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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낙청연은 피하지 않았다.

침서와 가까워지자 낙청연은 그의 허리춤에 있는 비수를 뽑아 들었고 그것으로 그의 가슴을 힘껏 찌르려 했다.

하지만 침서가 칼날을 잡는 바람에 비수는 끝부분만 살짝 들어갔다.

그의 손바닥에서 흘러내린 피가 낙청연의 흰옷 위로 뚝뚝 떨어졌다.

낙청연은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침서는 그녀의 손에서 비수를 빼앗은 뒤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침서는 피범벅이 된 손으로 낙청연의 턱을 쥐었고 새빨간 피로 그녀의 입술에 빨간색을 칠했다.

낙청연은 그의 가슴께를 걷어찼지만 침서는 전혀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는 곧바로 낙청연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로 올렸다.

“감히 제게 손을 댄다면 당신을 갈가리 찢어버릴 겁니다!”

낙청연은 노여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눈이 벌게져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침서의 눈동자에는 오히려 흥분이 감돌았다.

“아주 기대되는구나!”

그는 몸을 기울였다.

낙청연은 그의 손에서 벗어난 뒤 또 한 번 따귀를 때리려 했지만 침서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침서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이를 가진 것이냐?”

그의 눈빛은 마치 배신당한 사람의 것 같았다. 곧이어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그는 낙청연의 손목을 부서뜨릴 듯이 꽉 쥐고 있다가 낙청연을 끌어 올렸고 그녀를 눈밭으로 밀쳤다.

그의 차가운 눈빛에서 무자비함이 보였다.

낙청연은 너무 추워서 몸을 덜덜 떨며 산 아래로 도망치려 했다.

그녀는 맨발로 숲속을 달렸는데 한기 때문에 점차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바닥에 쓰러졌다.

뼛속을 파고드는 냉기에 낙청연은 배를 감싸 안고 몸을 둥글게 말았다.

침서는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눈밭에서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는 낙청연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시체 같았다.

얼마나 나약하고 불쌍한가?

그러나 침서는 마음속 화를 도저히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는 낙청연의 곁으로 걸어가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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