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의 시선은 하백진, 하수진, 하민석에게로 차례차례 떨어졌다.그녀는 자신의 능력으로 항성과 도성의 용전에 발을 담그고 그곳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동시에 그녀는 이것이 항성과 도성에서 자신이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최 씨 가문이 항성과 도성에서 최고의 가문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유일한 기회였다.드디어 최영하가 최 씨 가문을 일으킬 일등공신이 되는 것이다.하지만 이대로 끝날 수도 있었다.최영하는 썩을 대로 썩은 물에 깊숙이 손을 담그는 것이다.자신의 손이 더러워진 채 같이 썩을지, 썩을 물을 확 갈아엎을지 이제 그녀의 한마디로 결정된다고 할 수 있었다.최영하의 시선은 하현에게로 옮겨졌다.한참을 바라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최근에 일어난 일들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세상을 살다 보면 자기 뜻대로 되기 어렵다는 것이죠.”“아버지는 일선에서 물러나 깊은 절에 은거하고 싶어 했습니다!”“그렇지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우리 최 씨가 물러설 수 있겠습니까!?”“저는 감히 하현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하현은 손뼉을 치며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자, 그럼 지금부터 당신이 이 용전 항도 최고 책임자입니다. 모두들 이의 없으시죠?”...도성 국제공항의 테러 사건은 이것으로 일단락되었다.도성 관청은 공항 사건의 배후가 진태유라고 발표하였고 도성 측에서 100억 원을 현상금으로 내걸어 전 세계에 진태유를 지명수배한다는 통보를 내놓았다.게다가 용전의 현상금, 용문의 현상금, 홍성의 현상금까지 합치면 진태유는 순식간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명수배범이 되었다.그리고 오늘부터 용전 항도 책임자도 바뀌었다.이 일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하수진은 용옥으로 끌려갔고 다른 불법적인 행위를 했는지 조사를 받게 되었다.결국 이 싸움에서 용전은
여전히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채 꼿꼿하게 얼굴을 들고 있는 하수진은 흰 수의를 입고 긴 머리를 땋아 늘어뜨렸다.그녀의 손에는 도가 사상을 논한 철학서가 한 권 들려 있었다.요즘 젊은 세대 여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지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하현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동생의 모습이었다.“장 어르신은 당신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사람이라 내가 하옥되기 전에 당신을 데려올 줄 알았어.”하현이 나타나자 하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평생 용옥의 수비대 이외의 사람들과는 교류할 일조차 없을 줄 알았어.”하현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왜 날 보자고 한 거야?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나한테 욕이라도 한바탕 퍼붓게?”“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하고 나중에 귀신이 되어서라도 가만두지 않으려고?”하현이 혼자 이런저런 말을 내뱉었다.“우리도 혈연관계라면 혈연관계니까 딱 10분 줄게. 10분만 있다가 갈 거야.”“나 바빠. 오늘은 최영하를 모시고 용전을 처단하러 가야 해.”처단이라는 말을 듣자 하수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잠시 후 그녀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설은아, 이슬기, 왕주아, 방재인에 이어 최영하까지 당신은 참 여자들한테 잘 해줘. 그지? 나도 어찌 보면 반은 당신 여동생인데 이제 오빠라고 불러야겠어.”“당신, 나한테는 왜 이렇게 차갑고 무정해?”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어쩔 수 없어. 당신이 날 죽이려고 한 게 한두 번이어야지.”“내가 당신한테 잘 대해주길 바라? 흥, 내가 바보인 줄 알아?”“솔직히 당신이 지금 용옥에 있지 않았다면 내가 먼저 목 졸라 죽였을 거야!”“역시 전설로 전해지던 하 세자는 품격이 남다르군.”하수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사실 난 줄곧 당신한테 묻고 싶은 게 있었어.”“당신이 전설적인 그 당도대 총교관 맞아?”“맞혀봐?”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잘 모르겠어.”하수진은
하현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항도 하 씨 가문과 용전이 이처럼 단칼에 하수진을 잘라내고 하수진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울 줄은 몰랐다.물론 용전 항도 지부도 잃은 것이 많아서 분풀이를 할 상대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항도 하 씨 집안 입장에선 이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하지만 하수진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결과였다.만약 항도 하 씨 가문과 용전이 그녀를 지켜준다면 그녀는 아마도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만약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불공평하고 억울하게 느껴진다면 당신도 당신의 배후가 하구천이라고 자백하면 돼.”하현은 조심스럽게 말하며 붓으로 그린 것 같은 그녀의 이목구비를 바라보았다.“자백을 하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다면 용문이든 용옥이든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거야. 그러면 남은 인생 해외에서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해 줄 수도 있어.”“하구천이 배후라고 자백하라고?”하수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하 세자, 하구천은 당신을 만난 적도 없고 당신에 대한 어떤 지시도 없었어.”“당신이나 난 그가 이 모든 것을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걸 다 알고 있어.”“그러나 증거가 없는 한 모두 무의미한 일이야.”“심지어 이 모든 게 내 자업자득일지도 몰라.”“그는 한두 마디 지시만 했을 뿐이고 난 철저히 이 일을 주도하고 수행했어.”하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오늘 특별히 날 이리로 오라고 한 이유가 내 앞에서 죄를 인정하기 위해서였다면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의미가 없진 않아.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난 결국 용옥을 떠날 수 없는 운명이 되었어. 하지만 누군가는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했어.”하수진은 쓴웃음을 지었다.“그리고 당신한테 한 가지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 방금 당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야.”“하구천이 당신을 공격하는 진짜 이유.”하현은 하수진에게 계속 말을 해 보라는 눈짓을 했다.하수진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당신과 나를 포함한
하현이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장세경이 면회실로 나타났다.그는 하수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감옥에 가기 전에 하현에게 이렇게 큰 비밀을 알리다니, 하현과 하구천이 죽기 살기로 싸우길 바라는 거야?”“아니면 또 다른 속셈이 있는 건가?”“속셈 같은 거 아무것도 없어요.”하수진의 말투는 담담했다.“하지만 전 모든 것을 인정했고 하구천은 날 버렸어요. 제가 그를 위해 비밀을 지킬 이유가 뭐 있겠어요?”“하현이 하구천을 죽이든 살리든 간에 그가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장세경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항성 태평산 쪽을 올려다보았다.하구천이 하현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하구천이 하현을 건드리는 바람에 하현은 또 다른 진실을 알게 되었다.아마도 항도 하 씨 가문에 큰 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하구천이 9대 병부 최고 책임자가 될 거라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어. 그런데 어떻게 하현이 그의 적수가 될 수 있단 말이지?”...하현은 용옥의 유람선 감옥을 떠나 도성 송산 빌리지로 돌아왔다.누군가가 보낸 방문 보고가 대문을 지키는 경호원들에게 전달되었다.하현은 잠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 보고장을 받아들고는 손을 흔들며 경호원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손짓했다.그는 마당으로 나갔고 선두에 롤스로이스 한 대가 눈앞에 유유히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도박왕께서 여기까지 오시다니요. 제가 멀리 마중을 나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차 문이 열리며 사방에서 양복을 입은 경호원 수십 명이 빠르게 흩어졌다.그 뒤쪽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하현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아직 예순까지는 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나이보다 원기가 왕성해 보였다.역시나 도박왕답게 가만히 있어도 온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기개가 주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도박왕, 화풍성.“하 지회장, 안녕하신가?”화풍성
두 사람은 소나무가 우뚝 솟아 있는 작은 정원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이곳은 인적이 드물어 밀회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그들과 함께 정원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화풍성은 손을 흔들며 그들을 제지했다.분명 하현과 긴히 이야기할 중요한 일이 있는 것 같았다.“하 지회장, 오늘 몇 가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찾아왔네.”“첫째, 못난 내 아들놈들이 자네를 모함하고 해치려 한 것에 사과하겠네.”하현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손사래를 쳤다.“어르신, 이러지 마십시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긴 했지만 화해할 수 없는 정도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화 씨 형제들이 저를 건드리지 않는 한 다시는 그들과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걱정하지 말게. 우리 화 씨 가문은 물러날 때와 나아갈 때를 잘 아는 집안이라네.”화풍성이 편안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침에 여기 오기 전에 난 이미 몇 놈들을 족쳐서 얘기를 들었네. 잘못은 온전히 우리 집 자식들이 한 거야.”“우리 화 씨 집안이 사과하는 의미로 넷째가 가지고 있던 카지노를 내놓으려고 하네.”“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도 하 지회장 명의로 이전할 걸세.”“우리 집안에서 보이는 작은 성의이니 하 지회장, 거절하지 말고 받아주게.”“자네가 거절한다면 우리 화 씨 집안의 체면이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는가?”“두 번째 일은 자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왔네.”“자네가 최영하를 항도 용전 최고 책임자 자리에 앉힌 건 항도 하 씨 가문을 견제할 기회를 마련한 걸세. 이것은 우리 같은 사람 입장에선 좋은 일이야.”“최 씨 가문은 공정하기로 소문이 나 있으니 만약 최영하가 정말로 항도 하 씨 가문을 잘 견제하고 제압한다면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 아니겠나?”“결국 머리 위에 호랑이가 두 마리 있는 격인데, 한 마리보다는 두 마리가 더 낫지 않겠나, 그 말일세.”화풍성의 말에 하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어르
”하인이 실종되었다구요?”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관청에 신고는 하셨습니까?”화풍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니. 하 지회장, 우리 화 씨 가문은 대업을 이루었네. 그만큼 저택 안에는 은밀한 곳도 많은 법이지. 그런데 어떻게 함부로 관청에 보고할 수 있겠는가?”“다만 관청에 보고는 하지 않았지만 항도 3대 사설 탐정을 초청해 해결해 보려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네. 마치 하인들이 증발한 것 같다니까!”“그들의 거처가 남아 있지 않았다면 애초에 없던 사람들처럼 조그마한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네. 정말 이상한 일이야.”“지금 이 일로 인해 우리 집안은 인심이 흉흉하고 불안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기분이네.”“그러니 하 지회장, 제발 부탁하네.”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르신이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서 맥을 좀 짚어보고 싶습니다.”화풍성은 다소 의아했지만 이내 함박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얼마든지! 자네 뜻대로 하게.”“쾅!”갑자기 사방을 울리는 큰소리에 하현의 깜짝 놀라 화풍성을 안고 그 자리에서 굴렀다.그리고 나서 검은 지팡이 하나가 방금 두 사람이 서 있던 자리에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땅 위에는 거대한 구덩이가 파였다.하현은 정신을 가다듬고 화풍성을 자신의 등 뒤로 물러세웠다.“하핫!”이윽고 주변에서 이상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갑자기 어디선가 승복을 입은 세 명의 태국 남자가 나타났다.화풍성이 놀란 얼굴을 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태국 3대 마승?”“누굽니까?”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비록 이 정도의 습격을 두려워할 그가 아니었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야 했다.“태국 대불사의 승려일세.”화풍성이 하현에게 설명했다.“용전 조직과 비슷하지만 성격은 다르지.”“우리 대하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이 태국 마승들은 권세를 위해 볼썽사나운 짓도 마다않지.”“전에 카지노의 주식을 사겠다는 태국왕의 제안을 내가 거절했었어.
”배짱 한번 두둑하군.”세 명의 마승들은 모두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들은 갑자기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화풍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이 날 상대하겠다면 내 얼마든지 받아주지. 당신들이 죽든지 살든지 상관하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내 옆에 있는 하현 이 사람은 아무 죄가 없어. 당신들과도 아무런 원한이 없으니 이 사람은 떠나라고 하는 게 어때?”“그가 떠난 후 우리끼리 재미나게 겨뤄보자구!”“어쨌든 이 사람은 강남 하 세자에 용문 대구 지회장이니 그가 죽는다면 당신들도 번거로울 것 아닌가?”“당신들을 위해서야!”화풍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당하게 말했다.자신의 생사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 같았다.그는 오늘 하현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일부러 찾아왔는데 하현이 자기 때문에 다치게 할 순 없었다.그래서 그는 어쨌든 하현을 보내려고 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르신은 저를 부끄럽게 만들고 싶으십니까?”“제가 힘이 있든 없든 절대로 어르신 혼자 두고 갈 수 없습니다.”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세 명의 마승에게 다가가 당차게 입을 열었다.“감히 태국 땅에서 온 놈들이 우리 대하 사람을 건드리다니,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세 명의 마승들은 모두 히죽히죽 웃으며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화풍성, 당신 말을 듣고 보니 이 사람의 신분이 보통이 아닌 것 같군, 맞아?”“그렇다면 이 사람은 매우 가치가 있는 사람이겠군, 그렇지?”“그를 생포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몸값을 챙길 수 있겠는데!”“당신 같은 늙은이만 죽이면 되었는데 뜻밖의 요긴한 물건을 찾은 셈이군.”“우리 태국 왕이 가장 좋아하는 건 값어치가 있는 놈이야! 아무리 얼굴이 일그러지고 뒤룩뒤룩 살이 찐 놈이라도 값이 나가는 놈이면 돼!”하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태국도 어쨌든 동남아에서는 강대국 중 하나인데 어떻게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해?”“설마 당신들
대마승이 정신을 추스르기도 전에 하현의 날렵한 몸이 한 번 더 뛰어올라 대마승을 후려쳤다.대마승은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그는 손에 쥔 지팡이를 들어 내려칠 겨를도 없이 되는대로 오른손을 휘둘러 앞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퍽!”주먹과 주먹이 부딪히자 장내는 눈부신 스파크가 튀어 올랐고 두 개의 망치가 마주친 듯 묵직한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빠지직!”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자 대마승의 안색이 마구 일그러졌고 그는 들고 있던 지팡이를 순식간에 버리고 하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윽!”있는 힘껏 애를 써 보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하현은 그의 손을 놓지 않고 힘을 계속 주었다.순간 대마승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구겨졌다.“으윽!”대마승은 온몸에 식은땀을 계속 흘렸다.그는 하현에게 손을 잡힌 채 뒤로 물러서지 않으려고 두 발에 안간힘을 썼다.그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몸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었다.하현은 그의 생각보다 훨씬 빨랐고 강했다.하현에게 뺨을 한 대 더 맞고서야 대마승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퍽!”무겁고 찰진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이번에는 대마승의 몸이 허공에 휙 날아올랐다.대마승의 발이 땅에 닿으려는 순간 그의 머리가 한쪽으로 쏠렸다.순간 고요한 적막이 내려앉았다.지금까지의 보여주었던 하현의 공격이 기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는 공격이었다.“재미있군. 몇몇 태국 마승들은 절정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더니 거짓말은 아닌 모양이었어.”“하지만 아쉽게도 당신은 전쟁의 신을 만났어.”하현은 휴지를 꺼내 자신의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고양이 같은 네놈들을 스스로 마승이라 불러? 누가 당신들한테 허락했어?”“우물 안 개구리가 오래되었다고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알았던 거야?”“네놈...”대마승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듯 하현을 무섭게 노려보았다.순간 대마승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지난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