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래가 정말 성사된다면 그럼 수수료는...1%만 갖는다고 해도 그건 장기성에게 있어서 평생 만져보지 못할 액수다.장기성은 가슴을 툭툭 치면서 자기를 믿으라고 하고 열쇠를 바로 건네주었다.“계속 거기 서 있을 거예요?”최서준은 열쇠를 건네받고 장난스레 얘기했다.“아닙니다! 지금 가서 처리하겠습니다!”장기성은 바로 카드를 들고 이곳을 빠져나갔다.“됐어. 이제 이곳은 경성에 있는 내 집이야. 누나, 앉아서 얘기 좀 해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자리에 앉자마자 최서준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서준아, 네 상처는?”김지유는 대답하지 않고 피 가득한 최서준을 보더니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 이미 다 나았어.”이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약종에서 그 신비한 힘을 흡수한 후로부터, 최서준은 상처 회복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다.김지유는 그제야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무독교의 노인이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무강은 정말 메마르고 척박한 곳이었다.무독교는 다른 종문들과 달랐다. 무독교의 교주는 죽기 직전 모든 지식을 김지유에게 전수해주고 자기의 내공을 모두 김지유에게 줘버렸다.그 이후 김지유는 계고해서 결계를 공고하게 만든 후 바로 나와서 최서준을 찾으러 왔다.“누나, 지금 도대체 어떤 실력인 거야.”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무군 여덟 번째 단계야. 하지만 그분은 무왕이셨어. 다만 내공을 전수해줄 때 내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손실이 생겼지.”김지유가 웃으면서 설명했다.최서준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눈 깜빡할 사이에 김지유에게 이런 능력이 생기다니.전까지만 해도 김지유는 금방 종사가 되었는데 말이다.“근데 누나가 왜 경성에 있는 거야?”최서준이 또 물었다.“남양에 있었지만 네가 떠난 이후로 난 무독교의 교주가 되었어. 그리고 무독교를 시켜 너의 상태를 주시하게 했지. 그리고 며칠 전에 네가 경성에서 포위당한 채로 싸우고 있다고 하길래 남양에서 나와 경성으로 달려왔어. 내가 제때 와서
“무슨 심산?”김지유는 아까 진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을 몰랐다.“진씨 가문 사람들은 그냥 짐승보다도 못한 놈들이야!”주하은의 일을 들은 김지유는 바로 욕을 뱉어냈다. 그리고 물었다.“네가 무슨 체질이길래 그런 작용을 한다는 거야?”주하은은 말을 더듬으면서 대답했다.“나, 나도 잘 몰라….”김지유는 더 묻지 않았다. 입을 다물고 있던 그녀는 주하은을 보면서 말했다.“서준이가 내일 비경에 들어가는데 혹시...”“혹시 뭐?”주하은은 되물은 것을 금세 후회했다.김지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주하은도 예상한 말이었다.“이번 기회를 틈타서 서준이랑 잘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그 말에 최서준은 어색해져서 헛기침하면서 말했다.“콜록, 콜록. 누나, 무슨 소리 하는 거야.”“흥, 싫어?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니까 이러는 거야. 걱정하지 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주하은은 잘 알고 있으니까. 전에도 계속 서준이가 아니면 결혼 안 하겠다고 했어. 그렇지, 하은아?”김지유는 이미 고개를 푹 숙인 주하은을 보면서 물었다.“몰라. 너희랑 말 안 할 거야. 두 사람이 같이 날 괴롭히잖아!”주하은은 일어나서 도망쳐버렸다.원래는 친구끼리 한 말이었는데 그걸 최서준 앞에서 얘기해 버리다니. 주하은은 두 사람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었다.“쯧쯧, 결국 이렇게 됐잖아.”최서준은 말만 그렇게 할 뿐, 표정에서나, 동작에서나 화가 나 보이지는 않았다.김지유의 손을 잡자 그녀의 손에 상처가 난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김지유가 전에 자기를 위해 한 일을 떠올리고, 또 이번에 자기를 구하러 와준 것을 생각하니 감동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결혼을 약속한 사이니까 말이다.“누나.”“응?”“우리 재혼할까?”“뭐?”너무 갑작스러운 말에 김지유는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깜짝 놀라버렸다.“싫어?”최서준이 물었다. 어느새 그의 심장도 점점 빠르게 뛰고 있었다.설마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건가?“어떤 바보가 프러포즈하는데 준비 하나 없이 하냐!”
“양보한다고 한 적 없어.”김지유가 작게 웃음을 흘렸다.“그럼...”주하은이 호기심에 물었다.“너만 서준이를 좋아하는 줄 알아? 너뿐만이 아니야. 난 언니가 여섯 명이나 있어. 우리는 모두 나중에 서준이랑 결혼하기로 약속했어.”그 말에 주하은이 놀라서 멍해졌다.“아내가 일곱 명... 그게 어떻게...”주하은이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안 될 게 뭐가 있어? 하은아, 넌 일반인이지만 무술인들을 많이 접해봤잖아. 그러니 알 거야. 서준이 같은 사람은 일부일처제로는 안되는 사람이야.”김지유의 말에 주하은은 세계관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다.하긴, 최서준 같은 사람을 어찌 일반인과 같이 취급하겠는가.그 점을 생각한 주하은은 김지유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불확실한 어투로 물었다.“그러니까 첩이 되어라는 거야?”주하은의 머릿속에는 드라마의 줄거리가 펼쳐지고 있었다.“하하, 하은아. 난 그런 뜻이 아니야. 우리가 다 서준이랑 결혼하고 싶어 하는 건 맞지만 우리는 다 자매야. 물론 네가 그런 취향이라면... 반대는 안 하겠지만.”김지유가 작게 웃었다.“너... 짜증 나.”주하은은 부끄러워서 화가 날 것만 같았다.그녀는 그대로 김지유에게 방을 내주고 나왔다. 그리고는 바로 최서준의 방으로 갔다.“저 여자는 용음지체야!”연석진이 갑자기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얘기했다.“네? 용음지체요?”최서준은 이해할 수 없었다.“진씨 가문에서 구해온 그 여자, 바로 용음지체야! 이런 체질은 만 명 중 하나로 나타나기에 엄청 희귀해. 만약 남자로 태어났다면 어마어마한 재능을 이어받을 텐데, 안타깝게도 여자로 태어났구나.”연석진이 한숨을 쉬면서 얘기했다.“그러니까, 진씨 가문에서 하은 씨의 체질을 눈치채고 경성으로 데려온 거라는 뜻이죠?”최서준은 바로 연석진의 뜻을 이해했다.“그래! 내 생각이 맞다면 진씨 가문의 비경 속에 무황이 존재하고 있을 거야. 이런 것들은 우리 같은 늙은이들만 아는 것이거든.”최서준은 고민에 빠졌다.이윽고 방문이 열리
최서준은 주하은이 자기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최서준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고민하는 동안, 주하은은 최서준의 옆으로 와서 옷을 하나둘씩 벗기 시작했다.“하은 씨, 이러지 말아요.”최서준은 급급히 옷을 주워서 주하은에게 걸쳐주었다.“서준 씨, 제가 싫은가요?”주하은은 얼굴이 붉어져서 부끄러운 말투로 최서준을 향해 물었다.“아니요, 난...”“싫은 게 아니라면 제 몸으로 서준 씨를 도울래요. 전... 전 좋아요.”주하은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는 최서준의 눈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전 서준 씨가 주씨 가문에 나타났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후에 지유랑 약혼했다는 걸 알고 엄청 속상했어요. 그리고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아까 지유가 나한테 얘기해줬어요. 괜찮다고. 그러니까 서준 씨, 좋아해요.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서준 씨는 어때요?”주하은은 옷을 걸쳐주는 최서준의 손을 꽉 잡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주동적인 주하은을 보면서 최서준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최서준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 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얘기했다.“하은 씨, 마음은 고마워요. 하지만 지금의 나는 사랑이나 감정을 생각할 시간이 없어요. 아직 보육원의 복수를 다 하지 못했으니까요. 아직 누나들도 다 찾지 못한 상태고 가문의 멸망 때문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 얘기는 나중에 해요. 네?”그 말을 들은 주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서준 씨, 기다릴게요!”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최서준의 방을 떠났다.멀어지는 주하은을 보면서, 최서준은 그제야 숨을 돌렸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연석진에게 물었다.“용음지체는 어떻게 해결합니까?”“이런 체질은 원래도 희귀한 체질이라 해결 방법이 없어. 하여튼 난 못 들어봤어. 넌 왜 저 여자를 거절한 거야. 두 사람이 밤을 보내고 나면 체질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잖아.”연석진의 장난스러운 말에 최서준은 대답하지 않고 더 묻지도 않았다. 그저
청룡과 만난 후, 두 사람은 같이 비경 입구로 왔다. 현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경성에서 내로라하는 가문들이 다 이곳에 모였다. 최서준은 그 가운데서 아는 얼굴을 발견했다. 진씨 가문의 진원태, 인씨 가문의 인무석 등... 하지만 그 외에도 길거리 패들이 더욱 많았다. 하지만 다들 종사가 아닌 무후급의 고수였고 나이도 30대 정도였다.청룡과 최서준이 도착한 것을 보고도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아 했다.최서준은 인무석이 주었던 가면을 쓰고 평범한 사람처럼 위장했다. 이곳에서는 그 누구도 최서준을 알아볼 수 없어. 오직 인무석 본인만이 최서준의 신분을 알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최서준도 남몰래 그에게 인사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밝은 빛이 서서히 하늘을 덮었다.아무 예고도 없이, 허공에 네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알 수 없는 기운을 풍기고 있었는데 무후급보다 퍽 강해 보였고 진정한 실력은 알 수 없을 정도였다.네 사람의 등장에 그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 네 사람은 비경과 연관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네 사람 중, 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시간이 되었으니 이 비경을 열도록 하겠다. 비경을 열기 전에 두 가지만 얘기하지. 40세 이하, 무군급 이하만 들어갈 수 있다. 이 점을 어기는 자는 바로 사살한다.”“이런 요구가 붙은 것은 이 비경이 새로 발견된 비경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부의 환경이 취약하다면 무군이 들어가는 순간 공간이 비틀어질 것이다.”“새로 발견된 이 비경은 주인이 없으니 중추를 컨트롤 하는 사람이 바로 비경의 주인이 될 것이다.”“마지막으로, 이 비경 안쪽의 상황은 우리도 잘 모른다. 그러니 들어간 자의 생사는 책임지지 않는다.”“그리고 지금, 비경을 열겠다!”말을 마친 다른, 그는 패쪽 하나를 꺼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네 사람이 사각형 모양으로 서서 각자의 기운을 패쪽에 불어넣고 있었다.그러자 신기한 장면이 펼쳐졌다. 네 사람의 기운이 모임에 따라 그 중앙의 공간이 왜곡되더니 블랙홀
힘을 합치라고?최서준은 들으면 들을수록 웃음이 나왔다. 지금에 와서야 힘을 합치라니. 비경 안이 피바다가 되지 않는 것을 바라는 게 더 나을 법했다. 들어갈 수 있다고 얘기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물쭈물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최서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블랙홀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네 고수가 동시에 비경을 열자 최서준은 걱정은 내버려둔 채 그들을 믿고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머리가 어지럽더니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낯선 곳에 떨어져 있었다.고즈넉한 곳에서 모래바람이 산산하게 불어왔다. 하늘은 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최서준이 주변을 돌아볼 때, 청룡이 갑자기 나타났다. 아마도 최서준 다음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청룡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최서준은 청룡과 함께 주변을 수색하기로 했다.이곳은 아주 신기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최서준이 앞서 경험했던 비경들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물론 황폐한 황무지에 아무 사람도 없다고 하지만 영기는 보통 비경보다 더욱 짙었다. 만약 이곳에서 오랫동안 수련한다면 현천약종에 있을 때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곳은 용문비경과 마찬가지로 수련하기 딱 좋은 영기를 갖고 있었다. 기운을 내뿜어 간단히 확인해 본 결과, 최서준의 실력은 이곳에서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그 점을 파악한 최서준은 실력을 조절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같은 무후라면, 최서준은 그 누가 와도 자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인무석과 진원태도 나타났다.사람이 많아질수록 이곳에는 점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이윽고 입구가 점점 작아지더니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졌다.대충 보니 몇십 명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다들 무후급이었는데 대부분 높은 단계의 고수들이었고 낮은 단계의 무후는 적었다.“처음 만나는데, 같이 돌아다녀 볼까요?”청룡이 먼저 입을 열었다.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최서준과 청룡을 힐긋 본 후 경계심을 세우고 다른 방향으로 떠나갔다.진원태도 마찬가지였다.
엥?정말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존재가 있는 건가?최서준은 다시 한번 자세히 기운을 읽어보았다.사람과 생긴 모양은 비슷하나 귀가 얇고 길고 상당히 우아한 외모를 갖고 있었으며 화려한 옷을 입은 채 사람들 중간에 끼어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피난 가는 사람처럼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고 그 뒤에는 무슨 종인지 모를 야수들이 있었다.최서준은 자기 기운을 숨기고 일반인인 것처럼 옆에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최서준 곁에 와서 최서준을 보더니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행동대장 같아 보이는 사라이 걸어와 대하의 언어로 말을 걸었다.“왜 여기에 있는 거지? 이곳은 저녁에 야수가 출몰하는 곳이야. 보아하니 무림 고수는 아닌 것 같은데, 얼른 부족으로 돌아가!”따뜻한 위로였다.이곳에 부족이 있다니.설마 농경시대인가?속으로 생각하던 최서준이 입을 열었다.“솔직하게 얘기하면 원래는 형제들과 함께 사냥을 하러 나왔는데 알 수 없는 바람에 날려가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전 지금 방향감각을 완전히 잃고 말았어요.”최서준은 일행들이 사냥도구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거짓말을 지어냈다.“그렇구나. 그럼 그쪽은 어느 부족 사람이지?”남자가 또 물었다. 외모만 봤을 때는 거칠어 보였는데 생각보다 세심한 사람이었다. “전 원래 대하 부족에 있던 사람입니다. 이곳은 어디죠?”최서준은 아무렇게나 이름을 지어서 얘기했다. 아무리 이곳의 사람이라고 해도 모든 부족의 이름을 다 알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는 최서준이 말한 부족 이름을 듣더니 고민하다나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모두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남자는 최서준을 의심하지 않고 얘기했다.“이거 참 미안하게 됐네. 우리도 그 부족이 어딘지 몰라. 그럼 이렇게 하지. 우리는 야밤정령 부족의 사람들이야. 밤도 깊었으니 곧 야수들이 출몰할 거야. 일단 우리랑 함께 숲으로 들어가자. 오늘 밤을 일단 넘기고 내일 돌아가는 길을 찾아봐, 어때
부족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으로서 그만한 고수가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래서 고수가 없는 부족에서는 다른 종족의 고수를 모셔 와 부족을 지켜달라고 한다. 하지만 매 부족의 고수들도 실력 차이가 많았다.“최서준, 정말 대단하네. 젊은 나이에 부족의 사람들과 함께 나와서 사냥이라니.”그 남자는 최서준을 보고 그저 일반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저 고수들을 따라 사냥에 나와 시야를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최서준이 이어서 얘기했다.“어쩔 수 없죠. 우리는 아주 작은 부족이라 매일 식량을 위해 움직여야 하니까요.”대화를 나누면서 최서준은 이 남자의 이름이 진기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면서 비경 속의 사람들이 보통 야수를 사냥해서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야수들도 사람을 잡아먹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숲을 지나가던 최서준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거대한 나무를 보게 되었다. 먼 곳에서 봤을 때는 그저 아무 감각도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나무 밑에서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전율이 퍼지는 것만 같았다. 나무의 뿌리는 거의 빌딩 한 채 같았다. 아마 몇십 명이 두 팔을 벌리고 안아야 안을 수가 있을 것 같았다.이곳에 도착하자 계속 입을 닫고 있던 야밤정령이 드디어 입을 열어 진기준에게 얘기했다.“일을 다 봤으면 나무에 와서 날 찾아. 시킬 일이 있어.”그의 목소리는 꽤 듣기 좋았다. 말을 마친 정령은 바로 나무 위로 날아갔다.진기준은 간단하게 대답한 후 최서준에게 얘기했다.“보지 마. 저기는 정령들이 사는 곳이야. 우리는 다 이곳에 살아.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나랑 같이 자야겠어.”말을 마친 후 바로 최서준을 끌고 가려고 했다. 서른 명이 넘는 사람들은 다 각자의 처소로 움직였다.진기준은 최서준을 데리고 자연의 모습이 가득한 텐트로 왔다. 이름 모를 야수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텐트였는데 뒤에는 금방 야수를 사냥하고 돌아오는 사람 네 명이 온몸에 피를 묻힌 채 들어오고 있었다.여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