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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장

화소붕은 순간 거대한 빙하를 삼킨 사람처럼 그 자리에 얼어붙어 한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

홍성 샛별이 무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한 눈빛으로 그저 바라보았다.

야스다는 무릎을 꿇은 채 일어서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곽영준이 억지로 술을 마셨다고?”

루이 13세 술병에는 술이 반이나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걸 곽영준이 다 마셨다고?

이것은 결국 하현이 곽영준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는 걸 말해 주었다.

사람들은 도무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다들 바보처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들은 비록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곽영준이 이 본토 사람 앞에서 한 수 접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는 건 분명히 알아차렸다.

“으윽!”

루이 13세 반 병을 단숨에 마신 곽영준은 그 자리에서 토할 뻔했다.

그의 주량은 꽤나 세었지만 이렇게 한 번에 많이 마신 적은 없어서 머리가 핑 돌만도 했다.

하지만 곽영준도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심호흡을 깊이 하고는 바로 본모습을 되찾았다.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곽영준, 역시 항상 S4답군. 주량이 녹슬지 않았어!”

곽영준은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고개를 떨구었다.

“하 세자가 칭찬해 주시다니 고맙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모두들 아연실색하였다.

줄곧 제멋대로 날뛰던, 세상 거칠 것이 없던 곽영준이 어떻게 한순간에 서리 맞은 나뭇가지처럼 옴짝달싹도 못하게 되었는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죄송합니다. 오늘 밤은 실례가 많았습니다.”

곽영준이 사과를 하자 많은 사람들은 급기야 제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곽영준이 지금 머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고?

그것도 본토 사람에게?

하현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무심한 듯 내뱉었다.

“곽영준,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하면 끝이야?”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호통치듯 위엄 있는 목소리로 하현이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현이 무슨 자격으로 저런 불손한 자세를 보이는지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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