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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231 - Chapter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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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1화

양측 군대의 교전은 중단되었고 대치 상태가 지속됐다.침서는 부진환을 죽이고 싶었지만 자기 사람들을 그냥 죽게 놔둘 생각은 없었다.작전 전략으로 말하자면 침서조차도 부진환이 강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부진환을 죽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일단 휴전한 뒤 방법을 찾아 볼 생각이었다.최근 그는 변장한 모습으로 서릉에 침투해 이것저것 알아봤고 서릉의 방어 병력을 관찰했다.하지만 서릉 전체의 방어 병력 배치는 아주 괴상했다. 사람이 어디 있는지, 어디 병력이 강한지, 어디 병력이 약한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부진환의 종적도 찾기 힘들었다.침서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서릉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처럼 높은 실력을 갖춘 사람은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는 부진환이 어느 곳에 숨어있는지조차 알아낼 수 없었다.주둔하고 있는 진영은 적지 않지만 침서는 그것이 모두 허상이라는 걸 간파했다. 그것들은 전부 그를 현혹하기 위한 허상이었다.그날 침서는 평소처럼 서릉을 누비며 이곳저곳 살피다가 서신 한 통을 받았다.서신에 적힌 내용을 확인한 순간 침서의 안색이 돌변했다.그는 이내 말을 타고 떠났다.-꽃샘추위로 낙청연은 가는 길 내내 기침했고 그로 인해 대열은 여러 차례 멈춰야 했다.낙운희는 그녀를 위해 특별히 먼 곳으로 가서 현지의 명의를 데려와 낙청연을 진맥하게 했다.낙청연의 맥을 짚은 의원은 흐려진 안색으로 연신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낙운희는 바짝 긴장했다.“우리 아씨 상태는 어떻소? 약 좀 처방해 주시오. 약재가 없다면 내가 가서 찾겠소.”의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이젠 무슨 약을 쓰든 소용없소.”“이 낭자는 몸이 아주 허약하오. 마치 얇은 종잇장처럼 언제든 찢어질 수 있소. 무슨 일을 겪었길래 몸이 이 지경이 된 건지, 참.”“유산한 적도 있겠지? 그때 왜 몸조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오? 병이 뿌리를 내려 이제는 완치가 어렵게 됐소.”의원은 침상 위에 창백한 얼굴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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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괜히 그리워하지 말고.”그 말에 낙운희는 마음이 아렸다.가면 아래 낙운희의 눈시울은 붉었고 눈동자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그녀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입을 뻐끔거리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뒤이어 낙운희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방에서 나갔다.그리고 아무도 없을 때 벽에 기댄 채로 울음을 터뜨렸다.왜 그녀의 가족은 다들 한 명 한 명 떠나는 걸까?침상에 기댄 낙청연은 생각이 복잡했다. 그녀는 본인의 말이 잔인했음을 알지만 길게 아플 바에야 짧게 아픈 게 나았다.어쩌면 앞으로 목숨을 건질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때 가서 얘기하면 그만이었다. 어쩌면 뜻밖의 기쁨이 될지도 모른다.약을 마신 뒤 낙청연은 반나절을 쉬었고 그 뒤에야 다시 서릉으로 떠나는 길에 올랐다.그들의 속도는 아주 느렸다. 낙청연의 몸은 장거리 이동을 견딜 수 없었기에 자주 쉬어야 했기 때문이다.낙청연은 달빛이 좋을 때 가끔 천명 나침반으로 수련하기도 했다. 그녀에게 흡수된 힘은 몸의 피로를 말끔히 씻겨줬다.그들은 거의 보름 만에 서릉에 도착할 수 있었다.그리고 침서는 이미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서릉에 도착하는 그날, 낙청연 일행은 잠시 객잔에 머물렀다. 그리고 초경은 즉시 송천초를 찾으러 갔다.그래서 그들은 헤어지게 됐다.낙청연은 낙운희도 돌아갈 때가 됐다고 생각해 지초에게 물건을 사 오라고 했고 직접 옥패를 조각했다.그녀는 철추의 혼백을 옥패 안에 넣어두었다.모든 걸 마치니 낙운희는 오히려 기분이 가라앉았다.“앞으로 무슨 소식이 생긴다면 저희에게 서신을 써주세요.”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돌아가거라. 갈 길이 멀 테니 꼭 조심하고.”낙청연은 말하면서 약병 하나를 낙운희에게 건넸다.“엄씨 가문은 사라졌으니 넌 앞으로 가면을 벗고 떳떳하게 지낼 수 있다. 이건 네 목소리를 치료하는 약이다.”“3일에 한 알씩, 보름 동안 먹으면 회복될 것이다.”낙운희는 살짝 감동했다. 그녀는 약을 건네받았다. 낙청연은 본인 몸도 좋지 않은데 그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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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그가 죽이려는 건 부진환 한 명뿐이다.-모 지하실.지하실 안에는 지도가 걸려 있었고 탁자 위에는 무지막지하게 큰 모래로 만든 지형 모형이 있었다. 그곳은 일을 논하는 곳이었다.부진환은 창백한 안색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콜록콜록...”소소가 재빨리 그의 등을 두드렸다.“왕야, 몸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더는 지하실에 계시면 안 됩니다. 이곳은 너무 음산합니다.”부진환은 기침을 멈춘 뒤 손을 저었다.“나가면 침서에게 발각될 것이다.”“그는 여국인이기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를 찾을 수 있다.”“오직 이곳만이 음기가 양기를 덮어 들키지 않을 수 있다.”소소는 어쩔 수 없었다.“왕야만이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겁니다.”그곳은 시묘살이의 지하실이었다.정확히 말하면 시묘살이가 식량을 저장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지하실 위는 온통 무덤이었다.지하실은 음기가 강하고 무척 추웠다. 아무리 옷을 두껍게 껴입어도 싸늘하고 음산한 기운을 막을 수는 없었다.부진환은 거의 두 달 가까이 그곳에서 머물며 침서의 추격을 피했다.그는 비밀리에 서릉을 관리하면서 전략을 세워 국면을 장악하고 있었다.부진환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그는 여국 군대가 서릉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삼십 리 가까이 몰아냈다.국면은 좋았다.하지만 부진환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허약해져 갔다.바로 그때, 부장이 다급히 지하실로 내려와 선전포고서를 건넸다.“왕야, 이건 침서가 화살로 쏘아서 보낸 겁니다. 왕비 마마를 잡았다고 합니다!”그 말에 부진환의 안색이 급격히 달라졌다.그는 다급히 그것을 열어보았다. 그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부진환, 낙청연은 이미 내 손안에 들어왔소. 당신은 나와 목숨을 걸고 한판 싸워야 할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낙청연을 내 병사들에게 넘겨 그들을 섬기게 할 것이오. 나는 낙청연이 죽도록 괴롭길 바라오. 그리고 난 섭정왕의 명성이 온 세상에 알려지게 할 것이오!”부진환은 그 글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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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전고(戰鼓)가 울렸고 여국 대군은 다시 국경에 다다랐다.이번에는 부진환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 나섰다.여국 군대의 선두에 사람은 침서였다.부진환을 보는 순간, 침서는 차갑게 웃었다.“드디어 숨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군! 보기 드문 일이오!”부진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낙청연은 어디 있소?”침서는 차가워진 눈빛으로 득의양양하게 입꼬리를 당겼다.“죽였소.”부진환의 눈동자에 살기가 솟구치기 시작했다.“어떻소? 나랑 생사를 걸고 마지막 승부를 겨루겠소?”침서의 눈동자에서 뜨거운 빛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손을 쓰고 싶었다.부진환이 검을 들고 다가갔고 그 순간 소서는 심장이 철렁했다.침서는 거만한 미소를 짓더니 검을 빼 들고 뛰어내렸다. 그는 오늘 자신의 두 손으로 부진환을 죽일 셈이었다.두 사람은 상대방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두 사람이 맞붙는 순간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살기등등했다.공격을 주고받으며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침서, 우리 중 누가 이길 거로 생각하오?”“쓸데없는 소리, 당연히 나 아니겠소? 난 평생 진 적이 없소!”침서는 차갑게 웃으며 거만하게 말했다.부진환은 사력을 다해 침서의 공격을 막으며 차갑게 대꾸했다.“두 군대가 있는 이 자리에서 모든 이들이 당신이 천궐국 섭정왕을 죽이는 걸 본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 것 같소?”침서는 냉소했다.“당신을 죽이면 뭐 어떻소?”“난 지금 황위에 앉아있는 부운주가 당신과 원한이 있다는 걸 알고 있소. 당신이 죽는다고 해서 그가 나라의 힘을 다하여 여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오.”“오히려 당신을 죽여줘서 내게 고마워할지도 모르지!”침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부진환의 심장을 사정없이 찔렀다.부진환은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해 침서의 검에 찔렸고 체내의 골정 두 개가 날아갔다.그러나 부진환은 웃었다.“기억하시오. 나 하나 죽인다면 천궐국 황제는 당신에게 고마워하겠지.”“하지만 한 명이라도 더 죽인다면 당신은 천궐국 전체의 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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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침서, 당신과 함께 돌아갈 테니 지금 당장 철수하세요.”낙청연이 서늘한 음성으로 말했다.침서는 곧바로 손을 들었고 여국 대군은 전진을 멈췄다.침서는 낙청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진짜 나와 함께 돌아가겠느냐?”낙청연은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단호히 손을 내밀었다.침서는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당겼다. 그는 다소 흥분한 듯 보였다. 침서는 낙청연을 자신의 말에 앉히고는 선뜻 몸을 돌렸다.여국 대군은 결국 철수했다.소소는 그 장면을 보고 중얼거렸다.“여국이 물러났습니다. 왕비 마마께서 이 전쟁을 멈춘 겁니다...”부진환은 주먹을 꽉 움켜쥐며 흐릿한 시야 속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초조함을 안고 몸을 일으키려 했는데 결국 피를 토하며 정신을 잃었다.“왕야!”-흥분한 침서는 말을 채찍질하며 빠르게 달렸다.낙청연의 귓가에는 거친 바람 소리와 침서의 환희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낙요야, 이건 네가 처음으로 나와 말을 타고 싶어 한 것이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덤덤히 말했다.“천천히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귀가 아픕니다.”침서는 속도를 늦췄다.낙청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이곳에 오기 전 사상환을 먹었고 침서에게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아직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 당분간 몸조리를 해야 합니다.”침서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대답했다.“그래. 네가 원하는 만큼 쉬자꾸나. 나와 함께 내가 검을 만들던 곳으로 가겠느냐?”낙청연은 덤덤히 그러자고 대답했다.낙청연의 냉담한 반응에도 침서는 뛸 듯이 기뻐했다.여국 대군은 여국 국경으로 후퇴했고 낙청연은 다시 한번 산에 올랐다.산에 오를 때는 말을 탈 수 없었고, 낙청연은 몸이 너무 허약해 산에 오를 수 없었다. 그래서 침서는 기꺼이 그녀를 업고 산에 올랐다.산기슭에서부터 산꼭대기까지 침서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낙청연은 침서가 그녀를 가두었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왔다.산속은 아직 추웠고 낙청연은 기침하면서 옷을 여몄다.“춥습니다.”침서는 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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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침서는 살짝 흠칫하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낙청연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정말입니까? 아까워서 죽일 수 있겠습니까?”침서는 쭈그리고 앉아 그녀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내가 아끼는 건 낙요 너뿐이다.”“네 몸이 조금 나아진다면 낙정을 죽이러 가겠다.”“이 산에 널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시선을 내려뜨린 낙청연의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 낙청연은 유유히 말했다.“제가 도망칠까 봐 두려운 건 아니고요?”“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먼저 당신과 함께 떠나겠다고 했으니 다시 돌아갈 일은 없습니다.”서릉을 떠나는 그 순간, 낙청연은 천궐국과 더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몇 번이고 죽었으니 이제 포기할 때도 됐다.낙청연은 마지막 시간을 사부님이 끝내지 못한 일을 끝내는 데 쓸 생각이었다.“그러면 약재를 구해오마.”지금 이 순간, 침서는 너무 다정해서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그러나 낙청연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침서가 미치광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변덕스러운 그의 성미 때문이었다.낙청연은 눈을 감았다. 피곤한 그녀는 그냥 이대로 잠이 들어 다시는 깨고 싶지 않았다.침서는 방에서 나갔고 문을 닫은 뒤 떠났다.그는 아주 빠른 속도로 약재를 구했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올랐다. 문을 열었을 때 창백한 얼굴의 낙청연은 여전히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침서는 그제야 불안하던 마음이 사그라들었다.곧이어 그는 마당에서 약을 달였다.도중에 잠에서 깬 낙청연은 눈을 실처럼 가늘게 떴다. 그녀는 평온하면서도 냉담한 표정으로 바삐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침서 오라버니, 사부님은 제게 취분산(聚焚山)에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 강대한 혼령들을 조종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일곱 살짜리 소녀는 내키지 않는 듯이 취분산의 비석 밖에 서 있었다.소년은 소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무서워하지 말거라. 내가 널 보호해 줄 것이다. 사부님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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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그 순간, 갑자기 그 기억이 떠올렸다.마치 낙청연에게 침서의 일시적인 선의에 다른 목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일깨워 주는 듯했다.침서는 어릴 적부터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악랄한 사내였다.연민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낙요야. 자, 마시거라.”갑자기 침서의 목소리가 들렸고 낙청연은 정신을 차렸다.약그릇을 건네받은 낙청연은 그것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뜨겁습니다.”“그러면 내가 불어주마.”낙청연이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아니요.”침서는 약 두 병을 꺼내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이 약은 너의 내상을 치료하는 약이다. 잠시 뒤에 같이 먹거라.”말을 마친 뒤 침서는 또 떠났다. 그는 방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녀를 위해 이불을 펴고 음식과 옷을 마련했다.낙청연은 움직이고 싶지 않아 줄곧 의자에 누워있었다.약을 마신 뒤 낙청연은 다시 잠이 쏟아졌다.침서는 방 안의 불더미에 장작을 더한 뒤 자리를 떴다.그에게 낙정을 죽이라고 했으니 결과를 가져와야 했다.-서릉.부진환은 다친 채로 침상 위에 누워있었고 소소는 송우를 거의 둘러업다시피 해서 데려왔다.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에도 송우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다급히 부진환의 맥을 짚고 상처를 검사했다.그는 깜짝 놀라 말했다.“몸에 왜 이렇게 상처가 많은 것이오?”“송 의원, 지금 왕야를 구할 수 있는 건 당신뿐입니다. 제발 왕야의 목숨을 구해주세요!”소소는 애간장이 탔다.송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최선을 다하겠소.”“얼른 물건을 좀 준비해 주시오.”소소는 황급히 대답했다.물건이 도착하자 송우는 손을 씻고 바늘을 불길에 달군 뒤 바늘로 상처를 꿰매기 시작했다.소소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 바늘은 상처의 깊은 곳부터 꿰매었는데 갑자기 피가 솟구치며 피투성이가 되어 소소는 머리털이 쭈뼛 섰다.송우는 바짝 긴장했다. 부진환의 몸에는 골정이 남긴 수많은 구멍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꿰맨 적이 없었다.원래는 저절로 나아야 했지만 무엇으로 만든 골정인지 상처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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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소소는 그 말에 깜짝 놀라더니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한빙영지가 어디 있습니까? 제가 찾겠습니다!”소소가 말하면서 문을 나서려고 할 때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게 한빙영지가 있습니다.”다음 순간, 송천초가 부랴부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천초냐?”송우는 깜짝 놀랐다.송천초는 다급히 한빙영지를 송우에게 건넸다.“아버지, 얼른 사람을 구하세요.”송우는 눈을 반짝이더니 이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소소는 감격한 듯 말했다.“송 낭자, 정말 감사하오!”송천초는 숨을 고르면서 물었다.“청연은요? 어디 있습니까?”초경이 산에서 그녀를 마중했기에 이렇게 빨리 서릉으로 올 수 있었다.만약 초경이 없었다면 아마 이틀 더 걸렸을 것이다.소소는 그 말에 난색을 드러내며 송천초를 밖으로 데려갔다.그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왕비 마마는 침서와 함께 떠났소.”“여국으로 갔소.”그 말에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뭐라고요? 여국에 갔다고요?”“왜입니까?”소소는 당시 상황을 송천초에게 얘기했다.아주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소소는 왜 왕비가 침서를 따라갔는지 알지 못했다.송천초는 그 말을 들은 뒤 안색이 어두워졌다.청연이 떠났다니, 앞으로 그녀와 또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잠시 뒤, 송우가 방에서 나왔다. 잔뜩 굳어져 있던 그의 표정이 살짝 풀려 있었다.“송 의원, 왕야는...”송우는 미소를 지었다.“목숨은 건졌소.”“침서의 검이 급소를 찌르지는 않았는데 하필 그 검의 살기가 매우 강해 당분간 좀 쉬어야 할 것이오.”소소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송 의원!”송우도 지쳐 송천초를 데리고 떠났다.거처로 돌아온 뒤 송우는 휴식했고 송천초는 텅 빈 마음으로 홀로 처마 밑에 앉았다. 그녀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 약재를 구했고, 많은 산과 하천을 넘으면서 어렵사리 진소한의 기만이 가져다준 슬픔을 잊었다.그런데 돌아와서 낙청연이 여국으로 돌아갔다는 말을 들으니 또다시 기분이 가라앉았다.마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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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초경은 아주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침서가 산에서 내려온 지 사흘째였다.낙정을 죽이러 갔다고는 하지만 낙청연은 그가 진짜 낙정을 죽일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낙청연은 방 안에서 3일 동안 지내면서 외출하지 않았다. 그저 방문을 열어두고 의자에 누운 채로 문밖의 풍경을 바라볼 뿐이었다.며칠 동안 약을 마시니 조금 힘이 나는 것 같았다.그날 밤, 낙청연은 몸을 일으켜 마당에서 조금 움직였고 나침반으로 수련도 했다.그런데 갚자기 숲속에서 발소리가 들렸다.하지만 침서의 발소리가 아니었다.낙청연은 숲을 빤히 바라보았다.그러다 갑자기 남색 옷을 입은 여인이 험악한 얼굴로 기세등등하게 걸어왔다.그녀를 보는 순간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고묘묘(高渺渺)!그녀가 오다니.고묘묘는 마당에 있는 낙청연을 훑어보았다. 낙청연은 흰색 옷에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창백한 얼굴은 달빛을 받아 투명해 보여 죽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침서가 선호하는 용모였다.“당신이 침서가 천궐국에서 납치한 그 섭정왕비오?”낙청연은 덤덤히 대답했다.“이미 휴서를 받았으니 섭정왕비가 아니오.”“당신이 섭정왕비든 아니든 침서와 함께한다면 난 당신을 죽일 것이오!”고묘묘는 눈빛을 섬뜩하게 빛냈다. 그녀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채찍을 꺼냈고 채찍이 지면을 때리는 매서운 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차갑게 말했다.“그에게 불만이 있으면 그를 찾아가야 하는 것 아니오?”고묘묘는 낙청연과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낙청연을 향해 힘껏 채찍을 휘둘렀다.낙청연은 다급히 몸을 피했고 마당에 있던 나무 탁자와 나무 의자는 채찍 때문에 두 쪽으로 갈라졌다.낙청연은 곧바로 죽림 쪽으로 달렸다.고묘묘가 휘두른 채찍이 대나무에 막힌 틈을 타 낙청연은 울창한 숲속으로 뛰었다.고묘묘는 채찍을 아주 잘 썼다.힘을 많이 쓸 때는 사람의 팔을 자를 수 있을 정도였다.고묘묘는 재빨리 낙청연을 뒤쫓으며 위협했다.“순순히 죽임을 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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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낙청연이 부적을 찢자 철추가 낙청연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채찍이 날아오는 순간, 낙청연이 손을 뻗어 채찍을 잡았다.그리고 강하게 잡아당기니 오히려 고묘묘가 끌려왔다.고묘묘는 깜짝 놀라며 날아왔는데 낙청연은 그 틈을 타서 고묘묘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고묘묘는 멀리 날아가 나무에 세게 부딪힌 뒤 바닥에 쓰러져 입에서 피를 토했다.“당신! 당신은 대체 누구지?”고묘묘는 놀란 표정으로 창백한 얼굴에 허약해 보이는 낙청연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낙청연이 영혼을 조종해 빙의하게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빙의된 사람이 힘이나 정신력이 강하지 않다면 언제든 집어삼켜질 수 있었다.그것도 떠도는 외로운 영혼이라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없기에 더더욱 육신을 갈망한다.그러니 허약해 보이는 낙청연이 영혼을 조종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낙청연은 영혼을 조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힘을 쓸 수 있었다.“낙청연이오.”낙청연이 덤덤히 대답했다.온기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어조였다.낙청연의 온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고묘묘는 어쩐지 섬뜩해졌다.바로 그때, 낙청연은 가슴께가 아팠고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났다.그녀는 손을 들어 가슴께를 누르면서 피비린내를 참았다.비록 철추의 힘을 빌렸지만 그녀의 몸으로는 철추의 존재를 버틸 수 없었다.고묘묘는 그 장면에 흠칫하더니 이내 다시 달려들었다. 그녀는 기회를 틈타 기습하려 했고 낙청연을 향해 채찍을 휘둘렀다.낙청연은 곧바로 뒤로 물러서면서 거리를 벌렸지만 결국 늦었다. 고묘묘의 채찍은 일반 채찍보다 더 길었다.낙청연은 채찍 끝머리에 목이 감겼다.목이 졸리니 숨이 막혔다. 낙청연은 순식간에 멀리 날아가서 나무에 부딪힐 뻔했다.바로 그때, 누군가 나타나 나무에 부딪히려는 낙청연을 안았다.침서의 눈동자에 살기가 일었다. 그는 낙청연을 바닥에 내려놓은 뒤 순식간에 고묘묘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는 고묘묘가 들고 있던 채찍을 그녀의 목에 한 바퀴 감은 뒤 나뭇가지 위를 뛰어넘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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