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951 - Chapter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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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1화

하지만 그녀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었다.그녀는 계진이 죽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대치 상황에서 낙요는 주먹을 움켜쥐고 물었다.“제가 만약 혼인하겠다고 한다면 절 위해 규칙을 한 번 어길 수 있습니까?그 말에 침서는 몸을 흠칫 떨었다.곧이어 그는 놀란 얼굴로 낙요를 바라봤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그게... 정말이냐?”침서는 믿기 어려웠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 말에 침서는 격앙되어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낙요의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낙요야, 날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 정말 나와 혼인할 것이냐?”낙요가 물었다.“그를 놓아주겠습니까?”바로 그때, 계진이 두 눈이 벌게진 채로 입을 열었다.“대제사장님, 절 구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희생을 치룰 필요는 없습니다. 혼인처럼 평생을 좌우지하는 일은 꼭 신중하게 결정하셔야 합니다!”침서는 화를 내며 그에게 발길질했다.“닥치거라!”그러나 그는 곧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보며 물었다.“낙요야, 정말 저자의 목숨을 구하려고 나와 혼인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겠지?”“너도 알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낙요는 그의 말허리를 자르고 결연한 어조로 말했다.“제가 혼인하겠다고 한 건 단지 계진 때문만이 아닙니다. 당연히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전 원래 오늘 그 이유를 알려줄 생각이 없었습니다.”“당신이 계진을 꼭 죽여야겠다고 하니 이것으로 그를 구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그 말에 침서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그래, 놓아주마!”침서는 승낙한 뒤 흥분해서 말했다.“그러면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 우리의 혼인식을 준비하라고 이르겠다. 낙요야, 어떤 예복을 좋아하느냐? 내가 너와 함께 원단을 고르러 가마.”침서는 낙요와 당장이라도 혼인하고 싶었다.하지만 낙요가 말했다.“서두를 필요 없습니다.”“제가 혼인하겠다고는 했지만 지금 당장 혼인할 생각은 없습니다.”“일단 정혼합시다.”침서는 미소가 굳으며 물었다.“낙요야, 설마 시간을 끌려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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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2화

그는 자기가 침서를 배신한 적이 있어 낙요가 자신을 버릴까 봐 걱정되는 듯했다. 계진은 특별히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낙요는 손을 뻗어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네 상처는 어떠냐?”계진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낙요는 그에게 약병 하나를 건넸다.“돌아가서 잘 치료하거라.”계진이 또 물었다.“대제사장님, 이렇게 빨리 돌아오시다니 뭔가 조사해 낸 겁니까?”낙요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조사해 냈다.”“임장음의 일은 조사하지 않아도 된다. 이 일은 침서에게 알리지 말거라. 그에게 알린다면 널 죽이려 할 것이다.”계진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대제사장 저택으로 돌아가니 부진환이 다급히 그들을 맞이했고 계진을 치료하려고 그를 부축해서 나갔다.낙요는 방으로 돌아간 뒤 밀실 안으로 향했고 등 안의 임장음을 발견했다.그녀는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돌아왔군! 찾았니? 우리 부모님은 계셨어? 다들 살아 계셔?”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모님은 살아계시고 잘 지내고 계셔.”“그런데 계속 네 걱정을 하더라.”“난 네 명의로 두 분에게 돈을 드렸어. 네 걱정은 하지 말라고, 두 분은 앞으로 여생을 평안하게 보내도 된다고 말이다.”그 얘기를 들은 임장음은 소리를 죽인 채로 울먹이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고맙다.”“살아계시다니 다행이야.”“난 그동안 계속 두려웠어. 침서가 두 분을 죽일까 봐 말이야. 난 계속 그의 말에 따라야 했고 저항은 꿈도 못 꿨어.”임장음은 흐느끼며 말했다.낙요는 의자에 앉은 뒤 등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물었다.“침서가 이 몸이 누구의 몸인지 얘기한 적 있느냐?”“그가 널 어떻게 속인 것이냐?”임장음은 천천히 기억을 되짚으며 말했다.“내 집에 갔으닌 내가 그를 따라 떠났다는 건 너도 알고 있겠지.”“당시 침서는 이렇게 얘기했었어. 자기는 날 도울 수 있고 날 구해주고 싶다고. 나와 함께 영원히 살고 싶다면서 말이야.”“멍청하게 난 그 말을 믿고 그를 따라 도성으로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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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3화

“내 옷과 장신구, 먹는 음식과 차, 모두 침서가 정해준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전부 내가 좋아하길 바라는 것들이었습니다.”“하지만 사실 난 전혀 좋아하지 않았어.”“그런데 그저 그에게 어울려 주기 위해 자신을 속이며 연기를 한 것뿐었지.”“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언젠가부터 날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빛이 사라졌어. 내 연기가 그를 만족시키지 못한 거겠지.”“나도 참을성을 잃었다. 난 그 방에 몇 년간 갇혀 있었고 나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없어서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난 항상 집이 그리웠다.”“그러다가 그와 크게 싸웠지.”“그 뒤로 우리 매번 만날 때마다 항상 싸웠다. 정말 미칠 것 같았어.”“그때부터 내 감정은 통제를 벗어났어.”“그 뒤로 침서는 날 밀실에 가뒀어. 공간이 더 협소해지면서 난 더욱더 미칠 것 같았어.”“난 밀실에 반년 동안 갇혀 있었어. 겨울이 되자 침서는 날 놓아주겠다고 했어.”“난 그가 정말 날 놓아주는 줄 알고 고마워했었다.”“그런데 그는 내 영혼을 더 좁은 곳에 가둬놓았어.”거기까지 말한 임장음은 목을 놓아 울었다.오랫동안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결국 터져 나온 것이다.낙요는 그녀의 얘기에 마음이 무거워졌다.임장음은 감정을 다스린 뒤 계속해 말했다.“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난 외롭게 떠도는 넋이 된다고 해도 자유로운 귀신이 되고 싶었어.”“살아있을 때도 갇혀 있었는데 죽어서도 갇혀 있고 싶지는 않았다.”“그러다가 어느 날, 내게 기회가 생겼어. 난 등이 깨진 틈을 타서 도망쳤고 마침 그날 어떤 여자가 내 목소리에 이끌려 문을 열었어.”“그리고 난 도망쳤지.”“하지만 그 등을 벗어난 뒤 난 점점 더 의식이 흐려졌다. 그저 내 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그 뒤에 난 너에게 잡혔지.”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드디어 그 과정을 조금 이해했다.낙요는 의아한 듯 물었다.“밀실? 밀실이 어디 있단 말이냐?”임장음이 대답했다.“침서의 방에 있을 것이다.”“도망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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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낙요는 생각한 뒤 말했다.“그러면 내가 널 데리고 여기저기 다닐까?”낙요는 일어나서 등을 들고 나가려 했는데 임장음이 말했다.“난 혼자 가고 싶다. 날 놓아줄 수 있겠느냐? 난 우리 부모님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낙요는 눈살을 찌푸리며 난색을 보였다.“네가 지금 나와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네가 이 등에 있으며 내 피로 영양을 자양분으로 삼기 때문이다.”“이 등을 떠난다면 소모가 아주 빨라 이내 허약해질 것이다.”“그러다가 곧 사라지겠지.”임장음에게 겁을 주려는 게 아니었다.임장음은 이미 명이 다했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이 등을 떠난다면 기억을 조금씩 잃게 된다.그러면서 혼백 또한 조금씩 흩어지다가 사라지게 된다.심지어 다시 태어날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그러나 임장음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난 괜찮다.”“다음 생이 있다고 해도 그건 더 이상 내가 아니니까. 나는, 임장음은 이번 생에 자유를 가져본 적이 없다.”“난 한 번이라도 자유를 가지고 싶다.”낙요는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그녀는 곧 등을 열었다.“가거라.”“고맙다.”말을 마친 뒤 임장음은 곧바로 등을 떠나 밀실 입구에서 사라졌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배웅했다.그런데 마침 마당 밖에서 부진환을 만났다.부진환이 그녀의 앞길을 막아섰다.부진환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침서와 혼인하는 겁니까?”그는 계진에게 몇 번이나 확인해 봤으나 여전히 믿기 어려웠다.낙요는 부인하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내 결정이오. 계진과는 상관없는 일이오.”“계진 때문이 아니오.”부진환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무엇 때문입니까? 침서가 어떤 사람인 줄 알면서 왜 그와 혼인하려는 겁니까?”낙요는 당연히 모든 걸 얘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그녀의 일이었다.“왜 안 된단 말이오? 내가 혼인하는 거지, 당신이 혼인하는 것도 아닌데!”낙요는 말을 마친 뒤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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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5화

낙요는 깜짝 놀랐다.“대제사장님, 이 두 분이 대제사장님의 친우라고 하셨습니다.”월규의 설명에 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노예곡의 일이 있은 지 한참 되어서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봉시는 시완의 손을 잡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노예곡에서 시간이 좀 지체되었고 또 이곳저곳 다니며 노느라 이제야 대제사장을 만나러 왔소.”시완은 달게 웃으면서 털털하게 말했다.“대제사장님은 우리의 은인이니 꼭 만나 뵈러 와야지요.”“거기 서 있지 말고 전청으로 가서 차나 한 잔 하지. 앉아서 천천히 얘기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소.”낙요는 그들을 전청으로 안내했다.부진환은 어두워진 얼굴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낙요가 그의 말을 귀담아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그리고 무턱대고 내뱉은 말로 인해 둘의 관계가 어색해지지는 않을지 걱정됐다.부진환은 조금 후회됐다.이때 여단청 등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의 어깨를 잡았다.“간이 아주 크던데!”“우리 대제사장님의 용모에 환장하는 사내들이 이 도성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소? 하지만 다들 대제사장님의 신분 때문에 대제사장님께 다가가는 사내가 없었지.”부진환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간이 커서 뭔 소용이 있다고.”“간이 크면 당연히 쓸모가 있지. 첫걸음이 가장 중요한 법이니 말이오. 당신이 끈질기게 질척대면 꼭 대제사장님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여단청은 무척 흥분해서 말했다.그는 부진환의 어깨를 잡고 마당을 나섰다.그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비록 침서가 있기 하지만 당신은 대제사장 저택에서 살고 있지. 원래 거리가 가까운 자가 승산이 더 많은 법이오!”“대제사장님이 당신을 쫓아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셈이오!”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왜요?”“대제사장님이 당신을 내쫓지 않았다는 건 당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뜻하기 때문이오.”“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넘보는 사내를 왜 자신의 저택에서 살게 하겠소?”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오히려 걱정하기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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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6화

그때까지만 해도 낙요는 그것이 평범한 지도인 줄 알았다.그런데 봉시가 말했다.“지도는 7일 내로 대제사장의 손에 들어갈 것이오.”“때마침 우리도 이 도성에 며칠 머무를 생각이오.”낙요가 대답했다.“좋소. 그러면 이곳에 잠깐 머무르시오.”봉시는 거절한 뒤 부드러운 눈빛으로 시완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아니, 우리는 객잔으로 갈 것이오. 이곳저곳 머무르며 도성의 번화함을 즐길 생각이오.”“그러니 대제사장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소.”“그리고 우리는 눈에 띄고 싶지 않소. 괜히 다른 이들에게 노려질 수 있으니 말이오.”낙요는 강요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그렇게 봉시와 시완은 밥도 먹지 않고 바로 떠났다.-날이 저물었다.장군 저택.식사를 보내줄 때가 왔다.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낙정은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난희가 아니라 침서였다.게다가 침서의 뒤에는 호위 두 명이 있었다.낙정은 심장이 철렁했다.“장군.”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침서는 절대 괜히 그녀를 찾아올 사람이 아니었다.침서는 뒷짐을 지고 아무 말 없이 눈빛을 보냈다.두 명의 호위가 곧바로 낙정의 두 팔을 잡고 그녀를 잡아당겼다.뜻밖에도 방 안에 기관이 있었다.기관을 누르자 밀실이 열렸고 그렇게 낙정은 그곳으로 끌려갔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반항하며 소리 질렀다.“침서! 침서! 뭐 하는 것입니까! 약조를 어기려는 것입니까?”침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따라서 밀실로 들어갔다.그 방안의 밀실은 아래로 향했다. 아래에 도착해 보니 감옥이었다.낙정은 순간 당황했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침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낙정은 더욱 절망했다.침서가 날 죽이려는 건 아닐까.낙정은 형벌을 받는 방으로 끌려간 뒤 밧줄에 묶였고 이내 가시가 박힌 채찍이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다.극심한 통증에 낙정은 죽어라 이를 악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침서! 대체 뭘 어쩌려는 것입니까?”“제가 죽는다면 당신은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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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7화

곧이어 낙정의 비명이 이어졌다.낙정은 그제야 침서가 문밖으로 향한 이유가, 그에게 피가 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란 걸 알았다.침서의 차가운 눈빛이 잔인하게 번뜩였다.낙정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다시 한번 물으마.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러면 못이 조금 더 깊게 박혀 들어가겠지.”낙정이 그런 형벌을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침서의 악랄함을 얕보지 말았어야 했다.“말하겠습니다.”“당신이 궁금해하는 건 전부 대답하겠습니다.”침서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그들이 썼던 야수의 혼백을 가진 자객들은 어디서 온 것이냐?”“넌 누굴 위해 일하고 있었던 것이냐?”낙요는 그 사실을 조사해 내야 그와 혼인할 것이라고 했다.그래서 침서는 최대한 빨리 그 일을 조사하려 했다. 그리고 손을 쓰기 가장 좋은 상대가 바로 낙정이었다.“엄란(嚴瀾)입니다!”“그 자객들은 엄란이 키운 자객들입니다. 제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은 그가 거의 다했고 전 한 일이 얼마 없습니다.”침서는 눈을 가늘게 떴다.“엄란?”낙정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네, 도주영 엄란 말입니다.”침서의 눈빛에 살기가 일었다. 도주영.예전에는 운주영이 그 몰래 일을 꾸몄는데 이번에는 도중영이라니.“그외에 또 뭘 알고 있는 것이냐?”낙정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그것 외엔 아무것도 모릅니다.”“전 엄란의 돈을 받고 인간의 몸에 야수의 혼백을 집어넣는 방법을 시험해 봤을 뿐입니다. 성공한 뒤로 그의 일에 끼어든 적은 없습니다.”“저와 그는 거래를 한 것뿐입니다.”“그를 도운 적이 있으니 그에게 자객을 몇 명 달라고 했을 뿐이고 그들은 이미 전부 죽었습니다.”침서는 낙정이 더는 고문을 버티지 못할 거란 걸 알았다.그리고 감히 숨길 생각도 하지 못할 것이었다.“거짓말한 게 아니길 바란다. 내가 직접 도주영에 가볼 생각이니 말이다.”“문제가 있다면 돌아와 널 찾을 것이다.”말을 마친 뒤 침서는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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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8화

성주와 도주영의 통령은 직위가 다르다. 그런데 그들이 같은 편을 먹은 것일까?낙요가 고민하고 있을 때 침서가 입을 열었다.“나요야, 우리 내일 도주로 떠나자꾸나.”“이 일을 빨리 해결해야 하루빨리 혼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비록 혼사가 정해지긴 했지만 혼인하기 전까지 침서는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그 일을 빨리 처리해야 낙요가 안심하고 그와 혼인할 것이다.낙요는 살짝 놀랐다.침서가 이렇게 빨리 도주영을 조사해 낸 것은 빨리 그 일을 처리하고 혼인하기 위해서였다.낙요는 생각한 뒤 물었다.“도주영에 가서 어떻게 조사할 생각입니까?”침서가 대답했다.“당연히 대놓고 조사하고 죽일 놈들은 전부 죽여야지.”낙요는 미간을 구겼다.“안 됩니다. 대놓고 도주영을 조사하면 그들은 절대 당신이 멋대로 조사하게 놔두지 않을 겁니다.”“게다가 전 무고한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나 단서가 틀렸으면 어떡합니까?”침서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말했다.“그러면 다 네 말대로 하마. 네가 조사하고 싶은 대로 조사하거라.”낙요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좋습니다. 하지만 며칠 기다려야 합니다.”“전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빈손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비록 침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도주로 가고 싶었으나 겨우 성질을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말에 따르마.”“전 잠시 외출해야 하니 남으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침서는 아쉬운 얼굴로 허탈하게 대답했다.“그래.”“그러면 난 먼저 돌아가마.”곧이어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배웅했다.침서가 떠난 뒤 낙요는 계진을 만나러 갔다.“네 상처가 어떤지 보러 왔다.”계진은 다급히 일어났다.“대제사장님, 전 거의 다 나았습니다.”하지만 낙요는 그의 안색이 창백한 걸 보았다. 팔뚝 위 물린 상처도 심각했다.“누워서 푹 쉬거라.”사실 낙요는 그를 데리고 도주로 향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상처를 보니 보름 안에 낫기는 그른 것 같아 포기하려 했다.낙요는 돌아가서 처방을 적어 월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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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9화

“하지만 당신은 어떻게 이렇게 익숙한 것이오?”봉시는 비밀스럽게 웃어 보였다.“예전 일은 얘기할 생각이 없소.”“다만 이 지도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오.”“그저 모든 것이 순조롭길 바라오!”봉시가 말하지 않으려 하자 낙요도 더는 캐묻지 않았다.“고맙소!”“우리는 오늘 도성을 떠날 것이오. 인연이 닿는다면 또 만나지.”“좋소.”봉시는 곧 시완을 데리고 대제사장 저택을 나섰다. 그들은 도성을 떠났다.낙요는 멀어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햇빛이 그들의 위로 드리워져 머리 위로 금빛이 은은히 보였다.운이 좋을 거라는 징조였다.그들의 여정은 평탄하고 순조로울 것이다.그리고 그들은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는 다정한 한 쌍이 될 것이다.봉시가 떠난 뒤 여단청이 헐레벌떡 부진환의 방으로 뛰어갔다.“들었소! 내가 들었소!”“대제사장님의 친우라는 두 사람이 대제사장님께 뭔가를 주러 왔는데, 그것이 도주의 지도라고 들었소.”“대제사장님은 분명 도주로 향할 것이오!”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오?”여단청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했다.“당신이 알고 싶다고 하지 않았소? 그래서 엿들은 건데 말이오.”“그리고 겨우 두 마디 들은 것뿐이고 대제사장님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뭘 두려워하는 것이오?”“도주요. 대제사장님은 도주로 가려는 것이오!”여단청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그는 부진환의 팔을 툭툭 쳤다.“내가 또 다른 소식을 알려주겠소.”“내가 듣기로 장군 저택 쪽에 이틀간 열 명이 넘는 대오가 도성을 떠났다고 들었소.”“그들도 아마 도주로 향했을 것이오.”“저번에 침서가 온 적이 있는데 아마 대제사장님께 뭐라고 했을 것이오. 그래서 대제사장님이 멀리 떠나려고 마음먹었을 것이오.”“이번에 침서는 분명 대제사장님과 동행할 것이오! 대제사장님을 빼앗고 싶다면 반드시 따라가야 하오.”“그들이 떠났다가 돌아오면 당신에게는 기회가 없을 것이오.”부진환은 그 얘기를 듣고 미간을 심하게 구겼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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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0화

주락은 흥분해서 화를 내며 탁자를 내리쳤다.“침서가 나쁜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구십칠이 그의 손에 죽었는데 어떻게 그와 혼인할 수 있단 말이오?”“만약 대제사장이 침서와 혼인한다면 잘 살 수 있겠소?”“침서는 대제사장의 권력을 탐내는 것뿐이오!”“왜 그녀를 설득하지 않는 것이오?”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다.“설득해 보지 않은 것이 아니오.”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주락은 표정이 심각해져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힐끗 보았다. 아마 부진환은 그 누구보다도 초조할 것이다.“중요한 건 대제사장이 아직 낙청연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탓이오.”“그래서 당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지.”“그녀가 벙어리와 함께 겪었었던 일을 떠올린다면 그녀는 당신을 더 믿을 것이오.”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살짝 놀라더니 미간을 구기고 사색에 잠겼다.“기억이 조금 회복했었는데...”주락은 눈을 빛냈다.“회복했다고? 어떻게 된 일이오?”“그런데 또 잊은 듯했소.”부진환은 그날 밤 일을 떠올리며 천천히 말했다.“그때 대제사장은 천궐국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린 듯했소. 그녀에게는 아주 고통스러운 기억인 듯했소.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다음 날 깨어났을 때는 전부 잊었소.”“그리고 그 뒤로 그녀는 줄곧 찬물로 몸을 씻었소. 뜨거운 물을 몸에 댄 적이 없소.”부진환은 말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혹시... 뜨거운 물이 그녀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걸지도 모르겠소.”주락은 경악했다.“정말이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제사장이 찬물을 쓰지 않게 할 수 있소?”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대제사장이 스스로 찬물을 쓰기로 선택했다는 건 아마 뭔가를 눈치채서일 것이오. 그녀는 그 과거를 잊기로 결정한 것이오...”그 점을 깨달은 부진환은 심장이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숨 쉬기도 힘들만큼 괴로웠다.그는 눈빛이 암담해지더니 쓴웃음을 지었다.“그 과거들은 그녀에게 악몽이겠지.”“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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