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그렇게 간단치는 않을 것 같아.”“아니면 대표님과 백범이 형에게 먼저 인사를 시킬까?”“그게 그리 쉽진 않지?”공해원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잡았다.그는 정보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 이런 일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편은 아니었다.“경수, 어떻게 할 생각인데?”대도 경수는 눈썹을 살짝 들었다 놓으며 말했다.“술집이 이렇게 크고 경비원은 수십 명에 육박해. 홍성 샛별이 같은 여자가 손님이 술 몇 병 주문했다고 함부로 만나러 오겠어?”“그리고...”“펑!”대도 경수가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누군가가 발길로 룸의 문을 걷어차며 들어왔다.우람한 체격에 양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수십 명씩 들이닥쳤고 그들은 하나같이 싸늘한 눈빛을 장착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남자는 흰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은 칼같이 검고 냉엄한 기운이 흘렀다.그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모든 것을 도륙 낼 듯 살기가 넘쳤다.공해원은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났다.“당신들 누구세요?”“무슨 일로 여길 들이닥친 겁니까?”“시작해!”앞장선 남자는 쓸데없는 말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손짓을 하며 말했다.순간 검은 양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자가 손에 쇠파이프를 든 채 일제히 룸으로 달려들었다.“퍽!”공해원은 그 자리에서 발길질을 당해 그대로 벽에 몸을 부딪히고 말았다.“윽!”공해원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공해원!”대도 경수는 얼굴이 흙빛이 되었고 무의식적으로 허리춤에 넣어둔 비수를 꺼내려고 손을 갖다 대었지만 비수를 꺼내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의 허리춤에 발을 얹었다.“퍽퍽!”바로 그 자리에 엎어진 채 몇 대를 더 맞은 대도 경수는 벽 쪽으로 몸이 날아갔고 이마에선 한 줄기 피가 얼굴을 가르며 흘러내렸다.그들을 따라온 부하들도 수십 명의 검은 양복들에게 일방적으로 둘러싸여 매질을 당했다.이 좁은 공간에서 그들은 반격할 기회도 없이 모두 바닥에 나자빠졌다.공해원은 괴로워하며 가슴을 움켜쥐고 일어났
공해원은 그 자리에 물먹은 미역처럼 흐물거리며 쓰러졌다.대도 경수도 그들의 발길질에 벽에 다시 한번 부딪혀 고꾸라졌다.얼굴은 온통 핏자국과 멍으로 뒤덮여 있었다.두 사람은 남원에서는 그래도 힘깨나 쓰는 인물들이었는데 항성에서 이렇게 죽을 쑬 줄은 몰랐다.“말해 봐. 당신들 도대체 누구야?”“보아하니 처음 우리 가게 온 것 같은데 어떻게 오자마자 우리 홍성 샛별 누님을 찾고 그래?”“당신들 뭐하러 왔어?”칼자국을 훈장처럼 얼굴에 새긴 남자가 긴 담배를 입에 물며 뿌연 연기를 내뿜었다.그는 공해원의 이마를 발로 지그시 밟으며 말했다.“내가 당신한테 3분 줄게.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면 바로 물고기밥이 되게 해 줄 테니까 잘 생각해.”공해원은 입안에 가득한 피를 내뱉으며 말했다.“우린 남원에서 온 변백범 형님 사람들이야!”“홍성 샛별이란 이름이 하도 유명하길래.”“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왔어.”“퍽!”칼자국이 깊이 패인 남자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말대꾸를 해?”“어디서 감히 말대꾸를 하냐고?”“뭐, 변백범의 사람들이라고?”“변백범은 남원 일인자잖아. 만약 그가 여기 온다면 우리 홍성이 친히 접대해 줘야겠군.”“그 사람이 어떻게 여기 있는 홍성 샛별이를 찾아? 무슨 이유로?”“자, 마지막 기회를 줄게. 여기 온 목적과 제대로 된 신분을 말하지 않으면 너희들은 모두 저 바다에 던져져 물고기밥이 될 거야!”공해원은 이를 갈았다.이러다간 오늘 밤 제대로 출사하기도 전에 죽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임수를 완수하기는커녕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이다.“뚜둑.”거센 발길질에도 공해원이 입도 뻥긋하지 않자 칼자국이 깊게 패인 남자는 공해원의 손목을 으스러지도록 힘껏 밟았다.“아!”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공해원은 아파서 몸서리를 쳤다.괴로워하는 공해원의 얼굴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항성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줄은 몰랐다.
이 광경을 보고 칼자국이 난 남자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분노에 가득한 얼굴로 하현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어서 저놈을 쳐!”한동안 별러 왔던 양복 입은 두 남자는 맹렬하게 하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양복을 입은 두 남자는 자신들이 합작해 공격을 퍼부으면 하현 같은 사람쯤 바로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두 사람은 누구보다 실력이 출중했고 동작이 재빨라서 변백범이 합세해 맞서더라도 이미 반격하기에 늦을 거라고 예상했다.하현에게 바짝 다가선 두 남자는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가득 떠올렸다.하현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왼손을 뻗어 아주 쉽게 양복을 입은 두 사나이의 멱살을 움켜쥐었다.그러고 나서 그는 왼손을 한 번 휙 휘둘렀다.“윽!”소란스러운 소리가 나더니 멱살이 잡힌 남자가 포물선을 그리며 몸이 날렸고 그 바람에 옆에 있던 또 한 명의 양복 입은 남자와 부딪혀 둘은 서로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울부짖었다.변백범의 몸놀림은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할 만큼 위협적이었다.하지만 덤덤한 표정으로 남자들을 향해 뻗은 하현의 손놀림은 정말로 무적의 기세와도 같았다.칼자국이 난 남자는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거의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쳤다.“당신들 도대체 뭐야?”“우리 홍성에 와서 말썽을 피우다니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당신들 생각해 봤어?” 칼자국이 난 남자는 항성에서 주먹질로 잔뼈가 굳은 사람이었지만 이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예전에 과도를 들고 남규 거리에서 수없이 싸움판을 전전했음에도 하현처럼 이렇게 무서운 사람은 처음 보았다.“퍽!”하현은 대답 대신 냉엄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흔들었다.칼자국이 난 남자는 하현의 손을 피해 보려고 했지만 눈앞이 캄캄하고 얼굴이 욱신거려 오기 시작했다.갑자기 날아온 그의 손에 부딪힌 남자는 벽에 부딪혀 한참 동안이나 일어나지 못했다.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온몸은 부들부들 떨렸다.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입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배짱 한번 두둑하군! 이곳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다니. 이건 나뿐만 아니라 셋째 도련님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지!”말소리가 울려 퍼지며 십여 명의 남녀가 눈썹에 잔뜩 힘을 준 채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왼쪽에는 험상궂은 표정의 익숙한 얼굴, 도성 화 씨 집안 셋째 도련님 화소붕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기껏해야 스물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미녀가 서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팔과 다리에 문신을 잔뜩 새겼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도 이 바닥에서 보통 굴러먹은 여자가 아닌 듯했다.홍성 술집 주인, 홍성 샛별이었다.홍성 샛별이는 땅바닥이 아무렇게나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보고 눈썹을 찡그렸고 상처투성이가 된 경호원에게 시선을 던졌다.하현이 칼자국이 난 남자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홍성 샛별이 가게에서 감히 날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있었군!”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한기가 가득 서려 있었고 눈가에 살기가 뚝뚝 흘렀다.“재주가 있다면 어디 한번 내 앞에서 건드려 보시지?”“퍽!”하현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퍽!”그리고 발로 칼자국이 난 남자를 힘껏 걷어차 남자는 바닥에 나가떨어졌다.“그래 건드렸어. 이제 당신 어떻게 할 셈이야?”“당장 꺼져! 건방진 놈!”홍성 샛별이는 불같이 화를 냈다.그녀가 어떤 인물인가?항성에서 유명 거물급들 열두 명을 호위부대처럼 거느린 여자가 아니던가.도성에 힘깨나 쓴다는 건달들뿐만 아니라 항성의 4대 가문도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그런데 지금 누가 그녀의 면전에서 그녀의 사람을 함부로 때리는가?이건 비난의 수준을 넘어선 말 그대로 도발이었다.그녀에게뿐만 아니라 홍성 모든 건달들을 향한 도전인 것이다!그녀를 에워싼 십여 명의 남녀들은 하나같이 하현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그들이 보기엔 하현이 스스로 죽기를 작정한 미친놈처럼 보였다.어쨌든 이곳은 시골 촌구석 코딱지만 한 주점이 아니라 홍성 구역에 있
”어이, 하 씨. 당신이 날 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해?”화소붕이 시가에 불을 붙이며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내가 한마디 해 두지. 이 세상에는 말이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야!”“어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해! 손모가지 부러뜨리기 전에!”“방재인을 불러 오늘 밤 나랑 같이 있게 해 주면 목숨만은 살려 주지!” “안 그러면 지금 당장이라도 네 목숨을 저 바다에 던져 물고기밥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화소붕의 말이 끝나자 가라테 복장을 한 야스다 히로시가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얼굴 가득 광기를 드리운 채 살기를 뿜어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들 화 씨 집안사람들은 이렇게나 극악무도한 사람들이었어?”“법이란 게 당신들 눈에는 그렇게 하찮아 보여?”화소붕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법? 항성에서 지금 당신 나한테 법 운운하는 거야?”“잘 들어. 오늘 밤 이곳에서는 내가 바로 왕이고 내 말이 바로 법이야!”“지난번엔 당신이 운이 좋아서 최문성이 당신을 살려준 덕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하지만 오늘 밤 이곳은 도성이 아니라 항성이야!”“최문성이 여기서도 당신을 살려줄 수 있을 것 같아? 천만에!”화소붕은 통쾌한 듯 환한 미소를 보였다.만약 지금 여기가 도성이었다면 최문성이 어떻게 또 하현을 구해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최문성은 정말이지 함부로 건드리기 힘든 인물이긴 했다.하지만 오늘 항성에서 하현을 만날 줄은 몰랐다.일부러 찾으려고 작정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았을 텐데 운 좋게도 그런 수고를 덜게 생긴 꼴이었다.게다가 지금은 힘 좋은 저격수 한 명을 곁에 두었으니 화소붕의 눈에는 오늘 밤 하현에게 쌓였던 원한을 한 방에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홍성 샛별이는 눈을 반짝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그렇군요. 최 씨 가문 사람이 뒤를 봐주고 있었군요. 어쩐지 기세가 대단하더라니!”“하지만 최 씨 가문의 권세는 도성에서나 먹힐 뿐이에요.”
”퍽!”하현은 분명 손가락 하나 튕겼을 뿐인데 야스다는 자신의 주먹이 뭔가에 탁 막히는 것 같았다.그의 몸에 퍼져 있던 살기는 순간 힘을 잃었고 주먹으로 전해지는 엄청난 통증이 갑자기 온몸으로 전율했다.손가락뼈가 부러졌나?!야스다 히로시의 안색이 갑자기 흙빛으로 변했다.그는 눈앞에 보이는 이 대하인의 강인함이 그의 상상을 초월하고 심지어 섬나라 몇몇 성스러운 전설의 주먹들과도 비견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물러서!”갑작스럽게 밀려든 공포감이 야스다를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서 하현과 조금 거리를 두고 숨을 고르려고 했다.방금 그는 모든 힘을 다 짜내서 하현에게 일갈을 했건만 그의 속도보다 하현의 속도가 훨씬 빨랐던 것이다.하현은 한 발짝 내딛고는 손바닥을 마구 휘둘렀다.“퍽!”하현의 유려한 주먹이 그대로 야스다 히로시의 몸에 날아와 뒤쪽에 있던 티테이블 쪽으로 날려버렸다.야스다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티테이블 위로 쓰러지며 유리로 된 티테이블을 산산조각 내었다.그의 입과 코에서는 선명한 피가 흘러내렸다.강하다!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야스다 히로시는 평범해 보이는 하현이 결코 대항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심지어 자신은 하현 앞에서 손을 휘두를 기회조차 없었다.야스다 히로시는 자신이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 원통하기만 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몇 번 후려갈겼다.그 모습을 보고 홍성 샛별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슬금슬금 뒷걸음질치고 말았다.하현의 실력에 깜짝 놀란 야스다 히로시는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왜냐하면 하현의 손놀림에는 자신이 모르는 묘수가 담겨 있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자신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저 손바닥은 자신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갈겼다.이러다가는 저 손바닥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유일한 방법은 무릎을 꿇어 이 상황을
”건방진 놈! 어디서 겁도 없이 날뛰고 있어!”화소붕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오른쪽 손가락을 뻗어 하현을 가리키며 살기를 뿜어냈다.“으, 분하다! 네까짓 것이 어떻게 날 칠 수 있겠어?”“아무리 싸움을 잘 한다고 해도 당신은 싸움꾼에 불과해! 이 항성 바닥에선 아무런 풍파도 일으키지 못한다구!”“능력이 있거든 더 덤벼 봐! 더 센 사람을 불러올 테니! 사는 게 죽느니만 못한 게 어떤 건지 내가 기꺼이 알려 주겠어!”“그때 가서 후회해 봐도 아무 소용없어!”화소붕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구원병이라도 부르겠단 얘기야?”하현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럼, 너한테 10분 주겠어.”“어서 전화해서 오라고 해!”“이번에는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군그래!”“그래, 당신 각오해!”화소붕이 악랄한 얼굴로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어, 나야. 나 지금 당신 구역에서 본토 사람한테 일격을 당했어!”“이리 와서 손 좀 봐 줘!”전화를 끊은 후 화소붕은 하현을 차가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경고해 두겠는데 말이야. 넌 이제 죽었어!”“항성 이곳에 당신 같은 하찮은 쓰레기를 손볼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당신은 절대 모를 거야!”“쾅!”10분 후 홍성 술집 앞에 굉음을 일으키며 차 한 대가 멈춰 섰다.그러자 한 무리의 남녀가 우르르 차에서 뛰어내렸다.그들은 모두 냉혹한 표정에 굳은 얼굴로 룸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선두에 선 사람은 긴 머리를 빈틈없이 쓸어넘긴 남자였다.그의 용모는 준수하고 얼굴은 냉혹해 보였다.오만방자한 분위기가 온몸에 거만하게 흘러내렸다.항성 S4 중 한 사람인 곽영준이었다!하현은 살면서 이 남자를 또 만날 줄은 몰랐다!화소붕이 부른 더 센 사람이란 작자가 뜻밖에도 곽영준이었다.그는 화소붕을 보며 미소를 지었고 아직 깨지지 않은 루이 13세를 집어 들어 자신에게 한 잔 따라 스스럼없이 잔을 들이켰다.“곽영준, 어서
곽영준은 두 손을 뒷짐진 채 하현에게 향했고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목소리로 말했다.“어이, 젊은이.”“야스다 히로시를 꺾은 것만으로도 아주 대단해.”“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여기는 항성이야. 내륙이 아니라구.”“당신이 어느 가문에서 왔는지 어떤 세력에서 보냈는지 순순히 털어놓는 게 좋을 거야.”“정말 궁금하군. 도대체 당신이 어떤 능력을 가졌길래 감히 항성에서 위세를 떨치는 거야!”“그리고 말이야. 당신 뒤에 누가 있든지 간에 오늘 당신은 여기서 살아서 나가지 못할 거야!”“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어. 우리 항성 사람들은 항상 체면을 중시하지. 본토 사람들이 우리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꼴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항성의 체면을 구길 순 없지!”“당신 뒤에 있는 세력이나 가문을 물었던 건 우리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릴까 봐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게 아니야.”“그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 물었을 뿐이라구! 알겠어!?”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술잔을 비우고는 말했다.“곽영준, 패기 한번 넘치는군. 정말 멋져!”“그렇지만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덮어놓고 화소붕 편을 드는 건 제 발로 네 상판대기를 때리는 것과 마찬가지야. 그러고도 두렵지 않을 자신 있어?”곽영준은 왠지 하현의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술집의 어둑어둑한 불빛으로는 하현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도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곽영준은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곳에선 누구도 내 상판을 때릴 순 없어!”“제아무리 단단한 발길질도 내가 부숴버릴 수 있거든!”“이쯤에서 굴복할 텐가? 만약 당신이 불복한다면 나한테 덤벼 봐. 난 더 많은 사람들을 부를 수 있어.”곽영준의 말투에는 항성 S4 특유의 오만함과 본토인에 대한 뼛속 깊은 혐오감이 묻어났다.“그리고 우리 화소붕이 당신한테 몇 번을 말했을 텐데 아직도 그런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는 거야?”“당신이 그럴 깜냥이나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