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당신 정체를 말해 봐! 당신 뭐야!”“나한테는 무쇠도 깨뜨릴 만큼 강력한 퇴역 군인 50명이 있어. 그중에 한 명은 전쟁의 신과도 같은 존재였어!”“그들은 우리 화 씨 집안에서 거금을 들어 초빙해 온 우리 집안 전직 군사들이야!”“당신 실력도 못지않더군. 인정해.”“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죽도록 싸워 봤자 이 사람들을 이길 순 없어!”“이제 당신한테 두 가지 선택지를 주겠어!”화소붕은 말을 이으며 왼쪽 다리를 탁자 위에 툭 얹었다.“첫째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고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두 손으로 비는 거야. 그러면 방재인의 체면을 봐서 내가 당신에게 살 길을 내어 주겠어!”“둘째 당신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꽃병에 꽂아두고 7박 8일 동안 울부짖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바다로 던져 물고기밥이 되게 하는 거야!”“당신이 선택해!”하현이 입을 떼기도 전에 금발의 여자가 입술을 들썩이며 차갑게 말했다.“도련님, 왜 그렇게 번거롭게 하려고 그래요?”“그냥 나한테 맡겨요. 내가 이 사람 살을 가지고 가지런히 회를 떠서 버려 줄 테니까. 우리 도성에서 당신한테 미움을 사면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 톡톡히 보여줄게요.”금발의 여자는 화소붕이 인정하는 능력자이자 그의 가장 측근 부하였다.하현이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것을 본 여자는 일찌감치 하현에게 기분이 언짢은 상태였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하현을 한 방에 죽일 수 있다고 믿었다.하현은 담담한 시선을 들어 올려 금발의 여자에게 던졌다.여자는 몸매가 유려하고 미모도 굉장했지만 무엇보다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건 상당한 전투 실력인 것 같았다.방재인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화소붕, 당장 우리 사람들을 풀어주세요!”“귀염둥이 아가씨, 왜 또 내 말을 안 듣는 거야?”“당신 직원들이 빨리 죽길 바라는 모양이군!”화소붕은 빙그레 웃으며 누군가에게 또 손짓을 했다.그러자 큰 화면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철장이 1미터 더 내려갔다
곽영호의 방탕한 웃음 속에 안나의 묵직한 발바닥은 땅을 힘껏 딛으며 포탄처럼 앞으로 튀어나와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하현 오빠, 조심해요!”“펑!”하현은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옆에 있던 술병을 가차 없이 집어던졌다.하현의 움직임을 본 안나는 오른손을 흔들었다.손에는 채찍이 들려 있었고 채찍은 사정없이 휘몰아쳐 술병을 산산조각 내었다.주위에 있던 외국인 경호원들은 무의식중에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쳤다.안나가 폭발하면 그 전력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퍽!”그 순간 하현은 오른발을 들어 안나가 있는 쪽으로 탁자를 걷어찼다.안나가 다시 손쓰는 틈을 타 그는 번개처럼 곧장 화소붕의 뒤로 다가왔고 어느새 화소붕의 목에 칼이 걸려 있었다.화소붕의 얼굴은 순간 사색이 되었다.하현의 몸놀림이 그렇게 빠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손쓸 틈 없이 자신의 목숨이 그의 손끝에 달리게 되었다.하현은 칼끝을 화소붕의 목에 겨눈 채 그대로 앞으로 나서며 경호원들을 노려보며 말했다.“누구라도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으면 이 화소붕의 목숨은 바로 끝장날 테니까 알아서들 해!”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왼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술병이 깨지며 요란이 소리를 내었다.“아!”처량한 비명이 터져 나오자 경호원들이 모두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리고 방재인은 겨우겨우 몸을 이끌고 하현의 곁으로 가서 숨을 크게 내쉬었다.“뭐하는 거야! 감히 화소붕의 목에 칼을 대다니. 지금 죽고 싶어서 그래?!”안나는 이 모습을 보고 분노가 극에 달했다.자신의 코앞에서 화소붕이 하현의 손아귀에 잡힐 줄은 몰랐다.그녀로서는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퍽!”하현은 또 술병을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결국 화소붕은 정신을 잃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앞에 나서지 마. 내 말 명심해. 안 그러면 바로 칼을 그어버릴 테니까.”“당신들의 도련님 목숨은 비길
화소붕의 신분으로는 도성에서 무엇 하나 거칠 것이 없었다.그는 도성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했다.안 될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그런 자신이 하현에게 이렇게 휘둘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이렇게 고개를 숙일 화소붕이 아니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어이, 당신 정말 대단하군!”“도성에서 감히 우리 사람들을 다치게 할 뿐만 아니라 날 감히 납치했으니 말이야.”“이렇게 능력이 출중하다니, 당신 이름이나 알고 싶군그래!”하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하현.”“하현?”화소붕의 얼굴에 희미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분명 처음 듣는 이름이다.어디서 이런 인사가 툭 튀어나왔는지 모를 일이었다.하지만 하현, 그 이름 두 글자를 마음에 새기는 데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화소붕은 원망과 독기 가득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내 기억하지!”“당신의 정체가 뭔지 내가 알아내지 못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알아내기만 한다면!”“퍽!”하현은 술병을 하나 집어 들고 다시 화소붕의 머리에 내리쳤다.“날 협박하는 거야?”“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알아? 누군가 날 협박하게 놔두는 거. 어디 다시 한번 더 협박해 보시지?”“너, 이…”화소붕은 머리가 깨지고 얼굴이 피범벅이었지만 끝까지 이를 갈며 말을 이었다.“걱정하지 마. 도대체 누군지 내가 반드시 알아낼 테니까!”“그럴 필요 없어. 내가 직접 알려줄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바로 그때 입구 쪽에서 우르르 몰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이어 군중을 뚫고 차가운 목소리가 장내를 울렸다.“난 최 씨 가문의 최문성이에요. 화소붕, 당신이 마음에 잘 새겨 두었으면 좋겠군요.”남자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수십 명이 늠름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기껏해야 스무 살 좀 넘어 보이는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얼굴에는 아직 앳된 기운이 서려 있었다.최문성의 출현에 화소붕은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장내에
안나 일행은 최문성의 등장으로 뒤로 물러섰다.장내 분위기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긴장감만이 팽팽하게 감돌고 있었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하현과 방재인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다.“자, 화소붕.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제 사람들을 풀어주고 이곳으로 데려와.”“그 사람들 다치게 할 생각은 이제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 그들 중 하나라도 다치기라도 한다면 내가 당신 손을 절단 낼 테니까.”하현은 엄중한 목소리로 화소붕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화소붕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당신이 최 씨 집안 귀빈이라니 내가 최문성 체면을 봐서 오늘 밤 당신과 방재인을 괴롭히지 않겠어.”“하지만 나더러 사람을 풀어주라고? 꿈 깨!”“어디 재주가 있으면 날 찔러 죽여 봐!”“내가 눈썹 하나 까딱이라도 한다면 지나가는 개한테 형님, 형님 하겠어!”“하지만 당신 명심해. 내가 죽으면 당신은 절대 살아서 이 도성을 나갈 수 없어!”“우리 도성 화 씨 가문을 뭘로 보고 그러는 거야!”“감히 날 죽이려고 해? 최 씨 가문이 아니라 천왕 태자가 와도 당신을 지켜줄 사람은 없을 거야!”화소붕은 자포자기하는 상태로 치달아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옅은 미소를 지었다.“솔직히 말하면 당신들 도성 화 씨 집안도 도성에서만 힘깨나 쓰는 집안이잖아. 내가 원한다면 없애버리는 것쯤 어렵지 않아.”하현의 말이 울려 퍼지자 장내는 비웃음으로 가득 찼다.도성에서 이런 허풍을 떨다니 후환이 두렵지도 않은가?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띤 안나는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당장 집어치워! 당신 지금 화소붕을 붙잡았다고 감히 어디서 그따위 입을 놀리는 거야!”“능력이 있으면 화소붕을 풀어주고 나랑 한 판 붙어. 내 한 손이면 당신을 바로 죽일 수 있어!”그녀가 보기에 하현은 실력도 없으면서 허풍만 요란하게 떠는 사람처럼 보였고 언제라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방 사장의 직원이 창고에 간 이유는 방 사장이 당신한테 보낸 새 차를 20년도 더 된 오래된 차로 바꿔치기했기 때문이에요.”“변명할 필요 없어요. 내가 이미 세관에 가서 당시 방 사장님이 보낸 찻잎 입국 기록을 추적했어요.”“또한 당신이 어디서 그 오래된 묵은 차들을 구입했는지 그 판매자를 이미 찾아서 체포했어요. 언제든지 당신과 함께 대질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마지막으로 당신이 그 새 차를 어디에 숨겼는지도 알고 있어요.”“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이 일의 전모를 밝혀 당신 화 씨 집안의 체면을 구겨드릴 수 있단 말이죠.”“그러니까, 화소붕. 난 지금 당신과 상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한테 통보하러 왔단 말입니다, 아시겠어요?”“사람들을 모두 풀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계약서에 따라 잔금도 모두 지불해야만 해요. 한 푼도 빠뜨리지 말고 전부 다!”“지금 말씀해 보세요. 사람들을 풀어줄 거예요, 말 거예요? 돈은요? 지금 줄 거예요, 안 줄 거예요?”최문성은 두 손을 뒷짐진 채 엄중한 자세로 말했다.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추상같이 무겁게 떨어져 화소붕의 머릿속을 얼얼하게 만들었다.화소붕은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자신이 한 일을 최문성이 다 꿰뚫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그리고 최문성의 당당한 자태를 보니 그의 손아귀에는 아미 모든 증거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화소붕은 이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가 않았다.최문성이 하현에게 이렇게 깍듯하게 대할 줄도 몰랐다.뒤에서 그를 든든하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그를 위해 돈까지 받아주려고 나서고 있지 않은가!이런 사실을 되뇌자 화소붕의 불쾌함은 극에 달했다.지금까지 누구한테 이렇게 굴욕적으로 당한 적은 없었다.아무리 성질이 거칠고 제멋대로에 포악하기 이를 데 없는 화소붕이지만 그도 알 건 안다.최 씨 가문이 비록 최고의 가문은 아니지만 도성에서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관청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화소붕은 눈을
화소붕은 괴로운 듯 목을 움켜쥐며 일어섰고 얼굴에는 잔악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이 일로 그들은 손해를 보게 되었으니 어떻게 해서든 만회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게다가 지금 최문성이 하현을 도와주고 있다면 다음에는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직원들이 얼굴을 맞고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어디 한번 다시 건드려 보시지?”“퍽!”옆에 있던 최문성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안나는 직원들을 발로 걷어차 쓰러뜨렸다.“내가 이 사람들을 건드리면 뭐 어떻게 하려구? 내가 내 발로 이 사람들 찼어. 당신이 나한테 어떻게 할 수 있어?”“쉭ㅡ"안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현이 한 걸음 내디뎌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퍽!”안나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뭔가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쓰려고 했지만 하현의 움직임이 너무도 빨라 손쓸 틈이 없었다.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눈앞이 캄캄해졌다.하현의 한 방에 안나는 사정없이 휘청거리고 있었다.이 모습을 보고 모두들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하현의 힘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하현은 기세를 몰아 안나에게 뺨을 한 대 더 갈겼다.그녀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그녀는 이탈리아 군대의 왕이자 화소붕의 최고 강한 부하였다!안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하현을 바라보면서 왼손은 허리춤의 총기를 향해 뻗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손이 총기에 닿기도 전에 하현은 이미 그녀의 단전을 발로 세게 후려쳤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안나의 몸에서 그나마 남아 있던 힘이 모조리 빠져버렸다.“어떻게 해 줄까?”하현은 오른발을 안나의 얼굴에 얹혀 조금씩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었다.“내가 당신을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어?”“널 죽일 수도 있어!”“퍽ㅡ"하현은 발로 안나를 걷어찼고 그녀는 벽에 부딪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사람들은 풀어줬고 그럼 이제 돈은?”
최문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네, 결과 나왔습니다.”말을 하면서 그는 핸드폰을 꺼내 하현에게 몇 가지 자료를 전달했다.“대장님, 출입국관리소와 도성의 몇몇 관계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 사람들 모두 도성 사람들이 아니었어요.”“그들은 항성과 홍성이었어요.”“항성? 홍성?”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그들의 배후는 항성 이 씨 집안이야? 아니면 곽 씨 집안이야?”“둘 다 아닙니다. 하지만 홍성 사람들은 강호의 의리 따위 중시하지 않는 작자들입니다. 돈만 있으면 무슨 짓이든 하죠.”“천계 조이팰리스에서 대장님을 저격한 사람에 관해 제가 사람을 보내 몇 가지 알아봤는데요. 여우 가면 하나와 버려진 총 외에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물론 여우 가면과 총도 도성 경찰서에 보내 검사를 해 봤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찾더라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거라는 걸 상대가 알고 버린 것 같습니다.”“여우 가면?”하현은 미간에 희미한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그거 어디 있어? 나한테 좀 보내달라고 해 봐. 내가 좀 봐야겠어.”최문성은 재빨리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밀봉된 상자를 보내왔다.하현은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 여우 가면을 본 순간 흠칫 놀랐다.상자를 열자마자 은은하고 그윽한 향내가 콧등을 감싸며 사정없이 코를 자극했다....하현은 최문성에게 방재인 일행의 안전을 부탁한 후 그 자리를 떠났다.최희정이 납치된 것과 저격수를 추적하는 일은 모두 최문성에게 맡겼다.화소붕은 하현에게 있어 더 이상 위협거리가 되지 않았다.화소붕이 만약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아는 도리를 깨친 사람이었다면 서로 다툼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하현은 만약 화소붕이 다른 생각을 먹고 있다면 도성 화 씨 가문이 얼마나 썩었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그때 가서 완전히 싹을 잘라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송산 빌리지로 다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설은아는 뺨을 맞고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 옆에는 경찰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모두 못 본 척하며 뭔가를 찾는 데 열중할 뿐이었다.“넷째 도련님,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에요?”“어제까지 얘기 잘 나눴잖아요.”“그런데 왜 오늘...”설은아는 이들과 직접 얼굴 붉히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멀찍이 서 있는 화옥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쫙쫙!”붉은 치마를 입은 여자는 설은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연달아 따귀를 또 때렸다.“설은아, 뭘 모르는 척하고 있어!?”“어제 넷째 도련님이 당신을 데리고 카지노를 참관한 후에 카지노에서 절대옥패를 잃어버렸어!”“당신이 훔쳐 간 게 아니라면 누구겠어?”설은아는 어이가 없었다.“카지노에서? 우리 정 씨 가문과 넷째 도련님이 합작한 카지노에서?”“제발 작작 좀 해! 그만 모른 척하라구!”“넷째 도련님은 당신한테 진심으로 대했는데 당신은 뭐야?”“당신은 정말 개 돼지만도 못해. 나 허빈우가 오늘 당신을 죽이지 않으면 성을 갈겠어!”허빈우라는 이름의 여자는 분명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손을 쓰는 모습이 여간 사납고 악랄하지 않았다.설은아는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 허빈우의 따귀를 맞고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퍽!”“빨리 네 죄를 인정해!”“퍽!”“어서 빨리 내놔!”“퍽!”“이 도둑놈, 염치도 없는 도둑놈!”허빈우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비난과 질투가 뒤섞인 표정이 가득했다.그녀는 설은아의 멱살을 잡고 설은아의 얼굴에 두 손을 휘갈겼다.“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기나 해?”“당신이 오늘 넷째 도련님의 절대옥패를 꺼내놓지 않으면 넌 오늘 감옥에 갇히게 될 거라구!”허빈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어제 설은아와 화옥현이 만났을 때 화옥현은 설은아에게 약간의 애정을 보였고 환심을 사려고 했다.비록 집안의 부자가 모두 멋을 알고 예법에 얽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