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딸이 빨리 왔기 때문이야. 1초만 더 늦었으면 난 아마 저놈 손에 죽었을 거야!”최희정은 이를 갈며 소리쳤다.“참, 내 가방은? 내 가방 안에 이혼 합의서가 있어. 빨리 저 살인범한테 서명하라고 해!”“이게 내 유언이야. 난 죽어도 너희 둘 함께 있는 꼴은 못 봐!”“빨리, 누가 이혼 합의서 좀 가져다줘요!”최희정의 으르렁거림에 곽영준이 못내 손짓을 했다.그의 사람들은 쏜살같이 구석진 곳으로 흩어져 에르메스 가방을 찾아냈고 그 안에서 꼬깃꼬깃한 이혼 합의서를 찾아서 가져왔다.이혼 합의서를 붙잡고 잠시 괴로워하던 설은아는 떨리는 손으로 이혼 합의서에 서명했다.이혼 합의서가 하현에게 건네지자 설은아는 이를 갈며 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어서 서명해!”“이혼하면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책임은 묻지 않을게.”하현은 명치에서 끌어올린 듯한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당신, 날 그렇게 못 믿겠어?”“곽영준이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을 여기로 데려온 게 무슨 까닭에서 그랬는지 당신 생각해 본 적 없어?”“당신은 도성에 있었어. 곽영준이 당신을 데리고 왔고 마침 내가 장모님의 몸에 칼을 찌르는 장면을 목격했어.”“세상에 이런 우연이 흔하다고 생각해?”“역시 당신은 나한테 기본적인 믿음조차 없어, 그렇지?”“3년 동안 살아왔으니 지금쯤 당신 마음속에 내 자리가 조금은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내가 너무 나 자신을 과대평가한 모양이야.”하현은 자조적으로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곽영준보다도 못 해?”“그래, 맞아. 네가 어떻게 곽영준과 비등할 수 있겠어? 가당치도 않지!”들것에 누워 상황을 지켜보던 최희정은 이미 곽영준의 정체를 파악한 모양이었다.“곽영준 이 사람은 항성 S4 중 한 사람인데 자기 마누라한테 의지해 편하게 얻어먹은 너 같은 놈이랑 비교를 해?!”“이혼 합의서에 서명이나 하고 어서 꺼져. 어디서 허풍을 떨고 있어!”“어서 사인하고 가!”하현은 최희정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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