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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5장

”여기 서명해.”

화옥현은 탁자 위에 있던 몽블랑 만년필을 들고 한껏 가식적인 품위를 드리운 채 설은아의 손에 쥐여 주었다.

“서명만 하면 다 끝날 일이야. 더 이상 아무 책임도 묻지 않아.”

그 순간 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성 경찰서 형사들이 도착한 것 같았다.

허빈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설은아, 아직도 서명 안 하고 있는 거야?”

“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경찰들이 곧 들이닥쳐 하 씨 성 가진 저 남자를 끌고 가 감옥에 가둬버릴 거라구!”

설은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거의 정신을 지배당한 사람처럼 홀린 듯 서명을 하려고 했다.

“퍽!”

하현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몽블랑 만년필을 바닥에 던져버린 다음 탁자 위에 있던 서류를 집어 단숨에 갈기갈기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은아, 서명하지 마!”

“화 씨 가문 사람들 행태를 보니 우리가 서명해도 그들은 우릴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들이 절박하게 손에 넣고 싶은 건 당신이 가지고 있는 대구 엔터테인먼트 지분 50%, 그것뿐이야.”

“그들이 이런 수작으로 우릴 놀이판으로 끌어들였으니 우리도 저들과 같이 한번 놀아 주자구!”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야. 우리 지분 50%를 분할해서 도성에 직접 우리가 운영할 수 있는 카지노를 여는 거야!”

“난 화 씨 집안이 어떻게 쓰러지는지 두 눈 똑똑히 볼 거야!”

화 씨 집안의 카지노 지분으로 또 다른 카지노를 연다고?

화 씨 집안과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건가?!

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듯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많은 사람들은 한껏 비웃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그를 분수도 모르는 주제넘은 사람으로 여겼다!

화 씨 집안은 도성 최고 가문이다!

도성에 있는 여섯 개의 절대옥패 중 네 개가 화 씨 집안의 손에 들어있다!

하현은 그야말로 외부에서 들어온 외지인인데 화 씨 집안의 지분을 분할해 새로운 카지노를 열어서 화씨 집안이랑 경쟁을 하겠다니!

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말인가?

모두가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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