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271 - 챕터 2280

3677 챕터

2271장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후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방재인, 이제 화소붕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았잖아. 그런데 오늘 밤 그 사람이랑 만나기로 약속을 했어? 정말 손해 볼까 두렵지 않아?”방재인은 웃으며 말했다.“오빠가 있잖아요.”“게다가 나도 인정하긴 싫지만 어쨌든 나에게도 연경 방 씨 가문 후광이 있어요.”“사업상으로는 화소붕이 날 속일 수는 있겠죠.”“하지만 다른 일에서는 감히 날 어떻게 할 필요가 없어요.”하현은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오늘 밤 꼭 방재인과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만 있었다.방재인과 화소붕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저녁 시간은 곧 다가왔고 하현은 방재인과 함께 차를 타고 붐비는 차들 속으로 들어갔다.“방 사장, 화소붕이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야?”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항만에서 금테 안경을 쓴 호기롭고 거만해 보이는 남자가 재촉하고 있었다.“방재인, 난 우리 사이의 선후배 관계를 봐서 당신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어. 내가 화소붕한테 처신이 분명한 사람이라고 당신을 소개했단 말이야!”“그러니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7시에 도착하려고 했으면 미리미리 움직였어야지 왜 그걸 모르고 있는 거야?”“화소붕은 성격이 급해. 바람맞히는 걸 제일 싫어한다구!”“만약 화소붕을 불쾌하게 만든다면 그때는 당신 회사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당신조차도 도성을 떠날 수 없게 될 거야!”“도성이야, 여기는 도성이라구. 화 씨 집안이 장악하고 있는 땅! 당신이나 나나 몸 사려야 하는 곳이라고, 알겠어?”한바탕 신신당부를 한 뒤에야 곽영호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다시 목청을 가다듬고 한껏 자세를 낮추며 미소를 지었다.“아, 셋째 도련님, 걱정 마세요. 방재인이 곧 도착할 겁니다.”“방재인이 오늘 밤 제대로 처신할 거예요.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곽영호의 등 뒤 멀지 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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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2장

화소붕은 얼굴색이 확 변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도성 이 좁은 땅에서 누가 되었든 화소붕의 문을 걷어찼다는 건 그만한 대가를 치를 각오가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놀라 입구 쪽을 바라보긴 했지만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든 채 비꼬는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요 몇 년 동안 그들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화소붕과 대적해 보려고 덤벼들었던 것을 보아 왔다.하지만 예외 없이 모두 화소붕에게 짓밟혔다.그보다 더 비참한 경우는 공해상에 버려져 물고기밥이 되는 것이었다.그 모습을 보고 그들은 도성에서 화소붕과 함께라면 더없이 거리낄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이제 그들은 하나둘씩 더 좋은 볼거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때 하현이 먼저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 뒤로 방재인이 들어왔다.“방재인!”곽영호는 방재인을 알아보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미녀 후배만 오면 이제 자신의 임무는 완성된 것이었다.하지만 방재인 옆에 서 있는 하현을 보자 곽영호의 얼굴이 굳어졌다.“방재인, 내가 오늘 말을 제대로 안 한 거야?”“당신 혼자만 오라고 신신당부했잖아. 이건 태도의 문제야!”“옆에 개를 데려오다니 지금 우릴 놀리는 거야?”곽영호는 씩씩거리며 하현에게 다가가 코를 바짝 가까이 대며 차갑게 말했다.“꺼져!”하현이 뭐라고 입을 떼기도 전에 방재인이 나서서 매서운 눈빛으로 곽영호를 쳐다보았다.방재인의 매서운 눈빛에 곽영호는 절로 뒷걸음질쳤다.방재인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눈빛만은 겨울 눈보라처럼 매섭게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노려보았다.“당신이 화소붕, 그 셋째 도련님인가요?”방재인의 태도를 보고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 아가씨가 설마 지금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를 잘 모르고 있는 건가?용서를 빌러 온 게 아닌가?죄를 추궁하기 위해서 온 건가?모두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도대체 무슨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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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3장

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방재인 앞을 가로막고 서서 얼굴이 번드르르한 남자를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해 보시지.”“난 오늘 아침에 이미 수십 명을 해치웠어. 오늘 밤엔 아마 더 많이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오호, 오늘 아침에 우리 도련님 부하를 건드린 사람이 바로 세상 물정 모르는 당신이었어?”기름기 번들번들한 남자는 하현을 위아래로 쓱 훑어보았다.“솜씨 한번 좋더군! 하지만 누가 당신한테 충고하지 않았어? 여기는 도성이야. 도성에는 당신 하나쯤 자빠뜨릴 사람이 넘쳐난다구!”“감히 셋째 도련님을 건드리다니, 사는 게 지겨워!?”“안 그래도 내가 천지도 분간 못하는 당신 찾아내서 죽이려고 했는데 이렇게 제 발로 찾아왔으니 잘 됐지 뭐야!”“모두들 들었지! 이놈의 팔다리를 부러뜨려 저 바다로 던져서 물고기밥으로 만들어!”곽영호를 비롯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남의 재앙을 보고 무슨 재미난 일이라도 구경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고 있었고 키가 큰 외국인 경호원 네 명이 목을 이리저리 까딱거리며 사나운 눈동자를 번뜩이며 걸어왔다.그들이 보기에 하현의 팔다리는 한 사람이 툭 치면 그냥 부러질 것 같았다.하현이 아침에 어떻게 그 많은 건달들을 상대했는지 그들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유들유들 기름기가 번지르르한 남자가 옆에서 골프채 한 개를 가져와 비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부잣집 외동딸로 자란 것 같은 여자들이 남자 곁으로 다가와 재미난 구경거리를 보는 듯 방재인을 쳐다보았다.남자를 찾으려면 자기 주변에 능력 있고 자신의 능력으로 제대로 지위를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아무리 보아도 건달 같은 이런 남자를 가까이해서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방재인은 이런 여자들을 보고 있자니 속이 매스껍고 오한이 날 것 같았다.그녀는 오늘 밤 자초지종을 말하고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것이었다.싸움을 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방재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화소붕, 선을 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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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4장

방재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하현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사지를 부러뜨려요? 꽃병에?”“화소붕, 그렇게 능력이 있다면 어디 한번 날 건드려 보시죠.”한번 건드려 보세요?!이 말을 듣고 곽영호와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들은 키득키득 비웃었다.이 남자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땅이 얼마나 깊은지 정말 모르는구만!자신이 몸을 좀 움직였다고 이 도성에서 힘깨나 쓸 줄 아는 모양이지?예전에 소위 말하는 고수들이 화소붕의 경호원들한테 덤벼들었다가 개처럼 얻어맞았다는 사실을 이 도성 바닥에서 누가 모르겠는가?이 외국인 경호원들은 모두 북유럽의 퇴역 군인들이었다.적장에서 적과 맞서 일당백으로 싸운 사람들이었다.외국인 경호원 여덟 명을 고용하기 위해 화소붕은 큰 대가를 치렀다.지금 하현은 이런 대단한 외국인 경호원들 앞에서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딱 지금의 형국을 일컫는 말이리라.“알고 보니 이 사람, 정말 죽는 게 뭔지 잘 모르는 모양이군!?”기름기가 번지르르한 남자가 비웃음을 담아 놀리고 있었다.“셋째 도련님도 명령하셨으니 어서 처리해 버려!”외국인 경호원 네 명이 동시에 앞으로 나섰다.상대를 제압하려는 동작을 취한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주먹과 발을 날렸다.외국인 경호원들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똑똑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움직임에 특별히 화려한 기술이 있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평범한 고수들은 이들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 같았다.그러나 하현은 경호원들의 모습을 보고도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그에게 이런 정도의 몸놀림은 아이들과 흙장난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첫 번째 사람이 달려드는 순간 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발을 뻗은 뒤 뺨을 후려갈겼다.“퍽!”첫 번째 남자는 하현의 동작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사이에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것처럼 눈앞이 깜깜해졌고 왼쪽 얼굴이 얼얼하다 싶은 순간 상대의 손바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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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5장

유들유들한 남자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이 남자는 방금 하현에게 달려들려고 했었다.건장한 외국인 경호원들이 하현의 한 방에 맥없이 넘어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러나 그때 하현은 이 남자가 자신에게 도발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먼저 손을 쓴 것이었다.기름기가 번들번들한 남자는 표정이 한껏 굳어지더니 손을 흔들며 외쳤다.“이 사람이!”넘어져 있던 외국인 경호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가지고 있던 전기봉을 꺼내어 이 남자를 구해내려고 하현에게 달려들었다.“쫙쫙쫙쫙!”손바닥이 뺨에 맞는 찰진 소리가 들려왔고 하현에게 돌진했던 사람들은 모두 다시 튕겨져 나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특히 기름기가 번들번들한 남자는 처절하기 짝이 없이 비명을 질렀고 얼굴이 바닥에 떨어지며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여기저기 아우성치는 비명 소리에도 하현은 차갑고 담담한 표정으로 화소붕을 바라볼 뿐이었다.“화소붕, 당신 경호원들 실력이 이래서야 되겠어?”“당신 여기 도성에서 큰 사업을 하고 있으니 좀 더 잘하는 사람으로 몇 명 더 부르는 게 어때?”하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외국인 경호원을 제압한 것을 보고 곽영호를 비롯한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오히려 화소붕은 시큰둥한 얼굴로 하현을 힐끔 쳐다볼 뿐 얼굴빛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그는 와인잔을 들어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젊은이가 솜씨가 꽤 괜찮군. 그렇지만 솜씨가 좀 좋다고 해서 그렇게 날뛰는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딘지 잘 알 거 아니야, 응?”그는 아랫사람을 바라보듯 눈을 내리깔고 평온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훈계하듯 말했다.“주먹 좀 쓰고 발재간 빠른 걸로 경호원 몇 명 쓰러뜨렸다고 당신이 뭐 아주 대단한 것처럼 느껴져?”“유치하고 순진하기 짝이 없군!”“지금 당신이 한 행동이 우리 도성의 법을 위반한 줄은 알기나 해?”“당신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때렸어. 그러면 감옥에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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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6장

방재인의 얼굴이 일그러진 순간 홀의 문이 다시 열렸고 수십 명의 건장한 외국인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왔다.그리고 사람들 앞에 검은 가죽옷을 입은 금발 여자가 서 있었다.매끄럽게 뻗은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을 한 여자는 아주 이국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눈은 매서운 칼바람 같은 눈빛으로 하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외국인 경호원들의 눈동자도 모두 하현과 방재인에게 쏠려 있었다.그들은 언제라도 덮칠 기세였다.방재인은 잠시 안색을 가다듬은 후 마침내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화소붕, 당신은 체면도 체통도 없어요?”“어떻게 우리 직원을 저렇게 많이 납치할 수가 있어요?”“어쨌든 당신은 화 씨 집안사람이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야비한 방식을 쓰는 거예요?!”“납치?”화소붕이 웃었다.“방재인, 방 사장. 내가 방금 당신한테 영상 보여줬잖아. 보시다시피 아직 아무 짓도 안 했어. 아무 근거도 없이 남을 헐뜯어선 안 되지!”“나 화소붕은 도성 화 씨 가문 셋째 아들이야. 항상 정정당당하게 사업을 하고 있지. 모든 일은 합법적인 방법으로만 이루어져.”“내 명의로 된 사업장에 매일 수없이 많은 돈이 들어오는데 나 같은 인물이 사람을 납치할 필요가 뭐가 있겠어?”“어디 한번 경찰서에 신고해 보시지. 누가 당신 말을 믿을까?”방재인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화소붕,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서 저 사람들 풀어줘요!”“어디 보자. 대충 30분 전쯤이겠군. 당신들이 여기 왔을 때였으니까...”화소붕은 말을 하면서 동시에 시가에 불을 붙이고 구름 연기를 내뿜었다.“당신 직원들이 겁도 없이 내 창고로 달려와 당신들 물건들이 내 창고에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어.”“그런데 내 경호원들한테 바로 발각되어서 끌려오게 될 줄은 몰랐겠지.”“그래서 말이야, 방재인. 우린 지금 정당방위를 한 거라구.”“도성의 법규대로라면 지금 바로 철장을 바다에 던져버려도 우린 아무 잘못 없는 거야. 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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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7장

”당신...”방재인은 화가 치밀어 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대학 시절 학교에서 풍채가 좋고 점잖았던 곽영호가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그녀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다.숨을 깊이 들이쉬고 나서야 방재인은 비로소 곽영호의 뺨을 한 대 갈기고 싶은 충동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그녀는 차가운 시선으로 화소붕을 쳐다보며 말했다.“화소붕, 내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다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그들이 당신 창고에 몰래 들어갔다고 해도 그건 단지 물건 상태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을 뿐 다른 생각은 전혀 없었을 거예요!”“당신이 그들을 도둑으로 생각했다고 해도 당신이 직접 그들을 처벌할 권리는 없어요!”“그건 경찰에 맡길 일이라구요!”“그리고 화소붕, 잘 들어요. 여기가 도성이어서 당신들이 무법천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온 나라 안의 주민은 모두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구요. 모든 법은 모든 주민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거구요.”“직원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하겠어요.”방재인은 정말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직원들은 모두 그녀의 지시를 받고 일을 했을 뿐이다.만약 그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난다면 어떻게 그 희생을 감내해야 할지 그녀로서는 눈앞이 캄캄했다.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가만히 주위를 살피다가 마침내 그 금발 여인에게 시선이 갔다.그의 실력으로 눈앞에 있는 수십 명 정도 해결하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그의 곁에는 방재인이 있었다.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그녀가 다칠 수도 있는 것이다.“나한테 지금 감히 법을 운운하는 거야?”“도성의 법에 대해 당신 무슨 오해가 있는 거 아니야?”화소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도성 이곳은 내가 법이야. 아직도 못 알아들었어?”“난 당연히 지금이라도 당신들 직원 모두를 바다에 처박을 수 있어. 자자, 이리 와서 차나 마셔!”“차 한 잔 마시면 당신 직원들 풀어 줄게!”곽영호는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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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8장

”정말 재미있군! 방재인, 정말 다시 봤어!”“여자도 남자한테 뒤지지 않는다 어쩐다 하는 말, 나 원래 안 믿었거든!”“방재인, 당신을 보니 이제 믿을 수 있을 것 같아!”화소붕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그의 눈빛은 마치 먹음직스러운 사냥감을 눈앞에 둔 사자같이 음흉한 기운이 가득했다.순간 화소붕이 손짓을 하자 커다란 화면에 나타난 거대한 철장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뚫린 바닥으로 보이는 검푸른 바다가 당장이라도 사람들을 집어삼킬 듯 넘실대고 있었다.철장 속에 갇힌 직원들은 하나같이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방재인은 그 광경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화소붕, 이건 약속과 다르잖아요!”“이 나쁜 놈!”화소붕은 따라 놓은 술을 마시며 야비한 미소를 지었다.“방재인, 음식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지.”“사람을 풀어주겠다고 했잖아. 내가 실언을 한 거야?”“그래서 지금 당신 직원들 풀어주려고 하잖아.”“그렇지만 그들을 그냥 풀어주겠다고는 약속하지 않았잖아, 안 그래?”“사실 양심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 봐. 이 사람들이 내 창고에 함부로 들어와서 자기들 멋대로 하려고 했는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풀어줄 수 있겠어?”“이제 좀 정신이 들어?”방재인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 나쁜 놈! 화소붕, 이 버러지 같은 놈!”화소붕은 유유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철부지 아가씨, 계속해 봐. 당신이 계속 큰소리로 욕을 하면 할수록 난 더 흥분할 거야!”“참, 한 가지만 더 말해 둘게.”“지금이 딱 밀물 때야. 시간상으로 따지면 한두 시간이면 물이 가득 밀려와서 그 철장을 완전히 집어삼킬 거야.”“저 사람들 죽지나 않으려나 모르겠어, 응?”“아이구, 난 저 사람들 죽이고 싶지 않아. 내가 저 사람들을 저렇게 매달아 놓은 건 그냥 따끔한 가르침을 주고 싶었을 뿐이야.”“하지만 귀염둥이 아가씨한테 저들을 풀어주겠다고 약속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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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9장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당신 정체를 말해 봐! 당신 뭐야!”“나한테는 무쇠도 깨뜨릴 만큼 강력한 퇴역 군인 50명이 있어. 그중에 한 명은 전쟁의 신과도 같은 존재였어!”“그들은 우리 화 씨 집안에서 거금을 들어 초빙해 온 우리 집안 전직 군사들이야!”“당신 실력도 못지않더군. 인정해.”“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죽도록 싸워 봤자 이 사람들을 이길 순 없어!”“이제 당신한테 두 가지 선택지를 주겠어!”화소붕은 말을 이으며 왼쪽 다리를 탁자 위에 툭 얹었다.“첫째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고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두 손으로 비는 거야. 그러면 방재인의 체면을 봐서 내가 당신에게 살 길을 내어 주겠어!”“둘째 당신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꽃병에 꽂아두고 7박 8일 동안 울부짖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바다로 던져 물고기밥이 되게 하는 거야!”“당신이 선택해!”하현이 입을 떼기도 전에 금발의 여자가 입술을 들썩이며 차갑게 말했다.“도련님, 왜 그렇게 번거롭게 하려고 그래요?”“그냥 나한테 맡겨요. 내가 이 사람 살을 가지고 가지런히 회를 떠서 버려 줄 테니까. 우리 도성에서 당신한테 미움을 사면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 톡톡히 보여줄게요.”금발의 여자는 화소붕이 인정하는 능력자이자 그의 가장 측근 부하였다.하현이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것을 본 여자는 일찌감치 하현에게 기분이 언짢은 상태였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하현을 한 방에 죽일 수 있다고 믿었다.하현은 담담한 시선을 들어 올려 금발의 여자에게 던졌다.여자는 몸매가 유려하고 미모도 굉장했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건 상당한 전투 실력인 것 같았다.방재인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화소붕, 당장 우리 사람들을 풀어주세요!”“귀염둥이 아가씨, 왜 또 내 말을 안 듣는 거야?”“당신 직원들이 빨리 죽길 바라는 모양이군!”화소붕은 빙그레 웃으며 누군가에게 또 손짓을 했다.그러자 큰 화면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철장이 1미터 더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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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0장

곽영호의 방탕한 웃음 속에 안나의 묵직한 발바닥은 땅을 힘껏 딛으며 포탄처럼 앞으로 튀어나와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하현 오빠, 조심해요!”“펑!”하현은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옆에 있던 술병을 가차 없이 집어던졌다.하현의 움직임을 본 안나는 오른손을 흔들었다.손에는 채찍이 들려 있었고 채찍은 사정없이 휘몰아쳐 술병을 산산조각 내었다.주위에 있던 외국인 경호원들은 무의식중에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쳤다.안나가 폭발하면 그 전력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퍽!”그 순간 하현은 오른발을 들어 안나가 있는 쪽으로 탁자를 걷어찼다.안나가 다시 손쓰는 틈을 타 그는 번개처럼 곧장 화소붕의 뒤로 다가왔고 어느새 화소붕의 목에 칼이 걸려 있었다.화소붕의 얼굴은 순간 사색이 되었다.하현의 몸놀림이 그렇게 빠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손쓸 틈 없이 자신의 목숨이 그의 손끝에 달리게 되었다.하현은 칼끝을 화소붕의 목에 겨눈 채 그대로 앞으로 나서며 경호원들을 노려보며 말했다.“누구라도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으면 이 화소붕의 목숨은 바로 끝장날 테니까 알아서들 해!”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왼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술병이 깨지며 요란이 소리를 내었다.“아!”처량한 비명이 터져 나오자 경호원들이 모두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리고 방재인은 겨우겨우 몸을 이끌고 하현의 곁으로 가서 숨을 크게 내쉬었다.“뭐하는 거야! 감히 화소붕의 목에 칼을 대다니. 지금 죽고 싶어서 그래?!”안나는 이 모습을 보고 분노가 극에 달했다.자신의 코앞에서 화소붕이 하현의 손아귀에 잡힐 줄은 몰랐다.그녀로서는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퍽!”하현은 또 술병을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결국 화소붕은 정신을 잃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앞에 나서지 마. 내 말 명심해. 안 그러면 바로 칼을 그어버릴 테니까.”“당신들의 도련님 목숨은 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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