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371 - 챕터 2380

3677 챕터

2371장

하현은 홍차를 마시며 천천히 말했다.“당신도 알 거야. 지금 가장 당신을 원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미국 최 씨 집안이라는 걸.”“당신은 자신의 신분을 부정할 필요는 없어. 당신이 서희진이라는 사실을 나도 알아냈는데 미국 최 씨도 당연히 알아낼 수 있겠지.”“여전히 부인하고 싶다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돼.”“하지만 미안하게도 당신의 신분을 미국 최 씨 집안에 알릴 수밖에 없어.”“미국 최 씨 집안의 행동 스타일은 나와 달라. 그들은 당신의 18대 조상들을 모두 파헤쳐 뼈를 부러뜨리고 재를 뿌리며 하나씩 죽일 거야.”“당신!”소윤비는 여러 번 하현의 말을 끊으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하현의 말에 그녀의 눈빛은 점점 분노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한때 콧대 높았던 블랙위도우라도 반년 넘게 쥐처럼 숨어 지내다 보면 두려움이 생길 것이다.과거의 드높았던 후광은 잃었고 그녀는 지금 닭 잡을 힘조차 없는 평범한 여자에 불과에 불과했다.게다가 하현이 말한 것을 그녀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이번에 그녀가 저지른 일로 미국 최 씨 집안은 크나큰 손상을 입었다.미국 최 씨 집안은 희망호를 잃었고 수천억의 현금도 잃었다.이 정도면 미국 최 씨 집안이 그녀의 18대 조상들의 무덤을 모두 파헤치기 충분했다소윤비는 당황한 나머지 테이블 위에 있던 찬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이렇게라도 해야만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하현은 유유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만약 당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지 않다면 내가 하는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거나 하는 건 어때?”“내가 이번에 항성과 도성에 온 건 장모님이 납치된 것 때문이었는데 그 배후는 날 겨냥한 것 같아.”“그러나 막후의 인물은 수단이 아주 직접적이었지. 바로 암살을 하는 거였어. 이건 나를 증오하며 이를 갈던 사람이나 하는 짓이야.”“그래서 막후의 인물은 당신을 조종한 그 사람이 아니야. 왜냐하면 그의 행동 스타일이 아니거든.”“내가 항성과 도성
더 보기

2372장

하현은 뭔가에 홀린 듯 일어섰다.언제인지 모르겠으나 VIP룸에 있는 사람들이 아까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의 뒤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 선물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지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하현은 눈썹을 찌푸리다 갑자기 좌석 근처에 있던 강화 유리를 발길로 박살을 내며 소리쳤다.“빨리 뛰어!”소윤비는 화살에 놀란 새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 얼른 일어서서 하현을 따라 뛰쳐나왔다.“쾅!”하현 두 사람이 VIP룸을 뛰쳐나온 것과 거의 동시에 테이블 위에 있던 선물 상자가 갑자기 펑 하고 소리를 내며 VIP룸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하현과 소윤비 두 사람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몸을 피하긴 했지만 온몸이 파편으로 뒤덮었다.엄청난 폭발음에 많은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했다.VIP에 있는 사람은 부자이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손을 쓴 사람도 그런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싶지는 않았는지 사람이 적을 때 손을 쓴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번 폭발로 어마어마한 부상자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하현의 얼굴은 파편으로 엉망이 되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열었다.그때였다...VIP룸 벽이 파손된 곳으로 번호판이 없는 차 두 대가 맹렬히 달려들었다!곧이어 차 문이 열리고 열두 명의 외국인 남녀가 총을 들고 뛰어내렸다.하현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미국 최 씨 일가?”총을 든 사람들은 모두 낯선 얼굴이었지만 사람들의 행태를 보고 하현은 가장 먼저 미국 매파를 떠올렸다.이번 희망호 사건은 곽영준이 배후에서 조종했고 도성 화 씨 집안은 부채질을 하며 사건을 더 크게 조장했다.이 두 집안은 소리 소문 없이 이익을 손에 넣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결국 지금 이놈들은 이번에 막대한 손해를 입은 미국 최 씨 집안에서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사람들 사이로 수십
더 보기

2373장

”당신이 날 구해준다면 모든 세부 사항들까지 다 말해 줄게요.”“증거도 있고 그와 통화한 녹음 파일도 있어요. 그가 나한테 준 현금 수표도 있어요.”“내 말이 사실이라는 걸 이것들이 증명해 줄 거예요!”두려움에 떠는 여자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못 할 것이 없었다.어쨌거나 곽영준의 허무맹랑한 약속에 비하면 눈앞의 생사는 그녀의 모든 것을 걸 만한 것이다.“좋아, 당신이 한 말 잘 기억해. 이따 그 증거들 살펴볼 거야. 지금은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하현은 소윤비를 데리고 사방에 파괴된 건물들과 사람들이 내팽개치고 간 짐들 사이를 빠르게 헤집고 다시 VIP룸으로 몰래 들어왔다.지금 공항 대합실은 너무 어수선했다.만약 여기서 직접 충돌이 일어난다면 무고한 사람들이 다칠 수 있었다.오히려 VIP룸은 한 번 폭발했으니 지금 안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두 사람은 연기가 자욱한 VIP룸으로 다시 들어왔다.아수라장이었다.땅바닥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사망자들을 포함해 곳곳이 폭발의 상흔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하현은 안타까운 듯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바닥에 흩어져 있는 서양식 칼을 몇 자루 들고 소윤비와 함께 VIP룸 뒤쪽에 있는 식사 준비실로 민첩하게 들어갔다.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큰 유리창이 있었다.한 편에는 적지 않은 사물함들이 나란히 벽에 붙어 있었다.하현은 눈을 번쩍이며 사물함을 들어 유리창에 던졌다.커다란 유리창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그러나 하현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소윤비와 함께 큰 사물함 속으로 몸을 숨겼다.“쾅!”두 사람이 사물함에 몸을 숨기자마자 누군가가 문을 발로 찼다.몇몇 외국인 남자들이 뛰어 들어왔다.이 사람들은 분명 퇴역 군인들로 모두 전투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었다.살기를 품으며 들어온 그들은 들이닥치자마자 마구잡이로 발포하기 시작했다.방 안의 많은 가구들이 산산조각이 났고 하현과 소윤비가 숨어 있는 사물
더 보기

2374장

그러나 안타깝게도 외국인 킬러는 하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하현은 몸을 낮추어 가장 먼저 군중 속으로 뛰어들었고 상대방이 자신에게 총을 겨눌 시간을 주지 않았다.그의 손에 있는 칼은 쉴 새 없이 상대의 폐부를 가르며 지나는 길마다 선혈이 낭자한 킬러들이 픽픽 쓰러졌다.외국인 킬러들은 하나같이 고함을 지르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그들의 총은 하현을 쓰러뜨리기는커녕 동료들의 심장에 꽂혀 그대로 고꾸라졌다.이를 본 나머지 외국인 킬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그들은 동시에 하현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그들의 총에서 비처럼 총알이 날아와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솩!”하현은 결연한 표정으로 한 걸음 내디뎠고 그의 손에는 여지없이 상대의 피가 묻어 있었다.네 명의 외국인 킬러들은 도저히 이 순간을 믿을 수 없었다.그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상대는 모두 전투력을 상실하고 말았다.그러나 하현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바닥에 널브러진 킬러들의 총을 주워 들고는 얼른 그곳을 빠져나와 대합실로 향했다.대합실에는 이미 VIP룸에서의 동정을 들었는지 십여 명의 킬러들이 하현을 향해 일제히 방아쇠를 당겼다.“탕탕탕!”누군가 공중으로 뭔가를 던졌고 곧이어 펑 하는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그러나 하현은 빠른 몸놀림으로 그 사이를 피하며 동시에 그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탕탕!”포위를 해 오며 공격에 열을 올렸던 킬러들이 하현의 총에 추풍낙엽처럼 하나둘 쓰러졌다.잠시 후 그들 중 절반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다.나머지 킬러들은 어안이 벙벙해 말도 잇지 못하며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하현이 놈들을 해치운 건 불과 3분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하지만 그 3분 동안 적들은 이미 스무 명 이상이나 요단강을 건넌 것이다.전장을 누볐던 이들의 눈에도 하현의 전투력은 실로 놀랄 만한
더 보기

2375장

하현의 몸은 멈추지 않고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뒤로 물러난 뒤에도 그는 쉴 새 없이 이쪽 저쪽으로 몸을 굴리고 뒤집으며 킬러들의 총탄을 피했다.대합실 안에서는 연신 탕탕탕 하는 소리가 들렸고 바닥과 벽면에는 총탄 자국들이 점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맞은편 외국인 킬러 몇 명이 다시 공격하려고 발을 내디뎠다.그러나 첫 번째 사람이 발을 디디자 하현을 향해 공격하던 다른 동료의 총탄이 그만 그의 머릿속에 박히고 말았다.하현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상대의 총탄을 유린하고 있었다.이윽고 하현은 상대의 총알이 로비의 강철 건물 용골 위에 떨어지도록 유도했다.순간 파편이 사방을 뒤덮였다!하현은 조금도 다친 데가 없었지만 다른 외국인 킬러들은 모두 바닥에 엎어졌다.하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 한 구를 잡아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았다.그리고는 재빨리 대합실 밖으로 뛰쳐나갔다.저격수들은 바로 맞은편 창고 꼭대기 위에서 총알 세례를 퍼부었다.“팡팡!”총알이 빗발치듯 난무했지만 하현은 시체를 방패막이 삼아 저격수들의 공격을 막았다.창고 밑에 도착했을 때 하현은 잡고 있던 시체를 버리고 최대한 빨리 내부 계단을 통해 창고 꼭대기로 돌진했다.상대방의 사격술은 며칠 전 천계 조이팰리스에서 자신을 공격했던 저격수와 같았다.하현은 저놈이 누군지 정말 죽도록 알고 싶었다.“탕!”하현이 창고 꼭대기에 있는 문을 발로 차서 연 뒤 바로 총구를 겨누었다.하현의 몸이 나타난 순간 총알이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상대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겠다는 하현의 의지가 엿보였다.곧이어 상대편에서 총알이 날아왔다.“탕!”맞은편에는 검은색 타이즈를 입고 여우 가면을 쓴 여자가 나타났다.가면 아래로 뾰족한 턱이 드러났다.그 선만으로도 그녀의 몸매와 매혹적인 선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 날렵한 얼굴이었다.그러나 하현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느낌이 드는 얼굴이었다.하현은 급하게 손을 놀
더 보기

2376장

하현이 재빨리 창고를 떠나던 그 시각 소윤비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사물함에서 기어나왔다.그녀의 얼굴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날의 블랙위도우처럼 차갑고 침착하게 모든 일을 대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녀는 재빨리 VIP룸을 빠져나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며 공항의 혼잡한 관광객 속으로 빠져들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곧 연결되었고 소윤비는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곽영준, 나야. 도성 국제공항에서 하현이 뜻밖에 미국 최 씨 집안 공격을 당했어.”“당신 계획이 성공했어.”“이제 곧 하현은 죽을 거야.”“서희진? 내가 이미 말했잖아. 직접 연락하지 말라니까.”전화기 맞은편에서 곽영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도대체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소윤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가 이내 냉정을 되찾고 말했다.“곽영준, 난 단지 기뻐서 전화했던 거야. 당신의 계획이 성공했음을 축하해 주려고!”“하현이 이번에 죽지 않더라도 적어도 몇 년은 감옥에서 썩어야 할 거야.”“도성은 내륙이 아니기 때문에 하현도 여기서는 어쩔 수가 없을 거야.”“그리고 곽영준, 다른 가문들과 협력해서 도성 관청을 압박해. 그러고 나서...”“팡!”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윤비의 온몸이 떨렸고 순간 복부에선 심한 통증이 밀려왔다.멀지 않은 곳에서 아무 표정 없는 얼굴의 여자가 소총을 휴지에 싸서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던졌다.그리고 그녀는 소윤비를 향해 목을 긋는 손짓을 했다.소윤비는 그제야 고개를 숙여 자신의 복부에 난 상처를 쳐다보았다.믿을 수 없었다.“감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땅에 풀썩 주저앉아 소리 없이 숨을 거두었다....소윤비가 죽었을 그 시각, 도성항 천계 조이팰리스 로열 스위트룸 안.최규문은 테이블 위에 자료 뭉치를 내리치며 중얼거렸다.“그 남자였군.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어디선가 본 것 같았거든.”“셋째 할아버지와 넷째 할아버지한테 손 댄 사람이 그
더 보기

2377장

최규문이 원통한 표정을 짓자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오랜 친구 진태유는 시가에 불을 붙이면서 심드렁하게 입을 열었다.“어이, 규문아. 내 생각에 너 너무 소심한 거 같아.”“하현을 죽이는 거, 그거 외지인 하나 죽이는 거잖아?”“그가 내륙에서 아무리 힘이 세고 배경이 좋은들 여기서 뭘 어쩌겠어?”“우리들이 마음만 먹으면 손가락 까딱하는 것만으로 죽일 수 있어!”“그동안 가만히 놔두었던 건 그냥 귀찮아서 그랬을 뿐이야.”“그런데 지금은...”진태유는 서류를 꺼내 최규문 앞에 던지며 웃었다.“네가 경찰서에 취조받으러 갔을 때 내가 오랫동안 황금 삼각주 일대를 떠돌던 퇴역 미군들을 고용해 하현 그놈을 처리하라고 했어.”“곧 좋은 소식이 돌아올 거야.”“뭐!?”침착하던 최규문의 표정이 일순 일그러졌다.“하현을 죽이려고 사람을 보냈다고?”“그래. 오십 명 정도 되는 미군 퇴역병들이야. 그리고 어마어마한 탄약과 총알을 준비했지.”“그러니 너 걱정하지 마. 아무리 뒤져 봐야 증거도 찾을 수 없는 물건들이야.”“이렇게 했는데 어떻게 그 미꾸라지 한 놈 못 잡겠어?!”“야 이 자식아! 사람을 보냈으면 보내는 거지 왜 미군 퇴역병을 보냈어?”최규문이 버럭 화를 냈다.“날 죽일 속셈이야?”“하현이 죽든 살든 이런 짓을 할 사람으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나일 거라고!”“진정해, 진정하라구. 규문아, 내가 말했잖아. 해외에 나간 지 몇 년 안 됐는데 어떻게 미국 매파들의 조급증만 배워 왔냐, 넌? 내가 너한테 몇 번 말했잖아. 이렇게 큰일을 만날수록 냉정을 잃으면 안 돼.”진태유는 시가를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이며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은 네 얼굴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네 희망호도 망하게 했어. 그리고 수백억이나 되는 돈도 가져갔어!”“이런 사람이 죽지 않고 버젓이 자기 집에서 편안히 지내는 꼴을 보고 싶냐?”“걱정하지 마. 항성과 도성 모두 우리 홍성 구역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다
더 보기

2378장

항성 마사회에 도요타 몇 대가 천천히 진입하며 곧바로 경마장 입구로 향했다.동작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살기가 어리는 긴장된 순간이었다.문이 열리는 순간 특수 제복을 입은 남녀 수십여 명이 표정 없는 얼굴로 VIP룸 쪽으로 향했다.입구에 있던 경호원들은 길을 막으려고 손짓을 했지만 그들이 입고 있는 특수 제복을 보고는 하나같이 화들짝 놀란 얼굴을 하며 군말 없이 길을 내줬다.지나가던 항성의 권력가들도 모두 긴장된 얼굴로 변했다.모두들 시선을 내리깔고 조심스럽게 힐끔힐끔 쳐다보았다.마치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고귀한 그림을 보듯 숨죽이며 바라보았다.곧 7번 VIP룸이 열렸다.앞장섰던 여자가 싸늘한 표정을 한 채 손을 흔들었고 위엄 서린 얼굴로 화려하게 장식된 방으로 들어갔다.특수 제작된 총기 수십여 자루가 지금 이 순간 들어서는 사람들을 향해 숨을 죽이며 노려보고 있었다.맨 앞에 서 있던 여자는 증명서를 보여주며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용전은 지금부터 사건을 처리하겠습니다. 이제 말씀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지금 하는 말은 모두 증언으로 인정됨을 말씀드립니다.” 핸드폰을 든 곽영준은 긴장된 표정이었고 약간은 굳어 있었다.아까 서희진의 전화를 받고 일의 경과를 알아볼 사람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용전 사람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는 민첩하게 반응했고 가장 먼저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 들어 잠금을 풀려고 했다.“퍽!”맨 앞에 서 있던 여자는 이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곽영준이 핸드폰 통화기록을 삭제하기도 전에 뭔가 쇠붙이 같은 것이 그의 손목을 정확하게 타격했고 핸드폰은 그대로 카펫 위로 떨어졌다.곽영준은 안색이 일그러지며 자신의 핸드폰을 밟아 부수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선두에 있던 여자는 매서운 눈초리로 말했다.“핸드폰을 부순다면 난 지금 당장 당신을 사살할 겁니다.”“먼저 참수하고 나중에 보고하라, 왕실 헌장에 있는 말이죠. 어디 한번 해 보
더 보기

2379장

”순순히 당신들을 따라가겠습니다!”곽영준은 저항하려는 모든 의지를 내려놓고 부상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는 자신의 경호원을 힐끔 바라보았다.“하지만 저들은 결백합니다.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 좀 해 주면 안 되겠습니까?”선두에 선 여자가 냉랭하게 말했다.“걱정 마세요. 우리는 아무 잘못 없는 사람한테 누명을 씌우거나 하지 않으니까요.”“당신들의 경호원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 한 그들의 목숨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거예요.”곽영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경호원을 향해 눈짓을 했다.지금의 상황은 아무래도 집안 어르신이 나서야 할 것 같았다....최규문과 곽영준 두 사람이 모두 용전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던 그때.하현은 도성 경찰서 자문실에 앉아 있었다.그 맞은편에 있는 사람은 최영하였다.두 사람은 그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고 기록한 후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최영하는 이미 모든 일련의 과정을 이해했고 핸드폰을 꺼내 하현 앞에 놓았다.“하현, 또 다른 일이 있어. 당신이 말한 핵심 인물, 소윤비 말이야. 이미 죽었어.”“공항이 혼잡한 틈을 타 누군가 그녀의 심장을 노렸어. 총알이 심장을 관통해 손을 쓸 수가 없었어.”“하지만 공항의 모든 CCTV가 다 공격을 당해서 소윤비가 누군가의 총에 잘못 맞아서 죽은 건지 그녀를 겨냥한 저격수가 있었던 건지는 파악하지 못했어.”“그리고 또 한 가지. 그녀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어. 통화기록이 3분 가까이나 되었어. 우리가 알아낸 바로는 통화한 상대가 항성 S4 중 한 명인 곽영준이었어.”“곽영준? 소윤비는 나랑 얘기했을 때 줄곧 곽영준을 보호하려고 애썼어. 그런데 어떻게 마지막 순간에 곽영준에게 전화를 걸 수 있어?”“곽영준에게 사건 경위를 보고하려고 했는지도 모르지.”최영하가 나름대로 분석한 것을 말하자 하현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반발했다.“아니야. 소윤비가 곽영준을 공범으로 만들려고 물귀신 작전을 한 것
더 보기

2380장

최영하는 하현을 내려준 뒤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침울한 표정으로 그곳을 떠났다.마당 안에는 하현만이 덩그러니 남았다.그는 주위를 한 바퀴 휙 둘러보았다.아무도 보이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그의 심장을 파고들었다.아마도 이 순간 적어도 수십 명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음을 하현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그들은 두말할 것 없이 실력이 범상치 않을 것이다.“용전, 대하 초석 중의 하나!”하현은 흥미로운 표정이었다.대하의 초석 중 용위주가 수호 방위를 용옥주가 형벌을 용문주가 길바닥 조직을 용전주가 경외 구역을 관할하고 있다.이치대로라면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으니 용옥에서 이 일을 담당해야 한다.그러나 항성과 도성은 대하 권역이면서도 다른 행정 구역에도 속해 있어서 용전이 이 일을 관할하는 것이 정상이었다.하현이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멀리서 특수 제복을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그는 하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하현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따라 들어갔다.전방에는 안내실이라는 곳이 있었다.그다지 크지 않은 방이 있었지만 여기저기 십여 개의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실내에 있는 테이블 맞은편에는 차가운 얼굴로 무장한 두 남녀가 이미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하현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들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하 지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용전 항도 지부 조사팀 팀장이고 코드명은 백구입니다.”“이 두 분은 내 동료이고 코드명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하 지회장님을 이곳으로 오라고 한 것은 오늘 도성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서입니다.”“하 지회장님이 용문 사람이라는 걸 압니다. 권한상 우리는 당신을 직접 체포할 권리는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용문 집법당을 통해서만 처벌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오늘 사건이 너무 중대한 일이라 하 지회장님이 특별히 협조를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백구는
더 보기
이전
1
...
236237238239240
...
36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