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411 - 챕터 2420

3677 챕터

2411장

”하인이 실종되었다구요?”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관청에 신고는 하셨습니까?”화풍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니. 하 지회장, 우리 화 씨 가문은 대업을 이루었네. 그만큼 저택 안에는 은밀한 곳도 많은 법이지. 그런데 어떻게 함부로 관청에 보고할 수 있겠는가?”“다만 관청에 보고는 하지 않았지만 항도 3대 사설 탐정을 초청해 해결해 보려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네. 마치 하인들이 증발한 것 같다니까!”“그들의 거처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애초에 없던 사람들처럼 조그마한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네. 정말 이상한 일이야.”“지금 이 일로 인해 우리 집안은 인심이 흉흉하고 불안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기분이네.”“그러니 하 지회장, 제발 부탁하네.”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르신이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서 맥을 좀 짚어보고 싶습니다.”화풍성은 다소 의아했지만 이내 함박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얼마든지! 자네 뜻대로 하게.”“쾅!”갑자기 사방을 울리는 큰소리에 하현의 깜짝 놀라 화풍성을 안고 그 자리에서 굴렀다.그리고 나서 검은 지팡이 하나가 방금 두 사람이 서 있던 자리에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땅 위에는 거대한 구덩이가 파였다.하현은 정신을 가다듬고 화풍성을 자신의 등 뒤로 물러세웠다.“하핫!”이윽고 주변에서 이상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갑자기 어디선가 승복을 입은 세 명의 태국 남자가 나타났다.화풍성이 놀란 얼굴을 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태국 3대 마승?”“누굽니까?”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비록 이 정도의 습격을 두려워할 그가 아니었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야 했다.“태국 대불사의 승려일세.”화풍성이 하현에게 설명했다.“용전 조직과 비슷하지만 성격은 다르지.”“우리 대하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이 태국 마승들은 권세를 위해 볼썽사나운 짓도 마다않지.”“전에 카지노의 주식을 사겠다는 태국왕의 제안을 내가 거절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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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장

”배짱 한번 두둑하군.”세 명의 마승들은 모두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들은 갑자기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화풍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이 날 상대하겠다면 내 얼마든지 받아주지. 당신들이 죽든지 살든지 상관하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내 옆에 있는 하현 이 사람은 아무 죄가 없어. 당신들과도 아무런 원한이 없으니 이 사람은 떠나라고 하는 게 어때?”“그가 떠난 후 우리끼리 재미나게 겨뤄보자구!”“어쨌든 이 사람은 강남 하 세자에 용문 대구 지회장이니 그가 죽는다면 당신들도 번거로울 것 아닌가?”“당신들을 위해서야!”화풍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당하게 말했다.자신의 생사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 같았다.그는 오늘 하현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일부러 찾아왔는데 하현이 자기 때문에 다치게 할 순 없었다.그래서 그는 어쨌든 하현을 보내려고 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르신은 저를 부끄럽게 만들고 싶으십니까?”“제가 힘이 있든 없든 절대로 어르신 혼자 두고 갈 수 없습니다.”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세 명의 마승에게 다가가 당차게 입을 열었다.“감히 태국 땅에서 온 놈들이 우리 대하 사람을 건드리다니,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세 명의 마승들은 모두 히죽히죽 웃으며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화풍성, 당신 말을 듣고 보니 이 사람의 신분이 보통이 아닌 것 같군, 맞아?”“그렇다면 이 사람은 매우 가치가 있는 사람이겠군, 그렇지?”“그를 생포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몸값을 챙길 수 있겠는데!”“당신 같은 늙은이만 죽이면 되었는데 뜻밖의 요긴한 물건을 찾은 셈이군.”“우리 태국 왕이 가장 좋아하는 건 값어치가 있는 놈이야! 아무리 얼굴이 일그러지고 뒤룩뒤룩 살이 찐 놈이라도 값이 나가는 놈이면 돼!”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태국도 어쨌든 동남아에서는 강대국 중 하나인데 어떻게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해?”“설마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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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3장

대마승이 정신을 추스르기도 전에 하현의 날렵한 몸이 한 번 더 뛰어올라 대마승을 후려쳤다.대마승은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그는 손에 쥔 지팡이를 들어 내려칠 겨를도 없이 되는대로 오른손을 휘둘러 앞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퍽!”주먹과 주먹이 부딪히자 장내는 눈부신 스파크가 튀어 올랐고 두 개의 망치가 마주친 듯 묵직한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빠지직!”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자 대마승의 안색이 마구 일그러졌고 그는 들고 있던 지팡이를 순식간에 버리고 하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윽!”있는 힘껏 애를 써 보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하현은 그의 손을 놓지 않고 힘을 계속 주었다.순간 대마승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구겨졌다.“으윽!”대마승은 온몸에 식은땀을 계속 흘렸다.그는 하현에게 손을 잡힌 채 뒤로 물러서지 않으려고 두 발에 안간힘을 썼다.그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몸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었다.하현은 그의 생각보다 훨씬 빨랐고 강했다.하현에게 뺨을 한 대 더 맞고서야 대마승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퍽!”무겁고 찰진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이번에는 대마승의 몸이 허공에 휙 날아올랐다.대마승의 발이 땅에 닿으려는 순간 그의 머리가 한쪽으로 쏠렸다.순간 고요한 적막이 내려앉았다.지금까지의 보여주었던 하현의 공격이 기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는 공격이었다.“재미있군. 몇몇 태국 마승들은 절정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더니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었어.”“하지만 아쉽게도 당신은 전쟁의 신을 만났어.”하현은 휴지를 꺼내 자신의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고양이 같은 네놈들을 스스로 마승이라 불러? 누가 당신들한테 허락했어?”“우물 안 개구리가 오래되었다고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알았던 거야?”“네놈...”대마승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듯 하현을 무섭게 노려보았다.순간 대마승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지난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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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4장

”태국 왕을 위해 천추의 위업을 달성할 것이다! 위대한 태국 왕을 위하여!”“오늘 너와 화풍성은 함께 황천길을 가는 것이야!”대마승은 입가의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고는 위풍당당하게 입을 열었다.하현은 손에 쥐고 있던 휴지를 아무렇게나 던지고는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하나씩 덤빌 거야? 아니면 같이 덤빌 거야?”화풍성은 이 장면을 보면서도 조금도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다.하현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현이 용문 대구 지회장을 맡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설명해 주었다.화풍성은 담담한 눈빛으로 대마승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하현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어? 무고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어서 썩 꺼져!”“당신들의 목적은 어차피 날 죽이는 거잖아? 왜 이런 시기에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는 거야?”“어서 꺼져!”화풍성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자 대마승들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올랐다.“화풍성, 당신 같은 늙은이가 무슨 힘이 있다고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만약 당신이 우리 태국 왕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어!”“그랬으면 우리가 이렇게 나설 일도 없었고 우리 태국이 강대국으로 클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을 거야!”“안타깝게도 당신이 우리 태국 왕에게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은 오늘 죽어야 해!”대마승의 말이 떨어지자 다른 두 마승들도 성난 표정으로 화풍성을 노려보았다.태국이라는 나라는 동남쪽 해역의 강대국이긴 했지만 기껏해 봐야 좁은 그 일대만 주름 잡을 정도였다.이 나라는 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나 지원조차 하지 않으니 경제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전적으로 도박왕 화풍성에게 기대고 있었다.결국 도박왕 화풍성 집안은 한 나라의 부와 맞먹을 정도의 강력한 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태국인들은 뻔뻔스럽게도 도박왕 같은 인물은 그들을 도와야 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도성도 자신들과 같은 동남쪽 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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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5장

”죽이지 못한다고?”대마승은 화풍성의 말을 듣고 세상 가장 우스운 소리라고 생각했다.“우리 셋이 당신을 보름 넘게 지켜봤어. 기회를 찾아 드디어 당신을 죽이러 온 거야!”“이미 당신을 점찍어 두고 벼르고 별러서 온 거라고. 이번엔 반드시 당신을 죽이고 말 거야!”다른 마승도 사나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화풍성, 걱정하지 마. 당신을 죽인 후 당신 아들도 죽일 거야. 그리고 살아남은 당신 딸을 화 씨 집안 후계자 자리에 올릴 거라고!”“그리고 나서 당신 딸을 우리 태국 왕과 결혼시키는 거야. 그럼 그때는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화 씨 가문 재산은 모두 우리 태국의 것이 되는 거야!”“이건 전적으로 당신들 대하 법에 따른 것이어서 그 누구도 우릴 어떻게 할 수 없지! 조금도 법을 어기지 않았으니까!”또 다른 마승이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그러니 오늘 당신이 여기서 죽더라도 걱정하지 마. 우리가 당신 딸을 잘 돌본 다음에 값을 잘 매겨서 태국으로 데리고 갈 테니까.”“그리고 하현, 당신은 여기서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 우리 셋을 당신이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꿈도 꾸지 마!”“당신이 우리 태국의 은밀한 비밀을 안 이상 우린 반드시 당신을 죽여야 해!”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왜 대하 주변의 황금 삼각지에 이렇게 흉악한 도적떼가 많은지 이해가 갔다.소위 동남해 제 1 강국이라고 하는 태국조차도 이런 도둑 심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다른 나라들이야 오죽하겠는가.하현은 이내 침착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들 셋, 상대하기 싫으니까 그냥 가. 시간 낭비하지 말고.”“당신들을 얼른 처리하고 난 어르신을 모시고 풍수를 보러 가야 하니까.”“이 건방진 놈!”“내 네놈의 목부터 따 줄 테다!”“그리고 화풍성!”대마승은 흉악한 표정으로 화풍성에게 말했다.“이렇게 시간을 지체하고 있으면 혹시나 경비원들이 당신을 발견하고 구하러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절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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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6장

”철퍼덕!”두 마승 모두 온몸에 충격을 받고 그대로 튕겨져 나와 입에서 검붉은 피를 토했다.하현은 여세를 몰아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 그들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재빠른 발놀림으로 그들을 걷어차 버렸다.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대마승을 향해 숨 돌린 틈 없이 발길질을 했다.대마승은 한번 제대로 힘도 써 보지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퍽!”하현은 대마승의 얼굴에 발을 갖다 대고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대마승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화풍성은 바람처럼 이리저리 몸을 놀리는 하현의 모습을 보며 감탄해 마지않았다.이윽고 화풍성은 하현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하 지회장, 괜찮으신가?”“괜찮습니다. 보시다시피 아무 이상 없습니다.”하현이 전장에 있을 때는 백 명의 적도 상대한 적이 있었다.수백 명의 군왕을 손쉽게 무찌른 하현에게 지금 세 명의 마승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화풍성 앞에서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보여주고자 하현이 마음먹었다면 고작 뺨 몇 대로도 세 마승을 때려눕힐 수 있었다.대마승은 괴로운 표정으로 얼굴을 가리며 두 마승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두 괜찮아?”두 마승도 얼굴을 가린 채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입가에서는 아직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들은 분한 듯 흐르는 피를 거칠게 훔쳤다.그들이 비록 타격을 입긴 했지만 아직 손쓸 힘은 남아 있었다.지금 세 마승의 얼굴에는 하현을 향한 분노로 들끓었다.하현의 힘이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런 괴력의 사나이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었다.지금껏 이런 존재가 있었다면 대하가 더욱 강해졌을 것이다.태국 입장에서는 대하에 이런 총교관급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대마승, 당신들이 고작 이 정도라면 정말 실망인데!”하현은 뒷짐을 지고 여유로운 걸음으로 그들 앞으로 다가갔다.“다 같이 덤벼 봐!”“시간 낭비하지 말고.”“어서 덤벼 보라니까!”대마승은 마뜩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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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7장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렸다!3대 마승은 하현 앞에서 종잇장처럼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대승을 제외한 두 마승은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고 대마승만이 땅바닥에 널브러져 곧 죽을 듯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그는 방금 싸움을 끝낸 사람 같지 않게 옷에 피 한 방울 없이 여전히 깨끗한 옷차림이었다.“하현! 당신을 꼭 죽이고야 말 거야! 반드시 죽이고 말 거라구!”두 마승이 하현의 손에 죽는 것을 보고 대마승은 마지막 남을 힘을 끌어내 발악했다.그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지니고 있던 총을 꺼내 발포하려고 했다.“퍽퍽퍽!”그러나 그가 총을 꺼내들자마자 화풍성은 아무런 표정 없이 총을 꺼내 들었다.정교한 예술품같이 생긴 총 한 자루가 그의 손에 있었고 그가 방아쇠를 당기자 십여 개의 납탄이 그대로 대마승의 급소를 뚫어버렸다.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화풍성은 그대로 총을 거둬들인 후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골동품을 대하듯 조심스럽게 총을 닦기 시작했다.하현의 눈썹이 찌푸려졌다.그리고 그는 이미 저세상으로 간 대마승에게 시선을 옮겼다.방금 발사한 납탄으로 대마승의 몸 여기저기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대마승은 그 자리에서 바로 목숨을 잃었다.이런 사격술은 절대 하루 이틀에 연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적어도 수십 년은 연마해야 시전할 수 있는 실력이었다.“어르신, 솜씨가 아주 대단하십니다.”하현은 진심으로 감탄했고 능구렁이 같은 화풍성의 면모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동시에 하현은 이제 세 명의 마승이 도박왕을 어찌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예전에 어디선가 도박왕 화풍성이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그 소문을 떠올리자 하현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트렸을까?소문을 퍼트린 그 사람이 지금 이 장면을 봤다면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어르신!”하현이 고개를 돌렸을 때 저쪽에서 총을 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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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8장

하현은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힐끔 보고 시간이 충분함을 확인하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좋습니다. 어르신이 이렇게 정중히 청하시니 바로 가서 부딪혀 보겠습니다. 어서 가시죠.”“우리 집이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네.”화풍성은 손짓을 하며 안내했다.그는 차를 따로 부르지 않고 하현을 데리고 조용히 길을 따라 걸었다.하현은 담담하게 앞쪽을 바라보며 뒤따랐다.그의 눈에 비친 화풍성의 모습은 마치 폭풍전야와도 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검은 기운이 왠지 감돌고 있는 듯한, 아니 죽음의 기운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오는 길은 그리 길지 않았다.화풍성과 하현은 어느새 화 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앞에서 길을 안내하며 걸어오는 화풍성을 보고 대문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화들짝 놀라며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목례를 했다.경호원들은 문을 열어 화풍성과 하현을 안으로 들였다.“하 지회장, 여기가 우리 집이라네. 사람이 살 만한 집인지 어떤지 잘 좀 봐 주시게.”...하현과 화풍성은 곧바로 응접실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하현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앉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화천강, 화소붕, 화옥현, 그리고 많아 봐야 열여덟쯤으로 보이는 소녀까지.하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화 씨 집안 삼 형제는 짐짓 못마땅한 얼굴을 하며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리고 열여덟쯤으로 보이는 소녀는 삼 형제 못지않은 표독한 표정으로 하현을 째려보았다.“당신이 바로 우리 둘째 오빠 손을 다치게 하고 셋째 오빠 발을 밟고 넷째 오빠 얼굴을 때린 사람이에요?”이 소녀는 분명 화 씨 집안 다섯째 화소혜일 것이다.그 뒤에 서 있는 여자는 화옥현의 약혼녀 허빈우.방금 허빈우는 화소혜의 귓가에 뭐라고 귓속말을 했다.아마도 하현의 신분에 대해 귀띔을 해 줬을 것이다.이들 화 씨 집안 자제들 외에도 큰 응접실에는 의문의 여인이 또 한 명 있었다.도포를 입었지만 빼어난 몸매는 여실 없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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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9장

”게다가 하현은 방금 태국 3대 마승의 손에서 날 구출해 주었어!”“그런데 지금 네가 하현을 총으로 쏴 죽이려 하다니?!”“소혜, 너 행동이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구나! 우리 화 씨 집안이 너의 배은망덕한 행동 때문에 온 천하의 손가락질을 받았으면 좋겠느냐?”“사과하거라! 지금 바로 하현에게 사과하라구!”“사과하지 않으면 바로 집에서 내쫓아 버릴 것이야!”“우리 화 씨 집안에는 너 같이 옳고 그름도 분간 못하는 분별없는 자식은 필요 없다!”화풍성은 진심으로 화가 많이 나 보였다.자신을 구해준 하현에게 분별없이 대하는 딸의 모습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화옥현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의아한 눈빛으로 화풍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하현과 화풍성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화풍성이 대노하며 그를 감싸는 것일까?하지만 그런 호기심도 잠시 대부분의 화 씨 집안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화풍성을 포함해서 그의 부인과 자식들 모두는 하현에 대한 악감정 때문에 그를 찾아 혼을 내주려고 궁리를 하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화풍성은 애지중지하는 딸 화소혜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그것도 하현을 대하는 화소혜의 분별없는 행동 때문에.이를 지켜보던 화 씨 가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찻잔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화소혜의 얼굴에는 어느새 하현에 대한 분노는 온데간데없이 두려움에 휩싸였다.오냐오냐하며 컸던 그녀에게 화풍성이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이었다.그러나 이 광경을 보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이가 있었으니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차가운 아우라를 풍기고 있던 바로 그 여도사였다.그녀는 아무런 표정 없이 일어서서 화소혜 곁으로 다가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르신, 소혜는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그만 철없이 행동했을 뿐이에요.”“이제 열일곱 여덟 살 소녀라구요. 무슨 나쁜 마음이 있어서 그랬겠어요?”“이분이 어제 용전에서 용전 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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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0장

”그래, 소혜야 너무 풀이 죽어 있을 필요는 없어.”“사람이 잘못했으면 인정해야 하는 거야!”“앞으로는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여도사는 미소를 머금고 화소혜를 위로했다.화소혜는 교활하고 제멋대로였지만 여도사의 말은 잘 따랐기에 더 이상 그녀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화풍성도 더 이상 화소혜를 꾸짖지 않고 미소를 띤 채 하현을 한 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하현, 내가 가정 교육을 그리 엄하게 하지 못해서 미안하오. 용서하시게.”“아, 어떻게 하다 보니 소개가 늦었구만.”“이분은 오매 도교 사원의 사송란이라네. 내 여식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네.”“내 여식 소혜도 오매 도교 사원 문하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네.”“우리 집안 사정을 듣고 이분이 와서 돌봐주고 있어.”“사송란, 이미 알고 있다시피 이분은 하현이야. 하 세자, 하 지회장이시지. 지금 항성과 도성에서 가장 귀한 분이셔.”화풍성은 두 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하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하현은 예의상 오른손을 내밀었다.“사송란, 반가워요.”하지만 하현은 조금 놀랐다.오매 도교 사원은 그도 들은 적이 있다.오매 도교 사원은 200년 전에 세워졌으며 강남 지방의 무예 성지였다고 한다.오매 도교 사원이 배출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영충권이었다.그는 강남 지방에서 천하무적이라 불렸다.이 여도사는 그런 명망 있는 오매 도교 사원에서 왔던 것이다.그러니 그 기질이 보통 여자와 달랐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하 세자, 반가워요.”사송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하현과 잠시 눈을 마주 보는 그녀의 눈에 경계의 빛이 돌았다.게다가 하현을 심하게 의식하는 듯한 눈빛도 스쳐 지나갔다.사소란은 화풍성에게 시선을 돌리며 당당한 태도로 거침없이 말했다.“어르신, 화 씨 집안에 일어난 일에 대해 우리 성녀께서 이미 들어서 알고 계십니다.”“성녀께서 어르신 집안의 일을 해결하라고 특별히 절 보내셨습니다.”“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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