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401 - 챕터 2410

3677 챕터

2401장

최규문의 말을 듣고 하백진 일행의 안색이 일순 어두워졌다.모든 사람들의 의심 가득한 시선이 하수진에게로 쏠렸다.만약 최규문의 말이 사실이라면 진태유는 살해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하수진은 그의 의도에 공모한 공범이었다.심지어 이 일은 이제 항도 하 씨 하구천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수진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회피했다.그녀의 이런 태도는 최규문이 한 말이 모두 사실임을 증명했다.최 씨 남매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얼어붙었다.그들 최 씨 집안이 다른 사람들이 나쁜 의도로 사용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분명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저희 용옥이 이 사건을 이끌고 다른 세 집안이 감독할 사람을 보냈습니다.”장세경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리고 그가 손짓을 하자 수십 명의 용옥 정예들이 쏜살같이 달려 나왔다.다른 세 집안에서도 각각 감독할 사람을 보냈다.현장에 있는 네 집안 중에 용전과 용문은 이 일에는 적합하지 않았다.용위는 이런 일을 잘 하지 못했다.그러니 결국 용옥에게 이 일을 맡기는 것이 타당할 것 같았다.하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고 최규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최규문, 당신이 방금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아니면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하수진이 어떻게 당신을 협박하고 회유했는지 지금 말해 봐.”하현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당신이 사실대로 말하기만 한다면 난 당신이 날 모욕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야.”용인서 역시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맞아요. 당신이 하현의 결백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우리 용문도 더 이상 따지지 않을 겁니다.”“당신에게 한 약속은 모두 유효합니다.”하수진은 눈꺼풀이 파들파들 떨렸다.최규문은 불안한 시선으로 하현을 힐끔 쳐다본 뒤 말했다.“난 미국 최 씨 집안에서 특수한 신분이에요. 후계자 후보 중 한 사람으로 아직 제대로 윗자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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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장

장세경은 바로 손을 흔들었고 이를 본 용옥 사람들이 대열을 이끌고 어디론가 향했다.분명 그 채혈 기구를 찾으러 가는 것 같았다.일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하현의 무죄와 하수진 일행의 죄는 분명 증명할 수 있게 된다.하수진은 말을 잃어갔고 그 아름다운 얼굴에 핏기도 사라졌다.그녀는 총명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사태가 이렇게 전개될 줄은 정말 몰랐다.하현이 용전에 들어선 순간부터 뭔가 잘못 꼬였던 것일까?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초조한 눈빛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다행히 얼마 기다리지 않아 행동팀이 들이닥쳤다.“펑.”누군가 문을 걷어차며 들어왔다.몇 명은 계속해서 밖에서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세 가지 경로를 통해 서국 측에 연락을 취했습니다.”“최규문의 계좌에 1000억이 들어간 것이 확실합니다.”“돈세탁을 통해 돈이 송금되었지만 모든 관계자들이 확인해 본 결과 출처는 진태유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또한 그 채혈 기구는 이미 확인했고 테스트도 완료되었습니다.”“혈액에는 수면제 같은 성분이 들어 있었는데 사람의 무의식을 조종해 행동과 의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오늘 낮 12시에 진태유는 미국으로 출발해서 라스베가스에 떨어졌습니다.”“도착한 후의 행방은 묘연합니다. 그리고 홍성의 금 50킬로그램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아마 진태유가 가져간 걸로 보입니다!”“홍성 쪽은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합니다. 홍성 교관은 이미 추격 사살 명령을 내렸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진태유를 뒤쫓아 이를 설명해야 할 겁니다!”“황금 삼각주에서도 확인했습니다. 그 흉악범들이 항성 쪽에 고용된 사실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고용한 사람은 진태유로 의심됩니다!”용옥의 전문가가 일목요연하게 설명했고 각종 서류와 자료들을 네 집안의 대표들에게 보여주었다.조사가 이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건 이미 많은 것이 밝혀진 것이나 다름없었다.최규문이 말한 모든 것이 입증된 셈이었다.하백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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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장

죄를 인정한다!?이 말에 네 집안 대표 모두 자신들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하현조차도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찌푸리며 하수진을 쳐다보았다.그는 하수진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이 여자가 이렇게 쉽게 죄를 인정할 사람이 아니었다.하 씨 집안 젊은 세대 중 가장 다루기 힘든 상대가 그녀였다.적어도 지금쯤 그녀는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최규문에게 위증을 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어야 했다.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단번에 유죄를 인정할 줄은 몰랐다.“하현이 강남에 있을 때 그의 손에 하 씨 일가가 산산조각이 났고 우리 가족을 모두 항성으로 내쫓았어요. 이 일로 전 뼛속까지 그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찼어요!”“그래서 전 항성에 온 이후로 여러 방면으로 모의를 해 왔어요.”“남원에서 대구까지 암암리에 계속 그를 칠 계획을 모의했어요. 결국 하현을 항성과 도성으로 유인했구요!”“항성과 도성에서 그를 살해할 모든 준비를 마치고 그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거예요.”“두 번의 저격에도 하현이 멀쩡하게 살아 있자 결국 제가 판을 크게 벌였어요.”“아쉽게도 그의 목숨은 이 모든 공격에도 살아남았어요.”하수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도성 국제공항에서 일을 벌인다면 하현에게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지막으로 모의했던 거예요.”“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했고 계산했어요.”“우리의 계획대로라면 하현은 이미 죄를 뒤집어쓰고 참수되었어야 해요.”“그러나 용문주가 하현을 이렇게 총애하여 직접 항성에 와서 네 집안의 심문까지 동원할 줄은 몰랐어요.”“최규문이 돈을 받고도 마지막 순간 저를 팔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요.”하수진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사람 마음 한 치 앞도 모른다더니.”“일이 이렇게 된 이상 죄를 인정하겠습니다.”“제가 용전의 이름을 더럽혔으니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하현은 마뜩잖은 표정으로 하수진을 쳐다보았다.이 도도한 여인이 비록 자신의 모든 죄를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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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장

”오늘 내가 마침 소식을 듣고 항성으로 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 용문의 기둥이 용전의 손에 명을 달리할 뻔했어요!”“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는 얼마나 이런 일이 더 빈번하겠습니까? 이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대하 초석은 대하가 영원할 수 있도록 힘을 쓰는 존재여야 합니다.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용전도 새로 탈바꿈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하수진이 죄를 인정함에 따라 용인서, 장세경, 이욱은 용전의 폐해를 직시했다.용문, 용옥, 용위 등 대부분의 힘과 권력은 대하 권내에 있었다.삼자가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잡았기 때문에 지금껏 큰 문제없이 잘 지내왔다.그렇기 때문에 오늘 같은 일은 더더욱 드물었다.하지만 용전은 항상 바깥에 있었고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세 곳을 훨씬 능가하는 힘을 가진 까닭에 견제와 균형을 잡아 나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오늘 이 일을 크게 공론화한 이유에는 아마도 대하 고위층들의 이른 뜻도 들어 있을 것이다.하백진은 눈썹을 찌푸렸다.희고 고운 얼굴에 처음으로 파란이 일어났다.그녀는 대하 고위층들의 말을 들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가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여러분, 하수진이 잘못했음을 명백히 인정합니다. 용전도 이에 잘못이 있음을 인정하겠습니다.”“이에 말씀 아끼지 마시고 기탄없이 말씀해 주십시오. 앞으로 용전이 어떻게 새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장세경과 이욱은 모두 용인서를 힐끔 쳐다보았다.용인서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난 피해자가 아닙니다. 이 일에 대해 깨달은 바가 있다고 해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그래서 말인데 하현에게 직접 물어보심이 어떨지요? 무엇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물어보시지요.”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용인서를 살짝 쳐다보았다.용전을 정비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용인서가 어떻게 간파했는지 감탄스러울 따름이었다.하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하 지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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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장

”하 지회장님이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항성과 도성은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항성과 도성은 기득권들의 관계가 너무나 공고하기 때문에 외부인이 발을 들여놓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용전 항도 지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겠습니다. 현재의 고위층들을 모두 교체하겠습니다. 약속할 수 있어요!”“하지만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만약 당신이 이를 받아들이겠다면 저도 약속한 모든 것을 이행하겠습니다.”“당신들 용문이 우리 용전에 하고 싶은 대로 복수하십시오!”“그러나 용전을 쇄신하는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말을 더해가는 하백진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다.원래 부드럽고 온화했던 그녀의 얼굴에는 어느새 결연하고 굳은 표정이 가득했다.그녀의 이런 태도는 사람들에게 그녀의 의지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하현은 가늘게 눈을 뜨며 하백진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항성과 도성은 모두 항도 하 씨 구역이다.하현이 용전에게 사건에 대해 해명하라고 한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 발언이었다.그리고 초석들 사이의 단결을 위해서라면 하백진도 기꺼이 수용할 의사가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조건은 사람들에게 상당한 의구심을 자아냈다.항성과 도성 상류층은 체면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들이었다.용전의 그런 거물들을 상대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게다가 이 거물들은 기본적으로 항도 하 씨 사람들이거나 항도 하 씨 집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었다.쉽게 말해 하현이 하백진의 조건을 수락한다면 그가 아무리 적임자를 뽑아 그 자리에 앉힌다고 하더라도 결국 용전 항도 지부는 여전히 항도 하 씨 손아귀에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하백진이 내민 조건은 왠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같아 보였다.용인서, 장세경 등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찡그리며 표정이 굳어졌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하현이 용전 항도 지부를 폐지하고 고위층들을 물갈이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항성과 도성의 기득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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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장

최영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의 시선은 하백진, 하수진, 하민석에게로 차례차례 떨어졌다.그녀는 자신의 능력으로 항성과 도성의 용전에 발을 담그고 그곳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동시에 그녀는 이것이 항성과 도성에서 자신이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최 씨 가문이 항성과 도성에서 최고의 가문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유일한 기회였다.드디어 최영하가 최 씨 가문을 일으킬 일등공신이 되는 것이다.하지만 이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최영하는 썩을 대로 썩은 물에 깊숙이 손을 담그는 것이다.자신의 손이 더러워진 채 같이 썩을지, 썩을 물을 확 갈아엎을지 이제 그녀의 한마디로 결정된다고 할 수 있었다.최영하의 시선은 하현에게로 옮겨졌다.한참을 바라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최근에 일어난 일들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세상을 살다 보면 자기 뜻대로 되기 어렵다는 것이죠.”“아버지는 일선에서 물러나 깊은 절에 은거하고 싶어 했습니다!”“그렇지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우리 최 씨가 물러설 수 있겠습니까!?”“저는 감히 하현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하현은 손뼉을 치며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자, 그럼 지금부터 당신이 이 용전 항도 최고 책임자입니다. 모두들 이의 없으시죠?”...도성 국제공항의 테러 사건은 이것으로 일단락되었다.도성 관청은 공항 사건의 배후가 진태유라고 발표하였고 도성 측에서 100억 원을 현상금으로 내걸어 전 세계에 진태유를 지명수배한다는 통보를 내놓았다.게다가 용전의 현상금, 용문의 현상금, 홍성의 현상금까지 합치면 진태유는 순식간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명수배범이 되었다.그리고 오늘부터 용전 항도 책임자도 바뀌었다.이 일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하수진은 용옥으로 끌려갔고 다른 불법적인 행위를 했는지 조사를 받게 되었다.결국 이 싸움에서 용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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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장

여전히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채 꼿꼿하게 얼굴을 들고 있는 하수진은 흰 수의를 입고 긴 머리를 땋아 늘어뜨렸다.그녀의 손에는 도가 사상을 논한 철학서가 한 권 들려 있었다.요즘 젊은 세대 여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지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하현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동생의 모습이었다.“장 어르신은 당신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사람이라 내가 하옥되기 전에 당신을 데려올 줄 알았어.”하현이 나타나자 하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평생 용옥의 수비대 이외의 사람들과는 교류할 일조차 없을 줄 알았어.”하현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왜 날 보자고 한 거야?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나한테 욕이라도 한바탕 퍼붓게?”“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하고 나중에 귀신이 되어서라도 가만두지 않으려고?”하현이 혼자 이런저런 말을 내뱉었다.“우리도 혈연관계라면 혈연관계니까 딱 10분 줄게. 10분만 있다가 갈 거야.”“나 바빠. 오늘은 최영하를 모시고 용전을 처단하러 가야 해.”처단이라는 말을 듣자 하수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잠시 후 그녀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설은아, 이슬기, 왕주아, 방재인에 이어 최영하까지 당신은 참 여자들한테 잘 해줘. 그지? 나도 어찌 보면 반은 당신 여동생인데 이제 오빠라고 불러야겠어.”“당신, 나한테는 왜 이렇게 차갑고 무정해?”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어쩔 수 없어. 당신이 날 죽이려고 한 게 한두 번이어야지.”“내가 당신한테 잘 대해주길 바라? 흥, 내가 바보인 줄 알아?”“솔직히 당신이 지금 용옥에 있지 않았다면 내가 먼저 목 졸라 죽였을 거야!”“역시 전설로 전해지던 하 세자는 품격이 남다르군.”하수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사실 난 줄곧 당신한테 묻고 싶은 게 있었어.”“당신이 전설적인 그 당도대 총교관 맞아?”“맞혀봐?”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잘 모르겠어.”하수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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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장

하현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항도 하 씨 가문과 용전이 이처럼 단칼에 하수진을 잘라내고 하수진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울 줄은 몰랐다.물론 용전 항도 지부도 잃은 것이 많아서 분풀이를 할 상대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항도 하 씨 집안 입장에선 이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하지만 하수진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결과였다.만약 항도 하 씨 가문과 용전이 그녀를 지켜준다면 그녀는 아마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만약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불공평하고 억울하게 느껴진다면 당신도 당신의 배후가 하구천이라고 자백하면 돼.”하현은 조심스럽게 말하며 붓으로 그린 것 같은 그녀의 이목구비를 바라보았다.“자백을 하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다면 용문이든 용옥이든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거야. 그러면 남은 인생 해외에서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해 줄 수도 있어.”“하구천이 배후라고 자백하라고?”하수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하 세자, 하구천은 당신을 만난 적도 없고 당신에 대한 어떤 지시도 없었어.”“당신이나 난 그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걸 다 알고 있어.”“그러나 증거가 없는 한 모두 무의미한 일이야.”“심지어 이 모든 게 내 자업자득일지도 몰라.”“그는 한두 마디 지시만 했을 뿐이고 난 철저히 이 일을 주도하고 수행했어.”하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오늘 특별히 날 이리로 오라고 한 이유가 내 앞에서 죄를 인정하기 위해서였다면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의미가 없진 않아.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난 결국 용옥을 떠날 수 없는 운명이 되었어. 하지만 누군가는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했어.”하수진은 쓴웃음을 지었다.“그리고 당신한테 한 가지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 방금 당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야.”“하구천이 당신을 공격하는 진짜 이유.”하현은 하수진에게 계속 말을 해 보라는 눈짓을 했다.하수진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당신과 나를 포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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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장

하현이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장세경이 면회실로 나타났다.그는 하수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감옥에 가기 전에 하현에게 이렇게 큰 비밀을 알리다니, 하현과 하구천이 죽기 살기로 싸우길 바라는 거야?”“아니면 또 다른 속셈이 있는 건가?”“속셈 같은 거 아무것도 없어요.”하수진의 말투는 담담했다.“하지만 전 모든 것을 인정했고 하구천은 날 버렸어요. 제가 그를 위해 비밀을 지킬 이유가 뭐 있겠어요?”“하현이 하구천을 죽이든 살리든 간에 그가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장세경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항성 태평산 쪽을 올려다보았다.하구천이 하현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하구천이 하현을 건드리는 바람에 하현은 또 다른 진실을 알게 되었다.아마도 항도 하 씨 가문에 큰 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하구천이 9대 병부 최고 책임자가 될 거라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어. 그런데 어떻게 하현이 그의 적수가 될 수 있단 말이지?”...하현은 용옥의 유람선 감옥을 떠나 도성 송산 빌리지로 돌아왔다.누군가가 보낸 방문 보고가 대문을 지키는 경호원들에게 전달되었다.하현은 잠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 보고장을 받아들고는 손을 흔들며 경호원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손짓했다.그는 마당으로 나갔고 선두에 롤스로이스 한 대가 눈앞에 유유히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도박왕께서 여기까지 오시다니요. 제가 멀리 마중을 나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차 문이 열리며 사방에서 양복을 입은 경호원 수십 명이 빠르게 흩어졌다.그 뒤쪽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하현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아직 예순까지는 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나이보다 원기가 왕성해 보였다.역시나 도박왕답게 가만히 있어도 온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기개가 주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도박왕, 화풍성.“하 지회장, 안녕하신가?”화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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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장

두 사람은 소나무가 우뚝 솟아 있는 작은 정원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이곳은 인적이 드물어 밀회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그들과 함께 정원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화풍성은 손을 흔들며 그들을 제지했다.분명 하현과 긴히 이야기할 중요한 일이 있는 것 같았다.“하 지회장, 오늘 몇 가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찾아왔네.”“첫째, 못난 내 아들놈들이 자네를 모함하고 해치려 한 것에 사과하겠네.”하현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손사래를 쳤다.“어르신, 이러지 마십시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긴 했지만 화해할 수 없는 정도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화 씨 형제들이 저를 건드리지 않는 한 다시는 그들과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걱정하지 말게. 우리 화 씨 가문은 물러날 때와 나아갈 때를 잘 아는 집안이라네.”화풍성이 편안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침에 여기 오기 전에 난 이미 몇 놈들을 족쳐서 얘기를 들었네. 잘못은 온전히 우리 집 자식들이 한 거야.”“우리 화 씨 집안이 사과하는 의미로 넷째가 가지고 있던 카지노를 내놓으려고 하네.”“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도 하 지회장 명의로 이전할 걸세.”“우리 집안에서 보이는 작은 성의이니 하 지회장, 거절하지 말고 받아주게.”“자네가 거절한다면 우리 화 씨 집안의 체면이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는가?”“두 번째 일은 자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왔네.”“자네가 최영하를 항도 용전 최고 책임자 자리에 앉힌 건 항도 하 씨 가문을 견제할 기회를 마련한 걸세. 이것은 우리 같은 사람 입장에선 좋은 일이야.”“최 씨 가문은 공정하기로 소문이 나 있으니 만약 최영하가 정말로 항도 하 씨 가문을 잘 견제하고 제압한다면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겠나?”“결국 머리 위에 호랑이가 두 마리 있는 격인데, 한 마리보다는 두 마리가 더 낫지 않겠나, 그 말일세.”화풍성의 말에 하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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