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3007 챕터

제1171화

“왕비 마마, 왜 그러십니까?”낙청연은 속으로 놀라더니 긴장한 얼굴로 다시 한번 맥을 짚었다.임신이다.기뻐 마땅한 일이지만 어쩐지 낙청연은 불안감에 휩싸였다.왜 하필 지금 이때일까?중상을 입은 그녀는 너무 허약해진 나머지 천명 나침반을 쓸 수도 없었다.“왕비 마마?”낙청연은 창백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아무것도 아니다. 넌 이만 나가보거라.”“쉬면 나을 것이다.”낙청연은 피를 닦은 뒤 침상에 누웠다.지초는 간단히 정리한 뒤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필요하다면 절 불러주세요.”지초는 걱정을 한가득 안고 방에서 나섰다.침상에 누운 낙청연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아이는 좋지 않은 시기에 갑자기 찾아왔다.그리고 이 소식을 부진환에게 알려야 할지도 고민이었다.부경한이 죽었으니 부운주가 황위에 앉을 것이고 부운주가 황제가 된 뒤에 무슨 일을 할지는 낙청연도 알 수 없었다.천명 나침반으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모든 것은 운명인 듯했다.부진환은 앞으로 많은 일을 해야 했다. 그래서 혹시나 그가 딴 데 정신이 팔릴까 봐 일단은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낙청연의 지금 몸 상태로는 얌전히 저택에서 요양해야 했다.다음 날 아침, 낙청연은 직접 약방으로 가서 약초를 가져와 몸조리했다.아이가 생겼으니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수 있게 해야 했다.그리고 일이 끝난다면 부진환에게도 좋은 소식을 알릴 생각이었다.돌아가서 약을 마신 뒤 낙청연은 방 안에서 쉬었다. 밖으로 나갔다가는 찬 바람때문에 고뿔에 걸릴 수도 있었다.아이가 없을 때는 죽지만 않는다면 괜찮았지만 이제 아이가 생겼으니 모든 일에 조심해야 했다.그래서 감히 외출도 하지 못해 지초에게 대신 소식을 알아봐달라고 했다.며칠 동안 부진환은 저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그날 밤, 낙청연은 일찍 잠이 들었고 밖에서는 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낙청연은 이불 안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 때문에 자꾸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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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침서! 이거 놓으세요! 절 어디로 데려가려는 겁니까?”낙청연은 악을 쓰고 발버둥 쳤다.침서는 한 팔로 그녀를 끌어안은 채 경공으로 지붕 위를 날아다녔고 이내 경도를 벗어났다.바람과 눈 때문에 주위가 잘 보이지 않았다. 옷차림이 얇은 낙청연은 매섭게 부는 찬 바람 때문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렇게 찬 바람을 얼마나 맞았을까, 경도 밖 산속 오두막에 도착한 뒤 침서가 낙청연을 내려놓자 낙청연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낙청연은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몸을 웅크린 채로 정신을 잃었다.침서는 그 모습을 보고 안색이 달라지더니 곧장 그녀를 안아 방 안의 침상 위에 눕힌 뒤 이불을 덮어줬다.그는 다급히 방 안에 불을 지폈고 방 안의 온도는 이내 올라가기 시작했다.침서는 침상 맡에 서서 낙청연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이마가 불덩이 같았다.침서의 안색이 달라졌다.“언제 이렇게 허약해진 것이냐? 고작 찬 바람 좀 맞았다고 이렇게 정신을 잃다니.”그는 심각한 얼굴로 약초를 캐러 산에 올랐다.-밤이었다.바람은 매섭게 몰아쳤고 금군은 어서방을 단단히 에워싸고 있었다.부진환은 창의(氅衣)를 걸치고 왔다.어서방에는 많은 신하가 있었는데 그들은 그 광경을 보고 매우 놀랐다.“섭정왕, 지금 뭐 하려는 것이오?”부진환은 매서운 눈빛으로 부운주를 노려보았다.“부운주는 황위를 빼앗기 위해 황제를 죽였으니 죽여 마땅하오!”“여봐라!”호위들이 어서방으로 뛰어 들어와 부운주를 잡으려 했다.주위에 있던 대신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부진환, 그건 아니 되오! 5황자는 대신 조정의 정무를 관리하는데 그를 잡으면 천궐국은 어찌하오!”부진환은 날카로운 눈매로 그를 바라보았다.“천궐국 황자가 부운주만 있는 것이 아니오!”“황위를 위해 수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황위를 빼앗기 위해 황제를 죽였으니 본왕은 그를 처벌할 권리가 있소!”“감히 막는 자가 있다면 함께 죽일 것이오!”그 말에 대신들은 겁을 먹고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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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왜 낙정마저 그를 통제할 수 있는 걸까?대체 왜!낙정이 차갑게 말했다.“섭정왕, 당신에게 부운주가 황위에 오르는 것을 막을 능력이 있다고 해도 이 약효를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부운주를 놓아주세요!”부진환은 명령에 반항하려 했지만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다.이렇게 하다가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진환은 결국 반항을 포기하고 힘겹게 몸을 일으켜 어서방에서 나갔다.“여봐라!”“왕야!”“부운주를 놓아주거라.”이내 부운주가 다시 돌아왔다.그는 뒷짐을 진 채로 여유롭게 걸어오더니 부진환의 입가에 묻은 피를 보고 덤덤히 말했다.“형님, 오늘 사악한 술법에 당하기라도 한 것입니까?”“혹시 낙청연이 사악한 술법으로 형님을 미혹한 겁니까?”부운주의 차가운 목소리에 부진환의 안색이 달라졌다.그는 놀란 표정으로 부운주를 바라보았다.“뭐 하려는 것이냐!”부운주는 매서운 눈빛으로 느긋하게 말했다.“형님... 낙청연에게 수세를 써주세요.”“그러면 오늘 일은 오해라고 할 겁니다.”“그렇지 않으면 낙청연의 탓이라고 할 겁니다. 사악한 술법이라고 한다면 낙청연은 죽을죄를 뒤집어쓰게 될 겁니다!”부진환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부운주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 눈동자에 살기가 충만했다.하지만 부운주는 태연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형님, 잘 생각해보세요.”“형님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형님을 동의하게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부운주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낙정을 보았다.부진환은 이를 악물었다. 이마의 핏줄이 불거짐과 동시에 더없이 괴로웠다.-날이 밝기도 전에 창문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찬 바람 때문에 낙청연은 잠에서 깼다.주위의 낯선 환경을 둘러보며 불안을 느낀 그녀는 침상에서 내려와 방에서 나가려 했다.밖에서는 살을 엘 듯한 찬 바람이 거칠게 몰아치고 있었다. 맨발로 처마 밑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뼈가 시릴 정도였다.낙청연은 추위에 몸을 떨었다.밖에서는 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고 낙청연은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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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낙청연은 피하지 않았다.침서와 가까워지자 낙청연은 그의 허리춤에 있는 비수를 뽑아 들었고 그것으로 그의 가슴을 힘껏 찌르려 했다.하지만 침서가 칼날을 잡는 바람에 비수는 끝부분만 살짝 들어갔다. 그의 손바닥에서 흘러내린 피가 낙청연의 흰옷 위로 뚝뚝 떨어졌다.낙청연은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침서는 그녀의 손에서 비수를 빼앗은 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침서는 피범벅이 된 손으로 낙청연의 턱을 쥐었고 새빨간 피로 그녀의 입술에 빨간색을 칠했다.낙청연은 그의 가슴께를 걷어찼지만 침서는 전혀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이었다.그는 곧바로 낙청연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로 올렸다.“감히 제게 손을 댄다면 당신을 갈가리 찢어버릴 겁니다!”낙청연은 노여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눈이 벌게져 그를 노려보았다.그러나 침서의 눈동자에는 오히려 흥분이 감돌았다.“아주 기대되는구나!”그는 몸을 기울였다.낙청연은 그의 손에서 벗어난 뒤 또 한 번 따귀를 때리려 했지만 침서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침서의 안색이 달라졌다.그는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아이를 가진 것이냐?”그의 눈빛은 마치 배신당한 사람의 것 같았다. 곧이어 분노가 치밀어올랐다.그는 낙청연의 손목을 부서뜨릴 듯이 꽉 쥐고 있다가 낙청연을 끌어 올렸고 그녀를 눈밭으로 밀쳤다.그의 차가운 눈빛에서 무자비함이 보였다.낙청연은 너무 추워서 몸을 덜덜 떨며 산 아래로 도망치려 했다.그녀는 맨발로 숲속을 달렸는데 한기 때문에 점차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뼛속을 파고드는 냉기에 낙청연은 배를 감싸 안고 몸을 둥글게 말았다.침서는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눈밭에서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는 낙청연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시체 같았다.얼마나 나약하고 불쌍한가?그러나 침서는 마음속 화를 도저히 가라앉힐 수 없었다.그는 낙청연의 곁으로 걸어가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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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약을 마셨음에도 낙청연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몸을 떨면서 기침해댔다.“콜록콜록...”침서는 미간을 좁힌 채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몸이 왜 이렇게 약해진 것이냐?”“예전보다 훨씬 못하구나.”낙청연은 몸을 떨었다.“약을... 콜록콜록...”침서는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져봤다. 약을 마셨는데도 여전히 몸이 불덩이 같았다. 심하게 허약한 모습을 보니 산속에서 캔 일반 약초로는 부족한 듯싶었다.“침서... 침서...”그녀는 살려 달라는 듯이 그의 이름을 부르다가 의식을 잃었다.낙청연의 부름에 침서는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그는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간 뒤 방문을 닫고 약초를 캐러 갔다.한참 동안 약재를 찾은 뒤에야 그것을 들고 와서 약을 달였다.어느새 밤이 깊어졌다.낙청연은 머리까지 이불 안에 넣고 계속 기침했다.침서는 약을 달여 그녀에게 먹었고 방 안에서 그녀의 곁을 지키며 불을 더 세게 지폈다.침서는 더워서 땀이 날 정도였지만 침상 위의 낙청연은 여전히 추워했고 심지어 목소리마저 떨렸다.낙청연은 비몽사몽 또 말했다.“침서... 춥습니다. 약을 주세요...”침서는 미간을 잔뜩 구겼다. 그녀의 괴로워하는 모습에 결국 그는 방을 나섰고 어두운 밤 약재를 사러 산에서 내려갔다.한참 지난 뒤에도 침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낙청연은 그제야 몸을 일으켜 앉은 뒤 이마의 식은땀을 닦았다.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억지로 몸을 일으킨 뒤 이불을 뒤집어쓰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신발도 없어서 맨발로 눈을 밟고 달렸다. 마치 칼날 위를 달리듯 뼈가 콕콕 쑤셨다.그렇게 낙청연은 달리고 또 달려 산에서 내려왔다.하지만 이대로 경도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그럴 힘도 없었다.그래서 산 아래 한 마을에 멈춰 섰는데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객잔의 장궤가 그녀를 가련히 여겨 그곳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게 해줬고 두꺼운 옷도 건네줬다.“고맙소. 내일 사람을 시켜 돈을 내겠소.”낙청연은 옷을 받은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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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긴박한 순간, 성문 안에서 갑자기 기마행렬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리고 그 순간, 발이 바람에 날리는 바람에 침서는 마차 안에 앉아있는 낙청연을 보았고 낙청연도 침서를 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침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바로 그때, 익숙한 사람이 낙청연의 시야에 들어왔다.“소서!”소서는 말을 타고 앉아 성 밖까지 뒤져 왕비를 찾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그는 낙청연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왕비 마마!”소서는 곧바로 말에서 내렸다.“왕비 마마! 괜찮으십니까?”낙청연은 곧바로 마차 안에서 나와 침서를 가리켰다.“저자를 잡거라!”침서는 입꼬리를 끌어당기더니 이내 몸을 날려 도망쳤다.“낙요야, 넌 도망칠 수 없다.”침서의 웃음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자 소름이 돋았다.다행히 소서는 곧바로 사람을 시켜 그를 뒤쫓게 했기에 침서가 그녀를 낙요라고 부르는 걸 듣지 못했다.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왕비 마마, 어디로 가신 겁니까? 초조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왕야께서도 이틀 동안 돌아오지 않으셨고 왕비 마마도 갑자기 사라지셔서...”그 말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뭐라고? 왕야께서 이틀 동안 돌아오지 않으셨다고? 왕야는 어디 계시냐?”소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궁에 계십니다.”“궁은 지금 어떤 상황이냐?”낙청연은 성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찬 바람 때문에 또다시 기침이 시작됐다.“궁 안이 어떤 상황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저희는 누군가 부르지 않으면 입궁할 수 없습니다. 7황자께 부탁했는데 7황자께서도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그래도 왕비 마마께서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다행입니다.”두 사람 모두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왕비가 돌아온 것만으로도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낙청연은 초조한 얼굴로 말을 타고 섭정왕부로 돌아왔다.그녀는 옷을 갈아입은 뒤 입궁할 생각이었다.지초는 계속 울다가 낙청연이 돌아온 걸 확인하고서야 울음을 그쳤다. 하지만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계속 흘렀다.“울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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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편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 위에는 수세라고 똑똑히 적혀 있었다.낙청연은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잠시 사고가 정지됐다. 그녀는 이내 몸을 돌려 부진환을 따라잡았다.“왜입니까? 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계획이 실패했습니까?”“왜 갑자기 수세를 쓴 겁니까?”낙청연은 지금 당장 설명이 필요했다.하지만 부진환의 눈빛은 더없이 차가웠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낙청연, 본왕은 지금 너와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다. 널 보고 싶지도 않고!”“물건을 정리한 뒤 나가거라! 내가 손을 쓰게 하지 말고!”부진환은 차갑게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겼다.낙청연은 그대로 얼어붙었다.대체 왜?낙청연은 받아들일 수 없어 부진환의 서방까지 쫓아갔지만 그가 안에서 문을 잠가버렸고 낙청연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지 않았다.“왕야! 제대로 설명하십시오! 왜 갑자기 저에게 수세를 주는 겁니까?”“함께 난관을 극복할 거라고 약속하지 않았습니까?”“그런데 왜 절 밀어내는 겁니까?”“제대로 설명해 보십시오!”안에서 부진환의 노여움 섞인 목소리가 차갑게 들려왔다.“네가 본왕을 속이지 않았느냐? 그것으로 부족하냐?”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제가 뭘 속였다는 겁니까? 제대로 말씀하십시오!”부진환은 의자에 앉아 가슴을 움켜쥐며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피비린내를 참았다.“꺼지거라! 본왕은 널 보고 싶지 않다!”낙청연은 당황스러웠고 또 답답했다.그녀는 분개하며 떠났고 곧바로 입궁했다.부운주는 몇 명의 대신들과 일을 의논하고 있었고 낙청연은 태감에게 가로막혀 어서방 밖에 서 있었다.“왕비 마마, 5황자께서는 중요한 일을 의논하고 계십니다. 지금 당장 뵙기는 어려우니 잠시 뒤에 오시지요.”낙청연은 떠나려 하지 않고 계속 밖에서 기다렸다.찬 바람 때문에 낙청연은 또다시 기침하기 시작했다.“콜록콜록...”그녀는 안색이 창백하고 얼굴이 초췌했다.어서방에 있던 부운주는 밖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기침 소리 때문에 결국 사람들을 물렸다.뒤이어 그는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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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당신이 뭘 하려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안 됩니까?”낙청연은 말하면서 또 기침하기 시작했다.부운주는 그녀의 기침 소리에 마음이 아파 그녀의 등을 두드려줬다.“상처가 낫지 않은 것 같군. 고뿔에 걸린 건가? 형님이 수세를 써줬으니 당분간 궁에서 몸조리하지.”낙청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그의 손을 쳐냈다.“가식 떨지 마십시오.”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떴다.바로 궁을 나설 생각이었지만 궁문에 다다랐을 때 태상황의 곁을 지키는 진 공공(陳公公)이 찾아왔다.“공주마마, 태상황께서 공주마마가 입궁하신 걸 알고 오라고 하십니다.”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 호칭마저 달라지다니.태상황은 부진환이 그녀에게 수세를 써준 일을 알고 있는 듯했다.“태상황께서는 최근 몸이 괜찮으신 듯하군. 난 일이 있어 다음에 가보겠네.”진 공공이 웃으며 말했다.“공주마마께서는 심하게 앓고 있는 것 같군요. 추운 겨울 버티기 힘드실 텐데 공주마마께서는 궁에서 몸조리하시지요. 태상황께서는 공주마마를 무척 걱정하고 계십니다.”낙청연은 망설이다가 결국 승낙했다. 태상황에게 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을 생각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고 해도 태상황은 반드시 알고 있을 것 같았다.낙청연은 진 공공을 따라 태상황의 침궁에 도착했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태상황은 의자에 앉아 부러운 눈빛으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낙청연은 태상황의 등 뒤에 섰다.“태상황께서는 밖에 나가 걷고 싶으신 겁니까?”태상황은 천천히 말했다.“짐은 눈과 바람 속에서 거닐던 감각이 그립다.”“짐이 밖에 나가 걸을 수 있겠느냐?”그는 고개를 돌려 낙청연에게 물었고 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밖은 너무 춥습니다. 갑갑하시면 창문을 열어 바람을 쐴 수는 있지만 외출할 수는 없습니다.”“몸에 좋지 않습니다.”태상황은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었다.“그렇다면 너도 얌전히 이곳에 있거라. 밖에 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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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태상황은 움직임이 느렸고 장기를 둘 때 생각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낙청연은 무료하게 기다렸다.진 공공이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태상황, 5황자께서 즉위식에 참석하시겠냐고 물으셨습니다.”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즉위식?부운주가 황제가 된다는 말인가?태상황이 대답했다.“가지 않겠다. 짐의 이 팔과 다리로는 걸을 수 없다.”“네, 그럼 그렇게 전하겠습니다.”진 공공이 떠나고 태상황은 계속해 장기를 두었지만 낙청연은 움직이지 않았다.부진환은 부운주가 황위에 오르는 걸 막지 않았다. 부운주는 부경한을 죽였는데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을뿐더러 심지어 부진환이 그녀에게 수세를 써주게 했다.부운주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낙청연은 불쾌한 얼굴로 태상황을 바라보았다.“태상황께서는 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5황자가 그런 짓을 했는데 그냥 내버려 두는 겁니까?”“부경한도 태상황의 아들이지 않습니까?”낙청연의 어조에서 불만이 느껴졌다.태상황은 그녀의 말에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며칠 내내 그 말을 참고 있었겠구나.”“이제야 짐에게 불만을 털어놓는구나. 그동안 힘들었겠다.”말을 마친 뒤 그는 한숨을 쉬었다.“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제는 짐이 말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내게 그럴 마음이 있다고 해도 이젠 능력이 없다.”“짐은 다만 천궐국이 평화롭고 백성들이 평안하길 바랄 뿐이다.”“다섯째는 오랫동안 인내했다. 용기도 있고 계략도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아이다. 황제의 자리에 잘 어울리지.”“짐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놀랐다.“부경한이 어떻게 죽은 건지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겁니까?”태상황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부경한이 죽지 않는다면 부운주는 그저 대리로 정무를 돌볼 뿐이다. 부경한이 죽어야 부운주가 정정당당하게 황위에 오를 수 있다.”“피할 수 없는 일이다.”더없이 차갑고 무정한 말이었다.낙청연은 놀란 표정으로 태상황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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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이궁의 난 때문이지요.”“하지만 이궁의 난에서 모함당한 건 여비입니다. 전부 태후 마마의 짓이었지요! 태후 마마는 여비를 없애기 위해 그녀에게 죄를 뒤집어씌웠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습니다.”“태후 마마는 순수한 혈통을 가진 천궐국인이고 배경 또한 대단하지요. 하지만 태후 마마가 태상황께 안정을 가져다주었습니까?”“결국에는 왕야에게 섭정왕의 자리를 내어줘 엄씨 가문의 세력을 억제하려 하지 않았습니까?”낙청연의 말에 태상황은 흠칫했다.그는 심장이 철렁했다.잠깐이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낙청연의 말은 정확했고 그는 하마터면 그녀의 말에 설득될 뻔했다.하지만 그날 부진환은 그를 찾아와 상처를 보여주며 이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었다.천궐국은 언제든 죽을 수 있는 황제를 둘 수 없었다.그렇기에 부진환은 섭정왕이 되어 부운주의 황위를 안정시키고 천궐국을 영원히 평안하게 해야 했다.그리고 그의 유일한 소망은 낙청연의 발목을 잡지 않는 것이었다.태상황은 곧바로 마음을 먹었다.낙청연도 알고 있었다. 태상황의 뜻을 바꾼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는 걸 말이다. 태상황의 말처럼 그렇게 하고 싶어도 이젠 그럴 능력이 없었다.그는 죽은 사람처럼 몇 년 동안 병상에 누워있었기에 예전처럼 권력이 대단하지 않았다.게다가 즉위식 준비가 끝났다. 부운주 본인이 황제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들려가야 했다.-섭정왕부.마당에 눈이 두껍게 쌓였지만 치우는 사람이 없었다.소유가 탕약을 들고 왔다.“왕야, 조금 나아지셨습니까?”“이제 곧 즉위식입니다. 왕야께서도 입궁할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부진환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그는 얇은 옷차림으로 벽에 기대어 앉아있었고 그의 옷과 바닥에는 핏자국이 낭자했다.소유의 목소리가 들리자 부진환은 그제야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알겠다.”그는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었고 소유는 약을 들고 들어왔다.소유는 부진환의 안색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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