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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최서준은 원래 그녀의 남자였지만 안타깝게 다른 사람에게로 넘겨 버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도연우 그녀도 오늘날 이 영광들을 함께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오민욱을 쳐다봤는데 그는 사람들 속에서 마치 햇빛을 피하는 쥐처럼 몸을 움츠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한 명은 범상치 않은 기세로 영광을 누리고, 한 사람은 광대처럼 망신당하는 꼴이라니. 그 차이는 엄청났다.

마지막에 주동필은 최서준을 데리고 김지유 앞으로 가서 말했다.

“최 신의님, 이분은 김씨 어르신의 손녀분 김지유 씨입니다.”

주동필은 최서준과 김지유가 아는 사이인 것을 모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개해 줬다.

최서준은 와인잔을 들고 먼저 김지유에게 술을 권했다.

“지유 씨, 반갑습니다.”

김지유의 표정에는 복잡한 심경이 가득했고 와인잔을 받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서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충격이 깃들어 있었지만, 후회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지유 씨, 예전에도 제가 천재 의사라고 말했었는데 안 믿었었죠.”

최서준은 그녀를 바라보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믿으시겠어요?”

그리고 김지유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고개를 들고 와인을 들이킨 후 돌아서서 떠났다.

김지유는 몸을 살짝 떨었고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없어서 창백했다.

최서준의 눈빛에서 마치 낯선 사람을 대하는 듯한 냉랭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를 원망할 수 없었다.

예전에 그녀도 그런 태도로 최서준을 대하지 않았던가?

주동필은 다시 최서준을 데리고 단상으로 올라가서 갑자기 물었다.

“최 신의님, 제 손녀 하은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서준은 주하은을 흘끗 쳐다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은 씨는 아름답고 단아하시죠. 훌륭한 여성입니다.”

최서준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듣자 주하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하하하!”

주동필은 호통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하은이 녀석을 최 신의님께 시집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말이 끝나자 시끌벅적했던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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