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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장

공해원은 그 자리에 물먹은 미역처럼 흐물거리며 쓰러졌다.

대도 경수도 그들의 발길질에 벽에 다시 한번 부딪혀 고꾸라졌다.

얼굴은 온통 핏자국과 멍으로 뒤덮여 있었다.

두 사람은 남원에서는 그래도 힘깨나 쓰는 인물들이었는데 항성에서 이렇게 죽을 쑬 줄은 몰랐다.

“말해 봐. 당신들 도대체 누구야?”

“보아하니 처음 우리 가게 온 것 같은데 어떻게 오자마자 우리 홍성 샛별 누님을 찾고 그래?”

“당신들 뭐하러 왔어?”

칼자국을 훈장처럼 얼굴에 새긴 남자가 긴 담배를 입에 물며 뿌연 연기를 내뿜었다.

그는 공해원의 이마를 발로 지그시 밟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한테 3분 줄게.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면 바로 물고기밥이 되게 해 줄 테니까 잘 생각해.”

공해원은 입안에 가득한 피를 내뱉으며 말했다.

“우린 남원에서 온 변백범 형님 사람들이야!”

“홍성 샛별이란 이름이 하도 유명하길래.”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왔어.”

“퍽!”

칼자국이 깊이 패인 남자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

“말대꾸를 해?”

“어디서 감히 말대꾸를 하냐고?”

“뭐, 변백범의 사람들이라고?”

“변백범은 남원 일인자잖아. 만약 그가 여기 온다면 우리 홍성이 친히 접대해 줘야겠군.”

“그 사람이 어떻게 여기 있는 홍성 샛별이를 찾아? 무슨 이유로?”

“자, 마지막 기회를 줄게. 여기 온 목적과 제대로 된 신분을 말하지 않으면 너희들은 모두 저 바다에 던져져 물고기밥이 될 거야!”

공해원은 이를 갈았다.

이러다간 오늘 밤 제대로 출사하기도 전에 죽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임수를 완수하기는커녕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이다.

“뚜둑.”

거센 발길질에도 공해원이 입도 뻥긋하지 않자 칼자국이 깊게 패인 남자는 공해원의 손목을 으스러지도록 힘껏 밟았다.

“아!”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공해원은 아파서 몸서리를 쳤다.

괴로워하는 공해원의 얼굴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항성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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