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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1장

화소붕의 신분으로는 도성에서 무엇 하나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도성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했다.

안 될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 자신이 하현에게 이렇게 휘둘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렇게 고개를 숙일 화소붕이 아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이, 당신 정말 대단하군!”

“도성에서 감히 우리 사람들을 다치게 할 뿐만 아니라 날 감히 납치했으니 말이야.”

“이렇게 능력이 출중하다니, 당신 이름이나 알고 싶군그래!”

하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하현.”

“하현?”

화소붕의 얼굴에 희미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분명 처음 듣는 이름이다.

어디서 이런 인사가 툭 튀어나왔는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하현, 그 이름 두 글자를 마음에 새기는 데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화소붕은 원망과 독기 가득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내 기억하지!”

“당신의 정체가 뭔지 내가 알아내지 못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알아내기만 한다면!”

“퍽!”

하현은 술병을 하나 집어 들고 다시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

“날 협박하는 거야?”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알아? 누군가 날 협박하게 놔두는 거. 어디 다시 한번 더 협박해 보시지?”

“너, 이…”

화소붕은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피범벅이었지만 끝까지 이를 갈며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 도대체 누군지 내가 반드시 알아낼 테니까!”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직접 알려줄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바로 그때 입구 쪽에서 우르르 몰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이어 군중을 뚫고 차가운 목소리가 장내를 울렸다.

“난 최 씨 가문의 최문성이에요. 화소붕, 당신이 마음에 잘 새겨 두었으면 좋겠군요.”

남자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수십 명이 늠름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기껏해야 스무 살 좀 넘어 보이는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얼굴에는 아직 앳된 기운이 서려 있었다.

최문성의 출현에 화소붕은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장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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