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오연려는 그 모습을 보고 천천히 얘기했다.“이분이 바로 8대 명문가 중 하나인 인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 인무현 도련님이다! 그리고 천룡파 인용왕님의 친동생이기도 하지.”최서준은 멍하니 서 있었다. 정말 인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누군가 했더니, 인씨 가문의 사람이었군.”오연려는 최서준이 크게 놀라지 않는 것을 보자 화를 발칵 냈다.“인무현 도련님을 뵈었으면 무릎부터 꿇어야지!”인무현이 얘기했다.“날 보고도 그대로 서 있다니. 정말 죽고 싶은 거야?”인무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몸을 일으키더니 종사 급의 기운을 내뿜었다.하지만 최서준에게 있어서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었다.“그럼 내가 누군지는 알아?”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멍해서 물었다.“네가 누군데.”최서준은 약간 미소 지으면서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난 네 조상님이야.”“죽고 싶어? 고작 그 정도 실력으로 나대다니. 경성에는 내 앞에서 으스댈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 너 같은 놈을 내가 한두 번 죽인 것 같아?”인무현에게 있어서 이런 수모는 처음이었다.그는 발칵 화를 내면서 최서준의 가슴을 한 손으로 쳤다.“누가 죽을지는 두고 봐야지.”최서준은 가만히 있더니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거운 기운을 내뿜었다.인무현은 바로 그 기운에 제압당해 움직이지 못했다. 표정이 굳은 그가 물었다.“너... 도대체 누구야.”인무현은 그제야 괴물을 만났다는 것을 깨닫고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어. 그냥 내가 묻는 말에 잘 대답하면 목숨 정도는 살려줄 수 있어. 네가 경성 8대 명문가인 인씨 가문의 사람이라면, 8대 명문가인 최씨 가문은 어디 갔지?”인무현은 거대한 위압감을 겨우 이기고 말했다.“무슨 최씨 가문이라니, 난 모르는 일이야.”최씨 가문에 관해서 묻다니. 이 사람은 겉만 젊은 노인이거나 종문에서 갓 나온 사람일지도 몰랐다. 인무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요 며칠
인무현은 거기까지 말하고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눈앞의 이 사람은 최씨 가문의 일에 신경을 쓰고 또 이렇게 무서운 실력을 갖고 있다.“네가 최서준...”인무현은 두려움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보면서 얘기했다.“그렇게까지 멍청한 건 아니군.”최서준은 부인하지 않고 담담하게 두 사람을 보면서 얘기했다.“최서준 님, 아니, 최 대가님. 절대로 외부에 발설하지 않고 입을 꾹 닫겠습니다.”인무현은 최서준의 모습을 보고 최서준이 그를 죽여 입막음할까 봐 두려워서 얼른 빌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본 최서준은 어이가 없어서 그저 위안을 건넬 뿐이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무슨 살인마도 아니고, 보이는 족족 다 죽이는 건 아니니까. 그저 그해의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야. 네 형이 천룡파의 용왕 중 한 명이라면서? 아는 게 더 많을 것 같으니 네 형을 불러와.”인무현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머뭇거렸다.“걱정하지 마. 널 죽이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네 형도 죽이지 않을 거야.”인무현이 걱정하는 것을 눈치챈 최서준이 얘기했다.최서준의 말을 들은 인무현은 그제야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형, 나 지금 연려 호텔에 있는데 문제가 좀 생겨서 와줘야 할 것 같아.”형제의 사이는 꽤 좋아 보였다.인무석은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이곳으로 날아왔다.“너!”인무현과 달리, 인무석은 도착하자마자 최서준을 알아보았다.“너였어?!”최서준도 똑같은 반응이었다.이 사람은 기씨 가문에서 봤던 무후급 고수다.그때는 기씨 가문만 신경 쓰느라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쓸 사이가 없었다.“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인무석은 최서준이라는 괴물 앞에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네가 먼저 나서지 않는다면 나도 널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너 보고 오라고 한 건 물을 게 있어서야.”최서준은 뒷짐을 지고 담담하게 얘기했다.“나한테 질문해. 하지만 내 동생은 아무 상관이 없으니 먼저 내보내!”인무석은 놀라서 벌벌 떠는 동생을 보면서 천천히 얘기했다.“그래!”최서
“그때의 최씨 가문 가주는 그 기회를 빌어 거의 신의 경지에 다다랐어. 그 소문이 퍼지자 수련계의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못했지. 각 종문과 파벌의 사람들이 최씨 가문 비경에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썼어. 하지만 가면 갈수록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용의 인정을 받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말이야! 최씨 가문의 가주는 이 소문을 없애기 위해 비경 속의 그 용을 죽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어. 무술계의 사람들이 모두 최씨 가문으로 쳐들어와 최씨 가문의 비경으로 쳐들어갔지. 비경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 하지만 후에 들어보니 용은 사라지고 최씨 가문의 비경도 사라졌다고 했어. 이윽고 최씨 가문의 모든 고수들도 다 사라졌지. 그래서 비밀 종문과 경성의 명문가들이 손을 잡고 최씨 가문을 멸한 거야. 우리 인씨 가문이 발견했을 때는 이미 폐허만 남은 상태였어. 넌 아직 모를 수 있지만 내 셋째 고모는 최씨 가문에 시집가서 우리 두 가문 사이에는 혼인 관계가 있어. 그 일 때문에 인씨 가문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보았어. 그러다가 요즘에야 겨우 괜찮아지고 있지.”인무석은 그해의 진실에 대해 얘기했다.최서준은 묵묵히 들었다. 인무석이 말을 마쳤음에도 그저 묵묵히 있었다.최서준은 인무석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왜냐하면 용문비경 속에 그 용의 영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럴수록 의문은 더욱 많아졌다.그렇게 많은 최씨 가문의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지. 용은 어디서 온 건지.비밀 종문은 왜 최씨 가문을 공격한 건지.“그 해 최씨 가문을 공격한 가문들은 어느 가문들이지?”최서준이 차갑게 물었다.“지금까지 확정할 수 있는 건 한씨 가문 뿐이야.”한문호를 떠올린 최서준의 눈에 살기가 어렴풋이 서렸다.“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지?”인무석이 담담하게 물었다.“지켜봐야지.”최서준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러면 나랑 같이 인씨 가문으로 가자. 마침 요 며칠 경성에서 비경을 발견해서 우리 같은 청년들더러 서로 뺏으라고
“이 자식, 실력을 숨겼어?”최서준은 인무석의 뒷모습을 보면서 놀라서 얘기했다.전에는 인무석이 무후 세, 네 번째 단계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 속도는 보면 무후 네 번째 단계에서 볼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최서준은 본인이 경성 명문가를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했다.이윽고 그도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졌다.용문비경 속.최서준이 연석진 앞에 나타났다.“선배님, 뭐 좀 여쭤보아도 됩니까?”“말해.”“왜 최씨 가문 비경으로 들어오게 된 겁니까.”최서준은 연석진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듯 담담하게 물었다. 인무석이 그해의 내막을 얘기하긴 했지만 그래도 연석진에게 확인을 받고 싶어서였다.“날 의심하는 거야?”그 말을 들은 연석진은 무례하다고 생각하면서 화를 냈다.“최씨 가문 가주는 거의 신과 동등한 위치에 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함부로 쳐들어오겠어! 난 그저 최운신이 넓은 아량으로 들어오게 해준 것만으로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는데, 또 어떻게 그를 공격하겠어!”“그럼 비경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진 나도 잘 몰라. 그저 비경에 들어와서 몇 년 동안 수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경이 계속해서 진동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이대로 봉인되어 버린 거지. 하지만 내 생각에는 비경에서 신전이 벌어진 것이 분명해!”연석진이 고민하다가 얘기했다.“신전이요?”“그래, 신들의 전쟁이다. 비경이 진동할 때, 비경 속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풍겼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그 기운은 신 정도의 고수만이 내뿜을 수 있는 위압감이었어.”하지만 최서준이 지금 신경 쓸 것은 그것들이 아니다.그는 용문비경에서 나와 청룡 기지로 갔다.비경이 열릴 날이 다가오자 청룡이 갑자기 최서준에게 다가왔다.그는 최서준을 끌고 어디론가 가려고 했다.“어디를 가려는 겁니까?”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묻지 마요. 도착하면 알 테니까요.”청룡은 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최서준을 데리고 차에 앉아 어딘가로 달려갔다얼마 지나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수단을 통해 기운을 막아버렸다.“최현무, 이런 장소에서는 적당히 해요. 많은 선배들이 계시니까 말입니다.”옆에 있던 청룡도 최서준의 기운을 느끼고 얼른 그를 막아 나섰다.최서준은 그제야 기운을 거두고 눈을 감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복을 입은 노인이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이제 시간이 거의 됐으니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제 소개를 하죠. 저는 진씨 가문의 가주, 진이군이라고 합니다.”진이군이 자기소개를 하자 사람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젊은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도 했다.“저 사람이 진씨 가문의 가주라고!”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진이군은 장내가 조금 조용해지자 계속 얘기했다.“이 경매는 제가 직접 진행합니다. 됐습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두고 오늘의 첫 번째 경매품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건 바로 현청약종의 양기단입니다. 약종의 단약에 대해서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양기단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다들 알겠죠? 이 한 병의 양기단, 시작 가격은 영석 100개입니다. 가격은 영석 10개씩 오를 겁니다.”보통 첫 번째 경매품은 그저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양기단은 5품 단약이기에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약종에서 단약을 팔기 시작하다니.”“그러게 말이야. 약종에도 이제는 연단사가 생긴 모양이야.”적지 않은 사람들이 감탄하면서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도 놀라서 장내를 훑어보았다. 그러자 한 구석에 연진화와 백서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최서준의 기억대로라면 양기단은 약종의 유재진 장로가 만든 것이다. 보아하니 그동안 열심히 만들어서 팔기 시작한 모양이다.“110개.”“120개.”...“200개.”갑자기 높아진 가격에 그제야 장내가 조금 조용해졌다.“나는 우씨 가문의 우기호라고 하네. 이번에 비경에 들어가기 위해서 양기단이 꼭 필요하니 다들 내 체면을 봐서라도 양보해 주게.”우기호는 가격을 얘기한 후 일어서서 으스대며 얘기했다.“저 사람이 우기호야!”우기호가
청룡이 가격을 제시하자 우기호가 순식간에 시선을 돌렸다.청룡이 가면을 쓰지 않았기에 우기호는 바로 청룡을 알아보았다.“청룡, 양기단은 아직 열 병 정도 있어. 이건 첫 번째 병일 뿐이고. 그런데 굳이 나랑 얼굴 붉히면서 싸우자는 거야?”“웃기는 소리. 누가 싸우겠다고 한 적이 있나? 여긴 경매장이야. 그러니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가져가는 거지. 원한다면 가격을 높게 부르면 돼. 언제부터 경매장이 체면을 봐줘야 하는 곳이 됐지? 양기단이 10병 정도 있다고는 하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갖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그러니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승자지.”청룡은 우기호의 질문에 전혀 굴하지 않고 얘기했다.“너... 그래. 비경에 가서 두고 봐!”우기호는 화가 나서 우울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두고 보라지 그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우씨 가문이 전혀 두렵지 않거든.”청룡이 담담하게 얘기했다.200개 영석이라는 가격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여기서 가격을 더 올리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다. 우기호는 첫 번째 단약을 포기해 버렸다.진이군은 두 사람의 설전을 제지하지 않았다.어차피 두 사람이 싸울수록 경매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고 그가 얻을 이익은 더 크니 차라리 좋은 일이 아닌가.두 사람이 더는 싸우지 않자 진이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210개, 210개. 210개, 낙찰입니다.”진이군은 약간 멈칫하고는 겨우 낙찰이라는 두 글자를 뱉어냈다.낙찰된 후, 그들은 돈과 물건을 주고받을 차례다.진이군은 기운을 이용하여 양기단을 허공에 띄워 바로 청룡의 앞까지 가져다주었다.그러자 청룡은 천 주머니 두 개를 꺼내 안에서 210개의 영석을 꺼냈다.최서준은 청룡의 옆에서 처음으로 영석을 보게 되었다.영석이라함은 원래 진릉에서 봤던 영기를 뿜어내던 돌이었다. 물론 최서준이 보석가에서 발견한 결정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의 영기가 있는 돌이었다.최서준은 고민하다가 생각했다. 아마도 전에 임성 호텔에서 산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연진화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네, 이번은 오늘의 두 번째 상품입니다.”진이군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두 번째 경매품을 꺼냈다. 무슨 재질로 만든 것인지도 모르는 작은 바둑 7알이 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이것은 진법을 풀 수 있는 파진기입니다. 진법 대가가 만든 것이죠. 내일 들어가게 될 비경은 새로운 곳입니다. 그러니 곳곳에 진법이 있을 법도 하죠. 그럴 때 바로 이 파진기를 사용하면 됩니다. 이미 실험해 보았는데 무후 급의 진법을 단번에 풀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무군이 만든 진법도 십분 안에 풀 수 있었습니다. 시작 판매가는 영석 300개입니다. 한번에 영석 50개씩 올라갑니다.”진이군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두 눈을 반짝이면서 그 바둑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이 파진기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최서준 옆에 있는 청룡도 마음이 조급해져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리고 무조건 이 파진기를 따내야 한다는 기세로 입을 열었다.“영석 500개.”“영석 600개.”“영석 700개.”청룡이 가격을 부르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은 점점 조용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파진기의 가격은 영석 1500개로 되었다.이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백기를 들었다.“왜요?”최서준은 청룡의 어두운 안색을 보고 물었다.“전 이번에 영석을 8천 개 밖에 챙기지 않았어요. 이건 제가 몇 년간 모은 거예요.”청룡이 설명했다.“파진기를 갖고 싶으면 그냥 사요. 나는 괜찮아요.”최서준은 청룡이 자기를 위해 영석을 남겨두려고 그러는 줄 알고 얼른 얘기했다.“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최서준 씨, 이번 경매의 중점이 뭔지 아나요?”“뭡니까?”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바로 4품 단약인 파경단이에요. 이 파경단을 손에 넣는다면 내일 비경에 들어가서 무군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어요!”“파경단이요?”최서준은 그런 단약을 처음 들어보았다.“파경단이라고 해도 그저 실력 향상에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요?”“아마 모
파진기의 가격은 점점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결국 누군가가 영석 3천 개로 마지막 파진기를 가져갔다.진이군은 이윽고 다음 물건을 소개했다.경매회에서는 좋은 물건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졌다.무군을 상대할 수 있는 방어 도구라거나, 무군을 살해할 수 있는 독이라거나...시간이 흐르고 흘러 마지막 경매품만이 남았다.진이군이 손을 흔들어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제는 이번 경매회의 가장 하이라이트입니다. 아마 다들 소식을 들었을 겁니다. 이 파경단은 시작 가격이 영석 2천 개 입니다.”진이군의 말에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그저 본인들끼리 수군거릴 뿐이었다.한참 지난 후, 누군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가주님, 그래도 한 번 소개해 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쓰는 파경단인 줄 알겠습니다.”입을 연 사람은 바로 무군이었다.무군의 말에 진이군이 이어서 얘기했다.“그렇군요, 제 실수입니다. 선생님께 필요하신 건 3품 단약이니 제가 어찌 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건 4품 파경단으로, 무군이 되고 싶은 무후들이 사용합니다.”진이군이 다시 설명했다.그러자 자리에 있는 무후들의 마음이 흔들렸다.“파경단이라니! 영석 3천 개!”“그러게 말이야. 정말 파경단이 존재하다니. 난 4천 개를 부르겠어!”“저 단약만 있으면 비경은 내 것이야. 5천 개!”...“만개.”그 말에 사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입을 연 사람은 바로 우씨 가문의 우기호였다.영석 만개라니. 거의 2조에 달하는 거금이 아닌가. 대하 전체를 놓고 봐도 이런 어마무시한 재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청룡은 입을 열지도 못했다. 그의 눈에는 불쾌한 감정이 가득 담겨있었다.아무리 모아도 명문가에 비하면 여전히 모자라다니.청룡은 진성철에게서 돈을 미리 빌리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이윽고 누군가가 얘기했다.“만 2천 개.”사람들은 목소리를 찾아 시선을 돌렸다.“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야! 저 사람도 올 줄이야!”“이미 40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