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291 - 챕터 2300

3677 챕터

2291장

허빈우는 얼굴을 감싸쥐고는 비꼬며 말했다.“설은아,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물건을 훔친 도둑이 감히 조건을 제시하다니, 참 어이가 없어서.”“그게 가당키나 한 것 같아?”설은아는 허빈우의 말을 무시한 채 화옥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넷째 도련님, 내 조건은 간단해요. 우리 엄마 풀어주는 거. 그것만 해 주면 사인하고 바로 돌아갈게요.”“그리고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안주인의 이름으로 맹세할게요. 절대 이 일에 대해서 앞으로 묻지 않겠다고.”화옥현의 눈빛이 번뜩였다.“당신 엄마를 풀어달라?”“그래요. 내 조건은 간단해요.”설은아는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넷째 도련님,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부인할 필요 없어요.”“당신도 알고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대구 엔터테인먼트는 단지 내가 가진 일부일 뿐이에요. 비록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지라도 내가 직접 카지노를 운영할 가치는 없어요.”“도성에 납치되어 끌려온 내 엄마를 구하는 것이 내가 도성에 온 근본적인 목적이에요.”“당신은 사람을 풀어주고 난 서명한 문건을 건네주고, 그러면 아무 문제없잖아요?”“모녀가 아주 정이 뚝뚝 떨어지는군. 정말 감동적이야.”화옥현은 감동받은 시늉을 하며 손뼉을 쳤다.“그런데 이것 참, 안타깝게도 난 당신 어머니를 몰라. 당신이 지금 납치 어쩌구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허빈우는 한껏 비웃으며 끼어들었다.“설은아, 아직도 넷째 도련님한테 얼토당토않는 수작을 부리는 거야? 재밌어?”“얼른 서류에 서명해. 우리는 우리의 탄탄대로를 갈 테니까 당신은 당신의 외나무다리로 가든가!”하현에게 두들겨 맞았던 경찰도 거들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얼른 서류에 서명해. 그렇지 않으면 너희 연놈들 둘 다 폭력 혐의로 감옥에 처넣을 거니까!”설은아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화옥현을 바라보았다.화옥현이 최희정의 납치를 인정하지 않을 줄은 몰랐던 것이 분명했다.하현의
더 보기

2292장

화 씨 가문 정무소는 송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 보고 있어 경치가 매우 빼어났다.화 씨 가문이 도성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도성에서 절대적인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15분 후 하현과 설은아 일행은 화 씨 가문 정무소에 도착했다.정무소는 대지가 천 평방미터에 달해 규모부터 어마어마했다.중앙에 우뚝 선 상석 외에도 양옆에는 금실과 녹나무로 만든 의자가 있었고 사방을 둘러싼 벽에는 오래되고 유서 깊은 서화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군데군데 장식해 놓은 오래된 골동품들이 뿜어내는 세월의 염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이 모든 것이 화 씨 집안의 권세와 재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하현은 점차 이 전설적인 도박왕에 대해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전언에 따르면 도박왕 화풍성은 일찍이 부두에서 짐을 나르던 볼품없는 짐꾼이었지만 당시 도박으로 이름을 날린 장인의 눈에 들어 데릴사위로 이 집안에 들어왔다.도박왕은 자리를 물려받은 후 재산을 몇 배로 불렸을 뿐만 아니라 카지노를 철통같이 운영해 왔다.집안 최고의 자리에 오른 후 전설적인 도박왕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처가를 멸망시키고 아내를 죽인 것이었다.그 후 그는 네 번째 부인과 결혼해서 많은 자손을 낳고 지금의 도성 화 씨 집안을 다지게 되었다.물론 관심은 관심일 뿐 하현이 설은아와 이곳에 온 이유는 도박왕의 넷째 부인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보기 위해서였다.그들이 홀에 들어서자 하현은 어디선가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를 들었다.곧이어 수십 명의 하인들을 거느린 여자가 걸어 나왔다.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여인은 위엄이 가득한 자세로 그윽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그녀의 손에 있는 에메랄드 팔찌는 언뜻 보기에도 값나가 보였다.그녀의 눈동자는 매의 눈처럼 날카로웠다.얼핏 보는 것만으로도 날카로운 눈매에 베일 것 같은 예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겼다.그녀의 시선이 하현
더 보기

2293장

곽추연은 미심쩍은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바닥에 있는 핸드폰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하현을 계속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증거가 있다고 말했으니 분명 이 안에는 증거가 있어야 할 거야.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증거.”“이 일에 대해 내 반드시 너희들에게 벌을 내릴 것이야.”“어머니...”화옥현은 안색이 일그러졌다.곽추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망신스럽긴!”“화 씨 가문 사람으로서 절대옥패를 가지고 싶었으면 스스로 도박을 하거나 사거나 심지어 빼앗을 수도 있어.”“그런데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함하는 수법을 쓰고 증거까지 남겼어! 변명의 여지가 있는 거야?”“화옥현, 오늘부터 넌 뒷산에 가서 사흘 동안 꼼짝도 하지 말거라. 내 말 이해할 수 없다면 밖으로 나오지도 마!”화옥현은 분통이 터졌지만 아무런 반발도 하지 않고 그저 몸을 숙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그 말에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사흘 동안 외출하지 말라는 것뿐인데 이게 무슨 벌이란 말인가?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곽추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방주, 내 아들은 당신 정 씨 가문 정 세자와 계약을 맺었어. 당신이랑 계약을 한 게 아니야.”“규정에 따르자면 정 세자가 죽었으니 우리는 당연히 주식을 회수해야 해.”“하지만 정 씨 집안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500억 정도 성의를 보이려고 해.”“애초에 정 세자가 주식에 출자한 게 그 정도 액수야.”“방주가 서류에 서명만 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신들은 돈을 가지고 떠날 수 있어.”“안 그러면 방금 저 사람이 우리 사람을 때린 일에 대해 내가 관청에 보고할 거야. 보고한다면 당신들은 체포될 수 있어...”“당신들이 증거가 있다고 하니 말인데, 우리도 증거가 있어.”그녀는 박수를 한번 탁 쳤다.비서 중 한 명이 노트북을 꺼내 동영상을 재생하기 시작했다.영상 속에는 하
더 보기

2294장

”난 당신들의 돈을 원하지 않아요. 당신들이 내 어머니를 놓아준다면 전 이 주식의 50%를 그냥 포기할 수 있어요.”설은아는 한마디 한마디 당당하게 말했다.“그저 어머니가 무사히 돌아오시기만 하면 돼요.”“촤랑!”방금까지 온화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곽추연이 갑자기 손을 뿌리치며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던졌다.“어디서 건방진 소릴 하고 있어!”“방주, 지금 우리 화 씨 가문이 당신 수중의 주식을 손에 넣으려고 당신 어머니를 납치했다는 말이야?”“우리 화 씨 가문 사업체가 이렇게나 큰데 돈으로 뭔들 못할까?”“뭣하러 그런 짓을 벌이겠어?”곽추연의 눈빛이 당장이라도 설은아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렸다.“당신 아무 데나 가서 물어봐. 우리 화 씨 가문에서 당신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떠들어 보라고. 누구 그 말을 믿는지 똑똑히 봐!”“농담하는 거지? 우리 집안이 어떤 가문이야? 도성 최고 가문이야.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내륙에서 온 두 사람 너무 웃겨? 분명 우리 화 씨 집안에 빌붙어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로 먹고살고 있으면서 뭐가 이리 당당한 거야?”“우리 화 씨 가문이 이제 그들과 합작할 생각이 없는데도 뻔뻔스럽게 우릴 자꾸 건드리고 있어. 정말 부끄러움도 모르는 집안이군!”“내륙에서 온 사람들은 욕심이 너무 많아. 여사님이 이미 그들에게 500억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도 돈이 적다고 생각하는지 어머니를 납치했느니 어쩌느니 억지를 부리고 있어...”“돈을 더 받고 싶다면 솔직하게 말해. 안타깝지만 우리 여사님은 이런 수법 전혀 안 통해.”“저 사람들은 여사님이 넷째 도련님처럼 쉬운 상대인 줄 알았나 봐. 팥으로 메주를 만들었다고 해도 덥석 믿을 줄 알았어?”주변에 서 있던 가족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비아냥거리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들기 시작했다.그들의 눈에는 하현과 설은아가 욕심만 그득한 소인배로 보이는 것 같았다.돈을 얻기 위해선 무슨 일이라도 할 것 같은 쓰레기라
더 보기

2295장

”여기 서명해.”화옥현은 탁자 위에 있던 몽블랑 만년필을 들고 한껏 가식적인 품위를 드리운 채 설은아의 손에 쥐여 주었다.“서명만 하면 다 끝날 일이야. 더 이상 아무 책임도 묻지 않아.”그 순간 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도성 경찰서 형사들이 도착한 것 같았다.허빈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설은아, 아직도 서명 안 하고 있는 거야?”“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경찰들이 곧 들이닥쳐 하 씨 성 가진 저 남자를 끌고 가 감옥에 가둬버릴 거라구!”설은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거의 정신을 지배당한 사람처럼 홀린 듯 서명을 하려고 했다.“퍽!”하현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몽블랑 만년필을 바닥에 던져버린 다음 탁자 위에 있던 서류를 집어 단숨에 갈기갈기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은아, 서명하지 마!”“화 씨 가문 사람들 행태를 보니 우리가 서명해도 그들은 우릴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들이 절박하게 손에 넣고 싶은 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 그것뿐이야.”“그들이 이런 수작으로 우릴 놀이판으로 끌어들였으니 우리도 저들과 같이 한번 놀아 주자구!”“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야. 우리 지분 50%를 분할해서 도성에 직접 우리가 운영할 수 있는 카지노를 여는 거야!”“난 화 씨 집안이 어떻게 쓰러지는지 두 눈 똑똑히 볼 거야!”화 씨 집안의 카지노 지분으로 또 다른 카지노를 연다고?화 씨 집안과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건가?!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듯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많은 사람들은 한껏 비웃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그를 분수도 모르는 주제넘은 사람으로 여겼다!화 씨 집안은 도성 최고 가문이다!도성에 있는 여섯 개의 절대옥패 중 네 개가 화 씨 집안의 손에 들어있다!하현은 그야말로 외부에서 들어온 외지인인데 화 씨 집안의 지분을 분할해 새로운 카지노를 열어서 화씨 집안이랑 경쟁을 하겠다니!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말인가?모두가 어림도 없다
더 보기

2296장

”자, 허풍 좀 그만 떨어요!”“당신네 내륙인들은 어쩜 허풍이 그리 세! 아주 그냥 허풍이 하늘을 찌르네 찔러! 이제 그만 작작 좀 하라구요!”키가 크고 영리하게 생긴 여자 경찰이 하현에게 면박을 주며 다가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당신이 하현이란 사람입니까?”“화씨 집안 경호원들과 우리 경찰들을 때렸다는 신고가 들어왔어요!”“우리랑 같이 좀 가 보시죠!”하현은 여자 경찰이 하는 말은 무시한 채 차가운 눈빛으로 곽추연을 바라보았다.“부인, 잠깐만요!”“당신들은 내 장모님을 납치한 죄가 있어요.”“그리고 오늘 내 아내를 괴롭힌 죄가 있죠.”“난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어요.”“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이 모든 것 열 배 백 배로 다 갚아드릴 테니까.”“난 당신들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킬 뿐만 아니라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절대옥패도 다른 가문에 떨어지는 걸 꼭 지켜볼 거니까요!”하현은 곽추연 한 사람 없애는 것에는 추호의 관심도 없다.이런 사람들에게는 냄비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자신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줄도 모르는 새 지옥의 맛을 보여줘야 한다.“지금 우리 화 씨 가문을 멸망시키겠다는 소리야?”화옥현은 긴말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매섭게 하현을 노려보았다.“할 수 있다고 생각해? 경찰서에서 어떻게 걸어 나올지 그것부터 걱정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화옥현은 하현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내밀어 하현의 얼굴을 건드렸다.“이것도 인연이라 내가 한 가지 일러두지. 경찰서에 있는 사람들 중 70%는 우리 화 씨 집안사람들이야.”“내가 말했지. 도성에선 우리 집안이 곧 왕이라고. 그게 무슨 뜻인지 똑똑히 보여줄게.”“지금 당신 속이자고 이런 말 하는 거 아니야.”곽추연은 위엄 서린 몸짓으로 다시 상석으로 올라와 앉으며 말했다.“몇 년 동안 내 앞에서 소란을 피운 사람이 수백 명은 될 거야.”“하지만 결국 모두가 다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용서를
더 보기

2297장

하현은 어깨를 약간 으쓱하며 말했다.“진실은 모두 CCTV에 있어요. 전체를 다 촬영한 영상이 있다구요. 당신들 필요해요?”“전체를 촬영한 영상이라고?”여자 경찰이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은 우리 도성 경찰이 바보인 줄 알아요? 우리도 진작에 현장에서 확인했어요. CCTV는 이미 누군가의 손에 부서진 채로 발견되었는데 어떻게 전체를 촬영한 동영상이 있다는 거예요?”“지금 당신이 말한 그 영상, 가짜죠?”“현재 기술로 동영상을 편집 조작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요.”“게다가 난 현장 증인한테도 벌써 증언을 받아두었어요. 모든 증인이 나서서 증거를 제시했어요. 당신이 사람을 때리고 경찰을 때렸다는 일관적인 진술을 확보했죠.”“이제 와서 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인정하지 않겠다면 나중에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경찰들 탓은 하지 마세요.”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왜요? 소위 말하는 증인 몇 명 데려다가 나한테 누명 씌우려고 준비 단단히 하셨나 봐요?”“사건의 발단 경위는 조사해 봤어요?”“현장 증인의 진술은 확실한 건가요?”“현장에서 물증이라도 발견되었습니까?”“아무것도 없으면서 어떻게 내가 죄를 저질렀다고 단정 지을 수 있습니까? 당신 무슨 생각인 거예요?”여자 경찰이 발끈하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가르치는 거예요?!”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전화 좀 하고 싶어요.”그는 도성 경찰들과 하나하나 이치를 따지고 싶었지만 화옥현이 그에게 말했듯이 경찰서 사람들 70%가 화 씨 집안사람들임을 확인한 것 외에 아무런 수확도 얻을 수 없었다.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이런 경찰들과는 어떤 법도 공정하게 집행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 사람들이 이렇게 법도 규칙도 없이 움직이니 하현도 그들의 박자에 맞춰 줄 수밖에.남자 경찰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했다.“자백이나 하지 무슨 전화는 전화예요!?”하현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정말 전화
더 보기

2298장

하현은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최문성에게 전화했어요.”“최문성?!”여자 경찰은 눈동자가 멍하니 굳어졌다.도성은 그리 큰 도시가 아니었기에 그 정도 거물들은 대부분 이름을 알고 있다.그러나 여자 경찰은 얼른 얼굴 표정을 바꾸어 비꼬는 기색을 보였다.“최문성이라면 우리 도성에서 유명한 그 최 씨 집안 그 최문성 말입니까? 항상 공정하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분이죠.”“게다가 우리 경찰서의 고위층인 그야말로 거물이에요.”“그런 사람이 어떻게 당신 같이 사람을 때리는 놈을 도와준다는 거예요?”“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예요?”“힘 있는 사람의 인맥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될 만한 사람을 거들먹거려야지, 이건 뭐 가당키나 하겠어요?”“아니면 이름만이라도 거론하면 우리가 벌벌 길 줄 알았나 보죠?”남자 경찰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비난조로 말했다.남자가 아무 능력도 없이 경찰서 와서 속임수를 쓰려는 수작은 보기에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하현은 그들의 냉소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 보든지요.”“그러죠. 당신이 죄를 인정하든 말든 우린 상관없어요. 우린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법에 따라 우리는 당신을 72시간 동안 감금할 수 있어요!”여자 경찰은 심드렁하게 말했다.“우린 먼저 가서 밥이나 먹자구요. 다 먹고 나서 당신과 천천히 다시 실랑이를 시작할 거예요. 그러니 각오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앞으로 며칠 동안 당신 잠 잘 시간도 없을 거예요. 우리가 당신과 아주 천천히 놀아 줄 거니까요. 당신이 즐거울 때까지 끝까지 놀아줄 거예요!”“물론 당신은 최문성이 당신의 구세주가 되어 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여자 경찰은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허풍 떨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2, 3일 가둬두면 저절로 꼬리를 내리고 살려달라 울고불고 매달릴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하현은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고 혼자 커피를 한 모금 마실 뿐 아무 말도
더 보기

2299장

최문성은 나무라듯 말했다.“대표님,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밥 먹을 기분이 나세요?”하현은 태평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내가 일부러 여길 들어왔다면 당신 믿겠어?”최문성은 하현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일부러 들어와요? 여길?”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맞아.”“대구에서 도성으로 온 요 며칠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장모님이 납치되셨고 난 여러 차례 습격을 당했어. 아내는 카지노 지분을 빼앗기게 생겼고...”“이 모든 것이 그저 우연의 일치일까?”“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나 치밀하고 끈질겨. 세상에 이런 우연은 없어.”“일부러 누군가 치밀하게 계획한 게 아니라면.”하현은 돼지국밥을 먹으며 최문성에게 한 가지 일깨워주었다.“최문성, 당신도 우리 당도대 출신이야. 때론 겉으로 보이는 거 말고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어.”“예를 들어 말이야. 지금 날 여기서 내보내는 게 유리한지?”“아니면 이 기회에 배후에 있는 진범을 찾아내는 게 더 유리한지?”최문성은 총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바로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그렇다면 대표님은 누가 장모님을 납치했는지 이미 알고 계시는 거예요?”“도대체 누가 대표님을 습격했는지 아세요?”하현은 조용조용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추측일 뿐이지만.”“오늘 여기 들어와서 지난 이틀 동안 있었던 일을 곰곰이 되짚어 봤어. 내 짐작이 맞다면 이 모든 일들의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분명히...”“그 손은 아마도 항성 4대 가문 중 하나일 거야.”“4대 가문 중 유일하게 항성 곽 씨와 항성 이 씨 가문이 나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어.”“하지만 항성 곽 씨 집안은 역량이 그리 크진 않아. 이렇게까지 길게 손을 뻗진 못해.”“그렇다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항성 이 씨 가문이야. 아니면 항성 이 씨 가문의 배후에 있는 큰손이든가.”최문성은 온몸이 소름이 돋았다.“대, 대표님, 그러니까 항
더 보기

2300장

양복을 입은 도성 경찰 십여 명이 스물일곱 여덟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를 에워싸고 있었다.여자는 키가 170 센티미터에 육박하는 늘씬하고 육감적인 몸매에 아주 세련된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언뜻 보기로도 보통내기는 아닌 듯했다.그녀의 얼굴은 차가운 바람을 집어삼킨 듯 식어 있었고 화를 내고 있지 않았음에도 당당한 위엄이 묻어났다.그녀의 아우라에 남자들은 똑바로 쳐다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자세히 이목구비를 뜯어보니 얼굴 생김새가 최문성과 비슷해 보였다.그녀 곁에 있는 사람들은 저절로 공손해졌고 함부로 얼굴을 찌푸리지도 못했다.그녀의 출현으로 사무실 전체가 숨쉬기조차 힘든 팽팽한 긴장감으로 휩싸였다.모든 경찰들은 지금 입이 없는 사람처럼 아무 말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자칫 사소한 말로 그녀의 심기를 건드릴까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최문성은 그녀를 보고 잠시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모든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든 그녀의 정체는 도성 최 씨 가문, 최영하였다!“뭔가 소란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어떻게 안 와 보겠어?”최영하는 싸늘함이 극에 달한 표정으로 최문성에게 호통쳤다.“다 큰 어른이 해야 할 일이 뭔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뭔지 아직도 분간이 안 되는 거야?”“우리 최 씨 가문이 비록 도성의 최고 위치에 있지만 내가 항상 말했잖아!”“이런 자리일수록 더욱 조심하면서 법을 잘 따라야 한다고!”“누가 너더러 최 씨 가문의 힘을 빌려 함부로 권력을 휘두르랬어? 누가 사리사욕을 위해 법을 어기고 비행을 저지르라고 했냐구?”겁에 질린 듯 최문성은 우물쭈물 제대로 입을 열지 못했다.“누나, 나 아무...”“시끄러!”“어제 일은 내가 말도 안 꺼냈어! 지금 경찰서 와서 이런 소란을 피우면서 뭘 아무 잘못도 없다는 거야!?”최영하는 불같은 얼굴로 최문성을 노려보다가 싸늘한 눈빛으로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당신이 하현, 맞죠?”“당신이 어디서 나타난 사
더 보기
이전
1
...
228229230231232
...
36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