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01 - 챕터 1110

3007 챕터

제1101화

부경한은 이 일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 성지 때문에 낙청연을 다치게 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무방하오. 이번 무술 대회는 우호국이 참여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었소.”“섭정왕비께서 만족 왕자를 의제(義弟)로 두다니, 짐은 정말 탄복하오!”“왕비는 많이 다쳤으니, 왕비와 랑목 왕자는 먼저 돌아가 쉬어도 좋소.”낙청연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표했다. “황상, 감사합니다.”바로 뒤에 랑목은 낙청연을 부축하여 돌아갔다.마침 부설루가 근처에 있었고, 3층에서는 무술 대회의 상황을 지켜볼 수도 있었기 때문에 낙청연은 일단 랑목과 함께 부설루로 돌아가 휴식하기로 했다.행우가 약을 달여왔다.낙청연은 창가에 앉아 무술 대회의 진행을 주시해보고 있었다. 부운주의 적수가 한 명도 없는 걸 보고 낙청연은 부운주가 곧 조정에 들어가게 될 거라는 것을 알았다.“누이, 아직도 아프오?” 랑목은 차 한잔을 들고 왔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다. 그리 심하게 다친 편이 아니니, 며칠만 휴식하면 나을 거다.”“랑목, 네가 갑자기 왜 수도에 온 것이냐? 만족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 급한 거냐?”낙청연은 하늘에서 맴도는 그 응익도 보았다.아신도 함께 왔다.랑목은 다급히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만족은 아무 일 없소. 누이에 관한 일 때문에 급히 달려온 것이오.”“나? 무슨 일인데?” 낙청연은 곤혹스러웠다.랑목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우리 부족 사람으로 가장하고, 누이에 대해 수소문하고 다녔소.”“나까지 가장하여 연라까지 속였소.”“비록 연라는 그녀에게 기밀을 많이 털어놓지 않았지만, 그녀는 산 위의 그 궁전의 존재를 알게 되었소. 그리고 그곳까지 다녀온 모양이오.”“내가 알게 된 후, 사람을 시켜 그녀를 잡으려고 했지만, 그녀는 도망갔소.”“여인이었소.”“아, 그 여인의 초상화가 있소.”랑목은 말을 하면서 품속에서 초상화를 꺼내 낙청연에게 건넸다. 낙청연은 그 초상화를 펼쳐보고 저도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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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랑목은 거침없이 부진환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방 먹였다. 부진환은 연신 뒤로 물러났다.랑목은 독한 표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다시 한번 누이를 이런 식으로 대하면 당신을 죽여버리겠소!”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입가의 피를 닦으며 물었다. “낙청연은? 낙청연을 만나야겠소.”“누이가 어디에 있던 당신이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랑목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랑목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황제의 생신이던 그날, 이 섭정왕이 서슴없이 낙청연을 그에게 내주었던 그 일을.이 역겨운 놈!랑목은 누이가 왜 이 사람과 함께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오늘도 다른 사람이 누이를 죽이려는 것을 보고도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랑목은 불만이 많았다.두 사람의 두 눈이 서로 마주치는 순간, 적의가 폭발했다.분위기는 매우 긴장하였고 곧 싸울 것 같았다.낙청연이 정원에 들어서자, 바로 이 장면을 보았다. 그는 다급히 앞으로 달려가 그들 앞을 가로막았다.“당신들 뭐 하자는 겁니까?”“콜록, 콜록, 콜록……” 급한 낙청연은 또 기침하며 아픈 가슴을 움켜쥐었다.두 사람은 매우 놀라더니, 동시에 앞으로 달려가 낙청연을 부축했다.낙청연은 두 사람의 손을 밀쳐내더니, 고개를 돌려 랑목을 보며 말했다. “내가 너보고 뭐라고 했느냐?”랑목의 방금 전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이내 찔려 말했다. “잘못했소.”“사죄드려!” 낙청연의 표정은 엄숙했다.랑목은 내키지 않았지만 부진환을 보며 말했다. “그…… 미안하게 됐소.”부진환은 낙청연의 손을 잡더니 말했다. “됐어, 화내지 마. 본왕이 너무 급했다.”“오해일 뿐이야.”낙청연은 그의 손을 밀쳐내더니 말했다. “그리고 당신!”“내가 죽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급합니까?”“그리고 랑목은 한동안 수도에 남을 겁니다. 앞으로 자주 볼 테니, 과거의 원한은 씻어버리세요.”부진환은 이런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다 네 말대로 하마!”“일단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거라. 본왕이 지금 사람을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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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부진환은 분명 질투하는 어투였다.낙청연은 귤을 까 부진환의 입에 한 조각 넣어주더니, 웃으며 말했다. “랑목은 정말 저를 누이로 생각합니다.”“랑목은 어려서부터 그의 누이와 사이가 매우 좋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이가 랑목 때문에 죽은 뒤로부터 누이는 그의 일생의 집념과 한이 되었습니다.”“나중에 랑심이 그의 누이가 되었습니다. 그는 랑심의 말을 잘 따랐지만, 랑심은 결국 그를 죽이고 싶어 했습니다.”“그리고 또 나중에 제가 만족에 가니, 만왕은 내가 그의 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랑목은 저를 친 누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이 말을 듣던 부진환은 매우 곤혹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본왕도 줄곧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왜 만왕은 너를 자기 딸이라고 굳게 믿는 것이냐?”낙청연은 속삭였다: “만왕과 낙해평은 생김새가 똑같습니다! 그들은 형제였습니다!”“저의 어머니는 수도에 와서 낙해평과 혼인하기 전에, 만족의 만왕과 과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어머니는 수도로 와서 낙해평과 혼인했습니다.”부진환은 듣더니 몹시 놀라 했다.“그러니까 너의 어머니는 사랑했지만 가질 수 없으니, 낙해평을 만왕으로 생각하고 그와 혼인한 것이었구나!”“그러니 너는 낙해평의 딸이 아니라, 만왕의 딸이었구나!”“어쩐지 만왕이 왕위를 너에게 물려주더라.” 부진환은 이제야 문득 깨달았다.낙청연은 몇 가지 일은 말하지 않았다. 필경 그런 비밀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했다.부진환은 말을 하더니, 또 중얼거렸다. “그러니 너와 랑목은 배다른 형제였구나.”“진짜 친남매였네……”이 점을 의식하고 나서 부진환의 어투는 많이 경쾌해졌다.낙청연은 턱을 괴고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아직도 그에게 일거리를 만들어 줄 생각입니까?”부진환은 담담하게 말했다. “찾아 줘야지!”“그가 정말 본왕의 처남인 것을 봐서, 그에게 좀 쉬운 일거리를 찾아 주겠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랑목이 허락할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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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랑목을 쳐다보았다.“랑목, 너 먼저 돌아가거라. 나는 갈 곳이 있다.” 낙청연은 뒤돌아 뛰어갔다.랑목은 탕후루(糖葫蘆) 두 개를 손에 들고 몇 걸음 뒤쫓아갔다. “누이, 어디 가는데 왜 나를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오?”낙청연은 그를 돌볼 겨를도 없이, 이미 거리에서 뛰쳐나갔다.낙청연은 부설루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조용히 가게로 갔다.후원에 들어서자, 마침 송천초가 등에 지는 광주리를 들고 정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송천초는 다급해서 말했다.“마침 잘 오셨습니다. 거리에 붙은 고시를 보았습니까? 황상께서 당신을 궁으로 들여 대국사에 봉한답니다!” 송천초는 고시 한 장을 건넸다.“이것은 우리 대문에 붙어있던 겁니다.”“요 며칠 제가 약초를 캐러 나간 사이 그들이 왔다 간 것 같습니다. 아무도 안 보이자 이 고시를 붙여 놓고 간 것 같습니다.”“어떡합니까?”송천초도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다.낙청연은 다시 고시를 한번 살펴보았다. 그 위에는 그를 궁에 들어가 천궐국의 미래 운세를 추산하라고 적혀 있었고, 그 뒤에, 대국사에 봉한다고 했다.송천초는 탄식하며 말했다. “이번에 당신의 이 신분은 더 이상 숨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좀 더 지켜보자 꾸나.” 낙청연은 어떻게 부진환에게 말해야 할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필경 부진환은 저낙을 형제로 생각하고 있다……낙청연은 저녁까지 있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왕부로 돌아가려고 했다.후문으로 나가자마자, 어두운 골목에서 어떤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앞길을 가로막았다.“저 신산, 당신을 정말 오래 기다렸습니다.”검은색 도포 아래에서,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낙정이였다.낙청연은 멍해 있더니 그녀를 경계하며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낙정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남긴 서신을 당신은 이미 보았을 거요.”그 서신은 뜻밖에도 낙정이 남긴 거였다.살다 별일을 다 보겠네. 낙정이 그녀와 협력하려고 하다니! 자기의 능력에 대해 자신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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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그녀의 공력을 크게 증진할 수 있는 그 사담을 낙정은 아직도 잊지 않았다.다만 안타깝게도 송천초의 곁에는 매우 무서운 놈이 그녀를 지켜주고 있다. 억지로 뺏으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저낙과 송천초의 관계를 이용하면 어쩌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저낙은 너무 고집스럽다!그녀를 위해 쓸 수 없다면, 그를 없앨 수밖에 없다!낙청연은 후원으로 돌아왔다.송천초는 의아해서 물었다. “들어가지 않으셨습니까? 왜 또 돌아오셨습니까?”낙청연은 쉿 하는 소리를 냈다.그는 송천초를 끌고 방 안으로 들어와, 그 일을 송천초에게 말했다.그 일을 듣고 난 송천초는 다급히 말했다. “이 여인은 당신을 가만둘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면 궁에 들어가 대국사직을 맡으세요. 그 신분이면 함부로 못 할지도 모르니까요!”낙청연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대국사, 음…… 나중에 이야기하자.”낙청연은 한밤중까지 기다렸다가 낙정이 보이지 않자, 살그머니 섭정왕부로 돌아왔다.돌아가자마자 랑목이 길을 막았다. “누이, 어디 갔다 온 것이요? 부진환이 왔다 갔소.”“그래? 그럼, 넌 뭐라고 말했느냐?”“누이의 상처가 재발하여 약을 먹고 잠에 들었다고 했소.”낙청연은 웃으며 랑목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말했다. “아주 잘했다.”“다음에도 밤에 내가 없으면, 이렇게 부진환을 상대하면 된다!”랑목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누이와 함께 가고 싶소. 우리를 다 속이고 누이 혼자 몰래 뭐 하는 거요?”“나중에 알게 될 거다!”아마 이 신분도 얼마 숨기지 못할 것 같다.--그 뒤로, 낙청연은 매일 가게에 가서 한참 있다 돌아왔다.이날, 과연 궁에서 사람이 와, 황상의 성지를 전달했다.그를 종묘에서 천궐국의 국운을 추산하라고 했다. 만약 잘 추산해내면 그녀를 대국사에 봉한다고 했다.환관은 매우 친절했다. “저 신산, 잘 준비하도록 하시오. 3일 뒤 제가 모시러 오겠소!”“앞으로 당신은 천궐국의 제일 대국사요. 소인은 미리 감축드리오!”낙청연은 은자를 하나 꺼내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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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속세를 벗어난 듯한 기운에 위엄 섞인 모습을 한 자였다.낙청연은 그 도사의 옷깃에 있는 무늬와 각인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현산도사(懸山天師)!”현산도가(懸山道門)는 제자들의 계급에 따라 옷의 무늬와 각인이 정해진다.그러나 이 자의 옷깃에는 현산도사만 입을 수 있는 금빛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현산에서 자줏빛 무늬 이상의 계급은 모두 산림 고사로 하산하는 일이 드물다.대체 누가 현산도사까지 불러온 걸까?현산도사는 콧방귀를 뀌더니 입을 열었다.“보는 눈은 있구먼!”“비겁한 소인배는 아닌 것 같은데, 어찌 우리 현문의 제자로 속이고 천궐국 황궁에서까지 협잡질을 하는 것이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그제야 깨달았다.이 자는 낙정이 부른 것이었다.문무백관은 이 말을 듣자 모두 깜짝 놀랐다.“협잡질이라니? 그럴 리가 없소!”“저 신산의 재주가 거짓이란 말이오?”사람들은 의심이 생기고 말았다.그러자 황제가 입을 열었다.“자네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가?”이 현산도사는 자신도 국운을 점칠 수 있다고 하여 자리에 참석하게 한 것인데, 보아하니 저낙을 헐뜯으러 온 것 같았다.도사는 예를 올리며 말했다.“황상, 이 일은 천궐국의 국운과 연관이 있어 소인이 나서는 겁니다! 이자는 자신을 현산의 제자로 속이고 허튼소리만 지껄이며 천하를 해하고 있습니다!”“천궐국의 국운이 번성하고 평화로울 거라는 건 다 허튼소리입니다!”“천궐국에 곧 큰 재난이 닥쳐 전쟁이 발발할 겁니다! 황상, 이 자의 말만 듣고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닙니다! 반드시 경계하셔야 하옵니다!”현산도사의 말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부경한도 깜짝 놀라며 말했다.“곧 재난이 닥친다는 말이냐?”그러나 낙청연은 차분하고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도사, 말도 끝나지 않았는데 끊어버리면 어떡하란 말이오?”“지금 하는 말이 바로 내가 하려던 말이오. 천궐국은 대란을 겪고 백 년의 평화를 얻을 것이오.”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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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보아하니 도사는 경도성에 금방 발을 디뎌 내 명성을 알아보지 못한 모양이오. 협잡질이었으면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소.”이 말을 들은 현산도사는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이 자를 오해한 모양이었다.저낙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니 정녕 재주가 있는 것이지, 협잘질하는 사기꾼은 아닌 것 같았다.현산도사는 순간 저낙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게 후회됐다.“내가 오해한 모양이오. 그럼 나도 저 신산께 사죄드리겠소.”“저 신산은 확실히 재주가 있소. 어디 문파인지 알 수 있겠소? 왜 현산 제자의 명호로 사칭하는 것이오?”낙청연은 평온하게 웃으며 답했다.“문파는 없소.”현산도사는 미간을 찌푸린 채 놀라며 안타까워했다.“문파가 없으니 정통이 아닌 길을 걸은 것이오? 그럼 저 신산도 현산문의 제자로 들어오는 건 어떻소? 사죄의 의미로 내가 도를 몸소 전수해주겠소!”조금 전까지만 해도 헐뜯다가 이제와서 제자로 받아들이겠다니,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러나 낙청연은 승낙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도사, 마음은 고맙지만 난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좋소. 현산은 규칙이 많아 나와 어울리지 않소.”현산도사는 깜짝 놀랐다. 다른 사람은 앞다투어 자신을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하는데, 몸소 가르치려고 제자로 받아들이겠다는 데도 거절한 사람은 처음이었다!현산도사는 저낙이 아주 경망스러워 보여 경멸하듯 웃으며 답했다.“후배로서 이렇게 버릇이 없다니. 정통이 아닌 길을 오래 걸으면 잘못된 길이 될 수도 있소.”낙청연은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나를 제자로 삼기에는 도사의 역량이 부족하오.”현산도사는 마치 농담이라도 들은 듯 크게 웃었다.“하하하하… 그러면 말해보시오. 어떻게 역량이 부족하오?”낙청연은 실눈을 뜨고 심오한 눈빛으로 천명 나침반을 꺼냈다. 눈길 몇 번만 줬을 뿐인데 일월경에서 현산도사의 과거와 미래가 보였다.“도사는 15살에 현산도문의 제자로 들어와 20살에 도사의 자리까지 올랐소. 하지만 22살에 도문의 규칙을 어기고 한 여인과 부부의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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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하지만 황상께서 소인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이외의 일은 나중에 다시 의논하는 게 좋을 겁니다.”부경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국사의 자리를 승임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 자리는 쭉 자네를 위해 남겨 두겠네! 자네 이외에는 누구도 승임할 수 없네!”낙청연은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그렇게 사람들은 모두 이곳을 떠나고, 낙청연은 황상의 어서방으로 불려 갔다.황상은 낙청을 보며 다급히 물었다.“저 신산, 방금 재난이 남쪽에서 일어난다고 했는데… 설마 진주인가?”낙청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주일 겁니다.”이 이야기는 전에 부진환과 얘기했던 것이다.마침 어서방으로 들어오던 부진환은 이 말을 듣더니 흠칫했다.낙청연도 부진환에게 진주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두 사람 모두 남쪽으로부터 재난이 일어난다고 했다…정말 우연의 일치일까?“엄가가 아직도 마음을 접지 못한 모양이구나! 저 신산, 이번 재난은 정녕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인가?”낙청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예, 없는 것 같습니다.”벌써 두 번째로 점쳐보는 것이었다.살수를 보내 엄 태사를 죽이라고 했으니 엄가의 기운이 사라지지 않아도 조금은 사그라들어야 했다. 그러나 엄가의 기운은 저번보다 더 강력했다.“천궐국은 이번 재난을 피할 수 없는 모양이구나!”부경한은 근심이 가득했다.그러고는 부진환을 바라보며 물었다.“셋째 형, 어찌하는 게 좋겠소?”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답했다.“맞설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이오.”“진주에 무조건 엄가의 세력이 있을 테니 사람을 보내 진주의 병력을 조사하라고 했소. 진주에서 경도를 지나는 모든 도성의 방어를 강화해야 하오.”“오늘 저 신산이 점친 결과를 문무백관들이 모두 알았으니 엄가의 귀에 들어갈지도 모르오. 전쟁을 발발하려 한다면 곧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오.”이 말을 들은 부경한은 불안해했다.부진환은 부경한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하늘이 내리는 시련일지도 모르오!”“이제 스스로 계략을 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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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소.”“근데 저 신산은 왜 대국사를 하지 않으려는 것이오?”낙청연은 생각에 잠기더니 웃으며 말했다.“장사도 미처 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국사라는 신분에 얽매이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하잖습니까.”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소리 내 웃었다.“돈이 아주 궁한가 보오?”“왜 한 번도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오?”낙청연이 답했다.“궁하지 않지만 돈을 좋아합니다.”“그렇구먼, 알겠소. 하지만 황상께서도 이 자리는 저 신산께 남겨준다고 했으니 돈을 다 벌었거나 마음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돌아와서 대국사의 자리에 오르시오.”말을 마친 부진환은 낙청연을 궁 밖으로 배웅했다.가는 길에 낙청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꺼냈다.“황상의 미간에 혼탁한 기운이 보였습니다. 왕야께서 주위의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귀띔 좀 해주십시오.”부진환은 의문스러워하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오? 누가 황상을 해친다는 말이오?”낙청연이 답했다.“황상의 겁은 천궐국의 재난과 같이 오게 됩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알려줘서 고맙소!”하지만 낙청연은 일월경에서 부경한이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하지 않았다.낙청연은 이런 방법으로 부진환을 알려주는 수밖에 없었다.출궁하고 낙청연은 곧바로 가게에 돌아갔다.마차에서 내리면서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멀지 않은 모퉁이에 선 검은 옷의 여인, 낙정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낙청연의 눈에는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그러나 곧바로 낙청연은 몸을 돌려 떠났다.낙정의 계획이 실패했으니 낙청연을 죽이려고 들것이다.마침 낙정이 낙청연을 노리고 있으니 이 기회를 틈타 낙정을 잡고 후환을 없애면 된다!낙청연은 가게 주위의 지형에 따라 지도를 그렸다.송천초를 이 모습을 보더니 농담 삼아 말했다.“보아하니 또 누구를 해하려는 모양입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진작 처리했어야 하는 사람이지.”“숨어 있기만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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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부진환은 멍해 있더니, 곤혹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왜 그러는 거요? 술을 마시는데 무슨 물음이 이렇게 많소?”“여인처럼……”“설마 본왕과 술을 마시기 싫어서 일부러 회피하는 거요?”낙청연은 음식을 먹으면서 말했다. “그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겁니다.”“왜 그리 반응이 큽니까?”“게다가 당신은 저와 잡담하려고 저를 찾아온 거잖습니까?”부진환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할 말을 잃었다. “그렇긴 하네.”부진환이 술잔을 들자, 낙청연은 살짝 그의 술잔과 부딪친 후, 머리를 젖히고 한숨에 마셔버렸다.두 사람은 밤늦기까지 술을 마시며 밤새워 한담했다.하지만 오늘 부진환은 공무가 있으므로 그곳에서 묵지 않고 돌아갔다.밤바람이 불어와, 부진환의 취기를 깨웠다.골목에서 나오자, 그는 예리하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보았다.어두운 그림자가 신속하게 숨었다.부진환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누군가 저낙을 지켜보고 있는 건가?부진환은 성큼성큼 걸어갔다.--새벽.낙정이 다시 장락 골목에 도착했을 때, 그는 벽 틈에 꽂혀 있는 쪽지를 보았다.낙정은 열어보았다.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오늘 밤 자시에 협력에 관해 이야기합시다.낙정은 깜짝 놀랐다. 저낙이 협력에 동의하다니!이날 밤, 송천초는 먼저 가게에서 나왔다. 가기 전 그는 신신당부했다. 절대 가게 안에서 싸우면 안 된다고. 필경 이 안에는 송천초의 진귀한 약재들이 많기 때문이다.낙청연은 정원에 앉아, 조용히 손님을 기다렸다.자시가 되었다.낙정은 정각에 나타났다.“저 신산, 드디어 이해된 거요? 다시 나와 협력할 의향이 있는 거요?” 낙정은 후문으로 걸어 들어오면서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당신이 엄씨 집안을 위해 일을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소?” 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낙정을 쳐다보았다.낙정은 그의 물음에 전혀 의아해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소.”“당신이 섭정왕을 위해 일을 해도 당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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