무릎 안으로 파묻더니, 잠깐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밤바람은 여전히 약간 한기를 지녔고, 특히 잠이 들자, 더욱 추웠다.부진환은 곁에서 지키고 있었으며, 불더미를 더욱 세게 지펴놓고, 낙요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온몸을 힘껏 웅크리고 있었으며, 몹시 추워 보였다.그는 바람의 방향을 확인해 보더니, 곧이어 방향을 바꾸어 앉아, 낙요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었다.초저녁에 낙요는 약간 추워서 잠을 잘 이룰 수 없었지만, 한밤중이 되었을 때, 그녀는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했으며, 아주 편안하게 푹 잤다.낙요는 날이 밝아서야 눈을 떴다. 깨어났을 때, 자신이 부진환의 품속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어쩐지 한밤중에 전혀 춥지 않았다.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니, 부진환의 입술은 얼어서 하얗게 질렸고 불더미를 보니, 막 꺼지려고 했다.낙요는 다급히 일어나 앉더니, 꽁꽁 얼어붙은 부진환의 손을 따뜻하게 녹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