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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낙청연은 태상황에게 침을 놓고 약을 쓸 생각이었다.

태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했지만 말하고 길을 걷는 것이 아직 어려웠다.

부경한과 부진환은 태상황과 함께 화원을 거닐고 있었다.

“힘들구나.”

태상황이 멈췄다.

부경한이 그를 부축했다.

“힘들면 돌아가서 쉬시지요.”

태상황은 가지 않으려 했다.

“아니.”

부경한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말했다.

“그러면 제가 부황을 업고 돌아갈까요?”

태상황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햇빛을 보았다.

“태양.”

낙청연은 웃었다.

“태상황께서는 이곳에서 해를 쬐고 싶으신 것이지요? 여봐라, 의자를 가져오너라.”

태상황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의자에 누운 태상황은 이내 잠이 들었다.

부경한은 두꺼운 이불을 가져와 태상황에게 덮어주었고 그의 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부진환은 낙청연의 손을 잡고 화원을 걷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청연아, 고맙다.”

“뭐가 고맙습니까?”

“부황을 치료해줘서 고맙다. 난 부황께서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될 줄은 몰랐다.”

낙청연은 웃었다.

“말로만 고맙습니까?”

부진환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뺨을 쥐고 입을 맞췄다.

“뭘 원하느냐?”

“본왕은 천하를 제외한 모든 것을 너에게 줄 수 있다.”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제가 원한다면요?”

그 말에 부진환은 미간을 구기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원한다면...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

낙청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장난입니다.”

“겉으로는 냉철하고 모진 섭정왕이 아버지와 형제간의 정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다는 걸 전 잘 알고 있습니다. 왕야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고 해도 왕야께서는 황위에 앉는 걸 거부하시겠지요.”

“그런데 제가 왕야를 강요할 리가 있겠습니까?”

“왕야께서 가지고 계시는 게 제가 원하는 겁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부진환은 가슴이 설레 그녀를 품에 안았다.

“본왕의 것은 전부 네 것이다. 본왕도 네 것이다.”

낙청연은 그를 꼭 끌어안았다. 오직 이 순간만큼은 천하의 혼란으로 인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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