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421 - Chapter 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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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1장

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화소혜는 이미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하현을 노려보았다.“하 씨, 당신 이게 무슨 짓이에요?”“방금 송란 언니가 날 옹호하는 말을 했다고 지금 불만을 품고 오매 도교 사원의 귀한 물건을 부숴 버린 거예요?”“화가 났으면 나한테 분풀이를 했어야죠! 우리 송란 언니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예요?”“이 풍수판에 문제가 있어요”하현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화소혜를 바라보았다.“아니면 풍수판의 재질에 문제가 있든가요.”“하현, 그게 무슨 뜻이에요?”사송란은 매서운 눈빛으로 하현을 쏘아보았다.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숨길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우리 오매 도교 사원의 풍수판은 거의 200년 가까이 전승되는 보물이에요. 천금과도 바꿀 수 없다구요!”“매번 밖으로 풍수를 보러 갈 때마다 이 풍수판을 사용해야 해요. 그리고 이 풍수판 덕분에 그동안 우리 오매 도교 사원이 많은 일을 해결했구요!”“지금 우리 오매 도교 사원의 풍수판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이 일은 지금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절대 넘어갈 수 없어요!”화소혜는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방금 하현이 사송란의 풍수판을 망가뜨리는 걸 보고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었다.어떻게 감히 사송란의 풍수판을 던져버릴 수가 있는가?아무리 마음을 진정시키려 해도 도무지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하현, 오매 도교 사원은 무예의 성지이지만 의술, 풍수, 관상 등에도 선대에서 내려오는 공력이 대단한 곳이에요. 보통의 풍수사나 의사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구요.”“이 풍수판은 나도 여러 번 본 적이 있는데 오매 도교 사원의 보물임에 틀림없어요.”말을 아끼고 있던 화풍성이 결국 앞으로 나서서 입을 열었다.“방금 자네가 부순 것은 선조 대대로 내려오는 오매 도교 사원의 풍수판이 확실하다네.”“만약 하현이 잘못 보았거나, 실수로 이런 거라면 내가 대신 보상하겠네. 우리 서로 아는 사이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렇게 처리하면 안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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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2장

”이런 무례가 어디 있어요?”“오매 도교 사원이 어떤 곳인지 알고나 하는 거예요?”“우리 오매 도교 사원은 강남 지방의 무예 성지라구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어 하는지 알기나 해요? 10년 동안 노력해도 들어오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구요?”“그리고 어르신은 매년 우리 사원에 많은 돈을 기부하시고 있어요. 그만큼 어르신과 우리 사원은 돈독한 사이라는 거죠!”“그래서 항상 우리 사원은 화 씨 집안을 물심양면으로 지켜주고 도와주고 있다구요!”“당신이 지금 하는 짓은 우리 사원과 어르신과의 관계를 이간질하는 거예요!”“당신이야말로 무슨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군요! 속이 아주 시커먼 사람이네요!”사송란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올랐다.화풍성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얼른 미소를 띠며 말했다.“사송란, 당신이나 하현이나 모두 내 사람들이야. 서로 이렇게 얼굴 붉히지 마. 하현도 그런 뜻이 아닐 거야. 좋은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 그만...”“좋은 마음?!”사송란은 화풍성의 말을 잘랐다.“이게 어디 봐서 좋은 마음이에요?”“어르신, 저는 오매 도교 사원에서 핵심 인물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원에서 수련한 제자입니다!”“외부에서는 제가 오매 도교 사원을 대표한다는 말이에요!”“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의심을 받고 귀중한 보물까지 망가졌으니 제가 어떻게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있겠어요?”“저 사람이 우리 오매 도교 사원을 모함한 것은 바로 어르신을 모함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그러니까 하 씨!”사송란은 하현에게 매서운 시선을 옮기며 단호하게 말했다.“당신이 실증을 제시하지 않는 한 우리 오매 도교 사원의 풍수판에 음기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어요!”“당신이 증명해 보이지 않는다면 우린 당신을 사원으로 데려가서 처단할 겁니다!”“하 씨. 능력이 있거든 어디 증거를 내놓아 보세요!”“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많은 돈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오매 불교 사원 문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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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3장

뭔가 있었던 일을 본 것처럼 말하는 하현을 보고 화 씨 가족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화소혜가 냉소적인 표정으로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하현, 무슨 점쟁이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반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다고 그러는 거예요?”하현은 담담한 눈길로 화소혜를 쳐다보았다.“넌 아직 공부 중이라 평일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잖아?”“너한테는 음산한 기운이 없어.”화소혜는 하현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하지만 다른 화 씨 가족들은 다들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그러다가 누구랄 것도 없이 표정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맞아. 요즘 도박장에 가기만 하면 잃는다니까.”화천강은 가벼운 기침을 여러 번 하더니 얼굴이 창백해졌다.화 씨 집안 부녀자들도 서로의 눈을 마주 보았다.확실히 그들은 예전보다 자주 아팠다.비록 가벼운 병치레 정도라서 약을 먹고 금방 나아지긴 했지만 말이다.사람들은 저마다 곰곰이 되새겨보면 볼수록 오싹한 느낌이 엄습해 왔다.화 씨 가족들의 체질상 항상 귀한 보양식을 일 년 내내 복용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일 년에 한 번 아플까 말까 했다.화풍성도 곰곰이 생각에 잠긴 뒤 슬슬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그래, 맞아. 지난 반년 동안 나도 몸이 좀 안 좋았어. 각혈도 여러 번 해서 살 날이 석 달도 안 남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저도 들었습니다.”사송란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당신 말이 옳다고 치자구요. 화 씨 집안에 음기가 가득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우리 오매 도교 사원 풍수판에 음기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해요!”“우리 풍수판이 화 씨 가족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은 더더욱 증명되지 않았어요!”하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송란, 만약 이것이 정말로 증명된다면 그건 너무나 큰 비극입니다. 사람 목숨이 달려 있는 일이니까요.”“하지만 당신의 풍수판에 음기가 짙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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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4장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후 화소붕은 화 씨 집안 주치의에게 응급처치를 받았다.그러나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풍수판 조각을 보고 있자니 화 씨 가족들은 식은땀이 흘러내렸다.“이제 믿겠어?”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화소혜는 얼굴이 굳어지며 말했다.“하현, 셋째 오빠가 쓰러진 건 우연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이것으로 실증되었다고 할 수 없다구요!”“실증까지 해야 해?”하현은 소리 없이 웃으며 조각을 집어 들어 손가락으로 튕겨 다시 떨어뜨렸다.한낮의 빛나는 햇살이 조각 위에 부서졌다.이윽고 ‘피'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검은 음기가 하늘로 치솟아 흉악한 몰골을 한 귀신의 형상을 만들었다.마치 원망과 독기가 가득 서린 귀신의 비명 소리를 내며 햇빛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차롹.”음기가 가시는 순간 남은 조각이 살짝 요동치더니 한 덩어리 가루가 되어 연기처럼 사라졌다.“이게 실증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파편일 뿐인데 이 정도야. 만약 가족 중 누군가가 이 풍수판을 건드렸다면 아마도 큰 재난이 벌어졌을 거야!”“그리고 이 풍수판으로 보는 풍수에는 절대 음기가 깃들어 있어. 설령 이 풍수로 현재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해!”“아무런 실마리도 찾지 못한 채 3년 혹은 5년 뒤 가족이 하나둘 병으로 죽을 수도 있어.”“나도 오매 도교 사원이 일부러 이 일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우연이었으면 좋겠어...”하현의 말을 듣고 화풍성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 모습에 사송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어 버렸다.“아버지, 왜 이렇게 하현을 믿으세요?”화소혜가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리며 화풍성을 바라보았다.“지금 보고도 모르시겠어요? 하현은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라구요! 우리 집안과 오매 도교 사원을 이간질하려는 수작이에요!”화소혜는 지금 정말로 하현의 목이라도 조르고 싶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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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장

”하 세자, 농담도 참.”화풍성은 억지로 웃으며 화제를 돌려보려고 애썼다.“하지만 하 세자가 한 말은 틀리지 않았어. 지난 반년 동안 우리 집안엔 이런저런 불길한 일이 많았어. 내 몸은 차치하고라도 우리 자식놈들이 자네한테 줄줄이 밟혀 돌아오지 않았나?”“자네의 뛰어난 능력과 실력 때문에 그랬겠지만 우리 집안의 기운이 예전과는 확실히 뭔가 다르네.”“그래서 난 자네를 믿기로 했어!”화풍성은 다른 각도에서 이 일을 설명했다.하현과 가족들 사이의 불미스러운 일을 무겁지 않게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진심도 함께 덧붙인 것이다.하현은 웃으며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일어서며 말했다.“그렇다면 정오에 어르신과 함께 집안을 좀 둘러보겠습니다. 좀 둘러보면 제 추측이 확실한지 아닌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화풍성이 흡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수고스럽지만 그렇게 좀 해 주게. 이봐! 여기 정리 좀 해!”...하현이 집안의 풍수를 이리저리 살펴보려고 한 그 시각, 사송란은 뒤따라오는 화소혜를 무시한 채 얼른 도요타 엘파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차가 도성 송산 빌리지 지역을 빠져나오자 사송란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앱을 켜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전화기 건너편에서 묵직하고 온화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남자의 목소리를 들은 사송란의 눈에 부드러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하현 앞에서 보였던 거만하고 콧대 높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하구천, 상황이 좀 바뀌었어요. 중요한 순간에 하현 그 망할 놈이 나타나서...”“그리고 그의 도행은 대단할 뿐만 아니라 풍수 관상에도 조예가 깊었어요.”“글쎄 우리 풍수판을 꿰뚫어 보더라니까요.”사송란은 계속 말을 이었다.“내가 제일 걱정하는 건 그가 화 씨 집안에 도는 음기를 꿰뚫어 보고 그것을 해결한 후에 화풍성 그 늙은이의 목숨을 살리는 거예요!”“화 씨 집안 젊은 세대들은 모두 당신 진영에 들어갔지만 화풍성 그 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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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6장

사송란이 하구천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을 때 화풍성은 이미 하현과 집안 내부를 한 바퀴 돌았다.화 씨 집안 조상들의 위패를 모셔 둔 사당에 도착했을 때 하현의 표정은 바로 굳어졌다.그리고 나서 그는 손짓을 하며 화풍성에게 다른 사람들을 모두 물리치고 믿을 수 있는 사람 한 명만 곁에 남기라고 했다.화풍성은 하현의 의도를 알 수는 없었지만 손을 흔들어 다른 사람들을 모두 나가게 하고 집사 한 사람만 남게 했다.집사는 육십 대로 보이는 노인이지만 아직 원기가 왕성했다.다부진 체격과 근엄한 표정을 보니 살육을 경험한 적이 있는 거물임에 틀림없었다.“하현, 이쪽은 우리 집안 집사, 주 씨라네.”“나와 함께 자랐고 여러 해 동안 나와 함께 살아오고 있어. 내 아들들보다 더 신뢰하는 인물이지.”화풍성은 허심탄회하게 그를 소개했다.소개는 간단했지만 화풍성 곁에서 집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단번에 드러났다.“만약 험한 일을 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분부 내려 주시게. 주 씨는 날 위해 생사를 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네.”주 씨는 아무런 표정 없이 하현을 향해 그저 고개를 약간 끄덕일 뿐이었다.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하현은 그가 말보다 주먹이 먼저인 사람임을 알아차렸다.만약 누군가 화풍성을 해치려 한다면 이 집사가 가장 먼저 나서서 그를 대신해 총칼을 막아줄 것이다.“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남기라고 한 것은 잠시 후에 그가 어르신을 보호해 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잠시 후 제가 손을 못 비울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하현은 화풍성과 집사를 화 씨 집안 사당 중심부에 햇빛이 잘 비치는 곳에 서게 한 후 조용히 말했다.“이따가 무슨 일이 있어도 두 분은 절대로 햇빛이 비치는 곳을 떠나선 안 됩니다.”하현의 진지한 얼굴에 화풍성은 절로 긴장이 되었다.“하현, 그게 무슨 뜻인가?”“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건가?”“설마, 그게 우리 집안에 일어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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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7장

”하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화풍성이 숨을 깊이 들이쉬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비록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자신의 의식을 뛰어넘는 것이었지만 어쨌든 그는 시대를 호령하는 도박왕이었다.이렇게 된 이상 더는 혼란에 빠져 있을 수 없었다.하현은 숨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은 동남쪽 해역에서 오래 사셨으니 남양 사술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태국의 3대 마승과 연관이 아주 깊습니다.”“왜냐하면 눈앞에서 보신 것은 남양 사술 중 가장 음흉한 귀신이었습니다!”“이 귀신은 3대 마승이 어르신 가족들을 해하는데 쓰려고 기른 것입니다.”“다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죠. 오늘 그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지었으니 이제 이 귀신은 쓸모없을 것입니다.”“그리고 이렇게 길러진 귀신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은 어린 아기의 혼백을 사술로 구금해서 곁에 두어야 합니다.”“길러진 귀신은 평소 많은 피를 먹고 몸보신을 해야 계속 살 수 있거든요.”“그러므로 최근에 사라진 어르신 집안의 하인들은 모두 이 귀신과 연관이 있을 겁니다.”화풍성이 하현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귀신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주 씨도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하현이 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였다.하지만 방금 이런 광경을 보니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의 표정을 살피던 하현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어르신, 제가 풍수 관상에 대해선 많이 밝지 않지만 귀신을 키운다는 건 분명 사람을 죽이는 살인술에 해당하는 것입니다.”“살인술이라면 제가 알기로는 이것을 풀 수 있는 파괴술을 알아야 합니다.”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유라시아 전장을 누비던 시절 그가 이 같은 방법의 살인술을 본 적이 없었던가?섬나라 닌자, 음양사, 미국의 유전자 전사,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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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8장

”어르신, 귀신이 주인을 잃으면 최대 사흘 이내에 폭동이 일어날 것이고 그때쯤이면 화 씨 집안에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입니다.”하현이 귀띔해 주었다.“제가 지금 처리할 수는 있지만 사람들을 모두 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의사는 아니니까요.”“반드시, 반드시 처리해야 하네!”화풍성은 족히 몇 분 동안 말이 없었다.마지막으로 장단점을 곰곰이 따져본 후 그는 이를 악물고 결심한 듯 말했다.“그런데 하현, 나에게 하루만 시간을 줄 수 있겠나? 화 씨 집안 어르신들을 설득해야 하네. 그래야 자네가 이 일을 뜻대로 처리할 수 있다네.”화풍성이 아무리 화 씨 가문을 이끌어가는 인물이라고 해도 일부 문중들의 체면은 반드시 세워 주어야 했다.조상의 사당까지 얽힌 일이었으니 문중들에게 미리 말을 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사당이 부서진 후 큰 파장을 몰고 올지도 모를 일이었다.하현은 이해한다는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화풍성의 말에 수긍했고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전 요 며칠 항성과 도성에 머물며 일을 좀 처리하겠습니다.”“이건 제 전화번호입니다. 결정이 되시면 전화 주십시오. 언제든지 시간 조정해서 오겠습니다.”“참, 그 며칠 동안 저택에 검은 개의 피를 뿌려 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집을 나서지 못하게 하십시오. 지금 나서면 좋을 일이 없습니다.”말을 마친 하현은 이내 돌아섰다.하현이 떠나는 모습을 보며 화풍성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의 표정엔 온갖 감정이 섞여 있어서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어르신, 하현의 말을 정말 믿을 수 있겠습니까?”“조상의 사당이 부서진다면 윗사람과 아랫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 모릅니다!”화풍성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가 항성과 도성에서 한 일들을 충분히 알아보았네. 난 그를 믿기로 했어.”“그러나 모든 일에는 플랜 B가 있어야 하네.”“오매 도교 사원 장로를 모시고 와서 좀 보라고 하시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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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9장

하현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영하는 차가 항성에 들어서자 명령을 내렸다.용전 항도 지부의 금은동철 네 개의 직위 인사들은 반드시 10시 전에 용전 항도 지부에 도착해야 하며 수중에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내려놓고 움직여야 한다.그러나 하현의 예상대로 서른여섯 명의 금급 직원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열두 명은 도성에 출장을 간다고 했고 열두 명은 공무가 있다고 했고 나머지 열두 명은 아예 응답하지 않았다.갑자기 최고직에 오른 최영하가 못마땅한 것이었다.최영하는 무덤덤한 기색으로 다시 명령을 내렸다.그녀는 직접 그 열두 명에게 연락해서 10시 이전에 용전 항도 지부에 나타나지 않으면 영원히 나타나지 않아도 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그녀는 사람을 보내 서른여섯 명의 금급 인사의 모든 업무와 권한을 인수했다.만약 이 금급 인사들이 용전 항도 지부를 떠나 용전 항도 지부의 일을 조금이라도 발설한다면 절대 용서받지 못할 거라고 전했다.간단한 명령만으로도 살육의 기운이 물씬 풍겼다.최영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서른여섯 명의 금급 인사들은 10시 이전에 도착하겠노라고 말을 바꿨다.이 금급 인사들이 용전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같이 든든한 뒷배와 돈 때문이었다.용전은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 주었던 것이다.연간 몇 억에 해당하는 연봉 외에 용전 항도 지부 금급 인사라는 신분만으로도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은 넘쳐났다.만약 그들이 이대로 용전에서 쓸려 나간다면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것이었다.최영하가 단칼에 그들의 급소를 찌르자 그들은 두말하지 않고 들어온 것이다.소리 없는 교전이 한차례 지나간 후 차량 행렬이 용전 항도 지부 앞에 도착했다.최영하가 차에서 내리자 이미 수백 명의 금은동철 네 개의 직위 인사들이 모두 제복 차림을 하고 총을 멘 채 최영하를 극진히 맞이했다.선두에 서 있던 금급 인사는 얼굴에 마뜩잖은 표정이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태도는 깍듯했다.최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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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0장

용전 항도 지부 고위층들은 지금 최영하의 눈빛을 마주할 때마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비록 속으로는 불복할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최영하가 정식으로 권력을 잡은 지금은 그들의 생사 여부가 그녀의 손아귀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이전에 그들이 최영하에게 맞서 대들었던 것은 한낱 여자인 최영하가 무슨 힘이 있겠냐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들은 그녀가 자신들에게 무슨 명령이나 내릴 수 있을지 의심했었다.심지어 그들의 권력 앞에서는 꼼짝도 못 하고 우물쭈물할 줄 알았다.그러나 최영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그녀가 이렇게 당당하게 그들을 압도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이 사람들의 권세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소신대로 밀고 나갔다.누구든지 감히 명령을 거역하면 곧바로 해임이었다.매서운 그녀의 칼날에 사람들은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하지만 몇몇 금급 인사들은 젊은 최영하의 얼굴을 보고 여전히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다.난 금급 인사야. 항도 하 씨 가문과는 아주 돈독하게 서로 의지하는 사이라구!네까짓 계집애가 날뛴다고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하지만 아무리 마음속에 불쾌한 생각을 품었어도 그들은 함부로 입을 열 수 없었다.모두가 알고 있듯이 최영하라는 새로운 최고 책임자는 아직 칼을 뽑지 않았다.그 칼날이 누구의 목젖을 향해 날카로운 빛을 뽐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하현은 가장자리에 앉아서 이 광경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최영하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 자리에 자신이 나서서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했다.최영하는 장내를 휙 둘러보며 비어 있는 두 좌석에 시선을 던졌다.“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모든 사람은 지금 하던 일을 중지하고 모두 자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오지 않은 사람이 누굽니까?”단발머리를 한 여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부장님, 백구와 자작입니다.”“한 명은 몸이 아프다고 했고 한 명은 섬나라 사건을 처리 중이라며 휴가를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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