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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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낙청연은 힘없이 입을 열었다."그래."곧이어 낙정은 낙청연을 부축해 세운 뒤 그녀를 의자에 내동댕이쳤다.낙청연은 무기력하게 입을 열었다."약재가 필요하다."그녀는 두 손을 의자 손잡이에 올려놓았다. 침은 여전히 그녀의 손에 꽂혀 있었고 피로 범벅이 되어 꼼짝할 수 없었다.낙정은 서늘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힐끗 보더니 그녀의 손을 꽉 누른 채로 단번에 침을 뽑았다."아!"낙청연은 너무 아파 앓는 소리를 냈다.낙정은 몸을 살짝 기울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예전에는 아픈 걸 이리 무서워하지 않았을 텐데요, 낙요."낙청연은 흠칫 떨면서 놀란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그것도 부진환이 너에게 알려준 것이냐?"낙청연의 마음은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찼다.낙정은 약을 가져와 그녀의 상처를 처리해줬다.그녀는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다."어릴 때부터 재능이 넘쳐 사부님의 애정을 듬뿍 받던 대제사장 낙요가 사내 하나 때문에 이 꼴이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낙정의 어조에서 질투가 느껴졌다.낙청연은 매서운 눈초리로 그녀를 보았다."나랑 너 사이에는 원한이 없을 텐데."낙정의 눈동자에 한줄기 증오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차갑게 낙청연을 노려보았다."당신이 보기에는 아무런 원한이 없겠지요.""그러나 저는 원한이 깊습니다.""전 무척 노력했고 사부님도 절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부님은 결국 대제사장의 자리를 당신에게 물려줬지요.""당신이 대제사장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다면 제가 천궐국에 와서 대국사를 하려고 했겠습니까?""그러고 보면 이 또한 인과응보입니다. 이 모든 고통은 당신이 견뎌야 하는 것입니다."낙정은 의기양양한 어조로 말했다.한때 군림하던 대제사장이 이 꼴이 되다니,낙정은 통쾌했다.어젯밤 낙청연과 부진환의 대화를 엿들었을 때 낙정은 충격을 받았다.낙청연이 낙요였다니.승상의 딸이라면 하지 못했을 일들을 할 줄 알고, 또 매번 낙정의 수작을 간파할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었다.예전이라면 낙요를 어찌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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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그곳을 보았다.온몸에서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침서가 천천히 걸어왔다.침서는 서늘한 눈빛으로 낙정을 바라보았다."이게 뭐 하는 짓이냐?"낙정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그건 제가 묻고 싶습니다. 왜 갑자기 출병한 겁니까? 이건 저희 계획에 없던 일입니다. 왜 제게 미리 얘기하지 않으셨습니까?"침서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내가 뭘 할 건지 미리 너한테 보고해야 하느냐? 네가 뭔데 감히 내 일에 간섭하려는 것이냐?"낙정은 약간 긴장됐는지 천명 나침반을 손에 꼭 쥐었다. 손에 넣은 보물을 잃어버릴까 봐 조마조마한 듯했다."전 그저 저희의 약속대로 조건을 얻고 싶은 것뿐입니다!"침서는 낙청연을 힐끗 쳐다보더니 표정이 험악해졌고 곧바로 낙정에게 다가가 그녀의 목을 움켜잡고 그녀의 가슴께에 주먹을 꽂았다.낙정은 피를 토하면서 주먹을 맞고 창문으로 날아갔다.낙청연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그곳이 2층이라는 걸 발견했다.객잔인 듯했다.침서는 창문 쪽으로 걸어가 밖을 내다보았다. 낙정이 비틀거리면서 사람들 사이로 헐레벌떡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침서는 그녀를 뒤쫓을 생각이었지만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했다.낙정이 죽는다면 낙청연을 위협하는 것이 사라지는 셈이었다. 그렇게 되면 낙청연이 그를 따라 여국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그러니 낙정을 살려둬야 했다.침서는 낙청연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는 그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고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지나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주었다."이제 날 따라갈 것이냐?"낙청연은 차갑게 고개를 돌렸다."아직은 안 됩니다.""제가 하려는 일을 다 하게 된다면 당신을 따라 떠나겠습니다."침서는 눈살을 찌푸렸다."아직도 부진환에게 미련이 남아있는 것이냐?"그는 낙청연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이 아이 때문이냐?"맥을 짚은 침서의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네 몸 상태로는 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낙청연은 그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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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차가운 바람에 낙청연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흰색 망토를 입으니 언제라도 바람에 날아갈 것만 같았다.바로 그때, 맞은편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맨 앞에 선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쳤다.침서는 부진환을 보는 순간 차갑게 웃으면서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낙청연은 그의 팔을 뿌리칠 힘마저 없었다."침서! 감히 이곳에 오다니!"부진환은 창백한 얼굴로 화를 냈다.호위가 곧바로 그들에게 다가갔고 침서와 낙청연 두 사람을 단단히 에워쌌다.침서는 어쩔 수 없이 낙청연을 놓아주며 나지막하게 웃었다."낙요야, 기다리마."말을 마친 뒤 그는 경공으로 도망쳤고 호위가 곧바로 그의 뒤를 쫓았다.낙청연은 무기력하게 그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부진환은 안색이 창백했고 눈빛은 복잡했으며 노여움도 보였다."어제 그렇게 혼쭐을 냈는데도 부족했나 보구나. 감히 몰래 왕부에서 빠져나와 침서와 만나다니?"낙청연은 해명할 힘도 없어 창백하게 웃어 보였다."왕야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제가 왜 여기로 오게 된 건지 왕야께서 가장 잘 알지 않습니까?"어젯밤 부진환은 그녀를 속여 천명 나침반의 사용 방법을 알아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그래서 낙청연을 낙정에게 넘겼다.낙정이 그녀를 어떻게 대했는지 부진환이 모를 리가 없었다.부진환은 냉랭한 얼굴로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데려가거라!"낙청연은 또다시 섭정왕부로 끌려갔다.다시 그 마당에 도착하게 되자 부진환이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봐라, 지초를 끌어내라."낙청연은 흠칫 몸을 떨더니 고개를 홱 돌려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만하세요!""뭘 하시려는 겁니까?""절 정말 궁지로 몰 생각입니까?"부진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난 거짓말한 적이 없다.""네가 제멋대로 왕부에서 나갔으니 지초가 너 대신 벌을 받을 것이다.""여봐라, 끌어내라!"지초가 끌려 나가자 낙청연은 초조한 마음에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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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이걸 해결하려면 제가 직접 서릉에 가야 합니다."낙청연의 태도는 결연했다.그것은 그녀의 유일한 살길이었다.그러나 부진환은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그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그것이 유일한 결과란 말이냐?""큰 방향은 틀리지 않습니다."낙청연이 점친 것은 사실 그녀의 살길이었다.오직 천명 나침반만 국운을 점쳐볼 수 있었다.여국 대군이 국경까지 쳐들어온 것은 그녀가 침서에게 시킨 일이었기에 낙청연은 당연히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부진환은 그 말을 들은 뒤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려 떠났다.-낙정은 부진환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부진환이 오자 그녀는 다급히 다가가 물었다."어떻습니까? 결과가 어떻답니까?"부진환이 대답했다."서릉에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했소."그 말에 낙정은 살짝 놀랐다."서릉에 재앙이 찾아온다고요? 무슨 뜻입니까? 여국이 서릉만 점령하려 한다고요?""대책이 있습니까?"부진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본왕이 병사를 데리고 가서 여국 대군을 물리치겠소."그 말에 낙정은 살짝 놀라더니 이내 물었다."가실 마음이 있습니까?""이건 본왕의 책임이오. 내 마음은 중요하지 않소."낙정은 침서를 떠올렸다. 그녀는 침서가 대체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항상 종잡을 수 없었다."알겠습니다. 전 지금 입궁할 겁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인 뒤 낙정과 함께 입궁했다.서릉 전투를 피할 수 없을 듯했다.-그날 황제는 섭정왕에게 내일 대군을 이끌고 서릉으로 향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는 부진환에게 무슨 수를 쓰든 꼭 서릉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밤이 되었다.서방으로 돌아간 부진환은 종이와 붓을 가져와 천천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청연...서신 한 장을 쓴 그는 촛불 아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람을 시켜 지초를 불러오게 했다.지초는 서방에 도착한 뒤 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왕야,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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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지초를 도와 물건을 옮기기 위해서였다.지초는 부설루에 가서 은냥을 챙길 생각이었는데 호위가 그녀를 대신해 값을 치렀고 지초는 깜짝 놀랐다.지초는 가는 길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왕야는 대체 뭘 어쩌고 싶은 걸까?밤이었기에 문을 연 점포는 많지 않았고 지초는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했다.약재를 구하기 위해 지초는 경도의 의관과 약방 반 이상의 문을 두드리고 다녔다.-밤이었다.낙청연은 비몽사몽 침상에 누워있었는데 갑자기 방문이 덜컥거리며 열렸다.차가운 바람이 들어오자 낙청연은 기침하기 시작했다."콜록콜록... 지초야, 바람 때문에 창문이 열린 건 아닌지 확인해 보거라... 콜록콜록..."낙청연은 격렬히 기침하면서 이불 속으로 숨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이불이 확 젖혀졌고 낙청연은 잠에서 확 깼다. 시선을 들자 부진환이 보였다.그녀는 힘겹게 몸을 지탱해 일어나 앉았다."뭐 하시는 겁니까?"낙청연은 얼마나 허약한지 따져 묻는 목소리마저 힘이 없었다.부진환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곧이어 호위가 방 안으로 쳐들어와 낙청연의 팔을 잡고 그녀를 방 안에서 끌고 나갔다.밖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낙청연이 입을 열려는데 호위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낙청연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데다가 심하게 앓고 있어 반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호위에게 이끌려 마당으로 나가게 됐다.그녀는 부진환이 뭘 하려는지 알지 못했다. 고요한 겨울밤, 낙청연은 겁에 질렸다.그녀는 작은 마당으로 끌려갔다.마당의 방문은 열려 있었고 방 안에 불이 밝혀져 있어 원래 막혔던 벽이 뚫려 있는 게 보였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보았지만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호위가 그녀를 끌고 밀실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에는 아주 큰 진법이 있었다. 낙청연은 안으로 끌려간 뒤 바닥에 엎어졌고 그 바람에 은방울이 소리를 냈다.뒤이어 부진환이 천천히 벽의 틈새로 걸어갔다. 그는 탕약 한 그릇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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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결국 작은 창구 하나만 남겨놓고, 그것에 맞게 목판을 하나 박아, 열 수 있는 창문을 만들었다.그 순간, 낙청연은 그래도 참 다행스러웠다. 부진환이 그녀를 벽 안에 가둬 죽이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창문마저 닫아 버리더니, 밖에서 자물쇠를 채우는 것이었다. 주위는 완전히 암흑 속으로 빠져들었다.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점점 멀어지는 게 들렸다.낙청연은 벽에 기대어, 힘없이 주저앉았다.이곳에 배치한 거대한 진법을 보며 낙청연의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다시 생각해보니, 그때 그녀는 자신을 위해 감옥을 만들었던 것이다.예전에 낙랑랑의 운명을 바꾼다고 이곳에 대진을 배치하고, 봉쇄해버렸다.원래, 이곳은 화초를 가득 심은 작은 정원이었다.그때는 자신도 이곳에 갇힐 거라는 건 꿈에도 생각 못 했다.갑자기 낙청연은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워지더니, 힘없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지초는 물건을 한가득 사 들고 왕부로 돌아왔다.약재를 들고 정원으로 신나게 걸어갔다.이번에 이렇게 많은 약재를 샀으니, 왕비 마마의 상처는 분명히 좋아질 거야!그런데 내원에 들어서자,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아주 혼란스러웠다.지초는 약간 놀라서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그런데 왕비의 정원 방향에서 은은하게 불빛이 보였다.지초는 놀라서 저도 몰래 손에 든 약재를 땅에 떨어뜨리고 미친 듯이 그쪽으로 달려갔다.정원 밖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고, 불길은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았다. 하인들은 물을 길어 불을 끄고 있었다.그러나 불길이 너무 세서 불을 끄러 들어갔던 사람들은 하마터면 다칠 뻔했고, 큰불을 못 이겨 결국 정원 밖으로 물러났다.“이 불은 너무 세서, 끌 수 없습니다.”조급해 난 지초는 울며 물었다. “왕비 마마는요? 왕비 마마는 나오셨습니까?”“혹시 왕비 마마는 아직도 안에 계시는 겁니까?”“어서 불을 끄세요. 왕비 마마가 아직 안에 있단 말입니다.”지초는 애가 타서 어린 머슴 한 명을 붙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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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예! 알겠습니다.”시신을 섭정왕부에서 내가고 있었다.이때 섭정왕부로 달려온 침서가 마침, 이 광경을 목격하고 즉시 왕부로 뛰어 들어갔다. 그는 낙청연이 거주하는 정원으로 왔다.정원에 들어서자, 이미 완전히 타버린 가옥이 한눈에 들어왔다.침서는 깜짝 놀라, 어린 머슴의 멱살을 잡고 성난 목소리로 질문했다. “낙청연은?”그 흉악한 모습은 사람을 두렵게 했다.“왕비 마마는…… 불바다에 묻혔습니다!”이 말을 듣자, 침서의 안색은 삽시에 새파랗게 질렸다.그는 정원으로 달려가, 부진환의 눈앞에 나타났다. 온몸에 살기등등한 그를 보고 정원의 시위는 즉시 검을 뽑고 경계했다.시위는 침서를 겹겹이 둘러쌌다.“부진환, 낙청연은?”부진환은 날카로운 표정으로 매우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 “죽었다.”침서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부진환에게 달려가 물었다. “큰불은 네가 지른 것이냐?”설령 그가 지른 것이 아니더라도, 틀림없이 그가 사람을 시켰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온 섭정왕부에 왜 낙청연의 정원만 타버렸겠는가!그리고 온 왕부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 어찌 낙청연 한 사람만 죽었겠는가!”하지만 부진환은 전혀 부인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침서를 쳐다보며 눈에는 적의가 가득했다.“낙청연은 본왕을 배신했다. 본왕은 그녀를 망칠지언정, 절대 너희 둘이 함께 잘 사는 꼴은 못 본다.”그 차가운 목소리는 전혀 온도가 없었고 매우 냉랭했다.침서는 듣고 순간 격노했다.“부진환! 너도 미친놈이구나!”“네가 나의 낙요를 죽였으니, 너의 목숨으로 갚아라!”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침서의 두 눈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며, 피에 굶주려 세차게 분사검을 뽑았다.그는 검을 들고 부진환을 향해 휘둘렀다.부진환은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꿈쩍도 하지 않았다.뒤이어 많은 시위가 사방팔방에서 공격해왔다.그 소리는 듣기만 해도 머리털이 곤두섰다.시위들은 일제히 부진환 앞을 가로막아, 침서의 그 검을 막아냈다.침서는 포위 공격을 당해 두 걸음 뒤로 물러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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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부진환은 침묵을 지켰다.태상황은 화가 나서, 부진환의 뺨을 두 대 더 호되게 후려갈겼다. 너무 힘을 준 탓에 그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다행히 태감이 부축하여 넘어지지는 않았다.태상황은 성나서 부진환을 손가락질하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네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마음이 독한 것이냐!”부진환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큰일을 이루려고 하는 자는, 희생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너 때문에 분통이 터지는구나!” 태상황은 성에 못 이겨 부진환을 발로 걷어차 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쓰러지고 말았다.태상황은 화나서 혼절했다.태의가 곧 달려와, 태상황의 맥을 짚어보고, 상태를 살펴보더니, 괜찮다고 했다.그제야 부진환은 떠났다.그는 얼굴에 남은 손바닥 자국을 그대로 한 채, 어서방에 황제를 만나러 갔다.부운주는 지금 태상황보다 더욱 긴장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낙청연은 괜찮소?”부진환은 또다시 방금 태상황에게 했던 말을 반복했다. “낙청연은 죽었습니다.”부운주는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다.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그는 놀란 표정으로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곧 분노로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앞으로 달려가 부진환의 멱살을 잡았다.“부진환! 낙청연에게 잘해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어떻게 그녀를 죽일 수 있단 말이오!”“당신이 낙청연을 싫어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녀를 원하는데, 왜 죽인 것이오!”황제는 분노하여 울부짖었다. 눈 안의 살기는 마치 정말 부진환을 죽일 것만 같았다.그는 주먹으로 호되게 부진환의 얼굴을 가격했다. 부진환은 땅바닥에 넘어졌다.부진환은 입가의 피를 닦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반격도 하지 않았다.황제는 화나서 부진환을 잡고, 그를 땅바닥에 넘어뜨리더니, 그의 몸을 짓누르고, 여러 차례 사정없이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짐은 당신을 죽여버리겠소!”황제는 화가 나서 부진환의 목을 졸랐다.그는 부진환이 너무 미웠다.그가 보물처럼 아끼던 존재를, 그가 그렇게 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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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그러나 섭정왕은 일전에 낙월영을 측비로 들였습니다. 낙월영은 엄평소와 그 짓거리를 하고 그렇게 소란스러웠는데, 섭정왕은 여전히 낙월영과 혼인했습니다.”“섭정왕은 그때 부끄러운 줄도 몰랐으면서, 어찌 섭정왕비가 그의 체면을 구겼다고 싫어하는 겁니까?”“그러니까요, 너무합니다!”“섭정왕비는 예전에 대국사였으며, 공주로 책봉까지 받으신 분입니다! 섭정왕은 간이 밖으로 튀어나왔나 봅니다. 어떻게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제멋대로 죽였단 말입니까!”“그러나 섭정왕도 정정당당하게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큰불에 왕비가 타 죽었다고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누구도 섭정왕이 죽였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합니다. 참……”“왕비도 참으로 불쌍한 사람입니다. 평생 억울한 인생을 살았습니다.”하루 사이에, 부진환의 명성은 매우 나빠졌다.지초는 폐허에 꿇어앉아 한참을 울다가, 바로 왕부를 떠나려고 생각했다.하지만 시위가 막아섰다. “당신은 왕부에서 나갈 수 없소.”“왜입니까? 왕비도 죽었으니, 저는 더 이상, 이 거지 같은 곳에 남지 않겠습니다!” 지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말했다.“이유는 없소. 어쨌든 당신은 갈 수 없소.”말을 끝내고, 시위 두 명은 양쪽에서 지초의 팔을 잡고 들어가더니, 다른 정원에 가두었다.“이거 놔요! 이거 놔요!”“당신들 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정원 문을 잠그자, 지초는 온 힘을 다해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결국 화가 나서 땅에 쭈그리고 앉아 슬피 울었다.부진환은 서릉으로 여국 대군을 대처하러 갔다. 그는 왕부의 시위들도 많이 데리고 갔기 때문에 왕부의 방어는 한순간 많이 느슨해졌다.저녁 무렵.낙정은 슬그머니 왕부에 들어왔다.바깥소문에 따르면 낙청연은 이미 죽었다고 했지만, 그녀는 약간 의심됐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좀 일찍 죽이든지, 아니면 좀 늦게 죽이든지, 왜 하필 서릉으로 가기 전날 밤 죽였을까?설마 낙청연이 침서와 함께 떠날까 봐 두려워서인가?이렇게 생각하면 합리적이긴 하다.하지만 낙정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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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낙정은 즉시 왕부로 돌아가, 곳곳을 다 찾아보았지만, 여전히 낙청연을 찾아내지 못했다.낙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낙청연을 대체 어디에 숨겼을까?금선탈각(金蟬脫殼)의 이 계는, 낙청연의 뜻일까? 아니면 부진환이 조종한 것인가?만일 부진환이라면, 부진환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낙정은 노기등등해서 섭정왕부를 떠났다. 그리고 즉시 사람을 시켜 섭정왕부의 정문과 후문을 감시하게 했다.만일 낙청연이 나타나면 반드시 제일 먼저 그녀를 붙잡을 것이다!침서가 서릉으로 출발하여 부진환과 사생 결투를 벌이러 간 틈을 이용하여 낙청연을 붙잡아야 한다. 아니면 더 이상 기회는 없다!--낙청연은 뭔가에 물려 깨어났다.발목 통증은 낙청연을 화들짝 놀래서 깨어나게 했다. 어렴풋이 깨어나 억지로 몸을 일으켜 앉았는데, 그 뱀이 보였다.뱀은 낙청연의 발 옆에 웅크리고 앉아, 그녀를 물기까지 했다.의식을 회복한 그 순간부터 낙청연은 복부의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낙청연은 머리를 숙이고, 어슴푸레한 광선으로부터 치맛자락에 묻은 피를 보고 아연실색했다.배를 어루만지던 그 순간, 낙청연은 눈물을 흘렸다.없어졌다!아이가 없어졌다!어떻게 이럴 수가?낙청연은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갇히기 전 그날 밤이 떠올랐다. 부진환이 그녀에게 억지로 약을 먹였다!부진환이다!그는 이 아이도 용납하지 못한다!낙청연은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을 주었다.낙청연은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러나 일어서려고 하니, 온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었다. 복부의 쥐여 짜는 듯한 통증은 그녀를 더욱 똑바로 서지도 못하게 했다.낙청연은 갑자기 이 밀실에 물건이 좀 많아진 것을 발견했다.땅 위에는 많은 약병과, 옷가지들, 그리고 이불과 음식이 있었다.낙청연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모퉁이에 있는 그 뱀을 보며 물었다. “이 물건들은 네가 가져온 것이냐?”초경은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여기에 올 때부터 이것들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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