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391 - 챕터 2400

3677 챕터

2391장

”용전 항도 지부장?”당인준은 눈을 희미하게 뜨며 말했다.“그가 유라시아 전장에 참전해 원경천과 함께 싸웠다면 분명 하 세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거야!”“그에게 전화를 걸어 하 세자와는 잘 지내는지 물어봐!”“당신들이 잘못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말이야.”하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분명 하현의 정체를 떠올린 듯했다.강남 하 세자에 용문 대구 지회장이면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신분임엔 틀림없었다.그러나 그녀는 곧 평정심을 되찾고 냉소적인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당인준, 당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하지만 이곳은 강남도, 대구도 아니라는 걸 잊었어?”“여기는 항성이야. 이곳에서 하 세자면 어떻고 지화장이면 또 어때?”“당신 같은 머저리가 고작 하현 같은 사람을 위해 우리 용전과 싸우겠다고?”“우리 같은 사람들 눈에 그의 두 가지 신분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야!”“잘 들어. 당인준 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 원경천이 오늘 이 자리에 온다고 해도 우리 용전을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거야!”“어디 마음대로 해 봐!”당인준은 오른손을 들어 손짓을 했다.그 순간 그의 옆에 있던 당도대 군사들이 일제히 허리춤에 있는 당도에 손을 올렸다.전장을 누비던 살기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하수진도 뜨끔하긴 했지만 이제야 꼬리를 내릴 순 없었다.게다가 그녀에겐 비장의 카드가 있기 때문에 당인준의 이런 행동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당당하게 허리를 꼿꼿이 세울 수 있었다.그녀는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 1분의 시간을 줄게!”“화천강을 놓아줘!”“그렇지 않으면 총을 쏴서 바로 당신들 난사할 거야!”“당도대의 칼이 빠른지 우리 용전의 총이 빠른지 어디 두고 봐!”말이 끝나자마자 마당 전체가 흔들리며 제복을 입은 남녀 수십 명이 나타났다.그들 손에는 모두 총기가 들려 있었고 살벌한 표정으로 당도대 사람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지금은 전시 상태이긴 했지만 용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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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장

”뭐!?”청천벽력이 울렸어도 이렇게 넋이 나가진 않을 것이다.문주?!용문 문주, 용인서!?상대방의 신원을 알고 난 후 강남 병부 전신인 당인준도 순간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상대의 작은 움직임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폐부를 건드리는 것 같았다.당인준이 이런 지경인데 하물며 다른 사람은 어떻겠는가?그들은 감히 용인서와는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마치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것 같은 강렬한 힘이 느껴졌다.“내 나이가 많아 귀도 어두운데 오는 길에 들으니 누가 하현을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소릴 하는 것 같던데.”용인서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수진 일행을 바라보며 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재미있군그래. 내가 남쪽을 순찰할 때 사람을 좀 보내서 용문 고위층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아 글쎄 누가 우리 용문 서른여섯 번째 지회장 중 한 명을 괴롭힌다고 하질 않겠어?”“당신들 용전은 나 용인서의 체면을 이렇게 구길 셈인가!”이웃집 아저씨가 사람들과 수다를 떨듯 용인서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모두가 바위처럼 얼어붙고 말았다.하수진, 하민석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감히 대답을 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용인서와 대화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스스로도 가늠할 수 없었다.특히 하수진의 마음은 이미 바닥까지 내려앉았다.그녀가 오늘 하현을 억류한 것은 나름 자신이 있어서였다.그녀는 얼마 전에야 그녀의 배후에 있는 인물 항도 하 씨 후계자인 하구천이 최근 용전에 새로 부상하는 전쟁의 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대하 최연소 전쟁의 신임은 물론 최강의 전신이었다.항간에는 하 씨 가문에 대하 9대 병부 총교관 자리에 앉을 젊은 인재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그 사람은 하구천이 아니었다.심지어 하구천이 진짜 당도대 총교관이라는 소문도 있었다.이전에 경내에서 떠돌던 이 소문은 소인배들이 하구천의 신분을 가장해서 만든 것일 뿐이었다.하구천은 천성적으로 털털하고 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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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3장

하수진은 정신을 다잡으려 애를 쓴 끝에 겨우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오늘 당인준의 출현도 예상 밖의 상황이었는데 용인서의 출현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한 일이었다.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함께 온 것 같았다.하현이 얼마나 막강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 될 수 있었다.“나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로 시간 낭비하기 싫군. 모두 무릎을 꿇고 하현에게 세 번 절하는 걸로 마무리하지.”용인서는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하현과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곧바로 성가신 일을 도려내듯 결정을 내렸다.하수진 일행은 안색이 굳어졌고 눈에는 언짢은 빛이 역력했다.만약 그들이 오늘 밤 무릎을 꿇는다면 어떻게 하현에게 누명을 씌울 수 있겠는가? 앞으로 어떻게 항성과 도성에서 호령할 수 있단 말인가?무릎을 꿇으면 항성과 도성에서 용전 체면은 그야말로 시궁창이로 떨어지게 된다.하현은 용인서를 바라보며 흥미로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어르신이 자신의 체면을 이렇게 세워준다고?자신에게 뭔가 또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용문주님, 하수진은 항도 하 씨 직계이자 하문준의 여식입니다.”“용전 항도 지부에서는 2인자이구요.”이때 하수진은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가 용인서의 무서운 위압을 이겨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는 하현을 쏴 죽이려던 것이 아닙니다. 그가 도성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테러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협조해 달라고 했는데 협조는커녕 화천강을 다치게 하고 그를 인질로 삼아 도망치려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저도 직책상 어쩔 수 없이 총을 동원했을 뿐입니다!”“우리가 정말로 그를 죽이려 했다면 그를 굳이 여기까지 데려와서 공격하지는 않았을 거예요!”“게다가 이 사건은 항도 하 씨 후계자와 용전 전주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입니다. 용문주님께서 함부로 개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하수진은 비록 용인서의 신분과 실력이 두려웠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녀의 성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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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4장

이 광경을 보던 용전 사람들의 눈에 분노가 들끓었지만 지금은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눈만 껌뻑이며 땅바닥만 주시하고 있었다.용인서는 껄껄 웃으며 한껏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당인준도 그의 행동에 살짝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전설의 용문주는 역시 거침이 없었다.행동 규칙과 체면 따위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처럼 그저 자신의 호불호에 따라 행동할 뿐이었다.확실히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문주.”하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사실 용문은 백 년 평판을 가진 집단입니다.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나 하나 때문에 문주께서 오랫동안 열심히 이뤄온 것을 잃으실까 염려됩니다.”“용전 사람들은 제가 도성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이제는 제 차례입니다.”“제가 그들에게 물을 차례입니다.”“그들은 비록 사람을 죽이고 싶어 했지만 저는 저들이 품은 나쁜 심보를 문책할 것입니다.”“용위, 용옥, 용전, 용문, 모두 심문하고 싶습니다!”“무고한 자들에게 정의를 되돌려주고 싶습니다!”“저에게 죄가 있다고 판명된다면 인정하고 벌을 받겠습니다!”“저에게 죄가 없다고 밝혀지면 용전 항도 지부를 폐기하겠습니다!”이 말이 나오자 하수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용인서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의 그 시원시원한 행동 스타일 정말 마음에 들군.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그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하였지만 우리는 그들이 가진 나쁜 심보를 벌하겠어!”“당통령! 자네가 임시로 용전 항도 지부를 맡아주게. 지금부터 이곳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나갈 수가 없네!”“오늘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천하의 사람들에게 진실을 밝힐 것이네!”“콰강!”하늘 위로 먹구름이 장막을 치며 해를 가렸고 천둥과 번개가 몰려와 당장이라도 하늘이 무너질 듯 위세를 더했다....연경 교외에 오래된 능묘 같은 곳이 있었다.그곳은 수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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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5장

하구천은 우산을 쓰고 미소를 머금은 채 꽃집에 들어갔다.하백진을 본 하구천은 그녀에게 공손하게 말했다.“고모, 웬 꽃집이에요? 갑자기 이곳으로 오라고 한 이유가 뭐예요?”하백진은 눈앞에 나타난 하구천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그러고 나서 그의 전체를 꿰뚫어 보려는 양 가만히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입술을 들썩이며 천천히 말했다.“하현이 항성과 도성에서 와서 당한 일, 네가 그런 거야?”하구천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물론 아니죠.”“퍽.”하백진은 태블릿 PC를 꺼내 하구천의 이마에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하현의 장모 최희정이 납치가 되었고 하현은 두 번이나 하수진에게 습격당했어...”“화 씨 집안 아들들이 하현을 건드렸고.”“진태유는 최규문을 감옥에 보내려고 했고 그것을 파헤치려는 하현을 유인해 도성 국제공항에서 그를 치려고 했어.”“이 모든 일이 너와 무관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어?”하구천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고모, 저도 이 일에 대해서 듣긴 했어요.”“이 일에 연관된 사람들도 다 제가 아는 사람들 맞아요.”“하지만 문제는 제가 그런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거예요.”하백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구천아, 지금 네가 한 그 말, 내 앞에서는 괜찮아. 하지만 네가 심문받을 때도 괜찮을까?”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던 하구천은 심문받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노여움이 가득한 빛이 그의 눈동자를 스쳐 지나갔다.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모, 이해가 안 돼요. 항도 하 씨 가문 구역이고 용전이 일을 처리하는 곳인데 왜 다른 세 곳에서 끼어드는 거예요?”“우리 가문에서 언제 다른 집 일에 뛰어든 적 있어요?”하백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왜 끼어드냐고? 구천아, 정말 너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하현은, 우리 항도 하 씨 집안사람이자 강남 하 세자야. 게다가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구.”“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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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6장

큰일이다!용전 항도 지부 안.하수진은 낯빛이 어두워졌고 마음속에선 오직 이 말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용인서가 진두지휘하고 명을 내리자 당인준이 빠른 몸놀림으로 용전 항도 지부 진입로를 모두 봉쇄했다.용전 항도 지부 핵심 구역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모기 한 마리 날아오지 못하게 했다.용전 항도 지부는 태평산에 있기 때문에 태평산에 사는 많은 권세가들이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항성 일인자들조차도 줄줄이 소환되었다.용전 항도 지부 전체는 금지된 구역과도 같았다.반나절 후 하현은 당인준과 둘이서 향이 그윽한 차를 나눠 마셨다.이윽고 사람들이 계속 그곳에 도착하기 시작했다.이들은 모두 용전, 용위, 용옥, 용문의 거물들로 이번 일을 전권으로 처리하는 대표들은 아니었지만 꼭 필요한 인물들이었다.네 곳이 모두 모여 회의한 일은 최근 몇 년 동안은 없던 일이었으나 이번에 용문과의 관계로 회의가 열렸으니 당연히 철저하게 처리해야 한다!게다가 이번 일은 국제적인 영향도 상당해서 대하 9 대 장로회에서도 이 일에 대해 의견을 표시했다고 한다.이 시각, 항성 전체에는 이 소문으로 가득 차서 아무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이런 상황은 하수진의 심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고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져 갔다.그녀는 지금 엄청난 압박감에 짓눌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항도 하 씨와 용전이라는 큰 뒷배는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것이었다.하지만 용위, 용옥, 용문이 9대 장로까지 대동하고 왔을 때는 아무도 이번 재판에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것이다.모든 일은 규칙에 따라 처리될 수밖에 없다.심문할 테면 심문해 보라지.이런 분위기는 오히려 자신감 넘치는 하수진을 더욱 흉악하게 몰아갔다.그녀는 멀리 서 있는 하현을 바라보았다.도저히 지금 이 순간이 믿기지가 않았다.왜!?이 사람은 그냥 용문 대구 지회장일 뿐이고 보잘것없는 하 세자일 뿐이잖는가?그런데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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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7장

이욱은 소리 없이 웃으며 하현의 손을 놓더니 그대로 돌아섰다.이때 붉은 깃발을 단 승용차가 절제된 위용을 드러내며 멈추었고 덩치 큰 장세경이 차 문을 열고 내려와 하현의 곁으로 곧장 다가온 뒤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장 어르신.”하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 대표, 당신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았는데 용문 대구 지회장일 줄은 몰랐군그래.”“나이 든 나도 진심으로 수긍할 만해.”“그런데 용전 저들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왔지. 어찌 자네한테 대드는 것인가?”“그들은 자네가 용문 천군만마를 데리고 용전을 평정하는 것이 진정 두렵지 않단 말인가?”하현은 웃으며 말했다.“장 어르신 농담도 잘 하십니다. 전 그냥 일개 지회장에 불과합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겠습니까?”장세경은 소탈하게 웃으며 말했다.“힘은 별로 없지만 용인서가 자네를 지지하잖는가? 한 마디로 네 개의 가문을 심문한다면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나서야지.”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장 어르신, 네 개의 가문은 모두 대하의 초석입니다. 대하의 공명정대함과 정의를 수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장세경은 잠시 깊은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하 대표, 내 개인으로서는 자네에게 내 진심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네.”“하지만 오늘은 내가 용옥을 대표하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공정성을 염두에 두고 임하겠네.”“어떻게든 모든 진실을 잘 밝혀내도록 심문하겠네.”“물론입니다.”하현은 말을 하면서 장세경의 뒤를 바라보았다.장세경이 하현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의 뒤에 여자가 한 명 나타났기 때문이다.나이는 알 수 없지만 아름답고 매혹적인, 마치 인간 세상에 내려온 선녀 같은 여자였다.그 여인은 하현을 유심히 훑어보고는 빙긋이 웃으며 돌아서서 안으로 들어갔다.하지만 그녀가 나타났을 때 용전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눈빛은 그녀를 향한 관심으로 가득 찼다.그녀가 움직이자 장세경조차도 약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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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8장

하수진의 깨끗하고 청순한 이미지에 비해 하백진은 차분하면서도 위엄이 있었고 눈빛은 부드러웠다.하현을 바라볼 때도 눈 속에는 호의의 빛이 가득했다.만약 이 일련의 일의 배후에 하구천이 얽혀 있다는 걸 몰랐다면 하현도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하백진은 하구천의 고모이다.하현은 아마 이 온화한 인상의 여자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졌을 수도 있었다.“펑!”바로 그때 한쪽 문이 열리고 얼굴이 잔뜩 굳어 있는 최규문, 화태강, 곽영준이 들어왔다.이 사람들 외에도 문밖에 서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는데 모두 도성 국제공항에서 있었던 사건 관련자들임이 분명했다.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당사자의 감독 하에 그들은 입장했다.“다 모였으니 이제 시작해 봅시다.”하백진은 위엄 있는 어조로 입을 열었고 백구에게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자, 시작하시죠!”현장에 있던 많은 거물들 때문인지 백구의 존재가 크게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하백진의 명령에 그는 잠시 긴장한 듯 심호흡을 했다가 자신의 증명서를 주위에 펼쳐 보이며 입을 열었다.“여러분, 그럼 시작하겠습니다.”백구의 시선이 하현에게 떨어지더니 그가 천천히 말했다.“하현, 사건 당일 왜 도성 국제공항에 갔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사람을 찾으러 갔습니다. 이 사람은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서희진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중국으로 가서 성형수술을 한 후 얼굴을 바꾸고 소윤비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왜 그 여자를 찾으러 갔죠? 그 여자와 당신 사이에 뭔가 충돌이 있었던 겁니까?”백구는 하현을 응시하며 대답의 모든 허점을 찾아내는 듯 유심히 쳐다보았다.하현은 계속 담담하게 말했다.“희망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녀는 일부러 최 씨 남매를 희망호로 유인했고 화태강의 압박으로 견디다 못한 최 씨 남매가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간단히 말해서 소윤비는 저를 사건으로 유인한 가장 중요한 유인책이었던 것입니다.”백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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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9장

하현은 최규문, 곽영준, 화태강에게 시선을 떨어뜨린 뒤 싱긋 웃으며 말했다.“도성 국제공항 테러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곽영준, 화태강을 기소하겠습니다.”“주범은 아니었지만 방조범이었습니다.”“최규문은 비록 직접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직접 움직인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그 악당들은 미국 퇴역 군인들이고 희망호의 칩을 가지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그를 방어하기 위한 속임수입니다.”“그리고 최규문은 지금까지 순순히 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이 일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하지만 이 사람은 신분이 너무 높아서 감히 함부로 말할 수가 없는 겁니다.”“그래서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최규문의 입을 비틀어 진실을 말하게 하는 겁니다.”“저는 피해자일 뿐입니다. 전 이 자리를 떠나도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에요, 안 그렇습니까?”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은 하현이 절차를 따르지 않고 백구의 심문 과정에 불쑥 끼어드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최규문이 배후의 인물을 알고 있다고 말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하수진은 일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하현이 제멋대로인 행동을 보일 줄도 몰랐지만 이미 모든 사실을 하현이 꿰뚫고 있을 줄도 몰랐다.우연히 알게 된 걸까? 아니면 하현이 정말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걸까?불길한 예감에 하수진은 심장이 벌렁거렸다.“하현, 최규문은 이미 심문을 마쳤어요. 심지어 진실을 말하는 최음제까지 이용해서 심문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이 일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그는 누명을 뒤집어썼을 뿐 배후가 진범이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하민석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난 그가 누명을 썼을 거라 믿습니다. 그가 이 일을 하지 않았으니 최음제를 이용해도 소용없었겠죠.”“그러나 그는 배후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지 어떤지 여전히 그 점에 관해서는 심문이 필요해 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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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장

하수진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최규문, 당신 어디서 함부로 입을 놀려!”하백진은 냉랭한 눈빛으로 말했다.“최규문이 말하게 해 주세요!”“최규문, 사건의 진상이 어떻게 된 겁니까?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다 말씀해 주세요.”한쪽에 있던 용인서도 담담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당신이 진실을 말하고 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이 자리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겁니다. 그 후 미국으로 안전하게 호송될 것을 보장합니다.”“누가 감히 당신을 건드린다면 그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말 거예요.”용인서의 말에 모두들 긴장한 듯 말없이 마른침을 삼켰다.용인서가 이렇게까지 하현을 비호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말씀드리겠습니다!”최규문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일그러졌다.“진태유는 이전에 연경 방 씨 집안 방재인을 보고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그는 화옥현을 통해 그녀에게 몰래 약을 먹여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려고 했어요.”“그런데 화옥현이 진태유를 돕는 데 다른 꿍꿍이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방재인에게 약을 먹였던 그곳에 하현이 온 거예요.”“그래서 하현은 방재인을 구출해 내고 진태유의 뺨을 때렸습니다.”“진태유라는 사람은 원한이 생기면 반드시 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죠!”“게다가 이전에 홍성 샛별이가 하현의 장모를 납치한 사실이 밝혀졌는데 진태유는 그 이후에도 하현을 계속 유인했고 결국 찾아올 걸 알고 있었던 거예요.”“그는 희망호를 이용해 하현을 죽이려고 했어요!”“그렇지만 그가 데려온 그 흉악한 놈들이 이렇게 함부로 도성 국제공항에서 테러를 범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그리고 폭탄과 총은 모두 그가 준비한 거라고 말했어요. 본인이 직접 말했다구요.”“게다가 진태유는 자신의 배후에 항도 하 씨 거물이 있고 그 거물이 하현을 죽이고 싶어 한다고 저한테 넌지시 말했어요.”“저더러 용전에 들어간 후에 함부로 입을 열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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