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진기의 가격은 점점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결국 누군가가 영석 3천 개로 마지막 파진기를 가져갔다.진이군은 이윽고 다음 물건을 소개했다.경매회에서는 좋은 물건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졌다.무군을 상대할 수 있는 방어 도구라거나, 무군을 살해할 수 있는 독이라거나...시간이 흐르고 흘러 마지막 경매품만이 남았다.진이군이 손을 흔들어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제는 이번 경매회의 가장 하이라이트입니다. 아마 다들 소식을 들었을 겁니다. 이 파경단은 시작 가격이 영석 2천 개 입니다.”진이군의 말에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그저 본인들끼리 수군거릴 뿐이었다.한참 지난 후, 누군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가주님, 그래도 한 번 소개해 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쓰는 파경단인 줄 알겠습니다.”입을 연 사람은 바로 무군이었다.무군의 말에 진이군이 이어서 얘기했다.“그렇군요, 제 실수입니다. 선생님께 필요하신 건 3품 단약이니 제가 어찌 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건 4품 파경단으로, 무군이 되고 싶은 무후들이 사용합니다.”진이군이 다시 설명했다.그러자 자리에 있는 무후들의 마음이 흔들렸다.“파경단이라니! 영석 3천 개!”“그러게 말이야. 정말 파경단이 존재하다니. 난 4천 개를 부르겠어!”“저 단약만 있으면 비경은 내 것이야. 5천 개!”...“만개.”그 말에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입을 연 사람은 바로 우씨 가문의 우기호였다.영석 만개라니. 거의 2조에 달하는 거금이 아닌가. 대하 전체를 놓고 봐도 이런 어마무시한 재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청룡은 입을 열지도 못했다. 그의 눈에는 불쾌한 감정이 가득 담겨있었다.아무리 모아도 명문가에 비하면 여전히 모자라다니.청룡은 진성철에게서 돈을 미리 빌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이윽고 누군가가 얘기했다.“만 2천 개.”사람들은 목소리를 찾아 시선을 돌렸다.“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야! 저 사람도 올 줄이야!”“이미 40
다섯 명문가의 경쟁이라니. 일반인은 이미 그 싸움에 끼지도 못한다. 아무리 무술 가문이라고 해도 재력 면에서는 명문가에 비빌 수가 없었다.이 파경단을 갖는 사람은 곧 비경을 접수할 수 있기에 다섯 가문 모두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그들은 너도나도 소리 높여 금액을 부르기 시작했다.“2만 개!”“2만 천!”“2만 2천 개!”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가는 영석 2만 5천 개가 되었다.그 가격은 한씨 가문의 가주, 한민기가 이를 악물고 부른 가격이었다/경성의 명문가라고 해도 이 가격은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다들 알다시피, 영석이 파다만 산맥이라고 해도 만개나 채굴할 수는 없다.이건 거의 두 산맥을 다 뒤져야만 찾을 수 있는 양이다. 그러니 아무리 경성의 명문가라고 해도 이제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영석 2만 5천 개. 2만 5천 개. 2만 5천 개! 축하드립니다, 한민기 씨!”진이군은 웃으면서 얘기했다.갑자기 준비한 경매이긴 하나 진씨 가문은 큰돈을 벌게 되었다. 게다가 마지막 경매품은 수수료만 20%이니 영석 5천 개를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그러니 진이군은 기쁠 수밖에 없었다.“이제 이번 경매는 정식적으로 끝입니다. 그리고 진씨 가문 주변에 기념품들도 준비해 두었으니 필요하면 챙기십시오.”말을 마친 진이군은 유유히 장내를 벗어났다.“파경단 하나에 영석 2만 5천 개라니... 이럴 줄 알았으면 어르신께 미리 얘기 드릴 걸... 분명 우리를 도와주셨을 겁니다.”청룡은 준비가 부족했던 자신에게 실망한 듯했다.“이상함을 눈치 못 챘어요?”최서준이 담담하게 물었다.“뭐요?”“진씨 가문은 8대 가문 중 하나인데 왜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을까요? 이번 비경 쟁탈에 욕심이 없는 걸까요?”“그렇다면 파경단이 하나가 아니라는 거예요? 진씨 가문에 더 많을 거라는 뜻인가요?”청룡은 최서준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최서준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청룡은 얼른 최서준을 끌고 진이군의 뒤를 밟았다.하지만 그 생각을 하는 건 최서준뿐만이 아니
최서준은 청룡과 함께 진씨 가문에서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모퉁이를 돌 때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저 사람은...’최서준이 확인하려고 할 때, 그 사람은 이미 사람들에 섞여 진씨 가문 안으로 들어갔다.“먼저 들어가요. 나는 일이 좀 있어서요.”최서준은 청룡을 내버려 두고 설명을 덧붙인 채 그 뒷모습을 따라갔다.만약 제대로 봤다면 그 사람은 바로 주하은이다. 주하은이 왜 여기에 있을까. 최서준은 호기심을 갖고 뒤를 따랐다.진씨 가문 저택.누군가가 주하은을 끌고 이곳으로 왔다.안에는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도련님,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안에 앉아있는 사람은 바로 진씨 가문의 첫째 아들 진원태와 둘째 아들 진원화였다.진원태가 손을 저어 사람들을 내보낸 후 주하은을 보면서 얘기했다.“하은아, 생각은 끝났어?”“사촌 오빠, 아무리 내가 경성에 온 후 오빠들이 나한테 계속 잘해줬다고 해도... 오빠한테 시집가는 건 안 될 일이야. 우리는 사촌이잖아!”주하은이 고개를 저으면서 거절했다.“그게 뭐 어때서. 사촌끼리 결혼하는 건 가문 내에도 종종 있는 일이야. 게다가 너는 우리랑 먼 친척이잖아. 네 할아버지는 우리와 거의 피도 안 섞였어. 그것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어.”“사촌 오빠, 이러지 마, 난...”주하은이 난감한 표정으로 얘기했다.“하은아, 도대체 뭘 걱정하는 거야. 경성 진씨 가문 도련님도 너의 눈에는 안 차는 거야?”진원태가 자리에 앉아 주하은을 보면서 압박을 가했다.“사촌오빠, 난 남자친구가 있어.”주하은은 결국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남자친구가 있는 게 뭐 어때. 그 사람이 나보다 잘났어? 하은아, 네가 나한테 시집오기만 하면 넌 진씨 가문 도련님의 아내가 되는 거야. 몇십 년 후면 넌 진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는 거고. 그런데 뭘 더 고민할 게 있어.”진원태가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주하은의 말은 귓등으로 들은 것만 같았다.그는 머리가 정상인 여자라면 무조건 자신을 고를 것이라고 생각
본색을 드러낸 진원화가 주하은을 비웃으면서 차갑게 얘기했다.“흥, 네가 전설 속의 로정 체질에다가 진씨 가문 사람만 아니었어도 우리 형이 너한테 친절을 베풀 이유 따위는 없었어. 넌 모르겠지만 우리 형이 네 첫 경험을 가져가기만 하면 형은 무조건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거야.”“이게 무슨 소리야.”주하은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원태를 쳐다보았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를 사촌 오빠로 생각해 왔다니.진원태가 이런 더러운 마음을 품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렇지 않으면 네가 정말 예뻐서 너한테 한눈에 반한 줄 알았어? 경성에 널리고 널린 게 미녀들이야. 흥.”주하은의 질문에 진원태도 부인하지 않고 주하은을 향해 걸어오면서 얘기했다.주하은은 놀라서 뒤로 물러나면서 물었다.“도대체 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어떻게 하긴, 이미 알고 있잖아. 걱정하지 마. 안 아프게 할게.”진원태는 웃으면서 주하은 옆으로 천천히 다가왔다.“너... 너 꿈도 꾸지 마! 죽는 한이 있어도 너한테 놀아나지 않을 거야!”주하은은 갑자기 비수를 꺼내 자기 목에 갖다 댔다.그 모습을 본 진원태는 진원화를 돌아보더니 이윽고 큰 소리로 웃었다.“하하하, 네가 일반인이 아니라 무술을 배운 사람이라고 해도 내 앞에서는 쉽게 죽지 못할걸?”진원태는 크게 웃으면서 기운을 내뿜어 주하은을 압박했다.진원화는 그 기운을 느끼고 얘기했다.“형, 실력이 또 늘었네? 무후 네 번째 단계인 나는 형 앞에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무후도 견뎌내기 힘든데, 일반인인 주하은은 얼마나 힘들까.주하은은 마치 온몸에 족쇄가 채워진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칼을 목에 찔러넣기는커녕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진원태는 주하은의 곁으로 와서 비수를 걷어차 버렸다.그리고 손바닥으로 주하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이 얼굴이 아깝게 되었네. 아까 내 말을 들었더라면 결혼을 해줄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내가 널 먹고 버렸다는 소문이 나면 나한테도 안 좋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네가
무후 두 명이 싸움에 일반인인 주하은이 휘말린다면 죽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래서 최서준은 주하은부터 보호해야 했다.큰 소리에 주하은은 천천히 두 눈을 떴다.이윽고 최서준을 본 그녀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서준 씨... 에요?”최서준은 주하은의 표정을 보고 대답했다.“그럼 내가 귀신으로 보여요?”“정말 서준 씨에요? 내가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데요!”주하은은 바로 최서준의 품으로 안겼다.기뻐하는 주하은과는 달리, 진원태와 진원화의 표정은 흙빛이 되어있었다. 진원태는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물었다.“너 도대체 누구야! 여기가 어딘지 알고 쳐들어온 거야? 감히 진씨 가문에 쳐들어오다니! 죽여버리겠어!”진원태는 경성에서 이만한 실력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들의 얼굴을 다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이 낯선 얼굴은 타지인이거나 다른 종문의 제자일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 다 자기를 못 알아보자 최서준은 자기소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그는 그저 씩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바로 하은 씨 남자친구다.”품에 있던 주하은은 최서준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서준 씨가 내 남자친구라고 했어!’그 순간, 주하은은 온몸에 열이 오르고 심장이 더 빨리 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최서준의 몸에 자기를 새겨넣을 것처럼 더욱 세게 그를 그러안았다.“남자친구라고? 그럴 리가.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주하은은 쭉 남양에서 살았어. 너 같은 놈이랑 알고 지낼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넌 도대체 어느 종문이야. 말해! 그러면 종문을 생각해서라도 봐 줄 수 있으니까.”진원태는 최서준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최서준의 출신을 알아내려고 했다.하지만 최서준은 출신이 없는 사람이다.“믿을지 말지 마음대로 해.”최서준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었기에 바로 떠나려고 했다.진원태는 순식간에 최서준의 앞에 나타나서 그를 막으면서 말했다.“가고 싶으면 가도 되지만 이 여자는 두고 가.”“싫다면?”“여기는 진씨 가문 저택이야. 정말 우리 가문의 일에
“아버지, 주하은을 뺏겼습니다.”진원태는 솔직하게 아까 일어난 일을 얘기했다.진이군은 어두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진작 시작했어야지. 괜히 기다린다고 설치더니만, 이제 어떡할 거냐! 다 잡은 고기를 놓쳤잖아!”“아버지, 전 로정의 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그랬을 뿐입니다. 이런 일이 생길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됐다. 이 일은 나한테 맡겨. 넌 내일을 위해 준비하고 있어.”진이군은 뭐라 더 말하려는 진원태의 말을 끊고는 최서준이 떠난 방향으로 떠나갔다.오늘 밤은 심상치 않은 밤이 될 것이다....최서준은 허공에서 방향을 읽은 후 바로 청룡 기지로 달려갔다.일반인인 주하은이 있으니 싸움을 일으키면 안 된다. 게다가 아까 연석진이 귀띔해주길, 무군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최서준은 그 무군이 진이군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그래서 훼이크를 주고 바로 도망친 것이었다.“최서준 씨,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예요?”최서준 품에 안겨서 하늘을 날고 있는데도 주하은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넉살 좋게 최서준에게 질문을 건네고 있었다.최서준은 아까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하은의 남자친구를 자칭한 사실이 떠올라 얼굴이 저도 모르게 뜨거워졌다. 그래서 애써 모른 척 하면서 얘기했다.“마침 우연히 지나쳤을 뿐이에요. 맞다, 아까 남자친구라고 했던 건 내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였으니까 크게 신경 쓰지 말아요.”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 ‘분명 나를 구하러 오신 거야.’주하은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속삭였다.“괜찮아요.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요.”빠른 속도로 날고 있던 터라 최서준은 제대로 듣지 못해서 다시 물었다.“뭐라고요?”“그러니까, 정말 남자친구가 되어도 된다고요.”주하은은 용기를 내서 크게 외쳤다.최서준은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다 들었다.하지만 최서준이 어떤 대답을 할지 생각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연석진이 얘기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의 놈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최서준이 용문비경
“너 이 자식, 종문의 보호가 있으니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거로 생각한 거야? 대놓고 진씨 가문에 나타나다니, 이제 널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한태호가 담담하게 얘기했다.또 무군이라니.최서준은 자기가 무군 앞에서 반항 한 번 못하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한씨 가문에서 산 파경단에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파경단을 보호하지 않고 여기를 와? 한씨 가문에서 산 파경단을 다른 사람 손에 쥐여줄 건가?”“흥, 파경단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 사이에 기회를 찾아 널 죽이려고 했어. 한씨 가문은 파경단을 살 능력도, 그걸 지켜낼 능력도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냥 편히 죽어!”한태호는 말을 마친 후 아무 예고도 없이 바로 최서준을 향해 달려갔다.그러자 최서준은 얼른 도망쳤다.“감히 어딜 도망가려고!”한태호는 바로 최서준의 뒤를 따라잡아 최서준의 등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최서준이 허공에서 날아가고 있을 때 한태호가 또 빠르게 그를 따라잡아 최서준의 허리를 발로 차버렸다.공격 두 번에 최서준은 큰 부상을 입었다.비경으로 들어가 숨으려고 하던 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감히 내 동생을 괴롭히는 거야!”이윽고 먼 곳에서 한 사람이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순식간에 최서준의 앞에 나타났다.“지유 누나!”최서준은 김지유를 보고 깜짝 놀랐다.흰옷을 차려입은 김지유는 마치 선녀같이 우아했다.“서준아, 괜찮아?”김지유는 최서준의 몸을 부축해서 일어나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괜찮아, 죽을 정도는 아니야.”최서준은 피를 약간 토해내고 말을 이어갔다.“누나가 여길 왜 와. 얼른 가! 이 사람은 무군이라고!”최서준은 김지유를 데리고 도망가려고 했다.하지만 김지유는 바로 돌아서서 한태호를 향해 소리쳤다.“감히 내 동생에게 손을 대? 죽어!”말을 마친 김지유는 바로 그림자로 변해 달려나갔다.그제야 최서준은 김지유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기운은 마치 일반인과 같았다.하지만 일반인
그 모습을 본 최서준은 크게 놀랐다.한태호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인데, 김지유의 공격 한 방에 이렇게 죽다니.비경 속의 연석진도 놀라서 감탄했다.“이건 도대체 무슨 독이지?”금침독벌레가 천천히 김지유의 몸에 들어가자 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누나, 어떻게 된 거야. 얼마나 지났다고 이렇게 강해진 거야.”“이따가 얘기해. 지금은 한가하게 얘기할 시간이 아니야.김지유는 먼 곳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최서준을 끌고 가려고 했다.“잠깐.”최서준이 얘기했다.김지유가 의문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주하은 씨가 아직 아래에 있어.”최서준이 발아래를 가리키면서 얘기했다.김지유는 그제야 산 아래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바로 주하은이었다.최서준만 걱정하느라 자기의 친구인 주하은이 있었다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두 사람이 왜 같이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 궁금했지만 누군가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김지유는 얼른 두 사람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얼마 후.“우리 어디 가?”김지유는 최서준과 주하은을 데리고 날면서 물었다.최서준은 그제야 자기가 경성에서 묵을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청룡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그쪽에 머물 곳 있습니까?”최서준은 바로 용건을 얘기했다.“왜요? 최현무가 설마 경성에 머무를 곳 하나 없는 건 아니겠죠? 괜찮다면 청룡 기지로 오세요. 방을 내어드리죠.”청룡이 비웃는 말투로 얘기했다.옆에 있는 두 절세미인을 본 최서준은 그들을 데리고 기지로 가는 것은 약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그럼 됐어요. 내일 봐요.”내일이면 비경으로 들어간다. 그러니 김지유와 주하은이 머물 곳을 찾아봐야 했다.최서준은 경성에 집을 하나 살까, 생각하기도 했다....로얄 부동산 회사. 이름만 들어도 일반인들이 살 수 있는 집이 아닌 것 같았다.세일즈맨인 장기성은 프런트에서 졸고 있었다.“기성 씨, 지금 밤 열 시인데, 아직도 퇴근 안 해요?”경비원이 장기성에게 귀띔해주었다.시간이 몇 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