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11 - 챕터 1120

3007 챕터

제1111화

오직 죽은 사람이어야만 진법이 파괴된다.두 사람은 도망치려고 몇 걸음 내디뎠지만 나갈 수 없었다. 낙청연이 다시 뒤쫓았다.낙정은 고개를 돌리더니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곧바로 엄평소의 어깨를 붙잡고 그를 낙청연에게 밀었다.“정아야!”엄평소는 깜짝 놀랐다.몸을 통제할 수 없어 연신 뒷걸음질 쳐야 했다.낙정의 눈동자에 한기가 감돌았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낙청연이 손에 든 비수가 엄평소의 몸을 찔렀다.엄평소는 죽기 직전까지 눈을 부릅뜨고 낙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납득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그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왜 그가 죽도록 등 떠밀었는지 몰랐을 것이다.낙정은 엄평소가 죽는 걸 보면서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낙청연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낙정이 낙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녀가 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라, 냉혈하고 무자비한 사람이라 정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름에 정자를 넣은 것이다.뒤이어 낙정은 그 틈을 타서 낙청연을 맹렬히 기습했다.두 사람이 뒤엉킨 채로 싸우게 되면서 낙청연이 쓰고 있던 가면이 발차기에 벗겨졌다.가면이 떨어지는 순간, 낙청연의 얼굴을 본 낙정은 크게 놀랐다.“역시나 당신이었군요!”낙정은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어쩐지 저낙의 무공이 낙청연과 아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낙청연은 그녀와 협력하지 않고 고집스레 부진환을 도우려 했다.물론 부진환이 줄 수 있는 걸 낙정은 줄 수 없었다.이렇게 뚜렷한 허점을 발견하지 못하다니, 너무 방심했다!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져 그녀를 뒤쫓았다.낙정은 갑자기 쇠구슬 두 개를 던졌고 쇠구슬이 불꽃을 터뜨려 낙청연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다음 순간, 낙정은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불꽃이 사라졌을 때 낙청연은 바닥에서 핏자국을 보았다.낙정이 피를 토한 것이다.낙정은 비록 중상을 입었지만 결국 도망쳤다.낙청연이 뒤쫓아가려고 할 때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린 순간, 하필 부진환과 시선이 마주쳤다.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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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전...”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낙청연은 거짓말을 지어낼 수 없었다.“왜? 어떻게 거짓말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냐?”부진환은 두 손으로 문을 짚은 채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그윽하면서도 위험한 눈빛, 가까운 거리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낙청연은 침을 꿀꺽 삼킨 뒤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맞습니다. 제가 바로 저낙입니다!”“제가 속였다고 뭐라고 하지 마십시오. 왕야께서 절 별원으로 내쫓아 죽게 놔둔 겁니다. 만약 제가 왕야 몰래 돈 벌 방법을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전 이미 별원에서 굶어 죽거나 추워 죽었을 겁니다...”그 말에 부진환은 미간을 팍 구기더니 그녀를 덥석 끌어안았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귓가에서 부진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미안하다. 전부 내 잘못이다.”낙청연은 놀랐다. 자책하는 그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약해진 그녀는 그의 등을 토닥였다.“괜찮습니다. 이제 왕야를 탓하지 않습니다.”“제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 이용당한 탓에 왕야가 절 엄씨 가문의 첩자라고 여긴 것 아닙니까?”부진환은 그녀를 놓아준 뒤 다시 눈을 가늘게 뜨면서 위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예전에 내가 취했을 때 나한테 뭘 한 것이냐?”“당시 정신을 차렸을 때 뭔가 이상했다. 하지만 네가 사내라고 생각해 의심하지는 않았다.”“낙청연, 본왕은 널 친우라고 생각했는데 넌 날 술에 취하게 만든 뒤 나한테 손을 댔지. 무슨 속셈이었느냐?”부진환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고 낙청연은 다시금 뒷걸음질 쳐서 문에 등이 닿았다.피할 길이 없었다.“그때는 왕야의 손수건을 보고 싶었습니다. 이상한 속셈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낙청연이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그래?”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는 낙청연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뜨거운 숨결이 낙청연의 뺨에 닿았다.“본왕은 그런 속셈이 있는데...”낙청연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녀는 경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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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넌 옷부터 입거라. 급한 것 없다. 본왕이 나가보마.”부진환은 그녀를 놓아준 뒤 태연하게 밖으로 나갔다.낙청연은 황급히 옷을 입었고 침상 위에서 가면을 발견해 썼다. 정리를 마친 뒤 그녀는 침착한 걸음으로 천천히 나갔다.밖으로 나가니 하 대인과 관차 여럿이 있었고 엄평소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하 대인이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어젯밤 저 신산은 어디에 있었소? 저녁에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더군. 저 신산은 어젯밤 누군가 저 신산의 저택 앞에 죽었다는 걸 알고 있소?”낙청연은 속으로 놀랐다. 하 대인이 어젯밤 벌써 왔었다니, 시체도 그들이 옮겼을 것이다.문을 두드렸는데 반응이 없었다고?어제 그녀는 정말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그녀는 부진환과 서로 시선을 주고받은 뒤 곧바로 대답했다.“어젯밤 저는 섭정왕과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뒷짐을 진 부진환은 웃음기 어린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본왕이 말했다시피 본왕은 저 신산과 부설루에서 술을 마시다가 새벽에야 돌아왔소. 하 대인은 본왕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오?”하 대인이 황급히 사과했다.“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죽은 자는 엄씨 가문의 장자인 엄평소이지 않습니까? 왕야께서도 그의 신분이 조금 특별하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 사람이 저 신산의 문 앞에 죽은 채로 발견되었으니 당연히 진실을 밝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저 신산도 억울한 일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부진환이 덤덤히 말했다.“하 대인은 당연히 조사해야지. 저 신산도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고 본왕 또한 그럴 것이오.”“조사가 필요하다면 편히 하시오.”하 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왕야.”“그러면 사람들을 데리고 저 신산의 집안을 수색하겠습니다. 그래야 상부에서 물을 때 제가 대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말을 마친 뒤 하 대인은 사람을 데리고 수색하러 갔다.낙청연은 살짝 놀랐고 구해달라는 눈빛으로 부진환을 보았다.방 안은 아직 엉망이었다...부진환이 나지막하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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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낙청연은 말문이 막혔다.그곳을 떠난 뒤 낙청연은 옷을 갈아입고 왕부로 돌아갔다.돌아갈 때 부진환이 화원 정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게 보였다.그녀는 그에게 다가간 뒤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앞에 있는 찻잔에는 이미 차가 따라져 있었다.“엄평소의 죽음이 여기에서 끝날 것 같습니까?”부진환이 대답했다.“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본왕이 부설루의 사람에게 어젯밤 우리가 부설루에서 술을 마셨다는 증언을 시키겠다고 하 대인에게 말했다.”“지금 엄씨 가문에는 엄평소의 뒤를 봐줄 사람이 없다. 아마 조사를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다.”“게다가 엄평소는 저번에 랑목에게 심하게 맞았으니 원래도 얼마 살지 못했을 것이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들어보니 별문제 없는 것 같았지만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어젯밤 낙정이 제 얼굴을 보았습니다. 비록 낙정에게 중상을 입히긴 했지만 절대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겁니다.”낙청연이 착잡한 심정으로 대답했다.부진환이 미간을 구겼다.“뭐라고? 낙정이 누구냐?”“그 정체불명의 여인 말이냐? 그녀의 이름이 낙정이란 말이냐? 넌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냐?”부진환이 의아한 듯 물었다.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그녀는 뒤늦게 자신이 말실수를 인지했다.현재 엄씨 가문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낙정이 이름을 아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다.낙청연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말했다.“어젯밤 그녀가 엄평소를 밀어 칼을 막았을 때 엄평소가 그렇게 불렀습니다.”부진환은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하지만 그 이름은 너의 이름과 비슷하구나.”낙청연은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당연히 비슷했다.그들은 같은 사부님을 두었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면 낙청연은 낙정을 사매라고 불러야 했다.하지만 그들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생판 남과 다름없었다.낙정은 천성적으로 냉혈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이름은 사부님이 지어준 것이었다.당시 사부님은 낙정을 많이 아꼈고 그래서 딸의 이름을 낙청연이라고 지었을 것이다.“본왕이 다시 사람을 보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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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쯧쯧, 순애보인 엄평소만 불쌍하게 됐군요...”낙청연은 입가에 미소가 걸린 채로 덤덤히 말했다.“엄평소가 불쌍하다고?”“그도 똑같이 낙월영을 속이고 그녀의 감정을 이용해 날 해치려 했다. 엄평소도 결국에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속아 비참하게 죽었으니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지.”송천초가 탄식했다.“정말 인과응보입니다.”“하지만 이번에 낙정이 도망쳤으니 쉽게 잡히지 않을 겁니다.”“게다가 그녀는 그대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되었고 그대의 신분도 알게 되었으니 그 점을 이용할 겁니다!”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나와 같은 생각이구나.”“낙정은 날 놔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찾지 않는다고 해도 낙정이 날 찾아오겠지.”송천초가 걱정스레 물었다.“그러면 방법이 있습니까?”낙청연이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낙정이 날 상대하는 방식이 내 신분으로 말을 꾸며내는 것이라면 낙정의 신분으로 꾸며낼 수 있는 말은 더더욱 많다.”“풍도 상회의 상대는 여국과 인접한 변방으로 직통할 수 있다. 그곳에서 유용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그 말에 송천초의 눈이 반짝였다.“제가 돕겠습니다.”“저희 집이 그곳과 가깝습니다. 제가 가서 조사할 수 있습니다.”“어차피 저도 집에 한 번 돌아가야 했습니다. 계속 진소한의 시간을 끌 수는 없으니깐요. 이참에 그와 함께 아버지를 뵈러 가야겠습니다.”낙청연은 의아한 얼굴이었다.“드디어 그와 함께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구나.”“아쉽게도 난 이번에 너와 함께 갈 수 없다. 나 대신 아버지께 안부를 전해주거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방문하겠다!”송천초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좋습니다. 이제 함께 제 고향의 산에 갑시다. 그 산은 아주 높은데 아침에는 구름이, 저녁에는 별이 손에 닿을 듯합니다. 평생 본 적 없는 광경일 겁니다.”“그러면 전 짐을 정리하러 가겠습니다.”송천초는 아주 신난 얼굴이었다.낙청연 또한 그녀의 말을 들으니 아주 기대됐고 재빨리 송천초를 도와 짐을 정리했다.“일이 끝난다면 꼭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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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왕부에서 큰 소동이 일었다.검은 옷을 입은 낙운희가 자객으로 몰려 호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그렇게 이번 암살은 실패했다.얼마 뒤 부진환이 돌아왔고 낙월영은 곧바로 부진환에게 들러붙어 서럽게 울었다.다행히 낙월영은 누가 그녀를 죽이려 했는지 알지 못했기에 큰 소란을 일으키지는 않았고 부진환도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낙청연은 지초에게서 소식을 접한 뒤 가보지 않았다.낙운희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실패했습니다.”“왜 실패한 것이냐?”낙청연은 낙운희의 실력으로 실패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낙운희가 대답했다.“소 몇 마리도 의식을 잃게 만들 수 있는 강한 미혼향(迷魂香)을 써서 낙월영이 죽은 듯이 자고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먼저 납치한 뒤 밖에서 손을 쓸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낙월영이 정신을 차렸습니다.”“이상합니다. 그렇게 강한 미혼향을 썼는데 왜 정신을 잃지 않은 것일까요?”낙운희는 이해가 되지 않았고 낙청연도 아주 놀라웠다.낙운희는 그 정도로 강한 미혼향을 방어할 수 있는 의술이 없었다.설마 사상환 때문일까?낙월영이 사상환 한 알을 먹었고 낙청연은 작은 사상환을 제작해 랑심을 조종해 아직 반 개가 남아있었다.그녀는 그것을 감히 연구에 쓸 수 없었다.“됐다. 천천히 기회를 노리거라.”낙운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낙청연은 눈을 감았고 오른쪽 눈꺼풀이 계속 뛰었다.불길한 예감이 점점 더 강해졌다.그날 밤 낙청연은 밤새 뒤척거리며 잠이 들지 못했다. 그래서 아예 지붕 위로 올라가 밤새 천명 나침반으로 수련했다.오직 이 순간만큼은 마음이 평온했다.다음 날 아침, 거리가 떠들썩했고 지초가 헐레벌떡 마당 안으로 뛰어 들어와 말했다.“왕비 마마, 왕비 마마, 큰일 났습니다.”낙청연은 지붕 위에서 뛰어내렸다.“왜 그러느냐?”지초가 종이를 건넸다.“오늘 저택의 계집종이 물건을 사러 갔는데 거리에서 사람들이 이것을 의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이것 좀 보세요.”“온 거리에 이게 붙어있었습니다.”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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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엄평소도 당신이 죽인 것이오?”조정에서 누군가 물었다.낙청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본 적도 없는 대신이 입을 열었다.“폐하, 신에게 증인과 증거가 있습니다!”황제는 미간을 구겼다. 비록 내키지는 않았지만 대충 얼버무려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데려오거라.”고개를 돌린 낙청연은 낙정이 대전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았다.“폐하, 소녀 낙정은 엄 공자의 계집종입니다. 엄 공자께서 일을 당한 날 전 그가 저 신산의 점포로 가고 저 신산의 손에 죽는 걸 보았습니다.”“엄 공자와 저 신산이 싸울 때 저 신산의 가면이 떨어졌고 그때 소녀는 저 신산이 섭정왕비 낙청연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엄 공자의 치명적인 상처를 조사해 보았을 때 흉기는 곡선 형태를 띤 비수였습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왕비 마마의 호신용 무기가 바로 그것입니다!”낙정이 증거를 바친 뒤 말했다.“소녀는 엄 공자의 방에서 편지 한 통을 본 적 있는데 저 신산이 엄 공자에게 점포로 오라고 한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저 신산이 엄 공자를 속이고 그를 죽인 겁니다!”이 일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별로 놀라워하지 않았다.그들은 엄평소와 낙청연 사이에 원한이 있다는 걸 알았다.진짜 놀라운 건 저낙의 신분이었다.낙청연이 반박하기도 전에 낙정이 계속해 말했다.“엄 태사께서는 이미 자리에서 물러나셨고 진주에 가서 양로할 생각이었습니다. 얼마 전 엄 태사께서 세상을 뜨셨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저희 사람은 엄 태사께서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했습니다.”“아주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다고 합니다!”“누가 엄 태사에게 손을 쓴 건지는 몰라도 반드시 낙청연과 관계가 있을 겁니다.”“그녀가 천궐국의 재앙이 남방에서 시작될 거라고 했습니다. 진주는 때마침 남방에 있지요. 그녀는 일부러 엄 태사가 반역을 저지를 속셈이라고 모함한 겁니다!”“지금 엄씨 가문의 사람들은 전부 죽었습니다. 그녀와 섭정왕이 목표를 달성한 겁니다!”“폐하, 낙청연은 요사스러운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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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감히 본왕의 왕비를 죽이려고 하다니, 본왕에게 의견을 물은 적이 있소?”부진환의 냉철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조정 전체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아무도 감히 그의 위엄에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고 침묵했다.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계집종 따위가 감히 조정에서 헛소리를 지껄이다니? 심지어 그 말을 진짜 믿을 줄은 몰랐소.”“다들 아침이라 잠이 깨지 않은 것이오? 아니면 정신을 집에 두고 온 것이오?”부진환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노여움이 담겨있었다.황제가 곧바로 말했다.“낙청연이 저 신산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경도에서 요사스러운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힌 적이 없소. 신분을 이용해 백성들을 해친 적도 없지. 그녀를 입궁시켜 대국사에 임명하려 한 것은 짐의 생각이오.”“낙청연을 죽이려고 한다면 우선 짐에게 먼저 죄를 물어야 하는 것이 아니오?”조정의 문무 대신들이 너도나도 무릎을 꿇었다.“용서하여주시옵소서!”낙청연이 태연하게 말했다.“전 대국사가 될 생각이 없었습니다. 요사스러운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힌 적은 더더욱 없고요.”“하지만 지금 보니 대국사를 하지 않는다면 제가 켕기는 게 있어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이겠군요.”“그러니 오늘 전 낙청연의 신분으로 대국사의 자리에 앉겠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참으로 오만방자했다!황제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곧바로 명령을 내리려 했다.“잘 됐군. 짐이 지금 당장 명령을...”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전 밖에서 노여움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라를 망칠 요녀가 대국사가 되다니요! 폐하, 폐하의 셋째 형님에게 속아서는 절대 안 됩니다!”그 목소리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개를 돌려 보니 존귀하고 화려한 옷차림의 태후가 천천히 걸어왔다. 멀쩡한 모습을 보니 전혀 앓는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비록 태후의 몸에서 병의 기운이 보이긴 했지만 상상했던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태후는 진짜 앓고 있었지만 병 때문에 침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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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부진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태후를 보며 말했다.“태후께서 다치셨으니 태의에게 보시지요.”태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본 뒤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곧 황제가 물러나라는 명령을 내렸고 부진환도 걸음을 돌렸다.화원에 도착한 부진환은 태후와 마주쳤다.“태후 마마께서는 아픈 척을 참 잘하시는군요. 엄평소와 엄 태사가 죽었는데도 무너지지 않으셨네요.”태후는 차갑게 웃었다.“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는데 내가 어찌 무너질 수 있겠느냐?”“엄씨 가문에 나 혼자 남는다고 해도 난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난 태후이기 때문이다!”태후의 눈빛은 결연하고 사나웠으며 야망이 가득했다.부진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그렇다면 이것이 마지막 결승이 되겠군요. 태후 마마께서는 본인이 이길 것 같으신가요?”태후는 확신하듯 말했다.“난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소맷자락을 휘날리며 떠났다.-낙청연이 옥에 갇히자마자 부진환이 부랴부랴 따라왔다.“청연!”부진환이 옥졸들을 물렸다.주위에 사람이 없자 부진환은 낙청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옥에서 이틀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일은 본왕이 해결하마.”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조급해하지 마세요.”“최대한 시간을 끄시면 됩니다. 전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부진환은 살짝 놀랐다.“그래. 네 말대로 하마. 어찌 됐든 절대 너에게 아무 일 없게 할 것이다.”낙청연은 웃었다.“알고 있습니다.”“참, 우리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부진환은 궁금한 듯 물었다.“그것이 무엇이냐?”낙청연은 그에게 손짓해 보이더니 그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비밀을 속삭였다.그녀의 말에 부진환은 깜짝 놀랐다.“왜 일찍 내게 알리지 않은 것이냐?”“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이 비장의 무기를 쓰지 마세요.”부진환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알겠다.”부진환은 오래 있지 않고 금방 떠났다. 그는 태후가 가짜 증거를 만들어내는 걸 막으러 갔다.그러나 부진환은 태후에게도 비장의 무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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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보아하니 부진환이 옥에 있는 사람들에게 명령해 낙청연이 옥에서 고문받지도 않고 아무도 그녀를 괴롭히지 않은 듯했다.낙청연은 오히려 잘 먹고 잘 지냈다.매일 점심때가 되면 반 시진 정도 나가서 바람을 쐴 수도 있었다.물론 몰래 그녀를 내보냈다.그날 점심, 낙청연은 하늘을 빙빙 맴도는 아신을 보았다.주위에 사람이 없어 팔을 뻗으니 아신이 내려와 팔에 앉았다.아신이 그녀에게 동백꽃 한 송이를 물어다 주었고 낙청연은 향기를 맡은 뒤 웃었다.“그녀가 길에 올랐다고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냐?”아신은 대답할 수 없어 다시 하늘로 날아 한 바퀴 빙 돌고 나서 멀리 날아갔다.낙청연은 향긋한 동백꽃 향기를 맡으며 송천초의 대략적인 위치를 짐작했다. 아마 3일 뒤면 송천초가 경도에 도착할 것이다.하지만 낙청연은 3일이 지나기도 전에 태후가 찾아올 줄은 몰랐다.태후의 명령도 도착했다.“낙청연은 나라를 망칠 요녀이기 때문에 오늘 오시에 참수하여 백성들에게 보일 것이다!”“지금 당장 처형장으로 옮긴다!”낙청연은 곧바로 처형장으로 끌려갔다.처형장 주위에는 구경하러 나온 백성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이번에는 태후가 직접 참수하는 걸 감시하기로 했다. 낙청연이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주위 백성들은 의논이 분분했다.“섭정왕비가 요녀라니?”“저 신산은 내 운명을 봐준 적이 있소. 아주 정확했는데 백성들을 해쳤다니?”“이게 무슨 일이오?”비록 낙청연이 엄 태사와 엄평소를 죽였다는 헛소문이 돌긴 했지만 백성들은 그 때문에 낙청연을 신랄하게 욕하지 않았다.엄씨 가문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아무도 엄씨 가문의 편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고, 낙청연이 참수당하는 죄명을 받아들이지 못햇다.하지만 태후는 주위 백성들이 뭐라고 의논하든 상관없었다.많은 불만과 처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해도 태후의 눈빛은 확고했다.다들 오시가 되길 기다렸다.갑자기 등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나침반을 내게 주면 목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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