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301 - Chapter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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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장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함한다구요?”최영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지금 그녀는 세부 사항을 캐묻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하현, 당신은 아마 잘 모를 거예요. 우리 도성은 당신네 내륙과는 달라요. 우리는 왕법 사회라구요!”“경찰서에 들어온다고 함부로 사람을 대할 수도 없고 일부러 죄를 뒤집어씌울 수도 없어요.”“그런데 지금 내 동생을 불러서 어떻게 좀 봐 달라고 한 거 아니에요?”“당신은 분명히 내 동생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당신을 도와주길 원하면서 오히려 누군가가 당신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말하는군요!”“날 바보 취급하는 겁니까?”“나이도 젊은 사람이 우리 도성에 와서 법과 규율을 무시하다니. 이제 보니 내륙의 아주 몹쓸 관행들만 가지고 왔군요!”“잘 들어요. 우리 도성에선 그런 수작 안 통해요!”최영하는 현장 수사관 몇 명을 지목하더니 차갑게 말했다.“이 사건은 특히 더 공정하게 처리하세요. 사익을 위해 법을 어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아시겠어요?”“제가 직접 관할하겠어요.”“사건은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면 됩니다!”“누구도 사리사욕을 위해 법을 어길 수 없어요!”최영하는 도성 제일가는 당찬 아가씨일 뿐만 아니라 도성 경찰서에서는 이인자이며 실세 중의 실세였다.신분으로 본다면 최문성보다 한 급 위였다.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그녀의 사람됨이었다.그녀는 성격이 칼같고 군더더기 없는 사람이었다.절대로 어영부영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말 한마디면 최문성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게 할 수도 있다.하지만 하현은 그녀의 어마어마한 위엄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최영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최문성의 누나라는 이 여자가 모든 수사관들에게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스스로 결연하게 죽을 것처럼 말하지만 정작 누구를 그렇게 결연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최영하는 최문성을 데리고 나갔고 방금 하현을 심문했던 두 경찰관은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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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장

화옥현은 재미 삼아 한 놀이에 흥미가 돋는 듯 마지막 칩을 던지고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졌다는 것을 확인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가볍게 손짓을 했다.맞은편에 서 있던 직원들은 깍듯하게 머리를 숙인 다음 그 자리를 떠났다.그곳에는 화옥현과 허빈우 둘만 남았다.화옥현은 커피를 마시며 위엄 있는 어조로 말했다.“최영하 말이야, 당신이 보냈어?”“내가 정보를 좀 흘렸죠. 소중한 당신 동생이 범죄자를 옹호하려 한다고 최영하한테 살짝 귀띔해 줬어요.”허빈우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최영하가 그 소식을 듣고 얼른 현장으로 달려갔구요.”“방금 한바탕 바람이 불었죠. 최문성은 결국 그녀에게 끌려갔구요. 간단히 말해서 하현의 가장 큰 카드가 그의 수중에서 사라졌다는 거예요.”“앞으로 우리가 손만 좀 쓴다면 하 씨 성 가진 그 남자는 절대 나올 수 없을 거예요.”허빈우의 얼굴엔 간특한 미소가 가득했다.자신의 작전이 먹혔다는 생각에 승리의 자신감이 흘러넘쳤다.“당신, 최영하를 이번 일에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어.”허빈우는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구요? 도련님, 어젯밤에 일어난 일 똑똑히 보셨잖아요.”“셋째 도련님이 하현 그놈에게 얼굴을 맞았어요. 그런데 그놈을 도와준 사람이 최문성이었구요.”“최문성과 하현이 어떤 사이인지 모르지만 최문성은 도성의 일류 가문 출신이기 때문에 그가 하현을 감싸고돌려면 못 할 것도 없는 일이에요.”화옥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완고하게 말했다.“당신이 틀렸어. 최문성이 영향력이 큰 건 사실이지만 경찰서 사람은 아니잖아.”“그는 경찰서의 사건 처리 과정을 몰라. 만약 하현을 강제로 꺼내려고 갖은 수를 썼다면 오히려 난 하현 그놈을 더 쉽게 감옥에 보낼 수 있었어.”“심지어 최문성이 이 일에 끼어들기만 했다면 난 그 여세를 몰아 최문성의 약점까지 잡을 수 있었어. 그 최 씨 집안 도련님이 끝내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우리 편이 될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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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장

화옥현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현이라는 사람을 공격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게다가 최 씨 집안이라는 거물이 사이에 끼어 있으니 앞으로 다시는 경찰서에 끌고 가 그를 성가시게 하는 일은 만들지 마.”“알겠어요.”“그런데 도련님, 우리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설은아는 상대하기 어렵지 않지만 지금은 하현이라는 예상 밖의 변수가 하나 더 생겼어요.”“어르신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어요. 빨리 카지노의 모든 지분을 되찾지 않으면 상위권 경쟁에서 밀릴 수가 있다구요...”화옥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하현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아예 건드리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잖아.”“가서 홍성 사람들한테 말해. 최희정이 납치된 곳을 슬쩍 흘리라고. 반드시 하현의 귀에 들어가도록 말이야.”“도성이나 항성 같은 곳에서 그가 혼자 힘으로 어떻게 사람을 구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이튿날 이른 아침.하현은 몇몇 수사관들의 공손한 배웅을 받으며 경찰서 문밖으로 풀려났다.도성의 법에 따라 혐의 없음일 경우 구금은 최대 24시간까지로 제한하고 있다.하지만 수사관들이 아주 점잖게 일을 처리해 주어서 일상적인 질의만 마치고 형식적인 절차를 거친 후 그들은 아주 공손한 자세로 하현을 내보냈다.물론 하현이 풀려나긴 했지만 아직 사건이 해결된 것은 아닌 관계로 당분간 그는 출국할 수 없었다.하지만 일상의 자유를 제한받지는 않았기 때문에 항성과 도성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하현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자 포르쉐 한 대가 반짝이는 모습을 드러내며 다가왔고 차창이 유유히 미끄러지더니 뜻밖의 얼굴이 보였다.하현은 설은아가 혹시나 데리러 왔을까 생각했다가 최문성일 가능성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가 예상치도 못한 사람이 온 것이다.오늘 경찰서 앞으로 그를 마중 나온 사람은 뜻밖에도 방재인이었다.그녀는 맨얼굴에 아무런 화장도 하지 않아서 약간 초췌해 보였다.아마도 밤새 그를 기다린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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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장

”그리고 내가 방금 알아봤는데 당분간 오빠는 도성에서 출국할 수 없대요.”“도성과 항성에선 내가 오빠한테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해요. 하지만 도성에 친한 친구가 몇 명 있어요. 만약 해결되지 않는 일이 생기면 나한테 바로 연락하세요.”“오빠가 내 친구라고 하면 그 친구는 꼭 발 벗고 도와줄 거예요!”말을 하면서 방재인은 들고 있던 가방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하현에게 건네주었다.방재인의 선의를 생각해 하현도 거절하지 않고 명함을 받아들였고 그 자리에서 대충 훑어보았다.명함에 있는 이름을 보았을 때 그의 눈빛이 살짝 움츠려졌다.화소혜....방재인을 도성 국제공항에 데려다준 뒤 하현은 택시를 타고 송산 빌리지로 돌아왔다.“하현, 이제 왔어?”“당신 괜찮아?”밤새 한 숨도 못 잔 설은아가 하현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맞았다.어젯밤 그녀는 하현에게 수십 번도 더 전화를 걸었다.대구에서는 어디든 인맥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서 아무 문제없었는데 도성에서는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는 그녀였다.이로 인해 설은아는 마음 고생을 적잖이 했다.급기야 화옥현에게 수중에 있는 주식을 모두 양도해 버릴까 생각하기도 했다.하지만 하현이 하룻밤만에 경찰서에게 풀려날 줄은 몰랐다.설은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은아, 이제 푹 쉬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다 처리할게.”하현은 설은아를 위로했다.“내 일은 걱정하지 마. 어머니 일도 걱정하지 말고. 내가 이미 사람들에게 어머니 행방을 알아보게 했으니까 곧 좋은 소식이 올 거야.”설은아는 그동안 진전된 사항을 말하며 하현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하현, 우리 그냥 순순히 지분을 양도할까?”“화옥현이 어머니를 풀어주기만 한다면 바로 주식을 양도할까 싶어.”“도성은 어쨌든 그들 집안 터전이니 이곳에서 그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게 우리한테는 아무런 이득이 없어.”비록 하현은 경찰서에서 무사히 풀려났지만 설은아는 계란으로 바위를 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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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장

”대표님!”마당에는 변백범, 공해원 그리고 대도 경수 세 사람이 이미 밤새 도성으로 달려와 있었다.그들은 온밤을 지새우며 그를 기다린 것이다.그들은 하현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공해원은 뜸들이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대표님, 저희가 각 방면에 수소문해 본 결과 최 여사님을 납치한 사람이 홍성 쪽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냈어요.”“배후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대충 짚이는 데는 있어요.”말을 하면서 공해원은 동영상을 하나 보여주었다.비행기 객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다.객실에는 제법 아리따운 얼굴의 여자가 중년 부인의 옷차림을 한 여자의 팔짱을 낀 채 구석진 자리에 앉는 것이 보였다.중년 부인은 뭔가 의식이 혼미한 듯한 모습이었다.“일주일 전 대구에서 항성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 안이에요.”“그리고 이것은 항성에서 도성으로 가는 유람선이구요...”“이건...”공해원은 역시나 뛰어난 첩보원이었다.일련의 단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맥락을 정확히 짚고 있었다.최희정이 실종된 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대구에서 항성으로 움직였고 그 후 유람선으로 도성에 온 것이었다.모든 과정이 1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그 시간에 설은아의 집에서는 대구 안에서만 맴돌며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그래서 장모님의 행방을 알아냈어?”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 하지만 대충 어디에 있는지 소재는 파악했어요.”“항성, 남규 거리, 홍성 샛별이.”이 말을 들은 하현은 눈을 가늘게 떴고 잠시 후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변백범, 믿을 수 있는 사람 몇 명을 남겨서 설은아를 경호하게 해.”“그리고 오늘 밤, 우린 항성에 가는 거야.”...“끼익!”밤 10시, 도성의 번호판을 단 도요타 엘파 한 대가 바다 건너 항성 남규 거리에 나타났다.전 세계 가장 유명한 술집 거리인 이곳은 다양한 피부색의 미남 미녀들이 모여 밤새 먹고 마시며 젊음을 불태우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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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장

”가자, 2층에 룸을 예약해 놨어. 몇 잔 마신 후에 홍성 샛별이를 오라고 하지 뭐.”“그녀의 신원이 확인되면 대표님과 백범이 형한테 알리자.”비록 항성 술집 거리에 있는 아가씨를 공해원이 중요시 여길 가치는 없지만 하현의 장모님과 관련된 일이니 작은 일도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대도 경수는 잠시 눈을 굴리며 주위를 유심히 살펴본 후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들에게 눈길을 돌렸다.“우리도 사람을 좀 더 불러올까?”“이따가 무슨 충돌이 생기면 지금 우리 사람으로는 버틸 수 없을 거야.”공해원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렇게 많은 사람을 부를 필요가 있어? 너무 눈에 띄면 오히려 손쓰기 힘들어져.”“게다가 대도 경수 당신도 남원에서는 힘깨나 쓰는 사람이니 열여덟은 못 되도 두서너 명은 문제없지 않아?”“게다가 백범이 형의 얼굴은 항성에서도 꽤 쓸모가 있어. 정말 불공평한 일을 당해도 백범이 형의 힘을 빌면 누가 감히 우릴 건드릴 수 있겠어?”공해원의 말에 대도 경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뼉을 치며 몇 명의 부하들에게 그들과 함께 2층으로 올라오라고 했다.술집의 룸은 특수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에서는 밖이 훤히 다 들여다보이지만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곳에 앉으면 은밀하게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쾌락을 위해 온 사람이라면 극강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손님, 무얼 도와드릴까요?”공해원과 대도 경수 두 사람이 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기모노를 입은 여자 종업원이 문을 밀고 들어와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매혹적인 미소를 날렸다.“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술 중에 가장 좋은 술로 가져와. 당신까지 함께 팔 수 있는 그런 걸로.”공해원은 눈짓을 한 뒤 오른손으로 주머니에서 검은 바탕에 금빛 글씨가 반짝이는 카드를 탁자 위에 내던졌다.“글쎄. 얼마면 당신도 같이 살 수 있는지 모르겠군.”“손님, 농담도 참 잘 하시네요.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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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장

”일이 그렇게 간단치는 않을 것 같아.”“아니면 대표님과 백범이 형에게 먼저 인사를 시킬까?”“그게 그리 쉽진 않지?”공해원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잡았다.그는 정보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 이런 일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편은 아니었다.“경수, 어떻게 할 생각인데?”대도 경수는 눈썹을 살짝 들었다 놓으며 말했다.“술집이 이렇게 크고 경비원은 수십 명에 육박해. 홍성 샛별이 같은 여자가 손님이 술 몇 병 주문했다고 함부로 만나러 오겠어?”“그리고...”“펑!”대도 경수가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누군가가 발길로 룸의 문을 걷어차며 들어왔다.우람한 체격에 양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수십 명씩 들이닥쳤고 그들은 하나같이 싸늘한 눈빛을 장착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남자는 흰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은 칼같이 검고 냉엄한 기운이 흘렀다.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모든 것을 도륙 낼 듯 살기가 넘쳤다.공해원은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났다.“당신들 누구세요?”“무슨 일로 여길 들이닥친 겁니까?”“시작해!”앞장선 남자는 쓸데없는 말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손짓을 하며 말했다.순간 검은 양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자가 손에 쇠파이프를 든 채 일제히 룸으로 달려들었다.“퍽!”공해원은 그 자리에서 발길질을 당해 그대로 벽에 몸을 부딪히고 말았다.“윽!”공해원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공해원!”대도 경수는 얼굴이 흙빛이 되었고 무의식적으로 허리춤에 넣어둔 비수를 꺼내려고 손을 갖다 대었지만 비수를 꺼내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의 허리춤에 발을 얹었다.“퍽퍽!”바로 그 자리에 엎어진 채 몇 대를 더 맞은 대도 경수는 벽 쪽으로 몸이 날아갔고 이마에선 한 줄기 피가 얼굴을 가르며 흘러내렸다.그들을 따라온 부하들도 수십 명의 검은 양복들에게 일방적으로 둘러싸여 매질을 당했다.이 좁은 공간에서 그들은 반격할 기회도 없이 모두 바닥에 나자빠졌다.공해원은 괴로워하며 가슴을 움켜쥐고 일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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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장

공해원은 그 자리에 물먹은 미역처럼 흐물거리며 쓰러졌다.대도 경수도 그들의 발길질에 벽에 다시 한번 부딪혀 고꾸라졌다.얼굴은 온통 핏자국과 멍으로 뒤덮여 있었다.두 사람은 남원에서는 그래도 힘깨나 쓰는 인물들이었는데 항성에서 이렇게 죽을 쑬 줄은 몰랐다.“말해 봐. 당신들 도대체 누구야?”“보아하니 처음 우리 가게 온 것 같은데 어떻게 오자마자 우리 홍성 샛별 누님을 찾고 그래?”“당신들 뭐하러 왔어?”칼자국을 훈장처럼 얼굴에 새긴 남자가 긴 담배를 입에 물며 뿌연 연기를 내뿜었다.그는 공해원의 이마를 발로 지그시 밟으며 말했다.“내가 당신한테 3분 줄게.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면 바로 물고기밥이 되게 해 줄 테니까 잘 생각해.”공해원은 입안에 가득한 피를 내뱉으며 말했다.“우린 남원에서 온 변백범 형님 사람들이야!”“홍성 샛별이란 이름이 하도 유명하길래.”“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왔어.”“퍽!”칼자국이 깊이 패인 남자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말대꾸를 해?”“어디서 감히 말대꾸를 하냐고?”“뭐, 변백범의 사람들이라고?”“변백범은 남원 일인자잖아. 만약 그가 여기 온다면 우리 홍성이 친히 접대해 줘야겠군.”“그 사람이 어떻게 여기 있는 홍성 샛별이를 찾아? 무슨 이유로?”“자, 마지막 기회를 줄게. 여기 온 목적과 제대로 된 신분을 말하지 않으면 너희들은 모두 저 바다에 던져져 물고기밥이 될 거야!”공해원은 이를 갈았다.이러다간 오늘 밤 제대로 출사하기도 전에 죽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임수를 완수하기는커녕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이다.“뚜둑.”거센 발길질에도 공해원이 입도 뻥긋하지 않자 칼자국이 깊게 패인 남자는 공해원의 손목을 으스러지도록 힘껏 밟았다.“아!”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공해원은 아파서 몸서리를 쳤다.괴로워하는 공해원의 얼굴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항성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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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장

이 광경을 보고 칼자국이 난 남자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분노에 가득한 얼굴로 하현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어서 저놈을 쳐!”한동안 별러 왔던 양복 입은 두 남자는 맹렬하게 하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양복을 입은 두 남자는 자신들이 합작해 공격을 퍼부으면 하현 같은 사람쯤 바로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두 사람은 누구보다 실력이 출중했고 동작이 재빨라서 변백범이 합세해 맞서더라도 이미 반격하기에 늦을 거라고 예상했다.하현에게 바짝 다가선 두 남자는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가득 떠올렸다.하현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왼손을 뻗어 아주 쉽게 양복을 입은 두 사나이의 멱살을 움켜쥐었다.그러고 나서 그는 왼손을 한 번 휙 휘둘렀다.“윽!”소란스러운 소리가 나더니 멱살이 잡힌 남자가 포물선을 그리며 몸이 날렸고 그 바람에 옆에 있던 또 한 명의 양복 입은 남자와 부딪혀 둘은 서로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울부짖었다.변백범의 몸놀림은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할 만큼 위협적이었다.하지만 덤덤한 표정으로 남자들을 향해 뻗은 하현의 손놀림은 정말로 무적의 기세와도 같았다.칼자국이 난 남자는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거의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쳤다.“당신들 도대체 뭐야?”“우리 홍성에 와서 말썽을 피우다니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당신들 생각해 봤어?” 칼자국이 난 남자는 항성에서 주먹질로 잔뼈가 굳은 사람이었지만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예전에 과도를 들고 남규 거리에서 수없이 싸움판을 전전했음에도 하현처럼 이렇게 무서운 사람은 처음 보았다.“퍽!”하현은 대답 대신 냉엄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흔들었다.칼자국이 난 남자는 하현의 손을 피해 보려고 했지만 눈앞이 캄캄하고 얼굴이 욱신거려 오기 시작했다.갑자기 날아온 그의 손에 부딪힌 남자는 벽에 부딪혀 한참 동안이나 일어나지 못했다.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온몸은 부들부들 떨렸다.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입이 말을 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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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장

”배짱 한번 두둑하군! 이곳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다니. 이건 나뿐만 아니라 셋째 도련님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지!”말소리가 울려 퍼지며 십여 명의 남녀가 눈썹에 잔뜩 힘을 준 채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왼쪽에는 험상궂은 표정의 익숙한 얼굴, 도성 화 씨 집안 셋째 도련님 화소붕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기껏해야 스물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미녀가 서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팔과 다리에 문신을 잔뜩 새겼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도 이 바닥에서 보통 굴러먹은 여자가 아닌 듯했다.홍성 술집 주인, 홍성 샛별이었다.홍성 샛별이는 땅바닥이 아무렇게나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보고 눈썹을 찡그렸고 상처투성이가 된 경호원에게 시선을 던졌다.하현이 칼자국이 난 남자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홍성 샛별이 가게에서 감히 날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있었군!”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한기가 가득 서려 있었고 눈가에 살기가 뚝뚝 흘렀다.“재주가 있다면 어디 한번 내 앞에서 건드려 보시지?”“퍽!”하현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퍽!”그리고 발로 칼자국이 난 남자를 힘껏 걷어차 남자는 바닥에 나가떨어졌다.“그래 건드렸어. 이제 당신 어떻게 할 셈이야?”“당장 꺼져! 건방진 놈!”홍성 샛별이는 불같이 화를 냈다.그녀가 어떤 인물인가?항성에서 유명 거물급들 열두 명을 호위부대처럼 거느린 여자가 아니던가.도성에 힘깨나 쓴다는 건달들뿐만 아니라 항성의 4대 가문도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그런데 지금 누가 그녀의 면전에서 그녀의 사람을 함부로 때리는가?이건 비난의 수준을 넘어선 말 그대로 도발이었다.그녀에게뿐만 아니라 홍성 모든 건달들을 향한 도전인 것이다!그녀를 에워싼 십여 명의 남녀들은 하나같이 하현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그들이 보기엔 하현이 스스로 죽기를 작정한 미친놈처럼 보였다.어쨌든 이곳은 시골 촌구석 코딱지만 한 주점이 아니라 홍성 구역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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