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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마차 사면의 발이 천천히 거두어지자 마차 안에 앉아있는 이가 보였다. 바로 태상황이었다.

그리고 황제와 섭정왕 부진환도 있었다.

처형장 쪽에 도착하자 부진환은 곧바로 몸을 날려 낙청연의 앞을 막아섰다.

태후는 사나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뭐 하는 짓이냐! 태상황께서는 중병을 앓고 있는데 감히 태상황을 제멋대로 궁 밖으로 데리고 오다니! 섭정왕, 반역을 일으키려는 것이냐?”

분명 낙청연을 참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말썽을 부리다니!

게다가 태상황까지 모셔 왔다.

황제는 태상황을 부축하고 천천히 걸어갔다. 비록 걸음이 늦었지만 그 광경만으로도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황제는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태후를 보며 말했다.

“모후, 짐은 모후가 이렇게 대역무도한 짓을 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태후는 안색이 흐려진 채 태상황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

태상황이 걷는 모습보다 더욱 놀라웠던 건 태상황이 입을 열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힙겹지만 천천히 말했다. 살짝 쉰 목소리였지만 여전히 위엄이 넘쳤다.

“태후가 짐에게 독을 썼다. 권력으로 사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했고 황위를 찬탈하려 했다. 오늘 태후를 폐위시키고 그녀를 평생 수희궁에 가둬둘 것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지만 위력이 넘쳤다.

태후는 숨이 턱턱 막혔고 힘이 쭉 빠져 맥없이 주저앉았다.

태상황이 언제 말을 할 수 있게 된 걸까?

상태가 계속 호전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태후는 경악과 노여움으로 물들어진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모두 빌어먹을 낙청연 때문이었다!

그곳에 있던 관리들과 구경하고 있던 백성들은 충격을 받았다.

태상황에게 독을 쓴 사람이 태후라니?

바로 그때, 황제가 입을 열었다.

“모후, 그래서는 아니 되었습니다. 부황에게 독을 쓰다니요? 부황은 옛정을 생각해 모후를 죽이지 않는 것입니다. 평생 수희궁에 갇혀 계시면서 부디 잘못을 뉘우치시기를 바랍니다.”

“낙정은 태후가 태상황에게 독을 쓸 수 있게 태후에게 명왕익을 제공했다. 게다가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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