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51 - 챕터 1160

3007 챕터

제1151화

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워져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녀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정해진 운명이니 최종적으로 결과를 바꿀 수 없으리라는 걸 말이다.모든 이들의 운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누군가의 운명을 바꾼다면 다른 이들의 운명 또한 달라진다.낙청연이 부경한에게 재앙이 찾아올 거라 예견해 그를 구하려 했는데 그 와중에 제월산장에 사건이 터졌다.그리고 돌아와 보니 부경한은 결국 사고를 당했다. 비록 목숨은 구했지만 말이다.-연이어 며칠 동안 부경한은 병상에 누워있었고 몇 번 깨어난 적이 있지만 이내 잠이 들었다.조정 대신들은 몇 번이나 사석에서 의논했다.황제가 병상에 누워있어 조정의 업무를 처리할 수 없었기에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막론하고 모두 부진환이 결정을 내렸다.이미 적지 않은 대신들이 태상황을 찾아가 5황자 부운주가 조정 정무를 대신 관리하게 해달라고 청했다.낙청연은 태상황의 병을 고치기 위해 그를 자주 찾아뵀으니 당연히 들은 얘기가 많았다.역시나 이런 때가 되니 부진환을 추천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다들 5황자 부운주를 추천했다.낙청연은 그 이유를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첫째로는 부진환의 생모가 이궁의난 범인이고 요비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들 중 대부분이 당시 여비를 죽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었기에 부진환이 황제가 된다면 그들에게 복수를 할까 봐 두려워했다.부진환이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게다가 그들은 겉으로는 부진환을 살갑게 대했다.그리고 부진환에게 여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위험 요소였다.둘째로는 부운주가 용감하게 계략으로 진주를 평정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태후와 부진환에게 장악당해 아무런 세력도 없고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천궐국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다.그는 엄씨 가문이나 섭정왕의 편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세력 균형을 맞추기에 적합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태상황은 매일 대신들의 추천을 들었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낙청연도 그가 어떤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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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부운주가 경도로 돌아오고 나서 조정에 나간 첫째 날 태상황이 명령을 하나 내렸다.부운주가 대신 조정의 정무를 관리하고 부진환이 그를 보좌하라는 명령이었다.그것은 태상황이 직접 말하고 낙청연이 대신 쓴 것이었다.낙청연은 태상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부진환은 천궐국을 위해 아주 많은 일을 했고 혁혁한 공로도 세웠는데 태상황은 그의 공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부진환은 그것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지만 이 명령을 듣는 순간 약간 허탈함이 들었다.부운주가 조정의 정무를 대신 맡아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오히려 다들 반기는 듯했다.다들 흩어진 뒤 부운주는 부진환의 앞에 서서 말했다.“앞으로 형님께서 많이 도와주십시오. 제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보니 아낌없이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부진환은 덤덤하게 대꾸했다.“그러면 어서방에 가서 자세히 얘기하자꾸나.”어서방에 도착하니 둘 뿐이었다.부운주는 정무가 아니라 다른 것을 물었다.“형님께서는 정말 진심으로 낙청연을 대하는 것입니까?”부진환이 날카로운 눈매로 그를 보았다.“그렇게 아득바득 이 자리에 앉으려 하는 건 낙청연을 위해서냐?”“그동안 참 잘 감추었구나. 나까지도 속았으니 말이다.”“난 너와 그 자리를 다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만약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낙청연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각오해야 할 것이다.”“난 널 그 자리에 앉힐 수도 있지만 끌어내릴 수도 있다.”부운주는 강렬한 위협을 느꼈다. 그는 싱긋 웃었다.“전 당연히 형님의 실력을 믿습니다. 고작 몇 년 사이에 엄씨 가문을 쓰러뜨리셨으니 말입니다. 형님은 줄곧 제 본보기였습니다.”“전 낙청연을 어떻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녀가 형님을 좋아한다면 그것도 그녀의 선택입니다. 저 또한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형님, 부디 그녀의 뜻과 결정을 존중하고 그녀를 잘 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녀를 저버리지 마세요.”“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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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부진환은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음식을 잘하는 주루는 거의 다 가봤구나. 호서골목(湖西巷)의 양고기 국이 괜찮다던데 그걸로 몸을 좀 녹이겠느냐?”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곧이어 두 사람은 오래된 식당으로 가서 양고기 국 두 그릇을 시켰다. 그릇이 얼굴보다도 더 컸다.탁자 위에는 고기와 채소가 있었고 양고기 국도 있었는데 겨울에 먹으니 아주 만족스러웠다.두 사람은 식사를 했고 낙청연은 술 한 잔 따르며 말했다.“진주의 승리를 축하합시다!”부진환은 살짝 웃더니 잔을 들어 낙청연의 잔과 부딪힌 뒤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낙청연이 또 말했다.“오늘 태상황께서 제게... 부운주가 조정 정무를 대신 관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었습니다.”“태상황께서는 왕야가 너무 많은 짐을 짊어져서 힘들까 봐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부운주에게 대신 정무를 관리하게 한 것입니다.”그 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다.그는 낙청연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왜 그러십니까? 제가 뭘 잘못 말했습니까?”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고 부진환은 웃었다.“아니다. 고맙다.”“또 고맙다고요? 이렇게 정중할 필요가 있습니까?”낙청연은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부진환이 고기 한 점을 집어 그녀에게 먹여주었다.“청연아.”“네?”“너에게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는 것이냐? 내 생각을 어떻게 다 아는 것이냐?”그는 오늘 태상황의 명령 때문에 잠깐이지만 다소 실망했다.그렇지만 그에게 물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이궁의난이 있은 뒤로 그는 자신과 부황 사이에 벽이 있다고 느꼈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그건 저희 호흡이 잘 맞는다는 뜻이겠죠.”“어떻습니까? 답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마음이 좀 풀리셨습니까?”부진환은 살짝 마음이 설렜다. 그는 낙청연의 얼굴을 받쳐 들고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그녀의 말대로 마음이 풀리긴 했다.바로 그때, 노기등등한 누군가가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누이! 나 몰래 그와 함께 밥을 먹으러 온 것이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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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낙월영이 또 움직이다니, 엄내심이 또 나타난 건 아닐까?“낙월영은? 저택을 나섰느냐?”저택을 나섰다면 가장 좋았다. 엄내심을 잡고 내친김에 낙월영까지 처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그런데 지초가 말했다.“아니요. 주방에 가서 계집종의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뭘 할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분부했다.“지초야, 마당의 계집종들을 전부 물리거라.”지초가 대답했다.“네.”곧이어 지초가 사람들을 전부 데리고 떠났다.낙청연은 의서를 내려놓고 침상에 누운 뒤 이불을 덮었다.“콜록콜록...”날이 하루하루 추워지면서 낙청연은 그만 고뿔에 걸려버렸다.그녀는 잠깐 누워 눈을 감았다.서서히 밤이 깊어지고 날이 어두워졌다. 낙청연은 잠깐 졸았다.비몽사몽하고 있는데 누군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에게 다가갔다.곧이어 향로가 열렸고 그자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발걸음은 그곳에 멈추었다. 낙청연은 등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는 걸 느꼈다.낙월영은 낙청연이 누워있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엄내심은 낙청연에게 약을 먹이고 섭정왕부에서 도망치라고 했다.그런데 그냥 떠나기는 싫었다.자신이야말로 원래 섭정왕부의 여주인이니 말이다.지금 그녀는 집도 없기에 섭정왕부에서 도망친다고 해도 갈 데가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낙청연을 죽여 복수할 생각이었다.그래서 떠날 수 없었다.이번에 낙청연은 서릉에서 돌아온 뒤 심한 상처를 입었다.이것은 낙청연을 죽일 좋은 기회였다!낙월영은 그 자리에 서서 향로 안의 향이 타는 걸 기다렸고 낙청연은 줄곧 움직이지 않았다.낙청연이 이미 기절했을 거로 생각한 낙월영은 비수를 꺼내 들었다.낙월영이 왜 아직도 손을 쓰지 않는지 낙청연이 궁금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살기가 느껴졌다.낙청연은 눈빛이 어두워졌고 눈을 뜨고 돌아서서 낙월영을 발로 걷어찼다.낙월영은 바닥에 세게 부딪쳤고 크게 놀랐다.그녀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추운 밤, 밖에서는 눈송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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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그 말에 부진환의 안색이 달라졌다.낙월영이 도망쳤다고?그는 빠르게 낙청연의 처소로 향했다.낙월영의 숨이 끊기지 않았는데 계집종이 마당으로 달려와 보고했다.“왕비 마마, 왕야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지금 이곳으로 오고 계십니다!”낙청연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그를 막거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천을 건네받고 힘껏 잡아당겼다. 부진환이 오기 전에 그녀를 죽일 셈이었다.낙월영이 또 부진환에게 일러바칠 게 뻔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낙월영은 부진환이 돌아왔다는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은 사람처럼 미친 듯이 발버둥 쳤고 낙청연을 주먹과 발길질로 때리면서 그녀를 막으려 했다.결국 늦어버렸다.부진환이 마당 안으로 들어왔고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안색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는 낙청연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그녀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쳤다.낙청연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왕비 마마!”지초는 대경실색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흰 천이 풀리자 낙월영은 바닥에 꿇어앉은 채로 부진환의 다리를 잡았다.“왕야... 왕비 마마가 절 죽이려 했습니다! 절 죽이려 했다고요!”“얼른 왕비 마마를 죽이세요! 빨리 죽이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죽을 겁니다!”부진환은 눈에 핏발이 섰는지 눈동자가 빨갛게 되었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그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더니 별안간 낙청연의 목을 졸랐다.지초는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왕야, 뭐 하시는 겁니까? 왕야! 이건 왕비 마마입니다! 왕비 마마란 말입니다!”낙청연은 부진환에게 들어 올려졌고 숨이 쉬어지지 않아 부진환의 손가락을 떼려 안간힘을 썼다.“부진환...”그 순간 부진환은 살짝 움찔했고 잠깐이지만 정신을 차렸다.하지만 낙월영의 울부짖는 소리와 명령을 이길 수는 없었다.“죽이세요! 왕야! 죽이세요!”부진환의 눈동자가 다시 한번 살기로 가득 찼다.강렬한 반발심 때문에 부진환은 다시 한번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잠시 몸부림치다가 낙청연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낙청연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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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밖에서 듣던 부진환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머리를 숙여 자기 손을 보며, 하마터면 낙청연을 죽일 뻔한 자신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도 그동안 분명히 자신을 잘 통제해왔다.그런데 오늘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이러다간, 낙청연이 정말 그의 손에 죽게 될까 봐 두렵다.낙청연은 그를 위해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바쳤는데, 어떻게 그런 그녀를 그토록 다치게 할 수 있단 말인가?잠깐 서 있다가, 부진환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몸을 돌려 떠나갔다.오늘 밤, 눈이 펑펑 내려 어깨 위에 수북이 쌓였다.부진환이 돌아갈 때, 땅 위에는 이미 흰 눈이 두껍게 쌓였다.소유는 우산을 쓰고 쫓아와, 부진환의 머리 위에 씌워주며 말했다. “왕야.”부진환은 무거운 심정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소유도 왕야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정원에 거의 다 와서, 부진환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머리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갔다.“본왕을 따라오지 말거라.”말을 마치고 부진환은 낙월영의 정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소유는 따라가지 않았다.--부진환은 낙월영의 정원에 도착하자, 시위를 전부 철수시켰다.목소리를 듣고, 낙월영이 방안에서 달려 나왔다. 그는 얇은 옷차림에 맨발로 눈밭에 발을 들였다.“왕야께서 틀림없이 저를 보러 올 줄 알고 있었습니다.”“왕야는 절대 저를 버리지 않습니다. 맞습니까?’낙월영은 울면서 부진환을 꼭 껴안았다.그러나 낙월영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 왕야는 그녀를 위해, 하마터면 낙청연을 죽일 뻔했으니까.몇 번만 더 이렇게 하면 왕야는 반드시 낙청연을 죽일 것이다!그때 되면, 이 섭정왕부는 그녀의 세상이다!낙청연이라는 이 눈에 거슬리는 존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부진환의 눈동자는 차가웠다. 그는 낙월영을 떼어놓고 음산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낙월영은 부진환의 눈빛을 보더니,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왕야…… 어찌 이렇게 저를 쳐다보십니까……”“왕야, 너무 춥습니다……” 낙월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가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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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낙청연을 죽이고, 제가 왕비가 되게 해주세요.”낙월영은 울며 애원했다. 그러나 사실은 기회를 틈타 부진환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다.아파서 죽기 싫으면, 그는 반드시 낙청연을 죽여야 한다!부진환의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고, 파란 핏대가 솟아났으며, 두 주먹을 꼭 쥐고 눈가에 독기를 품었다.그는 내력을 모아, 온몸을 흠칫 떨었다.쇄골정 한 개가 그의 몸속에서 튀어나왔다.부진환의 등 뒤에 딱 붙어있던 낙월영은 순간 굳어버렸다.멍하니 머리를 숙이고, 가슴에 난 피 구멍을 쳐다보더니, 연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낙월영은 눈밭에 힘없이 쓰러졌다.선혈이 낙월영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입을 벌리며 부진환을 향해 손을 들었다. “왕야, 살…… 저를 살려주세요……”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낙월영을 쳐다보았다.그러나 이내 죽고 싶을 정도의 아픔이 뒤따랐다.부진환은 새하얀 눈 위에 선혈을 왈칵 뿜더니, 힘없이 선혈 속에 쓰러졌다.그는 주동적으로 낙월영을 죽일 수는 없지만, 쇄골정을 빌어 낙월영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뒤따라 엄습해오는 극심한 통증은, 그를 감당할 수 없게 했다.소유가 조용히 달려와, 이 광경을 보고 몹시 놀랐다.그는 즉시 부진환을 등에 업고 땅바닥에 누워 구조를 요청하는 낙월영을 힐끔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낙월영은 고통스러워 가슴을 움켜쥐었다. 선혈이 흐르는 걸 느끼며, 뼛속까지 시린 엄동설한에 그녀의 체온은 천천히 내려갔다..부진환을 방으로 업고 간 소유는 사람을 시켜 송천초를 모셔 오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송천초는 수도에 없었다.어쩔 수 없이 목 태의를 모셔 와, 부진환을 치료하게 했다.목 태의는 부진환의 상처를 보더니, 하마터면 몸을 돌려 가버릴 뻔했다.목 태의의 성격상, 그는 분명 이건 살릴 수 없다고 포기해라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분은 섭정왕이다!지금 태상황의 병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부운주가 국정을 대행하고 있으니, 기반이 불안정하므로 아직은 섭정왕의 보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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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깜짝 놀란 낙청연은 즉시 옷을 입고 두꺼운 두봉을 걸쳤다.낙청연이 도착했을 때, 소유가 마침 사람을 시켜 시체를 들고 가고 있었다.낙청연이 앞으로 다가가, 흰 천을 젖혀보니, 낙월영의 시신이었다.낙월영은 이미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는 얇은 옷차림이었고 밖에 드러난 손발의 피부는 모두 동상을 입었다.밤새 눈밭에서 꽁꽁 언 모양이었다.“낙월영은 어떻게 죽은 것이냐?” 낙청연은 흰 천을 벗기고 검사하려고 했다.이때 소유가 다급히 낙청연을 말렸다. “왕비 마마, 아직 병환에 계시니, 이런 더러운 건 손에 대지 마십시오.”“낙월영은 얼어 죽었습니다. 밤새 눈밭에 누워 있었습니다.”“오늘 아침, 발견되었을 때, 이미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제가 사람을 시켜 시체를 내던지라고 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소유는 사람을 데리고 계속하여 걸어갔다.낙청연은 제자리에 서서, 들고 가는 시체를 쳐다보며, 어쩐지 계속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낙월영이 그냥 이렇게 죽었다고?혹시 부진환이 정신을 차린 후, 그녀를 다치게 한 걸 의식하고 소유에게 낙월영을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 건가?낙월영의 죽음이 부진환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부진환은 틀림없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플 거다.이런 생각을 하며, 낙청연은 부진환을 보러 가려고 했다.그러나 부진환은 아침 일찍 나갔다고 했다. 아마도 궁에 들어간 것 같다.그래서 낙청연도 왕부에서 나와 궁으로 갔다.집에서 나오자, 또 눈발이 날렸다.궁 안에서 걸으며 보니, 붉은 벽과 푸른 기와는 이미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고, 공기는 유난히 신선했다.부진환이 어서방에 있을 거로 생각한 낙청연은 어서방 밖에 있는 화원에 왔다.하지만 생각밖에 이곳에서 부운주를 만났다.부운주는 낙청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멍 해있더니, 미간을 잔뜩 구겼다. “너 다친 것이냐?”“어제 볼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낙청연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감기가 들었을 뿐입니다.”“섭정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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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부운주의 마음은 씁쓸했다.만일 그때 낙청연을 속이지 않았더라면, 만일 처음부터 진심으로 대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망망한 눈보라 속에서.낙월영의 시신은 난장강(亂葬崗)에 버려졌다.그 어떤 하장(下葬) 의식도 없이, 그냥 버리고 가버렸다.어둠 속에, 검은색 도포를 입은 그림자가 슬금슬금 뒤를 밟아, 난장강까지 따라왔다.사람들이 모두 떠나가자, 낙정은 앞으로 달려가, 검사해 보았다. 낙월영은 이미 완전히 죽었다.낙월영 가슴의 상처를 보고 낙정은 깜짝 놀랐다. 이것은 쇄골정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부진환은 정말 독하다. 쇄골정으로 사람을 죽이다니, 정말 살기 싫은 모양이다!낙월영 같은 이런 훌륭한 바둑알이 죽다니, 참으로 아쉽다.어리석은 낙월영 본인 탓도 있다.낙정은 속으로 불평하더니, 막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문득 뭔가 떠오른 듯이 고개를 돌려 낙월영의 시신을 쳐다보았다.순간 낙정의 눈가에 한 가닥의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천천히 낙월영 옆으로 걸어가 몸을 쭈그리고 앉아, 이를 악물더니, 낙월영 몸에 달려들어, 잔인하게 살 한 덩어리를 물어뜯더니, 피를 뚝뚝 흘리며 씹어 먹었다.이 광경은 더없이 섬뜩했다.누군가 이곳을 지나다가 멀리서 몸을 쭈그리고 앉아 시체를 뜯어먹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손에 든 물건마저 떨어뜨리고 달아났다.낙정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흘끔 쳐다보았다.얼굴은 온통 피투성이와 부스러기였다.낙정은 팔을 들어 얼굴을 닦고, 입안의 물건을 넘기더니, 헛구역질했다.그는 즉시 입을 가리고, 황급히 이곳을 벗어났다.--밤이 되었다.찬바람이 살을 에듯 불었다. 송천초와 진소한은 별원으로 돌아왔다.그들은 처마 밑에 불더미를 피우고, 오늘 저녁에 먹을 음식을 굽기 시작했다.산토끼 두 마리였다.송천초는 약 바구니를 방안에 갖다 놓았다.“예전에, 이곳에서 낙청연을 처음 만났던 것이냐?” 진소한은 뾰족하게 깎은 막대기에 토기를 꿰면서 물었다.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때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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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차디찬 바람이 눈과 함께 사람의 얼굴에 그대로 덮쳐와, 살을 에는 듯 아팠다.송천초는 눈보라를 무릅쓰고 진소한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갔다.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 밤길은 그나마 걸을 만했다.진소한이 그 뱀 굴에서 멈추자, 송천초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소한이 어떻게 이곳을 알고 있을까?송천초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따라 들어갔다. 음랭한 기운에 송천초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모퉁이를 돌자, 온도는 조금 따뜻해졌다.송천초는 여기 길을 잘 알고 있었다. 왜냐면 낮에 초경에서 약을 갖다주러 이미 왔다 갔기 때문이다.지금도 송천초는 진소한이 왜 한밤중에, 이곳에 왔는지 알 수 없었다.입김을 내뿜는 소리를 듣고, 송천초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그는 두려움을 느꼈지만, 억지로 건너갔다.눈앞의 광경을 보고 송천초는 놀라서 굳어버렸다.그 큰 뱀은 큰 그물에 걸려있었고, 그물은 온통 피로 흠뻑 젖었으며, 또 알아볼 수 없는 부적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큰 뱀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비늘이 타들어 가는 찌직 소리가 들렸고 그는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그리고 진소한은 과감히 칼을 뽑았다.송천초는 놀랐다.“멈추세요!” 그는 달려갔다.진소한은 몸을 흠칫 떨더니,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송천초가 보였다.그러나 지금 그는 진퇴양난이었다.“천초, 끝난 다음에 너에게 해명하마!” 진소한은 눈 딱 감고 단도로 큼 뱀을 찔렀다.날카로운 단도는 사정없이 큰 뱀의 몸을 찔렀다. 순간 울부짖음 같은 포효소리와 함께 동굴에 광풍이 휘몰아쳤다.“멈추세요! 멈추세요!” 송천초는 이 광경을 목격하고, 어쩔 바를 몰라 하며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송천초는 진소한이 그녀 앞에서 단도로 큰 뱀을 찌르는 걸 보고도 막지 못했다.큰 뱀은 아직도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고 있었다.진소한의 목적은 분명히 사담을 빼내려는 것이었다.송천초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송천초는 한걸음에 달려가 진소한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충격에 휩싸인 눈빛으로 믿을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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