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3007 챕터

제1191화

낙청연은 말을 끝내고, 술잔을 들어 한숨에 들이마셨다.부진환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윽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그는 한시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천천히 술잔을 비웠다.“부진환, 사실 할 말이……” 낙청연은 배 속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부진환에게 알려줄 생각이었다.그러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부진환은 갑자기 말을 끊어버렸다.“너 혹시 나침반은 가져왔느냐?”“알고 싶은 일이 있는데 본왕을 도와 점괘를 좀 봐주거라.”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잠시 멍해 있더니, 곧바로 품속에서 나침반을 꺼냈다.“뭘 봐 드릴까요?” 낙청연이 물었다.부진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낙청연은 그 냉정한 눈빛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어찌 저를 이런 눈빛으로 보시는 겁니까?”부진환은 지금 낯선 사람을 보는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고 있었다.그윽하면서도 날카로웠다.차가운 목소리가 유유히 들려왔다. “넌 대체 누구냐?”낙청연은 순간 가슴이 움찔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왜 그러십니까?”부진환의 차가운 눈빛을 보니, 낙청연은 갑자기 당황하여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낙청연은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지금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간신히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술에 약을 탄 겁니까?”하지만 부진환은 그녀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바로 이때, 방문이 열리더니,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낙청연은 힘껏 머리를 흔들자, 어렴풋이 그 여인의 얼굴이 보였다.낙정이었다!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고, 약효의 침식을 저항하며, 마음은 긴장감으로 가득찼다.그런데 이때, 부진환은 상 위의 천명 나침반을 들고, 낙정 앞으로 걸어갔다.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멍하니 그들을 쳐다보았다.낙정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약의 효과는 이렇게 강한데, 너는 아직도 쓰러지지 않는다니!”부진환은 곧바로 천명 나침반을 낙정에게 건넸다.이 광경을 목격한 낙청연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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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머리는 점점 더 어지러워지더니, 결국 약효를 이겨내지 못하고, 혼절했다.다시 깨어났을 때, 낙청연은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확연히 느꼈다.힘겹게 눈을 떴으나, 여전히 힘이 없어 움직일 수 없었다.눈앞에, 누군가 몸을 쭈그리고 앉았다.곧이어, 그자는 차가운 손으로 낙청연의 턱을 움켜잡고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낙청연은 동공에 확대된 그 얼굴을 보았다.그 사악한 웃음에, 낙청연은 저도 몰래 등골이 오싹했다.침서!“왜 또 당신입니까? 감히 경도성까지 오다니!” 낙청연은 노하여 말했다.침서는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낙청연을 끌어당기더니, 그녀의 턱을 움켜잡고 말했다. “부진환이 너를 버린 것이냐?”“나와 함께 가자.”낙청연은 힘껏 그의 손을 떨쳐내며 말했다. “꿈 깨시죠!”“낙요, 넌 왜 예전이랑 똑같이 이렇게 말을 안 듣냐? 너의 이런 성격은 앞으로 분명 고생을 많이 할 거다.” 침서는 웃으며 낙청연의 얼굴을 훑어보았다.그 허약하고 초췌하면서 창백한 모습은 마치 살짝 스치기만 해도 산산조각이 날 것 같았다. 침서는 이런 모습을 더없이 사랑했다.낙청연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그의 다친 팔을 잡고 힘껏 물었다.물어서 피가 흘러나와, 입안으로 흘러 들어갔다.침서는 아파서 소리쳤다.낙청연은 이 틈을 타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오직 도망갈 생각만 했다.침서는 손바닥을 펼쳐, 피가 손가락을 따라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며 입가에 한 줄기 미소를 지었다.그는 느긋하게 방에서 걸어 나왔다.낙청연은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이 나른하여, 비틀거리며 아래층으로 달려가면서 여러 차례 넘어졌다.그는 허약한 목소리로 다급히 외쳤다. “누구 없느냐, 누구 없느냐……”마치 등 뒤에서 악귀가 쫓아오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마침내 대문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마침 자정이 넘는 시각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고,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낙청연은 빠르게 밖으로 달렸지만, 사지는 나른하고 힘이 빠졌다.얼마 달리지 못하고 또 쓰러졌다.등 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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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날이 밝자, 사람들은 잇달아 외출했다.거리는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침서는 여전히 낙청연을 껴안고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사람들의 눈에 두 사람은 더없이 다정했다.한 점포를 지날 때, 누군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저 여인은 섭정왕비 아닙니까? 어떻게……”이 목소리를 들은 낙청연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그러나 침서는 오히려 득의양양해서 웃으며, 낙청연을 껴안고 그 간식 점포로 들어갔다.그는 일부러 부드러운 목소리로 낙청연에게 물었다. “어떤 간식을 좋아하느냐?”낙청연은 분노하며 그를 노려보았다.그러나 침서는 더욱더 득의양양했다.그는 바로 묵직한 돈주머니를 점포에 던지며 말했다. “다 주시오!”장궤는 듣고 깜짝 놀랐다.뒤이어 침서는 떡 한 조각을 집에 낙청연 입가에 건네며 말했다. “먹어볼래?”낙청연은 그를 쏘아보며 입을 벌리지 않았다.침서의 눈웃음이 약간 싸늘해졌다, 그는 큰 손을 낙청연의 목덜미로 가져가더니 웃으며 그 떡을 그녀의 입안에 힘껏 쑤셔 넣었다.“먹어.”낙청연은 목덜미가 아파, 어쩔 수 없이 입을 벌리고 떡을 한입 떼어먹었다.침서는 보더니, 그제야 만족해서 말했다. “맛있느냐?”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더니, 손을 들어 친밀하고 야릇한 동작으로 입가의 부스러기를 닦아주었다.간식 점포의 장궤는 이 모습을 보고 못 본 체하며 뒤돌아섰다. 혹여라도 화를 부를까 두려웠다.낙청연은 증오가 가득한 눈빛으로 침서를 노려보았다.이제야 침서가 무슨 짓을 하려는 깨달았다. 그는 그녀의 명성을 더럽히려고 한다!그러나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침서는 낙청연을 데리고 경도성의 모든 시끌벅적한 거리를 거의 다 돌았다. 사람이 많을수록, 그리고 낙청연을 더 많이 알아볼 수록, 그는 낙청연을 데리고 그곳에서 한참 머무르기까지 했다.물건을 사고, 일부러 친밀한 척했다.낙청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침서가 거리낌 없이 자신의 명성을 더럽히고 있는 걸 두 눈뻔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시끌벅적한 점포에서 나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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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낙청연은 입을 꼭 다물고, 분노의 눈빛으로 침서를 노려보았다.낙청연이 죽어도 입을 벌리려고 하지 않자, 침서는 더 가까이 다가서며 유유히 말했다. “내가 좀 더 과분하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이냐?”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입을 벌려 침서가 주는 음식을 받아먹었다.주위는 온통 놀라워하는 소리였다.“세상에! 저 두 사람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섭정왕비가 공연히 외간 남자와 사통하는 겁니까?”이때 지위가 좀 높은 부인이 암암리에 사람을 시켜 섭정왕을 모셔 오라고 했다.침서는 정자에 앉아, 일부러 낙청연과 애매모호한 행동을 하며, 작게 웃더니 말했다. “오늘 이후로, 너는 아마 경도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겠지?’“그러니 차라리 나와 함께 여국으로 가는 건 어떠하냐?”“너는 태어날 때부터 여국에 속했다.”“나는 너를 다시 그때의 위치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그 높은 위치에 있는 대제사장 대인으로.”“원하면 눈을 깜박하여라, 내가 데리고 갈게.”비겁하고 염치없다!낙청연은 필사적으로 눈을 뜨고, 눈시울이 붉어져도 눈을 깜박이지 않았다.낙청연은 마음속으로 이미 수백 번 침서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침서는 억척스럽고, 끝까지 눈을 뜨고 깜박이지 않는 낙청연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웃음을 터트렸다.“낙요는 여전히 나를 잘 알고 있구나!”바로 이때, 밖에서 기척이 느껴졌다.침서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입가에 득의양양한 웃음이 번졌다.“낙요, 좋은 구경거리가 왔다.”침서는 갑자기 낙청연을 붙잡고, 그녀의 옷을 잡아당겼다.어깨가 삽시에 노출되어 차가운 느낌에, 낙청연의 안색은 확 변했고, 숨이 멎을 것 같았다.주위의 놀란 소리는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그런데 부진환이 사람을 거느리고 달려와, 낙청연의 바로 앞에 나타났을 때……침서는 고개를 숙이고 낙청연의 어깨를 꽉 물었다.극심한 통증이 엄습해왔고, 피비린내가 공기 중에 퍼졌다.부진환은 이 광경을 보고 대경실색했다. 마치 수많은 가시가 그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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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부진환은 그녀를 만지려고 하지 않았다.부진환은 즉시 사람을 시켜 침서를 쫓았다. 뒤이어 날카로운 눈빛으로 땅에 주저앉은 낙청연을 힐끗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데려가거라.”시위 두 명이 앞으로 다가와, 낙청연을 부축하여 정자에서 나왔다.낙청연은 두 눈이 붉어진 채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치자, 그녀의 가슴은 쥐여 짜는 듯 아팠다.낙청연을 데려갔을 때, 정자에서 이야기 소리가 끊기지 않았으며,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섭정왕부로 돌아온 부진환은 즉시 병력을 배치하여 침서를 잡으려고 했다.낙청연은 눈밭에 서서, 부진환이 일을 다 본 후, 앞으로 다가갔다.“부진환……”그러나 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더니, 서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 버렸다.쾅 하는 소리에, 낙청연은 움찔했다.낙청연은 못마땅해하며 앞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부진환, 제가 싫은 겁니까?”“침서와 낙정은 한 패거리입니다! 당신은 왜 저를 속여 나침반을 가져간 겁니까? 이 모든 것은 다 그들의 계략입니다!”낙청연은 힘껏 방문을 두드렸다. “부진환, 저에게 해명해보십시오!”뒤이어,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부진환은 몹시 화가 나서 걸어 나왔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보고 해명하라고 하는 것이냐? 그럼, 네가 나에게 해명해야 할 건 없느냐?”“너와 침서는 대체 무슨 사이냐?”낙청연은 다급해서 말했다. “당신이 저에게 마시라고 준 술 때문에, 저는 침서에게 통제되었습니다!”부진환은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차갑게 말했다. “그래? 통제당했는데 그렇게 온 거리를 다 돌아다닌 거냐? 행동거지도 친밀하던데, 너는 발버둥 칠 줄도 모르는 것이냐?”“춘계 수정에 있을 때 보니, 넌 아주 즐거워하는 것 같더구나!”이 말을 듣고, 낙청연은 숨이 멎을 것 같았고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즐겼다고요? 부진환, 정말 말을 이렇게 듣기 싫게 해야 하겠습니까?”그러나 부진환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본왕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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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낙청연은 이 기쁜 소식을, 두 사람이 다시 화해할 때 알려주려고 했다.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건 그의 기만이었다. 그는 그녀를 속여 천명 나침반을 뺏어갔다.지금은 또 이토록 단호하게 그녀와 관계를 끊으려고 한다. 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이 소식을 그에게 알려야만 했다.낙청연은 여전히 작은 기대를 품고 있었다. 비천하게 이 아이를 위해, 혹시 부진환이 그렇게 모질지 않기를 기대했다.그러나 그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귓가에 휙휙 불어오는 바람 소리 외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차가운 바람은 그녀의 마음속 마지막 남은 한 가닥의 온기마저 흩어지게 했다.창백한 뺨에 한줄기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낙청연은 묵묵히 몸을 돌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왕부의 계집종과 머슴들은 낙청연에게 인사를 건네려 하더니, 머뭇거리며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낙청연은 마치 혼이 나간 듯, 정신없이 왕부 밖으로 걸어갔다.곧장 밖으로 걸어가며, 차가운 바람에 흩어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뼛속까지 얼어드는 엄동설한이었다.--서방에서, 부진환은 벽 모퉁이에 누워있었다. 그는 이미 혼절했으며, 땅바닥에는 피가 흠뻑 했다.소유가 돌아와, 부진환을 발견하고 바로 사람을 시켜 목 태의를 불렀다.목 태의는 보고 나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더니, 다급히 약 처방을 내렸다.목 태의는 특별히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천년 용상을 꺼내, 소량을 취해 약을 달였다.“목 태의, 왕야의 몸은 어떻습니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습니까?” 소유는 걱정스레 물었다.목 태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 왕야는 안정을 취해야 하오. 정서 기복이 심해서는 절대 안 되오. 그러니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소!”“그럼, 혹시 몇 년은 더 살 수도 있소.”소유는 난처해하며 말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왕야는 지금 정권을 보좌해야 하고, 또 진주 반란군의 잔당까지 신경 써야 하며, 그 외 또 많은 골치 아픈 일들이 있습니다.”목 태의는 탄식하며 말했다.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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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잠시 후, 성백천이 왔다.낙청연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성백천은 낙청연 이마에 맺힌 땀을 보고 약간 의아해하며 말했다. “왕비 마마, 혹시 춥습니까?”낙청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괜찮소. 진맥할 필요 없소. 내가 처방전을 써줄 터이니, 이대로 약을 좀 지어주시오.”성백천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낙청연의 의술을 그는 당연히 신임한다.성백천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그저 한마디 말만 했다. “왕비 마마의 병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걸 보아하니 마음에 걱정거리가 많아서 그런 듯합니다. 모든 일은 좀 넓게 생각해야 합니다.”“몸을 중히 여겨야 합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성 태의, 고맙소.”“주의하도록 하겠소.”한참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밖에서 갑자기 격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뭐라고? 명을 전달하여라, 이 일을 또 함부로 떠드는 자는 머리를 잘라 대중 앞에 보여주겠다!”낙청연은 살짝 놀라 하며, 호기심에 신발을 신고 문밖으로 나왔다.지초는 두봉을 낙청연에게 걸쳐주었다.태상황이 처마 밑에서 화를 내고 있었다.“무슨 일입니까?” 낙청연은 호기심에 물었다.태상황이 말했다. “아니다. 너는 들어가 쉬어라. 짐은 오랫동안 욕을 하지 않아, 연습하고 있다.”뒤이어 태상황은 방 안으로 들어왔다.명을 받은 태감도 황급히 떠났다. 그리하여 낙청연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낙청연도 방으로 돌아왔다.성 태의가 나간 후, 낙청연은 지초에게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지초도 이제는 똑똑해졌다. 그는 은전과 장신구를 조금 들고 어린 태감을 찾아가 조용히 알아보았다.잠시 후, 지초가 돌아와 말했다. “왕비 마마, 제가 알아보았습니다.”“궁 밖에서 전해 들어온 소식인데, 왕비 마마와 어떤 남자가 거리에서 행동거지가 친밀했고, 또 춘계 수정에서 풍속을 해쳤다고 합니다. 태상황께서 이 일을 알고 그렇게 화를 내셨다고 합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잠시 멍해졌다.“이렇게 빨리 소문이 퍼졌구나!”지초는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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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부진환은 차가운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 “본왕과 왕부로 돌아가자.”낙청연은 잠시 멍해 있더니, 바로 지초더러 짐을 정리하라고 했다. 바로 뒤에 낙청연은 부진환을 따라 궁에서 나갔다.마차에 타자, 부진환은 즉시 마부에게 왕부로 가라고 분부했다.또한 빨리 달리라고 재촉까지 했다.부진환의 살짝 찌푸린 눈썹은 약간 짜증이 섞여 있었다.마차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낙청연은 많이 흔들렸지만, 최대한 꽉 잡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왕부 문 앞에 도착하자, 마차는 멈췄다.낙청연은 그제야 부진환 얼굴의 붉은 자국을 보았다.낙청연은 손을 들어, 살짝 그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 “얼굴이 왜 이렇습니까?”부진환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게 다 네 덕분이잖아!”낙청연은 어리둥절했다.바로 뒤에 부진환은 힘껏 그녀를 마차에서 잡아당겼다. 낙청연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몸을 비틀거리며 왕부 대문으로 끌려들어 갔다.부진환의 발걸음은 몹시 빨랐고 온몸은 분노로 가득했다. 마치 오랫동안 참았던 것 같았다.낙청연은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틀림없이 태상황에게 매를 맞았다는 것을.그렇지 않으면, 얼굴의 그 붉은 자국은 어디서 생겼겠는가!내원에 도착하자, 낙청연은 힘껏 부진환을 뿌리쳤다.“뭐 하는 겁니까?”곧이어 부진환은 갑자기 그녀의 턱을 조르며 강력한 힘으로 그녀를 담벼락으로 밀었다.억지로 부진환의 눈을 직시하도록 강요받으니, 낙청연의 눈에는 분노가 치솟았다.“낙청연, 본왕이 너를 왕부에서 내보낸 건 이미 너를 살려준 건데, 네가 감히 태상황에게 고자질해?”“좋다. 왕부에 남아 있고 싶으냐? 그럼, 앞으로 영원히 이곳에 남아 있거라. 죽을 때까지 너는 왕부의 대문을 한 발짝도 나갈 생각 하지 말거라!”부진환의 독기 어린 어투와 눈빛에 낙청연은 소름이 돋았다.그녀의 턱을 조른 그 손은 더욱 힘을 주어 마치 그녀를 산산조각이 나도록 부숴드릴 것 같았다.낙청연은 아파서 눈시울을 붉히며 힘껏 그를 밀쳐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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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이틀 동안 갇혀 있은 낙청연은 벌써 답답함을 느꼈다. 마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것 같았다.게다가 매일 같이 쏟아지는 폭설에 낙청연의 마음은 더욱 우울했다.눈이 좀 적게 내리는 날에는, 낙청연은 정원의 의자에 누워, 사뿐히 얼굴에 내려앉는 그 차가움을 느꼈다.“왕비 마마, 감기에 들겠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지초는 뜨거운 차 한 주전자를 가져와 낙청연에게 따라주고 옆에 있는 상 위에 올려놓았다.찻물의 뜨거운 열기가 감돌아, 눈 내리는 추운 날에 온도를 조금 더했다.지초도 낙청연 옆에 앉아, 걱정에 싸여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왕비 마마, 왕야는 왜 마마님께 이토록 잔인합니까?”“예전에는 낙월영이 중간에서 훼방을 놓았지만, 낙월영은 이미 죽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이러는 겁니까? 왕야와 왕비 마마 사이에 도대체 어떤 오해가 있는 겁니까?”낙청연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침서에게 산으로 끌려갔을 때부터인가?아니, 부경한이 시작인 거 같다.부진환이 부운주를 대처하기로 한 그날, 그는 궁에 며칠 머물렀다. 그리고 돌아와서 그녀에게 휴서를 주었다.하지만 그때 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태상황도 그녀에게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어쩌면 태상황도 모를 수 있다.이날, 등 어멈이 사람을 시켜 음식을 가져오면서, 또 접시 밑에 서신 한 봉을 끼워 보내왔다.서신에는 낙정이 대국사가 되었다고 했다.그리고 천궐국의 국운을 추산했는데, 비바람이 순조롭고 백 년은 안정된다고 적혀 있었다.낙청연은 여기까지 보고, 피식 웃었다.이것은 모두 예전에 그녀가 추산해 놓은 것들이다.그러나 이 결과에 모두 만족했기 때문에, 황상은 이미 낙정을 대국사에 책봉했으며, 앞으로 천궐국의 국운을 추산하라고 했단다.그리고 제일 밑에는 낙정이 오늘 왕부로 와서 왕야를 주루에 초대했다고 했다.부진환은 이미 낙정과 주루로 갔다.낙청연은 약간 놀랐다.두 사람은 지금 도대체 무슨 사이인데, 이토록 화목한 걸까?함께 나가 밥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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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낙정이 나침반의 사용 방법을 알아내지 못하다니!낙정의 신분으로는 사용법을 모를 리가 없다.순간 낙청연의 눈동자가 반짝이었다.낙정이 사용법을 모르는 게 아니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이 나침반은 그녀가 어릴 적부터 몸에 지니고 다녔다. 사부님이 말씀하시길, 이것은 그녀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죽고 다시 환생했을 때, 나침반은 그녀를 따라왔다. 그러니 이건 절대 평범한 물건이 아니다.나침반은 그녀를 주인으로 인정했으니, 다른 사람은 쓸 수 없는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니, 낙청연은 가슴에 얹어진 돌덩이를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다.낙정이 나침반을 손에 넣어도 소용이 없다.부진환이 물었다. “그럼, 당신은 이 나침반이 없으면, 아무것도 정확하게 추산해내지 못하는 것이오?”낙정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아닙니다.”“그럼, 된 거잖소. 당신은 그저 잘 맞출 수 있는 것만 골라 정확하게 추산해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소.”부진환은 어두운 눈빛으로 냉랭하게 말했다. “본왕과 낙청연 사이는 이미 틀어졌소. 만일 또 그녀를 속이려면, 연극을 하며 호의를 보여야 할 것이오.”“본왕은 그렇게 역겨운 일을 하고 싶지 않소.”낙청연은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부진환은 그녀에게 호의를 베푸는 건 역겨운 일이라고 했다……낙청연은 괴로워하며 가슴을 움켜잡고, 감히 소리 하나 내지 못한 채, 조용히 떠났다.그 말들은 끊임없이 낙청연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으며, 가슴은 매우 답답했다.낙청연은 곧장 왕부로 돌아왔다.정원으로 돌아가려는데, 문득 부진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왜 부진환은 그녀와 그녀 어머니를 증오하는 걸까?낙청연은 문득 부진환이 태후로부터 받은 여비의 유물이 생각났다.설마 그 속에 뭔가 있었단 말인가?이런 생각이 든 낙청연은 조심스럽게 왕부에서 순찰하는 시위를 피해 부진환의 서방으로 왔다.낙청연은 서방에서 등불도 감히 켜지 못하고, 화절자를 들고 곳곳에서 찾아보았다.그 물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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