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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장

”어이, 하 씨. 당신이 날 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고 생각해?”

화소붕이 시가에 불을 붙이며 거만한 자세를 보였다.

“내가 한마디 해 두지. 이 세상에는 말이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야!”

“어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해! 손모가지 부러뜨리기 전에!”

“방재인을 불러 오늘 밤 나랑 같이 있게 해 주면 목숨만은 살려 주지!”

“안 그러면 지금 당장이라도 네 목숨을 저 바다에 던져 물고기밥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화소붕의 말이 끝나자 가라테 복장을 한 야스다 히로시가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얼굴 가득 광기를 드리운 채 살기를 뿜어냈다.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들 화 씨 집안사람들은 이렇게나 극악무도한 사람들이었어?”

“법이란 게 당신들 눈에는 그렇게 하찮아 보여?”

화소붕은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법? 항성에서 지금 당신 나한테 법 운운하는 거야?”

“잘 들어. 오늘 밤 이곳에서는 내가 바로 왕이고 내 말이 바로 법이야!”

“지난번엔 당신이 운이 좋아서 최문성이 당신을 살려준 덕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

“하지만 오늘 밤 이곳은 도성이 아니라 항성이야!”

“최문성이 여기서도 당신을 살려줄 수 있을 것 같아? 천만에!”

화소붕은 통쾌한 듯 환한 미소를 보였다.

만약 지금 여기가 도성이었다면 최문성이 어떻게 또 하현을 구해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문성은 정말이지 함부로 건드리기 힘든 인물이긴 했다.

하지만 오늘 항성에서 하현을 만날 줄은 몰랐다.

일부러 찾으려고 작정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았을 텐데 운 좋게도 그런 수고를 덜게 생긴 꼴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힘 좋은 저격수 한 명을 곁에 두었으니 화소붕의 눈에는 오늘 밤 하현에게 쌓였던 원한을 한 방에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홍성 샛별이는 눈을 반짝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렇군요. 최 씨 가문 사람이 뒤를 봐주고 있었군요. 어쩐지 기세가 대단하더라니!”

“하지만 최 씨 가문의 권세는 도성에서나 먹힐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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