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부진환은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뿐더러 침서에게 도발까지 했다.침서의 눈동자는 삽시에 어두워졌으며, 다소 살의가 띈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낙요가 즉시 입을 열었다. “마차에 물건이 너무 많아서 올라오시면 불편할 겁니다.”“그리 급하지 않으시다면, 돌아가서 다른 말을 타고 오십시오.”침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째려보았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바꿔 타더니, 부하더러 그 말을 끌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대오는 계속해서 출발했다.침서는 말을 타고 마차 옆에서 따라가며, 마차 안의 낙요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아요, 가는 길이 험난하니, 내가 노선을 미리 정했다, 밤에 부운진(浮雲鎮)으로 가서 쉬자꾸나.”“그곳에 아주 유명한 극단이 있다던데 그 극단에서 상연하는 연극을 한번 보려면 몇 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다.”“매우 귀한 기회인 것 같구나.”부진환은 마차 밖에 앉아,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부운진으로 가려면 십여 리를 에돌아 가야 하오. 이번에 대제사장께서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도주로 가는 것이니, 지체할 시간이 없소.”이 말을 들은 침서의 두 눈은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닥치시오! 당신이 무슨 상관이오!”낙요는 부진환이 이번 행차의 노선을 자세히 알아본 것에 약간 놀랐다.“부진환의 말이 맞습니다. 십여 리를 에돌아서 갈 필요 없습니다. 이번에 놀러 나온 게 아닙니다.”하지만 침서는 포기하지 않고 또 말했다. “무방하다. 그럼, 도주에 도착하기 전에, 도주의 백 리 과수원에 가보자꾸나. 그곳에 듣기론... “낙요는 냉랭한 어투로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저에겐 이미 저만의 노선과 계획이 있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피곤하니, 좀 조용히 있게 해주세요.”침서는 입가에 걸렸던 말을 도로 넘기며, 심정은 약간 무거웠다.원래의 계획은 이번에 도주에 가서 낙요와 애정을 쌓을 생각이었다.침서는 믿고 있었다. 그
부진환과 주락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주락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갑자기 눈동자를 번쩍이며 소리쳤다. “대제사장! 저쪽에 사람이 있습니다!”주락은 즉시 마차에서 뛰어내리더니, 옆 숲으로 뛰어갔다.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그쪽으로 쳐다보았다.낙요도 마차에서 걸어 나왔다. “무슨 일이오?”부진환이 대답했다. “저쪽에 누군가 쓰러져 도움을 청하는 것 같습니다.”잠깐 후, 주락이 한 낭자를 안고 걸어오더니, 땅에 내려놓았다.“대제사장, 이 낭자가 뱀에게 물린 것 같습니다.”주락은 강여의 파랗게 변한 발목 상처를 보고 흠칫 놀랐다.강여의 계획은 아픈 척하며 중도에서 그들의 마차에 올라타 함께 도주로 가는 것이었다.대제사장이 분명 그녀를 구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강여는 정말 독사를 찾아 스스로 독사에게 물렸다.부진환과 주락은 즉시 마차에서 내렸다.부진환도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땅바닥 여인의 안색은 이미 파랗게 질렸고, 숨이 거의 넘어가려고 했다. 그녀는 낙요의 손을 잡고 말했다. “살… 살려주십시오… “낙요는 강여의 맥을 짚어보더니 다급히 은침을 꺼내 침을 놓아, 독소가 퍼지는 걸 막았다.그리고 또 강여에게 해독환을 먹였다.그런 다음 그녀의 발목 상처를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이를 악물더니, 허리를 굽히고 입으로 상처의 독을 빨아냈다.몇 사람은 모두 깜짝 놀랐다.“대제사장!”침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말했다. “아요, 너 지금 제정신이냐?”침서는 낙요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낙요는 독혈을 조금씩 빨아냈다.곁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조여왔다.독혈을 전부 뽑아낸 후, 부진환이 다급히 물 주전자와 손수건을 건넸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입을 헹구고 깨끗이 닦았다.부진환은 낙요의 입술 색이 변하지 않는 걸 보고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강여도 의식을 되찾았고, 안색도 조금 전처럼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 다만 입술 색은 여전히 파랬다.“감사합니다. 언니, 감사합니다.”낙요는 강여를 일
그러나 마차 위에서, 네 사람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부진환과 주락은 밖에서 마차를 몰면서, 마차 안의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만 들어도 따라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강여의 이 방법은 비록 위험했지만, 효과는 있었다.그들은 이렇게 도주로 향했다. 부진환이 계획한 노선에 따라 움직이니, 매우 순조로웠고, 또한 빨랐다.4일 후, 그들이 준비해 온 음식은 이미 얼마 남지 않았다.마침 마을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묵고, 건량을 좀 보충할 생각이었다.일행은 객잔으로 들어와, 저녁을 먹은 후, 침서는 마침내 낙요와 단둘이 지낼 기회를 찾았다.그는 술을 들고 낙요의 방으로 찾아왔다. “아요, 아직도 화났느냐?”“사실 방법이 하나 있어. 어쩌면 이 방법으로 구십칠을 구할 수도 있어.”낙요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 방법입니까?”침서는 자연스럽게 앉더니, 술을 두 잔 따랐다. “만약… 구십칠의 혼백을 찾을 수 있다면… ““몸만 바꿔주면 된다.”“내가 예전에 연구해 봤는데, 일 년 내내 열성 약재로 몸을 따뜻하게 하면, 그 몸과 혼이 잘 융합할 수 있다.”“내가 그렇게 많은 불전련을 사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임장음을 부활시키기 위해서였다. 그 불전련으로 마침 그녀의 병을 고칠 수 있었다.”“네가 구십칠의 혼백을 찾아오고, 또 몸 한 구만 찾아온다면 그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낙요의 눈가에 실망스러운 표정이 스쳤다.“이러한 사술은 천도를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단 한 번만 사용해도 다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구십칠을 위해 몸을 찾으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적합한 몸을 찾을 수 있습니까?”“당신이 나의 몸에 맞는 혼백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여 임장음을 찾아낸 것처럼 말입니까?”이 말을 하는, 낙요의 심정은 다소 무거웠다.침서는 침묵했다.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네 말이 맞다. 나는 원래부터 두 손에 피가 가득 묻은 사람이다.”“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너를 위해 뭔가를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으냐? 너희들이 무슨 풍파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으냐?”침서는 이 말을 하며 강여를 힘껏 목 졸라 죽이려고 했다.이를 본 낙요의 표정은 확 변하더니, 즉시 제지했다. “강여를 놓아주세요! 침서!”그러나 낙요는 도무지 침서의 손가락을 뗄 수 없었다.숨을 쉬지 못하는 강여를 보고 조급해진 낙요는 손을 들어 따귀를 한 대 세게 갈겼다.“침서! 강여를 놓아주세요!”따귀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낙요의 손바닥은 얼얼했고 몹시 아팠다.침서는 굳어버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낙요를 쳐다보더니, 의아한 눈빛으로 눈썹을 치켜세웠다.“저 여인 때문에 나를 때렸느냐?”“누구나 다 나보다 중요한 거야?”낙요는 힘껏 침서의 손가락을 떼 강여를 구해냈다.침서는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낙요를 쳐다보며, 마음은 아프기 그지없었고, 두 눈은 붉어졌다.그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아요, 나도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 나도 내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이 길을 걷는 이상, 나에겐 다른 방법이 없어.”낙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침서를 째려보며 말했다. “나가십시오!”침서는 하는 수 없이 방 안에서 나왔다.낙요는 강여를 부축하여 앉으며, 그녀의 턱을 치켜들고 목을 살펴보았다. 목 졸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괜찮으냐? 놀랐지?”강여는 눈시울을 붉히며 머리를 흔들었다. “괜찮습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강여는 방금 확실히 놀랐다.낙요는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더니, 앞으로 걸어가 방문을 잠그고, 바닥에 떨어진 과일을 주워 담으며 당부했다. “조금 전 정말 담이 크더구나. 설마 미친 염라대왕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느냐?“다음에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을 보면, 절대 달려들지 말고 피하거라.”하지만 강여가 말했다. “아니요. 다음에 또 그렇게 언니를 대하면 전 또 막아설 겁니다.”“이런 사람이 언니 곁에 있으니, 얼마나 위험합니까?” 강여는 마음속으로 더욱 걱정됐다.사부님이 지금 대제사장이 되었으
어떻게 관계를 완화해야 할까?부진환과 주락은 마을에서 소식도 알아보고, 먹을 것도 준비한 후, 마차에서 출발하기를 기다렸다.낙요와 강여도 배를 좀 채운 후, 객잔에서 나와 출발 준비를 했다.마을을 떠나자, 주위는 다시금 고요해졌고, 그들은 나뭇잎이 얼룩덜룩한 빛과 그림자를 누비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한낮이 되자, 뜨거운 햇빛이 내리비쳤다.일행은 나무 그늘을 찾아 잠깐 멈춰 휴식을 취했다.이때, 침서가 걸어왔다. 강여는 순간 긴장하여 낙요의 팔을 꽉 잡았다.낙요는 강여의 손을 톡톡 치며 괜찮다고 안심시켰다.침서도 눈치를 알아차리고, 매우 상냥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아요, 이틀 후면 도주에 도착하니, 도주의 상황을 너에게 미리 얘기해주마.”침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낙요와 대화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하지만 생각밖에 부진환이 일어나 걸어오더니 말했다. “그렇습니다. 도주의 상황은 확실히 매우 복잡합니다. 저와 주락은 이미 잘 알아보았습니다.”“대제사장께서 지금 듣고 싶다면, 지금 보고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침서의 눈가는 삽시에 억누를 수 없는 살의가 번졌다.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은 어젯밤과 똑같았다.강여는 낙요의 팔을 잡아당기며, 부진환과 그들이 앉아 있는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언니, 우리 저쪽으로 가 앉아서 들읍시다.”이 말을 끝내고 바로 낙요를 끌고 건너갔다.“아요!” 침서가 손을 내밀어 낙요의 팔을 덥석 잡았다.낙요는 침서의 손을 떨쳐내며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곧 도주에 도착할 테니. 동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저의 신분을 들키고 싶지 않습니다.”침서는 손바닥을 꽉 움켜쥐며, 슬픈 표정으로 낙요를 쳐다보았다.하지만 낙요는 덤덤히 고개를 돌려 강여와 함께 나무 아래의 큰 바위로 걸어가 앉았다.부진환과 주락은 바로 옆에 앉았다.부진환은 가무 가지로 땅바닥에 그리면서 말했다. “도주는 도주영과 성주부 두 세력으로 나뉩니다. 각자 모두 병력을 갖고 있으며, 도주영의 병력이 비
마차 안에서, 강여는 문발을 젖히고 뒤를 바라보았으며 기분은 매우 좋았다.“마침내 그를 따돌렸습니다! 우리 넷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습니다.”마차 밖에서 부진환이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만약 대제사장의 신분으로 도주성에 가고 싶지 않다면, 지금 신분을 바꾸는 게 어떻습니까?”낙요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소.”“지금부터 대제사장이라고 부르지 마시오.”“나를… 낙청연이라고 부르시오.”이 말이 나오자, 마차 위의 세 사람은 깜짝 놀랐다.부진환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획 돌려 낙요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기억이 돌아온 거요?”“아니.” 낙요는 덤덤하게 대답했다.“만약 당신들이 싫다면, 바꾸겠소… “강여는 다급히 그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좋습니다! 너무 좋습니다!”강여는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제가 사부님이라고 불러도 됩니까?”“낙청연이 바로 제 사부입니다.”낙요는 가슴이 뜨끔했다. 곧이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강여가 낙청연의 제자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어찌 강여가 그들과 함께 가는 걸 허락했겠는가?“너무 기쁩니다. 사부님!” 강여는 그녀의 팔을 잡고 놓으려고 하지 않았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부진환과 주락도 서로 마주 보더니, 모두 기쁜 나머지 눈시울을 붉혔다.마치 지금, 이 시각 낙청연이 정말 돌아온 것 같았고, 네 사람은 마차를 타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것만 같았다.다만 아쉽게도 구십칠은 없었다.“전방에 마을이 하나 있으니, 가서 좀 쉬는 게 어떠합니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좋소.”곧이어 마차는 마을에 들어섰다.이미 저녁이었지만, 마을은 여전히 시끌벅적했고, 재주꾼들과 불꽃놀이 공연이 있었다.“와, 여기는 어찌하여 이렇게 시끌벅적합니까?”강여는 낙요를 끌고 마차에서 내려, 신나서 앞으로 걸어갔다.노점 상인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마을은 평소는 이렇게 시끌벅적하지 않습니다. 도주성 성주의 아씨가 며칠 후 생
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상 위에 놓여있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을 쳐다보며 물었다.“나무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느냐?”강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사실 예전에 먹고 살기 위해 목공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다만 내가 만든 물건은 이상해서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고, 팔리지 않았습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시간 날 때 한 번 만들어보거라. 어쩌면 내가 좋아할 수도 있다.”“알겠습니다!” 강여는 몹시 기뻐했다.잠깐 후, 주락이 방문을 두드렸다.두 사람은 곧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니 짙은 향기가 코를 찔렀다.음식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부진환은 차 한 주전자를 들고 주방에서 나오며 말했다. “내일 또 길을 재촉해야 하니, 오늘 밤은 술대신 차를 마시자고요.”“이건 안신차이니, 마시고 푹 자면 됩니다.”부진환은 차를 따랐다.낙요가 상 위의 요리를 보니, 모두 그녀가 즐겨 먹는 것들이었다. 그녀는 저도 몰래 물었다.“이 요리들을 전부 당신이 직접 한 거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앉으며 말했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해서, 솜씨가 서툴지만, 드셔보십시오.”낙요는 음식을 집어 먹어 보더니, 눈동자를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 “정말 맛있군요!”“누구에게서 배운 솜씨요?”칭찬을 받은 부진환은 매우 만족스러웠다.대제사장 저택에 있을 때, 부진환은 원 주방장을 구슬려 그의 비전 솜씨를 모두 배웠다.“정말 맛있습니다. 드디어 맛있는 요리를 먹어봅니다.” 강여도 연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객잔 안에 그들 네 사람만 앉아 있었고, 분위기는 매우 아늑했다.바로 이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주락이 일어나 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만, 장사는 이미 끝났습니다.”하지만 말을 마치고 문밖의 사람을 보고 놀라서 굳어버렸다.“당신이 어떻게?”낙요는 소리를 듣고 문밖을 내다보았다. “무슨 일이냐?”주락은 상대방을 객잔으로 들였다.부진환도 보고 깜짝 놀랐다.“당신들이 어떻게 여기에 있습니까?” 기옥은 그
기옥이 대답했다. “곧 도주성 성주 천금의 생신이어서, 축하하러 가는 길입니다.”“왕년에는 저의 부모님께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비록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예의상 가봐야 합니다. 게다가 고모는 늘 저에게 친절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라며 급히 앞으로 달려가 물었다. “허서화가 너에게 고모가 되는 것이냐?”기옥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전에 우리 두 집안은 왕래가 잦았고, 또한 친절해서 제가 허 고모라고 불렀습니다.”“그녀는 그동안 줄곧 혼인하지 않아서, 유언비어들이 많이 떠돌았고, 그녀에겐 아이도 없습니다. 이 모든 걸 그녀는 혼자서 묵묵히 견디고 있습니다. 그녀는 저를 자기 친딸처럼 생각합니다.”“부모님께서 돌아간 후, 고모는 저에게 서신을 보내와서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서 같이 살자고 했지만, 제가 가지 않았습니다.”낙요가 다급히 물었다. “우리도 이번에 도주성으로 가는 길이니, 우리를 데려갈 수 있겠느냐?”이 말을 들은 기옥은 잠시 멍해 있더니, 주락과 부진환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기옥은 그들이 분명 무슨 일을 처리하러 간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더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승낙했다.“그럼, 선물을 좀 더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낙요가 다급히 말했다. “괜찮다. 그건 우리가 준비하겠다.”“어서 밥을 먹자꾸나.”그들은 계속해서 밥을 먹었다.밥을 먹고 난 후. 낙요는 기옥에게 방을 안배해 주고, 막 나가려는데 기옥이 그녀를 불렀다.“당신이… 혹시 대제사장인가요?”낙요는 멈칫하더니, 인정했다. “그래. 내가 대제사장이다.”기옥은 웃으며 말했다. “제가 맞췄습니다.”“비록 제는 반귀성에 살고 있지만, 늘 당신들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구십칠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이미 너무 오랫동안 그를 보지 못했습니다.”“설마 많이 다친 겁니까? 아니면… “기옥은 방금 주락의 반응에서 이미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챘다.몹시 두려웠지만, 그래도 정확한 답안을 듣고 싶었다.낙요는 숨기지 않고 무거운 어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