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286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설은아는 뺨을 맞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 옆에는 경찰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모두 못 본 척하며 뭔가를 찾는 데 열중할 뿐이었다.

“넷째 도련님,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에요?”

“어제까지 얘기 잘 나눴잖아요.”

“그런데 왜 오늘...”

설은아는 이들과 직접 얼굴 붉히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멀찍이 서 있는 화옥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쫙쫙!”

붉은 치마를 입은 여자는 설은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연달아 따귀를 또 때렸다.

“설은아, 뭘 모르는 척하고 있어!?”

“어제 넷째 도련님이 당신을 데리고 카지노를 참관한 후에 카지노에서 절대옥패를 잃어버렸어!”

“당신이 훔쳐 간 게 아니라면 누구겠어?”

설은아는 어이가 없었다.

“카지노에서? 우리 정 씨 가문과 넷째 도련님이 합작한 카지노에서?”

“제발 작작 좀 해! 그만 모른 척하라구!”

“넷째 도련님은 당신한테 진심으로 대했는데 당신은 뭐야?”

“당신은 정말 개 돼지만도 못해. 나 허빈우가 오늘 당신을 죽이지 않으면 성을 갈겠어!”

허빈우라는 이름의 여자는 분명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손을 쓰는 모습이 여간 사납고 악랄하지 않았다.

설은아는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 허빈우의 따귀를 맞고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

“퍽!”

“빨리 네 죄를 인정해!”

“퍽!”

“어서 빨리 내놔!”

“퍽!”

“이 도둑놈, 염치도 없는 도둑놈!”

허빈우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비난과 질투가 뒤섞인 표정이 가득했다.

그녀는 설은아의 멱살을 잡고 설은아의 얼굴에 두 손을 휘갈겼다.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기나 해?”

“당신이 오늘 넷째 도련님의 절대옥패를 꺼내놓지 않으면 넌 오늘 감옥에 갇히게 될 거라구!”

허빈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어제 설은아와 화옥현이 만났을 때 화옥현은 설은아에게 약간의 애정을 보였고 환심을 사려고 했다.

비록 집안의 부자가 모두 멋을 알고 예법에 얽매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재벌 사위면 될까?   2287장

    절대옥패가 실제로 발견되자 그곳에 모인 많은 도성 상류층 거물들은 목소리를 낮추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머나! 저 설은아란 여자 정말 못쓰겠네. 넷째 도련님 절대옥패를 훔치다니!”“죽으려고 환장을 했나.”“도성 전체에 여섯 개밖에 없는 옥패인 데다 모든 옥패는 다 절대적인 화수분인 거잖아요? 만약 외부인에게 절대옥패를 도둑맞는다면 넷째 도련님의 지위도 위태로워질 거예요!”“넷째 도련님은 카지노의 이윤 중 6분의 1을 그녀에게 나눠주기로 하고 합작했는데 은혜를 몰라도 유분수지 어디 남의 물건을 탐할 수가 있어요?!”“남의 호의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이에요!”“당장 꺼져야 해요! 넷째 도련님이 그런 여자한테 시간을 허비하다니!”“허빈우가 아주 잘 한 거야. 대륙에서 온 그런 조무래기들은 허구한 날 우리 도성의 명문들한테 시집오려고 안달이 나 있다니까!”“그 여자의 추악한 얼굴에 아주 혼을 내줘야 해!”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분명 항성과 도성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대륙에서 온 사람들을 경멸하는 것 같았다.설은아가 꽃다운 외모를 한데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을 보고 하나같이 헐뜯어 대느라 여념이 없었다.설은아는 얼굴을 감싼 채 화옥현을 바라보았다.“넷째 도련님, 전 정말 도련님 물건 훔치지 않았어요.”“제가 이번에 도성에 온 것은 단지 장부를 조사하기 위해서였어요.”“설은아, 정말 실망이야.”담담한 표정으로 서 있던 화옥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제 설은아를 만났을 때 그는 그녀에게 아주 매너 좋게 대했다.장부 조사는 보통 있는 일이라 말하며 설은아를 데리고 쌍방이 합작한 카지노를 방문했다.그러나 하루아침에 매너 좋았던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차가운 기운만 남았다.“원래 당신은 정용 세자를 대신해 대구 정 씨 집안 아홉 번째 안주인이 되었고 나도 계약대로 당신과 함께 카지노를 계속 운영하고 싶었어.”“심지어 성의를 표하기 위해 당신과 함께 내 카지노를 구경도 시켜줬어

  • 재벌 사위면 될까?   2288장

    얼굴이 벌겋게 부어오른 설은아가 말했다.“넷째 도련님, 정말 날 이렇게 모함할 생각이세요?”“도련님은 분명 알아두셔야 할 거예요. 난 대구 정 씨 집안 아홉 번째 안주인이란 걸요.”“당신이 나에게 이렇게 하고도 대구 정 씨 집안의 보복이 두렵지 않아요?”“대구 정 씨 집안?”허빈우는 가소로운 듯 비웃으며 설은아에게 다가가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설은아, 당신 왜 이렇게 순진해?”“당신의 그런 머리로 어떻게 그 자리에 앉게 되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군.”“우리가 아무 믿는 구석도 없이 당신한테 이런 짓을 한다고 생각해?”“아마 믿을 수 없겠지만 오늘 내가 당신을 죽인다고 해도 대구 정 씨 집안은 당신을 모른 척할 거야...”“왜냐하면, 당신은 남의 앞길을 막았으니까!”말을 마치자마자 허빈우는 뒤로 물러서며 한껏 설은아를 비웃었다.설은아는 머리가 얼얼했다.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분명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허빈우가 이런 말까지 했는데 이해 못할 그녀가 아니다.최희정이 납치된 후 그녀는 천리를 달려 도성에 왔다.그리고 오늘 이런 꼴을 당하게 되었다.모든 일들이 나무뿌리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처음 도성에 올 때만해도 그녀는 상대의 칼끝이 하현을 향해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상대방의 칼끝은 자신을 향해 있었던 것이었다.아홉 번째 안주인인 자신의 존재가 많은 사람들의 앞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당시 대구 여섯 세자 중 한 명이었던 정용이 남긴 것은 아홉 번째 안주인이라는 자리였다.기름진 고기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군침을 자극하는 법이다.이 기름진 고기 한 덩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에 넣고 싶어서 안달을 하는지 모른다.심지어 대구 정 씨 집안 고위층 인사들까지도...대구에 와서 처음으로 서로를 만났을 때 느꼈던 보이지 않는 냉대와 뜨거운 경계의 눈초리를 떠올리자 설은아의 얼굴이

  • 재벌 사위면 될까?   2289장

    ”십, 구, 팔, 칠...”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설은아의 난감한 표정을 보면서 허빈우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화 씨 경호원은 이미 거리낌 없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곧 설은아의 경호원 중 한 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정의를 위해 물심양면 뛰어다녀야 할 도성의 경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돌아서서 딴청을 피우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설은아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뭔가 결심을 한 듯 크게 한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좋아요.”“이렇게 된 이상 인정할게요!”“절대옥패는 내가 훔친 거예요. 잘못을 저지른 대가로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를 기꺼이 내려놓겠어요.”설은아는 괴로운 심경을 감출 수 없었다.그러나 달갑지 않더라도 도성 이곳은 화 씨 집안이 장악한 곳이었다.여기서 어떻게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겠는가?“여러분 다 들으셨죠?”허빈우가 박수를 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대구 정 씨 집안 안주인께서 죄를 인정했으니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를 내어놓으며 죗값을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이죠.”“외부인이 화 씨 집안을 공격했으니 자업자득인 셈이에요.”“사람은 잘못을 했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응당한 이치 아니겠어요?”허빈우의 말에 모두들 눈을 반짝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비록 모두가 도성 화 씨 집안의 횡포와 잔악함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잇속을 차리고 이득을 챙기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잖은가!경찰들조차 모르쇠로 일관하며 딴청을 부리는 현장에서 누가 나서서 궁지에 몰린 설은아를 구해줄 수 있겠는가?솔직히 말해서 대구 정 씨 집안은 화옥현과 합작했을 때 이런 위험성을 고려했어야 했다.설은아는 한숨을 쉬며 지분 포기 각서에 서명할 준비를 했다.“펑!”바로 그때 별장 입구에서 화 씨 경호원이 발길질을 당해 맥없이 날아갔고 그 뒤로 누군가가 유유히 들어왔다.“퍽퍽퍽퍽!”총기를 든 화 씨 집안 경호원들이 발길질에 힘도 써 보지 못하고 일제히 날아갔

  • 재벌 사위면 될까?   2290장

    도성의 경찰 두 명이 갑자기 얼굴을 드러내었다.그들은 방금까지 아무것도 못 본 척하다가 얼굴색이 확 바뀌며 펄쩍펄쩍 뛰었다.“당장 꺼져!”“당신 눈에는 법도 뭣도 없는 거야?”“죽고 싶어 환장했어?!”이 경찰들은 원래 화 씨 집안 뒤를 봐주던 소위 앞잡이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었고 오늘도 ‘정의 실현'이라는 구호를 보란 듯이 내걸며 화 씨 집안 앞잡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하현이라는 외부인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었다.경찰관들은 하나같이 분노에 몸을 떨었다.비록 그들이 평소에 횡포를 부렸지만 아무도 그들을 거역할 수 없었다.“법? 당신들의 눈에 법이란 게 있어?”하현은 냉랭한 목소리로 경찰들을 관통하기라도 할 것처럼 매섭게 노려보았다.“절대옥패를 가지고 와서 훔친 척 일부러 죄를 뒤집어씌우고 정 씨 안주인을 압박해서 주식 포기 각서에 서명하게 하고 그 죄를 인정하라고 협박하고 있었어.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잘못이야?”“당신들 낯짝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아니면 앞잡이 노릇을 하는 데 아주 신이 난 거야?”“천하의 모든 이익을 당신들이 차지해야 직성이 풀리겠어?”하현은 서릿발 같은 기세로 주변을 제압했다.“죄를 인정하고 말고 할 것 없어. 이 집에는 24시간 CCTV가 돌아가고 있어. CCTV영상은 실시간으로 국내 서버에 올라와!”“그 말인즉슨 방금 당신들이 CCTV본체를 부셨지만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지.”“어때? 함께 법정에 나가 따져 볼까?”“아니면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서 다 같이 평가받아 보는 건 어때?”하현의 말에 얼굴을 매만지며 일어난 화옥현과 허빈우의 얼굴이 그대로 얼어버렸다.그들은 이번에 일사천리로 작전을 진행시켰다.심지어 설은아의 긴장을 늦추게 하려고 어제는 일부러 그녀를 극진히 대하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애썼다.그런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는 한 녀석 때문에 완전히 모든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 재벌 사위면 될까?   2291장

    허빈우는 얼굴을 감싸쥐고는 비꼬며 말했다.“설은아,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물건을 훔친 도둑이 감히 조건을 제시하다니, 참 어이가 없어서.”“그게 가당키나 한 것 같아?”설은아는 허빈우의 말을 무시한 채 화옥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넷째 도련님, 내 조건은 간단해요. 우리 엄마 풀어주는 거. 그것만 해 주면 사인하고 바로 돌아갈게요.”“그리고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안주인의 이름으로 맹세할게요. 절대 이 일에 대해서 앞으로 묻지 않겠다고.”화옥현의 눈빛이 번뜩였다.“당신 엄마를 풀어달라?”“그래요. 내 조건은 간단해요.”설은아는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넷째 도련님,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부인할 필요 없어요.”“당신도 알고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대구 엔터테인먼트는 단지 내가 가진 일부일 뿐이에요. 비록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지라도 내가 직접 카지노를 운영할 가치는 없어요.”“도성에 납치되어 끌려온 내 엄마를 구하는 것이 내가 도성에 온 근본적인 목적이에요.”“당신은 사람을 풀어주고 난 서명한 문건을 건네주고, 그러면 아무 문제없잖아요?”“모녀가 아주 정이 뚝뚝 떨어지는군. 정말 감동적이야.”화옥현은 감동받은 시늉을 하며 손뼉을 쳤다.“그런데 이것 참, 안타깝게도 난 당신 어머니를 몰라. 당신이 지금 납치 어쩌구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허빈우는 한껏 비웃으며 끼어들었다.“설은아, 아직도 넷째 도련님한테 얼토당토않는 수작을 부리는 거야? 재밌어?”“얼른 서류에 서명해. 우리는 우리의 탄탄대로를 갈 테니까 당신은 당신의 외나무다리로 가든가!”하현에게 두들겨 맞았던 경찰도 거들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얼른 서류에 서명해. 그렇지 않으면 너희 연놈들 둘 다 폭력 혐의로 감옥에 처넣을 거니까!”설은아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화옥현을 바라보았다.화옥현이 최희정의 납치를 인정하지 않을 줄은 몰랐던 것이 분명했다.하현의

  • 재벌 사위면 될까?   2292장

    화 씨 가문 정무소는 송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산을 등지고 바다를 마주 보고 있어 경치가 매우 빼어났다.화 씨 가문이 도성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도성에서 절대적인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다.15분 후 하현과 설은아 일행은 화 씨 가문 정무소에 도착했다.정무소는 대지가 천 평방미터에 달해 규모부터 어마어마했다.중앙에 우뚝 선 상석 외에도 양옆에는 금실과 녹나무로 만든 의자가 있었고 사방을 둘러싼 벽에는 오래되고 유서 깊은 서화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군데군데 장식해 놓은 오래된 골동품들이 뿜어내는 세월의 염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이 모든 것이 화 씨 집안의 권세와 재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하현은 점차 이 전설적인 도박왕에 대해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전언에 따르면 도박왕 화풍성은 일찍이 부두에서 짐을 나르던 볼품없는 짐꾼이었지만 당시 도박으로 이름을 날린 장인의 눈에 들어 데릴사위로 이 집안에 들어왔다.도박왕은 자리를 물려받은 후 재산을 몇 배로 불렸을 뿐만 아니라 카지노를 철통같이 운영해 왔다.집안 최고의 자리에 오른 후 전설적인 도박왕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처가를 멸망시키고 아내를 죽인 것이었다.그 후 그는 네 번째 부인과 결혼해서 많은 자손을 낳고 지금의 도성 화 씨 집안을 다지게 되었다.물론 관심은 관심일 뿐 하현이 설은아와 이곳에 온 이유는 도박왕의 넷째 부인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보기 위해서였다.그들이 홀에 들어서자 하현은 어디선가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를 들었다.곧이어 수십 명의 하인들을 거느린 여자가 걸어 나왔다.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여인은 위엄이 가득한 자세로 그윽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그녀의 손에 있는 에메랄드 팔찌는 언뜻 보기에도 값나가 보였다.그녀의 눈동자는 매의 눈처럼 날카로웠다.얼핏 보는 것만으로도 날카로운 눈매에 베일 것 같은 예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겼다.그녀의 시선이 하현

  • 재벌 사위면 될까?   2293장

    곽추연은 미심쩍은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바닥에 있는 핸드폰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하현을 계속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증거가 있다고 말했으니 분명 이 안에는 증거가 있어야 할 거야.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증거.”“이 일에 대해 내 반드시 너희들에게 벌을 내릴 것이야.”“어머니...”화옥현은 안색이 일그러졌다.곽추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망신스럽긴!”“화 씨 가문 사람으로서 절대옥패를 가지고 싶었으면 스스로 도박을 하거나 사거나 심지어 빼앗을 수도 있어.”“그런데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함하는 수법을 쓰고 증거까지 남겼어! 변명의 여지가 있는 거야?”“화옥현, 오늘부터 넌 뒷산에 가서 사흘 동안 꼼짝도 하지 말거라. 내 말 이해할 수 없다면 밖으로 나오지도 마!”화옥현은 분통이 터졌지만 아무런 반발도 하지 않고 그저 몸을 숙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그 말에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사흘 동안 외출하지 말라는 것뿐인데 이게 무슨 벌이란 말인가?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곽추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방주, 내 아들은 당신 정 씨 가문 정 세자와 계약을 맺었어. 당신이랑 계약을 한 게 아니야.”“규정에 따르자면 정 세자가 죽었으니 우리는 당연히 주식을 회수해야 해.”“하지만 정 씨 집안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500억 정도 성의를 보이려고 해.”“애초에 정 세자가 주식에 출자한 게 그 정도 액수야.”“방주가 서류에 서명만 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신들은 돈을 가지고 떠날 수 있어.”“안 그러면 방금 저 사람이 우리 사람을 때린 일에 대해 내가 관청에 보고할 거야. 보고한다면 당신들은 체포될 수 있어...”“당신들이 증거가 있다고 하니 말인데, 우리도 증거가 있어.”그녀는 박수를 한번 탁 쳤다.비서 중 한 명이 노트북을 꺼내 동영상을 재생하기 시작했다.영상 속에는 하

  • 재벌 사위면 될까?   2294장

    ”난 당신들의 돈을 원하지 않아요. 당신들이 내 어머니를 놓아준다면 전 이 주식의 50%를 그냥 포기할 수 있어요.”설은아는 한마디 한마디 당당하게 말했다.“그저 어머니가 무사히 돌아오시기만 하면 돼요.”“촤랑!”방금까지 온화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곽추연이 갑자기 손을 뿌리치며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던졌다.“어디서 건방진 소릴 하고 있어!”“방주, 지금 우리 화 씨 가문이 당신 수중의 주식을 손에 넣으려고 당신 어머니를 납치했다는 말이야?”“우리 화 씨 가문 사업체가 이렇게나 큰데 돈으로 뭔들 못할까?”“뭣하러 그런 짓을 벌이겠어?”곽추연의 눈빛이 당장이라도 설은아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렸다.“당신 아무 데나 가서 물어봐. 우리 화 씨 가문에서 당신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떠들어 보라고. 누구 그 말을 믿는지 똑똑히 봐!”“농담하는 거지? 우리 집안이 어떤 가문이야? 도성 최고 가문이야.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내륙에서 온 두 사람 너무 웃겨? 분명 우리 화 씨 집안에 빌붙어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로 먹고살고 있으면서 뭐가 이리 당당한 거야?”“우리 화 씨 가문이 이제 그들과 합작할 생각이 없는데도 뻔뻔스럽게 우릴 자꾸 건드리고 있어. 정말 부끄러움도 모르는 집안이군!”“내륙에서 온 사람들은 욕심이 너무 많아. 여사님이 이미 그들에게 500억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도 돈이 적다고 생각하는지 어머니를 납치했느니 어쩌느니 억지를 부리고 있어...”“돈을 더 받고 싶다면 솔직하게 말해. 안타깝지만 우리 여사님은 이런 수법 전혀 안 통해.”“저 사람들은 여사님이 넷째 도련님처럼 쉬운 상대인 줄 알았나 봐. 팥으로 메주를 만들었다고 해도 덥석 믿을 줄 알았어?”주변에 서 있던 가족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비아냥거리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들기 시작했다.그들의 눈에는 하현과 설은아가 욕심만 그득한 소인배로 보이는 것 같았다.돈을 얻기 위해선 무슨 일이라도 할 것 같은 쓰레기라

Latest chapter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