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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낙청연은 힘없이 입을 열었다.

"그래."

곧이어 낙정은 낙청연을 부축해 세운 뒤 그녀를 의자에 내동댕이쳤다.

낙청연은 무기력하게 입을 열었다.

"약재가 필요하다."

그녀는 두 손을 의자 손잡이에 올려놓았다. 침은 여전히 그녀의 손에 꽂혀 있었고 피로 범벅이 되어 꼼짝할 수 없었다.

낙정은 서늘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힐끗 보더니 그녀의 손을 꽉 누른 채로 단번에 침을 뽑았다.

"아!"

낙청연은 너무 아파 앓는 소리를 냈다.

낙정은 몸을 살짝 기울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예전에는 아픈 걸 이리 무서워하지 않았을 텐데요, 낙요."

낙청연은 흠칫 떨면서 놀란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그것도 부진환이 너에게 알려준 것이냐?"

낙청연의 마음은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 찼다.

낙정은 약을 가져와 그녀의 상처를 처리해줬다.

그녀는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넘쳐 사부님의 애정을 듬뿍 받던 대제사장 낙요가 사내 하나 때문에 이 꼴이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낙정의 어조에서 질투가 느껴졌다.

낙청연은 매서운 눈초리로 그녀를 보았다.

"나랑 너 사이에는 원한이 없을 텐데."

낙정의 눈동자에 한줄기 증오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차갑게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당신이 보기에는 아무런 원한이 없겠지요."

"그러나 저는 원한이 깊습니다."

"전 무척 노력했고 사부님도 절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부님은 결국 대제사장의 자리를 당신에게 물려줬지요."

"당신이 대제사장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다면 제가 천궐국에 와서 대국사를 하려고 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이 또한 인과응보입니다. 이 모든 고통은 당신이 견뎌야 하는 것입니다."

낙정은 의기양양한 어조로 말했다.

한때 군림하던 대제사장이 이 꼴이 되다니,낙정은 통쾌했다.

어젯밤 낙청연과 부진환의 대화를 엿들었을 때 낙정은 충격을 받았다.

낙청연이 낙요였다니.

승상의 딸이라면 하지 못했을 일들을 할 줄 알고, 또 매번 낙정의 수작을 간파할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었다.

예전이라면 낙요를 어찌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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