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281 - 챕터 2290

3677 챕터

2281장

화소붕의 신분으로는 도성에서 무엇 하나 거칠 것이 없었다.그는 도성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했다.안 될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그런 자신이 하현에게 이렇게 휘둘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이렇게 고개를 숙일 화소붕이 아니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이, 당신 정말 대단하군!”“도성에서 감히 우리 사람들을 다치게 할 뿐만 아니라 날 감히 납치했으니 말이야.”“이렇게 능력이 출중하다니, 당신 이름이나 알고 싶군그래!”하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하현.”“하현?”화소붕의 얼굴에 희미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분명 처음 듣는 이름이다.어디서 이런 인사가 툭 튀어나왔는지 모를 일이었다.하지만 하현, 그 이름 두 글자를 마음에 새기는 데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화소붕은 원망과 독기 가득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내 기억하지!”“당신의 정체가 뭔지 내가 알아내지 못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알아내기만 한다면!”“퍽!”하현은 술병을 하나 집어 들고 다시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날 협박하는 거야?”“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알아? 누군가 날 협박하게 놔두는 거. 어디 다시 한번 더 협박해 보시지?”“너, 이…”화소붕은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피범벅이었지만 끝까지 이를 갈며 말을 이었다.“걱정하지 마. 도대체 누군지 내가 반드시 알아낼 테니까!”“그럴 필요 없어. 내가 직접 알려줄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바로 그때 입구 쪽에서 우르르 몰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이어 군중을 뚫고 차가운 목소리가 장내를 울렸다.“난 최 씨 가문의 최문성이에요. 화소붕, 당신이 마음에 잘 새겨 두었으면 좋겠군요.”남자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수십 명이 늠름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기껏해야 스무 살 좀 넘어 보이는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얼굴에는 아직 앳된 기운이 서려 있었다.최문성의 출현에 화소붕은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장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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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2장

안나 일행은 최문성의 등장으로 뒤로 물러섰다.장내 분위기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긴장감만이 팽팽하게 감돌고 있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하현과 방재인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다.“자, 화소붕.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제 사람들을 풀어주고 이곳으로 데려와.”“그 사람들 다치게 할 생각은 이제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 그들 중 하나라도 다치기라도 한다면 내가 당신 손을 절단 낼 테니까.”하현은 엄중한 목소리로 화소붕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화소붕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당신이 최 씨 집안 귀빈이라니 내가 최문성 체면을 봐서 오늘 밤 당신과 방재인을 괴롭히지 않겠어.”“하지만 나더러 사람을 풀어주라고? 꿈 깨!”“어디 재주가 있으면 날 찔러 죽여 봐!”“내가 눈썹 하나 까딱이라도 한다면 지나가는 개한테 형님, 형님 하겠어!”“하지만 당신 명심해. 내가 죽으면 당신은 절대 살아서 이 도성을 나갈 수 없어!”“우리 도성 화 씨 가문을 뭘로 보고 그러는 거야!”“감히 날 죽이려고 해? 최 씨 가문이 아니라 천왕 태자가 와도 당신을 지켜줄 사람은 없을 거야!”화소붕은 자포자기하는 상태로 치달아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옅은 미소를 지었다.“솔직히 말하면 당신들 도성 화 씨 집안도 도성에서만 힘깨나 쓰는 집안이잖아. 내가 원한다면 없애버리는 것쯤 어렵지 않아.”하현의 말이 울려 퍼지자 장내는 비웃음으로 가득 찼다.도성에서 이런 허풍을 떨다니 후환이 두렵지도 않은가?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띤 안나는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당장 집어치워! 당신 지금 화소붕을 붙잡았다고 감히 어디서 그따위 입을 놀리는 거야!”“능력이 있으면 화소붕을 풀어주고 나랑 한 판 붙어. 내 한 손이면 당신을 바로 죽일 수 있어!”그녀가 보기에 하현은 실력도 없으면서 허풍만 요란하게 떠는 사람처럼 보였고 언제라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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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3장

”방 사장의 직원이 창고에 간 이유는 방 사장이 당신한테 보낸 새 차를 20년도 더 된 오래된 차로 바꿔치기했기 때문이에요.”“변명할 필요 없어요. 내가 이미 세관에 가서 당시 방 사장님이 보낸 찻잎 입국 기록을 추적했어요.”“또한 당신이 어디서 그 오래된 묵은 차들을 구입했는지 그 판매자를 이미 찾아서 체포했어요. 언제든지 당신과 함께 대질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마지막으로 당신이 그 새 차를 어디에 숨겼는지도 알고 있어요.”“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이 일의 전모를 밝혀 당신 화 씨 집안의 체면을 구겨드릴 수 있단 말이죠.”“그러니까, 화소붕. 난 지금 당신과 상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한테 통보하러 왔단 말입니다, 아시겠어요?”“사람들을 모두 풀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따라 잔금도 모두 지불해야만 해요. 한 푼도 빠뜨리지 말고 전부 다!”“지금 말씀해 보세요. 사람들을 풀어줄 거예요, 말 거예요? 돈은요? 지금 줄 거예요, 안 줄 거예요?”최문성은 두 손을 뒷짐진 채 엄중한 자세로 말했다.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추상같이 무겁게 떨어져 화소붕의 머릿속을 얼얼하게 만들었다.화소붕은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자신이 한 일을 최문성이 다 꿰뚫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그리고 최문성의 당당한 자태를 보니 그의 손아귀에는 아미 모든 증거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화소붕은 이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가 않았다.최문성이 하현에게 이렇게 깍듯하게 대할 줄도 몰랐다.뒤에서 그를 든든하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그를 위해 돈까지 받아주려고 나서고 있지 않은가!이런 사실을 되뇌자 화소붕의 불쾌함은 극에 달했다.지금까지 누구한테 이렇게 굴욕적으로 당한 적은 없었다.아무리 성질이 거칠고 제멋대로에 포악하기 이를 데 없는 화소붕이지만 그도 알 건 안다.최 씨 가문이 비록 최고의 가문은 아니지만 도성에서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관청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화소붕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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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4장

화소붕은 괴로운 듯 목을 움켜쥐며 일어섰고 얼굴에는 잔악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이 일로 그들은 손해를 보게 되었으니 어떻게 해서든 만회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게다가 지금 최문성이 하현을 도와주고 있다면 다음에는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직원들이 얼굴을 맞고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어디 한번 다시 건드려 보시지?”“퍽!”옆에 있던 최문성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안나는 직원들을 발로 걷어차 쓰러뜨렸다.“내가 이 사람들을 건드리면 뭐 어떻게 하려구? 내가 내 발로 이 사람들 찼어. 당신이 나한테 어떻게 할 수 있어?”“쉭ㅡ"안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현이 한 걸음 내디뎌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퍽!”안나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뭔가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쓰려고 했지만 하현의 움직임이 너무도 빨라 손쓸 틈이 없었다.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눈앞이 캄캄해졌다.하현의 한 방에 안나는 사정없이 휘청거리고 있었다.이 모습을 보고 모두들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하현의 힘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하현은 기세를 몰아 안나에게 뺨을 한 대 더 갈겼다.그녀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그녀는 이탈리아 군대의 왕이자 화소붕의 최고 강한 부하였다!안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하현을 바라보면서 왼손은 허리춤의 총기를 향해 뻗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손이 총기에 닿기도 전에 하현은 이미 그녀의 단전을 발로 세게 후려쳤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안나의 몸에서 그나마 남아 있던 힘이 모조리 빠져버렸다.“어떻게 해 줄까?”하현은 오른발을 안나의 얼굴에 얹혀 조금씩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었다.“내가 당신을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어?”“널 죽일 수도 있어!”“퍽ㅡ"하현은 발로 안나를 걷어찼고 그녀는 벽에 부딪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사람들은 풀어줬고 그럼 이제 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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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5장

최문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네, 결과 나왔습니다.”말을 하면서 그는 핸드폰을 꺼내 하현에게 몇 가지 자료를 전달했다.“대장님, 출입국관리소와 도성의 몇몇 관계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 사람들 모두 도성 사람들이 아니었어요.”“그들은 항성과 홍성이었어요.”“항성? 홍성?”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그들의 배후는 항성 이 씨 집안이야? 아니면 곽 씨 집안이야?”“둘 다 아닙니다. 하지만 홍성 사람들은 강호의 의리 따위 중시하지 않는 작자들입니다. 돈만 있으면 무슨 짓이든 하죠.”“천계 조이팰리스에서 대장님을 저격한 사람에 관해 제가 사람을 보내 몇 가지 알아봤는데요. 여우 가면 하나와 버려진 총 외에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물론 여우 가면과 총도 도성 경찰서에 보내 검사를 해 봤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찾더라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거라는 걸 상대가 알고 버린 것 같습니다.”“여우 가면?”하현은 미간에 희미한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그거 어디 있어? 나한테 좀 보내달라고 해 봐. 내가 좀 봐야겠어.”최문성은 재빨리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밀봉된 상자를 보내왔다.하현은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 여우 가면을 본 순간 흠칫 놀랐다.상자를 열자마자 은은하고 그윽한 향내가 콧등을 감싸며 사정없이 코를 자극했다....하현은 최문성에게 방재인 일행의 안전을 부탁한 후 그 자리를 떠났다.최희정이 납치된 것과 저격수를 추적하는 일은 모두 최문성에게 맡겼다.화소붕은 하현에게 있어 더 이상 위협거리가 되지 않았다.화소붕이 만약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아는 도리를 깨친 사람이었다면 서로 다툼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하현은 만약 화소붕이 다른 생각을 먹고 있다면 도성 화 씨 가문이 얼마나 썩었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그때 가서 완전히 싹을 잘라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송산 빌리지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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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6장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설은아는 뺨을 맞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 옆에는 경찰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모두 못 본 척하며 뭔가를 찾는 데 열중할 뿐이었다.“넷째 도련님,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에요?”“어제까지 얘기 잘 나눴잖아요.”“그런데 왜 오늘...”설은아는 이들과 직접 얼굴 붉히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멀찍이 서 있는 화옥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쫙쫙!”붉은 치마를 입은 여자는 설은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연달아 따귀를 또 때렸다.“설은아, 뭘 모르는 척하고 있어!?”“어제 넷째 도련님이 당신을 데리고 카지노를 참관한 후에 카지노에서 절대옥패를 잃어버렸어!”“당신이 훔쳐 간 게 아니라면 누구겠어?”설은아는 어이가 없었다.“카지노에서? 우리 정 씨 가문과 넷째 도련님이 합작한 카지노에서?”“제발 작작 좀 해! 그만 모른 척하라구!”“넷째 도련님은 당신한테 진심으로 대했는데 당신은 뭐야?”“당신은 정말 개 돼지만도 못해. 나 허빈우가 오늘 당신을 죽이지 않으면 성을 갈겠어!”허빈우라는 이름의 여자는 분명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손을 쓰는 모습이 여간 사납고 악랄하지 않았다.설은아는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 허빈우의 따귀를 맞고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퍽!”“빨리 네 죄를 인정해!”“퍽!”“어서 빨리 내놔!”“퍽!”“이 도둑놈, 염치도 없는 도둑놈!”허빈우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비난과 질투가 뒤섞인 표정이 가득했다.그녀는 설은아의 멱살을 잡고 설은아의 얼굴에 두 손을 휘갈겼다.“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기나 해?”“당신이 오늘 넷째 도련님의 절대옥패를 꺼내놓지 않으면 넌 오늘 감옥에 갇히게 될 거라구!”허빈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어제 설은아와 화옥현이 만났을 때 화옥현은 설은아에게 약간의 애정을 보였고 환심을 사려고 했다.비록 집안의 부자가 모두 멋을 알고 예법에 얽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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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7장

절대옥패가 실제로 발견되자 그곳에 모인 많은 도성 상류층 거물들은 목소리를 낮추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머나! 저 설은아란 여자 정말 못쓰겠네. 넷째 도련님 절대옥패를 훔치다니!”“죽으려고 환장을 했나.”“도성 전체에 여섯 개밖에 없는 옥패인 데다 모든 옥패는 다 절대적인 화수분인 거잖아요? 만약 외부인에게 절대옥패를 도둑맞는다면 넷째 도련님의 지위도 위태로워질 거예요!”“넷째 도련님은 카지노의 이윤 중 6분의 1을 그녀에게 나눠주기로 하고 합작했는데 은혜를 몰라도 유분수지 어디 남의 물건을 탐할 수가 있어요?!”“남의 호의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이에요!”“당장 꺼져야 해요! 넷째 도련님이 그런 여자한테 시간을 허비하다니!”“허빈우가 아주 잘 한 거야. 대륙에서 온 그런 조무래기들은 허구한 날 우리 도성의 명문들한테 시집오려고 안달이 나 있다니까!”“그 여자의 추악한 얼굴에 아주 혼을 내줘야 해!”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분명 항성과 도성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대륙에서 온 사람들을 경멸하는 것 같았다.설은아가 꽃다운 외모를 한데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을 보고 하나같이 헐뜯어 대느라 여념이 없었다.설은아는 얼굴을 감싼 채 화옥현을 바라보았다.“넷째 도련님, 전 정말 도련님 물건 훔치지 않았어요.”“제가 이번에 도성에 온 것은 단지 장부를 조사하기 위해서였어요.”“설은아, 정말 실망이야.”담담한 표정으로 서 있던 화옥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제 설은아를 만났을 때 그는 그녀에게 아주 매너 좋게 대했다.장부 조사는 보통 있는 일이라 말하며 설은아를 데리고 쌍방이 합작한 카지노를 방문했다.그러나 하루아침에 매너 좋았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차가운 기운만 남았다.“원래 당신은 정용 세자를 대신해 대구 정 씨 집안 아홉 번째 안주인이 되었고 나도 계약대로 당신과 함께 카지노를 계속 운영하고 싶었어.”“심지어 성의를 표하기 위해 당신과 함께 내 카지노를 구경도 시켜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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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8장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른 설은아가 말했다.“넷째 도련님, 정말 날 이렇게 모함할 생각이세요?”“도련님은 분명 알아두셔야 할 거예요. 난 대구 정 씨 집안 아홉 번째 안주인이란 걸요.”“당신이 나에게 이렇게 하고도 대구 정 씨 집안의 보복이 두렵지 않아요?”“대구 정 씨 집안?”허빈우는 가소로운 듯 비웃으며 설은아에게 다가가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설은아, 당신 왜 이렇게 순진해?”“당신의 그런 머리로 어떻게 그 자리에 앉게 되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군.”“우리가 아무 믿는 구석도 없이 당신한테 이런 짓을 한다고 생각해?”“아마 믿을 수 없겠지만 오늘 내가 당신을 죽인다고 해도 대구 정 씨 집안은 당신을 모른 척할 거야...”“왜냐하면, 당신은 남의 앞길을 막았으니까!”말을 마치자마자 허빈우는 뒤로 물러서며 한껏 설은아를 비웃었다.설은아는 머리가 얼얼했다.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분명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허빈우가 이런 말까지 했는데 이해 못할 그녀가 아니다.최희정이 납치된 후 그녀는 천리를 달려 도성에 왔다.그리고 오늘 이런 꼴을 당하게 되었다.모든 일들이 나무뿌리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처음 도성에 올 때만해도 그녀는 상대의 칼끝이 하현을 향해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상대방의 칼끝은 자신을 향해 있었던 것이었다.아홉 번째 안주인인 자신의 존재가 많은 사람들의 앞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당시 대구 여섯 세자 중 한 명이었던 정용이 남긴 것은 아홉 번째 안주인이라는 자리였다.기름진 고기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군침을 자극하는 법이다.이 기름진 고기 한 덩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에 넣고 싶어서 안달을 하는지 모른다.심지어 대구 정 씨 집안 고위층 인사들까지도...대구에 와서 처음으로 서로를 만났을 때 느꼈던 보이지 않는 냉대와 뜨거운 경계의 눈초리를 떠올리자 설은아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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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9장

”십, 구, 팔, 칠...”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설은아의 난감한 표정을 보면서 허빈우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화 씨 경호원은 이미 거리낌 없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곧 설은아의 경호원 중 한 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정의를 위해 물심양면 뛰어다녀야 할 도성의 경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돌아서서 딴청을 피우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설은아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뭔가 결심을 한 듯 크게 한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좋아요.”“이렇게 된 이상 인정할게요!”“절대옥패는 내가 훔친 거예요. 잘못을 저지른 대가로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를 기꺼이 내려놓겠어요.”설은아는 괴로운 심경을 감출 수 없었다.그러나 달갑지 않더라도 도성 이곳은 화 씨 집안이 장악한 곳이었다.여기서 어떻게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겠는가?“여러분 다 들으셨죠?”허빈우가 박수를 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대구 정 씨 집안 안주인께서 죄를 인정했으니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를 내어놓으며 죗값을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이죠.”“외부인이 화 씨 집안을 공격했으니 자업자득인 셈이에요.”“사람은 잘못을 했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응당한 이치 아니겠어요?”허빈우의 말에 모두들 눈을 반짝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비록 모두가 도성 화 씨 집안의 횡포와 잔악함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잇속을 차리고 이득을 챙기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잖은가!경찰들조차 모르쇠로 일관하며 딴청을 부리는 현장에서 누가 나서서 궁지에 몰린 설은아를 구해줄 수 있겠는가?솔직히 말해서 대구 정 씨 집안은 화옥현과 합작했을 때 이런 위험성을 고려했어야 했다.설은아는 한숨을 쉬며 지분 포기 각서에 서명할 준비를 했다.“펑!”바로 그때 별장 입구에서 화 씨 경호원이 발길질을 당해 맥없이 날아갔고 그 뒤로 누군가가 유유히 들어왔다.“퍽퍽퍽퍽!”총기를 든 화 씨 집안 경호원들이 발길질에 힘도 써 보지 못하고 일제히 날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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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0장

도성의 경찰 두 명이 갑자기 얼굴을 드러내었다.그들은 방금까지 아무것도 못 본 척하다가 얼굴색이 확 바뀌며 펄쩍펄쩍 뛰었다.“당장 꺼져!”“당신 눈에는 법도 뭣도 없는 거야?”“죽고 싶어 환장했어?!”이 경찰들은 원래 화 씨 집안 뒤를 봐주던 소위 앞잡이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었고 오늘도 ‘정의 실현'이라는 구호를 보란 듯이 내걸며 화 씨 집안 앞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하현이라는 외부인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었다.경찰관들은 하나같이 분노에 몸을 떨었다.비록 그들이 평소에 횡포를 부렸지만 아무도 그들을 거역할 수 없었다.“법? 당신들의 눈에 법이란 게 있어?”하현은 냉랭한 목소리로 경찰들을 관통하기라도 할 것처럼 매섭게 노려보았다.“절대옥패를 가지고 와서 훔친 척 일부러 죄를 뒤집어씌우고 정 씨 안주인을 압박해서 주식 포기 각서에 서명하게 하고 그 죄를 인정하라고 협박하고 있었어.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잘못이야?”“당신들 낯짝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아니면 앞잡이 노릇을 하는 데 아주 신이 난 거야?”“천하의 모든 이익을 당신들이 차지해야 직성이 풀리겠어?”하현은 서릿발 같은 기세로 주변을 제압했다.“죄를 인정하고 말고 할 것 없어. 이 집에는 24시간 CCTV가 돌아가고 있어. CCTV영상은 실시간으로 국내 서버에 올라와!”“그 말인즉슨 방금 당신들이 CCTV본체를 부셨지만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지.”“어때? 함께 법정에 나가 따져 볼까?”“아니면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서 다 같이 평가받아 보는 건 어때?”하현의 말에 얼굴을 매만지며 일어난 화옥현과 허빈우의 얼굴이 그대로 얼어버렸다.그들은 이번에 일사천리로 작전을 진행시켰다.심지어 설은아의 긴장을 늦추게 하려고 어제는 일부러 그녀를 극진히 대하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애썼다.그런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는 한 녀석 때문에 완전히 모든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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