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1121 - Chapter 1130

3007 Chapters

제1121화

낙청연은 가슴이 저릿했다.“비겁하긴!”“마음 아프오? 마음 아프면 내게 나침반을 넘기시오. 당신과 부진환에게 살길을 마련해주겠소.”“당신들이 경도를 떠나 다시는 조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어딜 가든 절대 뒤쫓아 가서 죽이지 않을 것이오.”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난 당신을 믿지 않소. 날 먼저 살려준다면 고민해보겠소.”“나와 부진환이 안전해지기 전까지는 나침반이 어디 있는지 절대 알려주지 않겠소.”낙정은 인내심이 닳았다.그녀는 당연히 낙청연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낙청연을 놓아준다면 혹시나 도망친 뒤 그녀에게 나침반을 주지 않는다면 어찌한단 말인가?“낙청연, 당신은 참 간악하군. 당신과 내가 입장이 대립하지 않았다면 난 당신과 친구가 되었을 것이오.”낙정은 낙청연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다 천 년 묵은 여우인데 누가 더 간악한지 비교할 의미가 있을까?”“날 속일 생각은 마시오.”낙정의 눈동자에 살기가 스쳤다.“난 기회를 줬소. 날 원망하지 마시오.”낙정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고개를 들어 하늘의 태양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이제 곧 오시오. 준비되었소?”“이 세상에 정말 아무런 미련도 없소?”낙청연은 대꾸하지 않았다.곧 오시가 되었고 태후가 명령을 내렸다.“베거라!”낙정이 검을 들었다.낙청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햇빛 때문에 눈이 시렸다.서슬 퍼런 칼날에 비친 빛 때문에 낙청연은 긴장해서 손에 땀을 쥐었다.그러다가 하늘을 날고 있는 아신이 보이자 낙청연은 기뻤다.“잠깐!”말을 타고 달려온 누군가가 진소한에게 안겨 말에서 내렸다.동시에 돌덩이 하나가 낙정이 들고 있는 검에 부딪혔고 낙정은 뒤로 물러섰다.송천초는 황급히 낙청연을 일으킨 뒤 그녀의 몸을 묶은 밧줄을 풀고 물건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제가 늦은 건 아니지요?”송천초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고 낙청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태후는 진노했다.“감히 내 눈 앞에서 이딴 짓을 벌이다니,
Read more

제1122화

마차 사면의 발이 천천히 거두어지자 마차 안에 앉아있는 이가 보였다. 바로 태상황이었다.그리고 황제와 섭정왕 부진환도 있었다.처형장 쪽에 도착하자 부진환은 곧바로 몸을 날려 낙청연의 앞을 막아섰다.태후는 사나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뭐 하는 짓이냐! 태상황께서는 중병을 앓고 있는데 감히 태상황을 제멋대로 궁 밖으로 데리고 오다니! 섭정왕, 반역을 일으키려는 것이냐?”분명 낙청연을 참수할 수 있었다!그런데 또 말썽을 부리다니!게다가 태상황까지 모셔 왔다.황제는 태상황을 부축하고 천천히 걸어갔다. 비록 걸음이 늦었지만 그 광경만으로도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황제는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태후를 보며 말했다.“모후, 짐은 모후가 이렇게 대역무도한 짓을 했을 줄은 몰랐습니다.”태후는 안색이 흐려진 채 태상황을 죽어라 노려보았다.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태상황이 걷는 모습보다 더욱 놀라웠던 건 태상황이 입을 열고 말하는 것이었다.그는 힙겹지만 천천히 말했다. 살짝 쉰 목소리였지만 여전히 위엄이 넘쳤다.“태후가 짐에게 독을 썼다. 권력으로 사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했고 황위를 찬탈하려 했다. 오늘 태후를 폐위시키고 그녀를 평생 수희궁에 가둬둘 것이다.”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지만 위력이 넘쳤다.태후는 숨이 턱턱 막혔고 힘이 쭉 빠져 맥없이 주저앉았다.태상황이 언제 말을 할 수 있게 된 걸까?상태가 계속 호전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태후는 경악과 노여움으로 물들어진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모두 빌어먹을 낙청연 때문이었다!그곳에 있던 관리들과 구경하고 있던 백성들은 충격을 받았다.태상황에게 독을 쓴 사람이 태후라니?바로 그때, 황제가 입을 열었다.“모후, 그래서는 아니 되었습니다. 부황에게 독을 쓰다니요? 부황은 옛정을 생각해 모후를 죽이지 않는 것입니다. 평생 수희궁에 갇혀 계시면서 부디 잘못을 뉘우치시기를 바랍니다.”“낙정은 태후가 태상황에게 독을 쓸 수 있게 태후에게 명왕익을 제공했다. 게다가 섭
Read more

제1123화

“조심!”사람들은 다급히 코와 입을 막았다.부진환은 긴장한 얼굴로 낙청연을 보호했다.낙청연은 손으로 가루를 흩날리며 주위를 경계했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낙정! 큰일입니다!”그녀는 곧바로 낙정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역시나, 바닥에는 핏자국만 남아있었다.낙정이 사라졌다.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도망쳤습니다!”낙청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많고 혼란스러워 어디로 도망쳤는지 알 수 없었다.“그렇게 빨리 도망치지는 못했을 겁니다. 누군가 그녀를 구한 것 같습니다.”부진환은 그 말에 미간을 구겼다.“그자에게 한패가 있다는 말이냐?”낙청연은 잠깐 고민했다. 낙정은 홀로 다니는 성격이라 한패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낙월영이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누군가 두 사람을 끌어들여 한패로 만든 것 같았다.“엄내심!”부진환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지금 당장 엄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잡아들이거라. 한 명도 놓쳐서는 아니 된다!”“알겠습니다!”부진환은 걱정되어 직접 사람을 데리고 뒤쫓았다.절대 낙정이 쉽게 도망치게 놔둘 수는 없었다.낙청연은 송천초 일행과 함께 먼저 떠났다.신분을 들켰으니 낙청연은 더는 분장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송천초 일행을 돌려보냈다.“천초야, 이번 여행은 순조로웠느냐?”낙청연은 진소한의 활력 찬 모습을 보았다. 기분이 아주 좋은 듯했다.진소한은 송천초의 손을 잡고 말했다.“아버님께서 우리의 혼인을 동의했소. 이제 저 신산이 우리에게 황도길일을 골라주면 되오. 때가 되면 그대들을 혼례에 초대하겠소.”그 말에 낙청연도 즐거웠다.“참 잘 됐군!”“며칠 동안 길을 재촉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목욕한 뒤 옷을 갈아입으시오. 내가 한턱내겠소. 내친김에 그대들의 혼사에 관해 의논해 보는 게 좋겠소.”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의 미소는 아주 달았다.옷을 갈아입은 뒤 낙청연은 그들을 데리고 만복루로 향했다.위층에서 주
Read more

제1124화

“경도 전체를 뒤져보았는데도 낙정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엄씨 저택은 조사한 후 봉인했다. 하지만 아직 엄내심을 찾지 못했다. 저택 하인들에게 물어봤는데 엄 태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진주로 돌아간 뒤 엄내심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엄씨 저택에 돌아간 적도 없다고 한다.”“아무도 엄내심이 어디를 갔는지 알지 못한다.”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워졌다.“엄내심이 진작 낙정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 걸고 그녀를 구하지는 않았겠지요.”“엄씨 가문이 쓰러진 건 사실이지만 경도에 엄내심을 도우려 하는 자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미 성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본왕은 다시 입궁해야겠다. 넌 먼저 쉬거라.”“알겠습니다.”부진환은 또 부랴부랴 떠났다.낙청연은 방으로 돌아온 뒤 먼저 송천초와 진소한이 혼례를 올릴 좋은 날을 골라주려 했다.하지만 낙청연의 안색이 달라졌다.명격을 합치니 화형이 나왔다.게다가 요 몇 달 사이 재양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그중 가장 명확한 건 서쪽의 화형이었다.송천초와 관련된 서쪽이라면 서릉 제월산장이 아닌가?설마 송천초의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어두운 밤, 멍한 얼굴로 차가운 침상 위에 누운 낙정은 오른쪽 눈에서 심한 통증과 어둠을 느끼고 있었다.엄내심은 그녀의 상처를 싸맨 뒤 머리 뒤에 매듭을 지었고 낙정은 고통 때문에 흠칫했다.“미안하오. 힘이 좀 많이 들어갔소.”엄내심은 붕대를 다 감은 뒤 일어섰다.낙정은 고개를 돌려서야 그녀가 보였다.시선이 반쯤 가려진 듯한 느낌이 익숙지 않았다.“내가 말하지 않았소? 당신이 원하는 걸 줄 수 있다고. 내 말을 듣지 않고 굳이 본인 계획대로 움직이더니 결국 일을 망치게 되지 않았소?”“태후가 쓰러진 건 별것 아니지만 당신은 눈 하나를 잃었소!”엄내심은 허리를 살짝 숙이며 낙정을 훑어보았다.“앞으로 이 얼굴은 다시는 천궐국에 나타날 수 없소. 지명수
Read more

제1125화

낙청연은 태상황에게 침을 놓고 약을 쓸 생각이었다.태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했지만 말하고 길을 걷는 것이 아직 어려웠다.부경한과 부진환은 태상황과 함께 화원을 거닐고 있었다.“힘들구나.”태상황이 멈췄다.부경한이 그를 부축했다.“힘들면 돌아가서 쉬시지요.”태상황은 가지 않으려 했다.“아니.”부경한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말했다.“그러면 제가 부황을 업고 돌아갈까요?”태상황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햇빛을 보았다.“태양.”낙청연은 웃었다.“태상황께서는 이곳에서 해를 쬐고 싶으신 것이지요? 여봐라, 의자를 가져오너라.”태상황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의자에 누운 태상황은 이내 잠이 들었다.부경한은 두꺼운 이불을 가져와 태상황에게 덮어주었고 그의 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부진환은 낙청연의 손을 잡고 화원을 걷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청연아, 고맙다.”“뭐가 고맙습니까?”“부황을 치료해줘서 고맙다. 난 부황께서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낙청연은 웃었다.“말로만 고맙습니까?”부진환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뺨을 쥐고 입을 맞췄다.“뭘 원하느냐?”“본왕은 천하를 제외한 모든 것을 너에게 줄 수 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제가 원한다면요?”그 말에 부진환은 미간을 구기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원한다면...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낙청연은 웃음을 터뜨렸다.“장난입니다.”“겉으로는 냉철하고 모진 섭정왕이 아버지와 형제간의 정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다는 걸 전 잘 알고 있습니다. 왕야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고 해도 왕야께서는 황위에 앉는 걸 거부하시겠지요.”“그런데 제가 왕야를 강요할 리가 있겠습니까?”“왕야께서 가지고 계시는 게 제가 원하는 겁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부진환은 가슴이 설레 그녀를 품에 안았다.“본왕의 것은 전부 네 것이다. 본왕도 네 것이다.”낙청연은 그를 꼭 끌어안았다. 오직 이 순간만큼은 천하의 혼란으로 인해 불안
Read more

제1126화

”진주에서 3만 명의 반란군을 집결하였으나, 아무런 징조가 없었습니다. 이건 이 3만 대군은 진주의 백성들이며, 엄씨 집안은 일찍이 진주를 그들의 주둔지로 만들었다는 걸 설명합니다.”“따라서 이곳은 틀림없이 세력이 가장 강한 곳입니다. 설령 주사(主帥)가 이곳에 없다고 해도 진주는 공략하기 제일 어려울 것입니다.”“그러니 섭정왕께서 친히 군대를 이끌고 가야 합니다.”“북쪽 몇 군데는, 널리 분산되어 있습니다. 지세에 따라 추정해보면, 이곳은 정예 고수들이 도사리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주위는 전부 백성들의 거주지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두뇌 회전이 빠르고 은닉에 능하며, 허점을 잘 노리는 장수에게 적합합니다.”“가능한 백성들이 다치지 않게 지켜줘야 합니다.”“5황자가 적합합니다.”“……”낙청연은 한쪽으로 분석하면서, 바로 모든 것을 배치하였다.만조백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 여인이 군대를 배치하고 진을 치는데 이토록 능력이 뛰어나다니! 전투경험이 있는 그 어떤 장수에게도 밀리지 않았다.부진환은 뒷짐을 짊어지고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을 하는 낙청연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웃음을 지었다.문무백관은 낙청연에 대해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말을 마치자, 어떤 대신이 물었다. “그럼, 서릉은 어찌하오?”“이렇게 되면, 조정의 무장들이 전부 출전하고 서릉은 사람이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성을 지키는 금군을 이동시킬 수는 없지 않소?”사람들은 모두 곤혹스러워했다.그때 낙청연이 말했다. “제가 갑니다!”“저에게 삼천 기병만 주면 됩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매우 놀라 했다.조정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낙청연은 한 바퀴 둘러보더니 물었다. “여러분, 이의 있습니까?”조금 전까지도 논쟁을 벌이더니, 지금은 다들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신은 이의 없습니다! 대국사의 계획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신들은 탄복합니다!”“신도 이의 없습니다!”황상은 흐뭇해하며 고개를 끄덕
Read more

제1127화

3일째 되던 날 밤, 한 마을을 지날 때였다.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 면사를 쓰고 있었고, 기침 소기가 끊기지 않았으며, 구석에는 또 많은 사람이 누워있었다.낙청연은 이건 분명 전염될 수 있는 역병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그는 즉시 소소에게 분부했다. “명령을 전하거라. 대오는 3리 뒤로 후퇴하고 돌아서 간다. 만일 또 비슷한 마을이 보이면 반드시 후퇴하고, 절대 지나가서는 안 된다.”소소는 응했다. “예!”뒤이어 대오는 뒤로 물러나 길을 돌아 서릉으로 출발했다.소소는 명령을 내린 후 다시 돌아왔다. “왕비 마마는요?”“내가 가서 보고 오마.” 낙청연은 말에서 내렸다.“조심하십시오, 왕비 마마!” 소소는 재빨리 말에서 내려 낙청연을 따라 마을로 들어갔다.주위는 온통 기침 소리였으며 마을 전체는 전혀 생기가 없었다. 소소는 손으로 입과 코를 가렸다.낙청연은 길을 걸으면서 살펴보았다. 역병이 확실했다.“청연!”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놀라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송천초와 진소한이었다.송천초는 약 그릇을 진소한에게 건네더니, 황급히 달려왔다.낙청연도 매우 놀랐다. “천초,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 것이냐?”송천초는 사방에 누워있는 백성들을 보더니 말했다. “이 마을을 지나다가 이곳에 역병이 생겨 이미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때 통제하지 못하면 역병은 퍼질 겁니다.”“그래서 가던 길을 멈춰 시간을 좀 지체했는데, 당신이 따라잡을 줄은 몰랐습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병세는 이미 안정된 것이냐?”“예! 다행히 오늘 새로 연구한 약 처방이 효과를 보았습니다. 많은 경증 환자의 증세가 뚜렷하게 호전되었습니다.”“그러나 이틀은 더 기다려 봐야 합니다. 완치된 사람이 있어야 제가 떠날 수 있습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래, 내가 도와주마.”송천초는 마을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병은 빨리 확산하고 사나워 많은 사람은
Read more

제1128화

낙청연도 눈물을 흘리며, 허리를 굽혀 송천초를 껴안았다.“넌 이미 최선을 다했다.”“모든 사람을 다 구할 수는 없는 거다.”분명 약은 이미 가져다줬지만, 많은 사람은 기다리지 못하고 눈앞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 무력감은 사람의 마음을 더욱 우울하게 했다.송천초의 마음은 너무 아팠다.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내가 만약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그들은 죽지 않았을 겁니다.”낙청연은 송천초를 안아주며 위로했다. “너는 이미 매우 빨랐다. 만약 네가 멈추지 않았다면,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었을 것이다.”“너는 이미 많은 사람을 살렸다.”송천초는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아주 빨리 정신을 차렸다.두 사람은 약방으로 돌아가 계속하여 달인 약을 통에 부어 남은 환자들에게 가져다주었다.약을 다 가져다주고 나니, 밤이 되었다.송천초와 진소한은 지쳐서 벽에 기대어 잠에 들었다.낙청연은 책상다리하고 지붕 위에 앉았다. 소소는 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날이 밝자, 송천초와 낙청연은 거리로 나가 둘러보았다. 이미 많은 사람은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그리하여 네 사람은 땅을 파고, 시신을 태우기 시작했다.역병과 관련된 물품도 모조리 태워버렸다.모든 일을 다 처리하고 나니, 이미 마을에서 이틀이나 지체했다.네 사람은 주저함 없이 바로 서릉으로 출발했다.낙청연이 물었다. “소소, 우리 대오는 지금 어디까지 갔느냐?”소소가 대답했다. “곧 서릉에 도착할 겁니다. 저는 이미 그들에게 계획대로 방어진을 치라고 했습니다. 서릉에 도착하면 바로 매복할 겁니다.”“알겠다.”서릉은 매우 크다. 오기 전 낙청연은 병력 배치도를 그려왔다.그중 가장 중요한 곳은 변경 지대이다.그들은 밤낮을 쉬지 않고 3일을 달려 끝내 이날 저녁 무렵 서릉에 도착했다.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낙청연과 송천초의 마음은 더욱 불안했다.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재촉했다.마침내 뭇 산들이 모여 있는 산 아래에 도착했을 때, 송천초가 소개했다. “청연, 이곳
Read more

제1129화

땅 위에 끌고 간 흔적이 있었다.낙청연은 흔적을 따라갔다.가장 무성한 숲속 풀밭에서 낙청연은 땅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발견했다.낙청연이 재빨리 달려가 보니, 이 남자의 몸은 온통 불에 탄 흔적이었다. 옷도 새까맣게 탔고 몹시 초라했으며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옆에서 바스락바스락 기어 다니는 소리가 들렸다.낙청연은 쳐다보았다.어둠 속에서, 뱀 한 마리가 숲속에 기어들어 가는 소리였다. 몸은 온통 불에 탄 흔적이었고, 피와 살이 다 드러났으며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낙청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초경!”하지만 그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유리화(琉璃火)로 의해 입은 상처다.제월산장의 큰불은 유리화였다.일단 타기 시작하면 꺼지지 않는 지열의 불이다. 악귀를 쫓을 때 많이들 사용하는 불이다. 이 불은 요사한 요괴를 소멸할 수 있다.초경이 들어가 사람을 구하는 건, 자기 목숨을 가지고 모험하는 것과 다름없다.이에 따라 분명 원기가 크게 상했을 것이며, 많은 수련치를 잃게 되었을 것이다.낙청연은 몸을 쭈그리고 앉아 그 남자의 맥을 짚어보았다. 숨은 붙어있었다.낙청연은 즉시 일어나 소리쳤다. “천초!”낙청연이 부르는 소리를 들은 소소의 안색은 크게 변했다. 그는 즉시 숲속으로 달려갔다. 왕비가 무슨 위험이라도 있을까 봐 두려워했다.송천초와 진소한도 달려왔다.송천초는 땅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보더니 감격하여 달려갔다. “아버지!”낙청연은 속으로 놀랐다. 뜻밖에 송천초의 아버지였다.초경은 송천초의 아버지를 구했다.“아버님이 어찌 이곳에 있느냐?” 진소한은 매우 놀랐다. 그는 다급히 앞으로 다가가 아버님을 등에 업었다.“일단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곳부터 찾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쪽으로 가세요.”산장의 큰불은 끌 방법이 없었다. 그저 다 타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송천초는 산속의 지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들을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가 온천 옆에 왔다.이곳에는 물이 있었고, 지형도 평
Read more

제1130화

그들은 안색이 확 변했다.“아버지, 심하게 다쳤습니다. 급해하지 마시고 천천히 말씀해보세요.” 송천초는 몹시 긴장했다.아버님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앉아, 송천초의 손을 잡고 말했다. “천초,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빨리 가거라, 지금 안 가면 늦다!”송우(宋禹)는 급한 나머지 송천초를 밀면서 말했다. “나는 상관하지 말고 어서 가거라. 얼른 산에서 내려가 서릉을 뜨거라!”“아버지, 제가 어찌 아버지를 버리고 혼자 가겠습니까? 가려면 우리 함께 가야 합니다!”진소한이 앞으로 다가가 송우를 등에 업더니 말했다. “그럼요, 아버님! 어찌 아버님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갈 거면 함께 가야 합니다.”낙청연은 아버님의 격렬한 반응을 보고 그는 분명 뭔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더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 그들은 일단 산에서 내려가기로 했다.어쨌든 아버님의 이러한 반응은, 이 산 위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설명한다.그들은 주위를 경계하며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산에서 내려갔다.이 산의 산봉우리는 몹시 가팔랐기 때문에 오르내리는 길은 하나밖에 없었다.밤이 되자 산속에 안개가 자욱했다. 돌계단이 미끄러울까 봐 아주 천천히 내려왔다.그런데 산 중턱에 이르자, 갑자기 하늘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 모두 깜짝 놀랐다.“아신……”곧이어 돌계단 아래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다들 멈췄다.뒤이어 랑목이 숨을 헐떡이며 기어 올라왔다.“누이, 서릉 각 곳에 수많은 난민이 나타났소. 말로는 많은 도적 떼가 서릉에 들어와서 곳곳에서 음식을 강탈한다고 하오. 내가 방금 그들을 보았는데, 이쪽으로 오고 있었소!”이 말을 들은 송우는 무척 긴장했다. “지금 하산해도 늦지 않소, 빨리!”그들은 즉시 발걸음을 재촉했다.그런데 얼마 가지 못하고, 아래에 수많은 불빛이 희미하게 보였다.횃불의 불빛이었다.촘촘하게 매우 밀집되어 있었다.인원수가 무시무시했다.“늦었습니다. 어서 산으로 올라갑시다!” 낙청연은 즉시 모두에게 머리를 돌려 산으로 달리
Read more
PREV
1
...
111112113114115
...
30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