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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낙청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곳을 떠난 뒤 낙청연은 옷을 갈아입고 왕부로 돌아갔다.

돌아갈 때 부진환이 화원 정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게 보였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간 뒤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앞에 있는 찻잔에는 이미 차가 따라져 있었다.

“엄평소의 죽음이 여기에서 끝날 것 같습니까?”

부진환이 대답했다.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본왕이 부설루의 사람에게 어젯밤 우리가 부설루에서 술을 마셨다는 증언을 시키겠다고 하 대인에게 말했다.”

“지금 엄씨 가문에는 엄평소의 뒤를 봐줄 사람이 없다. 아마 조사를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엄평소는 저번에 랑목에게 심하게 맞았으니 원래도 얼마 살지 못했을 것이다.”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보니 별문제 없는 것 같았지만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젯밤 낙정이 제 얼굴을 보았습니다. 비록 낙정에게 중상을 입히긴 했지만 절대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겁니다.”

낙청연이 착잡한 심정으로 대답했다.

부진환이 미간을 구겼다.

“뭐라고? 낙정이 누구냐?”

“그 정체불명의 여인 말이냐? 그녀의 이름이 낙정이란 말이냐? 넌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냐?”

부진환이 의아한 듯 물었다.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그녀는 뒤늦게 자신이 말실수를 인지했다.

현재 엄씨 가문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낙정이 이름을 아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낙청연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말했다.

“어젯밤 그녀가 엄평소를 밀어 칼을 막았을 때 엄평소가 그렇게 불렀습니다.”

부진환은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하지만 그 이름은 너의 이름과 비슷하구나.”

낙청연은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당연히 비슷했다.

그들은 같은 사부님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낙청연은 낙정을 사매라고 불러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생판 남과 다름없었다.

낙정은 천성적으로 냉혈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이름은 사부님이 지어준 것이었다.

당시 사부님은 낙정을 많이 아꼈고 그래서 딸의 이름을 낙청연이라고 지었을 것이다.

“본왕이 다시 사람을 보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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