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필을 부축하는 사람이 주하은인 것을 보고 오민욱 일행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였다.‘그 여자다! 전에 자신들이 모욕했던 여자!’‘저 여자...저 여자가 왜 무대 위에 있으며 주 씨 어르신과 저렇게 가까워 보이는 거지?’‘설마 저 여자가 주씨 일가의 큰 아가씨?’그 순간, 그들이 식은땀을 쭉 빼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예상에 빗나가지 않게 주하은은 한편으로 주동필을 부축하면서 한편으로 얘기했다.“할아버지, 발밑을 조심하세요.”“쿵!”이 말이 나오자마자 오민욱 일행의 머릿속에는 폭탄을 넣은 듯 윙윙 울렸다.‘저 여자가 정말 주씨 일가의 큰 아가씨라니!’오민욱의 낯빛은 창백하고 몸은 말을 듣지 않아 덜덜 떨기 시작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쌀뻔했다.그는 드디어 왜 아빠인 오신재가 화를 참지 못하고 병원으로 실려 갔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건 분명 너무 놀라서 병이 발작한 것이다.곽정원과 진아영은 그 자리에 풀썩 주거 앉아 덜덜 떨고 있었다.자신들이...자신들이 방금 모욕했던 사람이 주씨 일가의 당당한 큰 아가씨였다니! 그런 사람을 걸레라고 욕하고 마당발이라고 했으니...망했다!전부 다 망했다!도연우는 돌처럼 그 자리에 굳어서 주하은을 바라보는 시선은 넋이 나가 있었다.‘저 여자가 주씨 일가의 큰 아가씨라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지금 그녀를 제일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눈에 차지 않는 남자가 주씨 일가 큰 아가씨의 남자친구가 되었다는 것이다...“저분이 바로 주씨 일가의 큰 아가씨 주하은이에요?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예전부터 주하은 씨의 미모가 천사처럼 아름답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역시 명불허전이네요.”“...”현장에 있는 많은 손님의 시선이 일제히 주하은에게로 갔는데 감탄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해버린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의 환호성과는 다르게 오민욱 일행 쪽은 고요한 정적만 흘렀다. 얼마 지났을까, 정신을 차린 진아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민...민욱 씨, 우리 이제 어떡해?”“그래
“너 같은 촌놈이 나한테 으스대긴 뭘 대? 네가 아무리 지금 주하은 씨의 곁에 있다고 해도 주하은 씨가 너를 갖고 노는 건지 아닌지 누가 알아?”“네 말이 맞아.”진아영도 비아냥거렸다.“최서준, 주하은 씨는 얼마나 고귀하신 분이신데 어떻게 너같이 멍청한 사람을 좋아하겠어. 알아서 처신 잘해.”“민욱 씨의 아버지는 천성 레스토랑의 사장님이시고 이번 답례 연회의 술과 음료를 제공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아무리 민욱 씨가 약간 무례한 말을 했더라도 주씨 일가는 절대 너 같은 멍청한 사람 때문에 우리를 저버리지는 않아.”그녀의 말을 들은 오민욱의 당황한 마음도 조금 평정을 회복했다. 이때 도연우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최서준을 보았다.“최서준, 정말 궁금한데 어떻게 주하은 씨를 꼬신 거야?”“내가 주하은 씨를 꼬셨다고?”최서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럼 아니야?”도연우는 차갑게 비웃듯 말했다.“아니면 주하은 씨처럼 대단한 인물이 왜 너 같은 보통 사람을 좋아할 거로 생각해? 분명히 네가 무슨 말 못 하는 수를 써서 주하은 씨를 꼬신 거야.”“네가 여자를 등에 업고 출세하려는 행동은 정말 사람을 역겹게 해.”그녀는 자신의 말이 맞는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다.모두 이 말을 듣고 경멸하듯 최서준을 바라보았다. 바로 이때, 무대 위에서 주동필이 자리를 잡고 서서 미소를 띠고 무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여러분 오늘 저희 주씨 일가의 답례 연회에 참가하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허허, 여러분은 이미 이 늙은이가 얼마 전에 요단강을 건널 뻔했다는 일을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천재 의사 한 분이 나서서 저를 살려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지금쯤 이미 저세상으로 갔을 거로 생각합니다.”“이 신의 분은 이 늙은이한테 큰 은혜를 베풀어 오늘 저희 주씨 일가가 특별히 답례 연회를 열어 그분께 감사를 올리려고 합니다.”“이 신의 분의 이름은 -- 천재 의사입니다!”주동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리고 현
최서준이 일어섬에 따라 현장의 시선은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이것을 본 오민욱은 깜짝 놀라 말했다.“최서준, 뭐 하는 거야? 당장 앉아.”‘멍청한 자식, 이게 무슨 자리인지 몰라? 주 씨 어르신을 포함한 많은 거장이 계신 자리인데 모두 엄숙하게 천재 의사분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너 같은 일반인이 왜 갑자기 일어서는 거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네가 천재 의사인 줄 알겠네.’“정신 나간 자식. 최서준, 죽고 싶으면 혼자서 죽어, 우리까지 끌어들이지 말고.”곽정원과 진아영은 놀라서 울뻔했다. 그렇게 많은 거장이 자신을 보고 있는데 그 압박감은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최서준 혼자서 미친 짓을 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그들까지 끌어들이면 큰일이다.도연우도 화가 잔뜩 나서 차갑게 최서준을 보며 말했다.“최서준, 무슨 미친 짓이야? 천재 의사를 무대로 모신다고 했잖아. 네가 아니라.”그들의 시선을 보면서 최서준은 덤덤하게 웃었다.“주 씨 어르신이 나를 무대로 모시는데 내가 안 일어서면 어떻게 올라가지?”“최서준, 너 귀에 문제가 생긴 거야? 네가 아니라 천대 의사를 모신다고.”오민욱은 그를 한 방에 죽여버리고 싶었다. 최서준은 코를 쓱 만지며 말했다.“내가 바로 천재 의사야.”“허튼소리, 네가 만약 천재 의사면 나는 옥황상제야, 이 미친놈아.”오민욱은 낮은 소리로 화를 냈다. 만약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최서준은 지금쯤 몇 번이고 그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들이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최서준도 더 해명하기 싫어서 뒤돌아 천천히 무대 위로 올라갔다.오민욱이 그를 붙잡으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망했다! 이제 자신들은 이 자식 때문에 피해를 볼 것이다. 이 자식은 왜 이럴 때를 골라서 사고를 치는지 모르겠다. 주씨 일가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들까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하필이면 왜 최서준이랑 동료인지 말이다.최서준의 행동을 보고 현장에 있는 많은 거장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자식은 뭐 하는 거야
“나는 함부로 한 적 없어. 이 사람들이 나를 초청한 거야.”최서준은 조금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이 사람들은 천재 의사를 모시는 거야, 네가 아니라!”김지유는 화가 나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내가 바로 천재 의사야.”최서준은 진지하게 말했다.“너...”김지유는 화가 나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 천재 의사라는 분이 너랑 같은 성씨여서 지금 너를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김지유는 이 자식이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황당한 말을 할 수 있는가?최서준은 더는 그녀랑 말을 섞지 않고 계속해서 무대로 올라갔다. 반윤정이 다급하게 말했다.“대표님, 어떡하죠? 저 자식이 대표님 말을 안 듣고 계속 무대로 가고 있어요.”“난들 어떡하겠어? 내가 달려가서 붙잡고 실컷 때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김지유는 할 수 없다는 듯 웃더니 깊은숨을 들이쉬었다.“오늘 일은 주 씨 어르신이 이제 나와 하은이를 봐서 최서준을 용서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어.”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고요한 현장을 훑어보며 얼굴이 구겨졌다. 최서준이 이렇게 난리를 피워서 그 천재 의사분이 화를 내지는 않을지 모르겠다.‘최서준, 이 망할 놈. 우리 할아버지는 이제 너 때문에 죽을 것 같다.’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최서준은 드디어 무대에 올라섰다.“다들 보세요. 저 자식이 진짜 무대로 갔어요. 맙소사.”“어디서 튀어나온 정신병자인지, 그렇게 죽고 싶다면 아무도 그를 살릴 방법이 없죠.”“...”이 순간, 무대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저마다 고개를 저으며 최서준을 보는 눈빛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사람을 보는 눈빛이었다.“우리는 최서준 때문에 철저히 피해를 보게 됐어. 다들 도망갈 준비를 하자고.”오민욱은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곽정원과 진아영도 그 얘기를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속으로 최서준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바로 이때.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질 장면을 목격했다. 주동필과 주하은이 아주 공손하게 최서준을 향해 인사를 하며
이 순간 김지유는 곧 숨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최서준과 천재 의사라는 두 신분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맴돌고 얽혀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었다.김지유는 믿기 어려웠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지만 사실이 눈앞에 떡하니 놓여 있으니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비틀거리다가 연이어 뒤로 몇 걸음 물러났고 똑바로 서 있지도 못했다.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천재 의사가 최서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머릿속에서 자신이 최서준을 놀리던 장면들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고 얼굴은 더없이 창백해졌다.그리고 그녀의 옆에 서 있는 반윤정은 너무 놀라 입이 계란 하나를 삼킬 수 있을 만큼 크게 벌어졌다.이 촌놈이 천재 의사였다니?!미쳤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이때 단상 위로 올라간 최서준이 주동필과 주하은을 보고 말했다.“어르신, 하은 씨, 천만에요.”주동필은 곧게 선 후 허허 웃으며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여러분은 잘못 보시지 않으셨습니다. 제 옆에 있는 이 젊은 청년이 바로 제 병을 치료해 준 천재 의사입니다. 최 신의님이 이 노인네를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황천길을 걸었을 겁니다. 최 신의님은 저희 주씨 가문의 은인이시기 때문에 여러분이 잘 모시길 바랍니다. 만약 누군가가 최 신의님을 건드린다면 저희 주씨 가문에서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그렇게 말하는 주동필의 눈빛은 엄숙했고 몸에서 갑자기 살기 어린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어르신, 저희가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최 신의님은 천재 의사이신데 저희가 친하게 지내려고 애를 써도 모자라는데 어떻게 감히 심기를 건드리겠어요.”“맞아요. 최 신의님은 의술이 뛰어나실 뿐만 아니라 성품이 비범한 인재이시니 저희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신의님을 무한히 존경할 수밖에 없죠.”“...”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차례로 찬사를 보내며 경외심을 가득 담은 눈빛을 보였다.반면에 오민욱네 사람들은 극도로 겁이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최서준의 심기를 건드린 건 바로 자신들이었기
최서준은 원래 그녀의 남자였지만 안타깝게 다른 사람에게로 넘겨 버렸다.그렇지 않았다면 도연우 그녀도 오늘날 이 영광들을 함께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오민욱을 쳐다봤는데 그는 사람들 속에서 마치 햇빛을 피하는 쥐처럼 몸을 움츠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한 명은 범상치 않은 기세로 영광을 누리고, 한 사람은 광대처럼 망신당하는 꼴이라니. 그 차이는 엄청났다.마지막에 주동필은 최서준을 데리고 김지유 앞으로 가서 말했다.“최 신의님, 이분은 김씨 어르신의 손녀분 김지유 씨입니다.”주동필은 최서준과 김지유가 아는 사이인 것을 모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개해 줬다.최서준은 와인잔을 들고 먼저 김지유에게 술을 권했다.“지유 씨, 반갑습니다.”김지유의 표정에는 복잡한 심경이 가득했고 와인잔을 받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서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충격이 깃들어 있었지만, 후회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지유 씨, 예전에도 제가 천재 의사라고 말했었는데 안 믿었었죠.”최서준은 그녀를 바라보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제 믿으시겠어요?”그리고 김지유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고개를 들고 와인을 들이킨 후 돌아서서 떠났다.김지유는 몸을 살짝 떨었고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없어서 창백했다.최서준의 눈빛에서 마치 낯선 사람을 대하는 듯한 냉랭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를 원망할 수 없었다.예전에 그녀도 그런 태도로 최서준을 대하지 않았던가?주동필은 다시 최서준을 데리고 단상으로 올라가서 갑자기 물었다.“최 신의님, 제 손녀 하은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최서준은 주하은을 흘끗 쳐다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하은 씨는 아름답고 단아하시죠. 훌륭한 여성입니다.”최서준이 자신을 칭찬하는 것을 듣자 주하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하하하!”주동필은 호통하게 웃었다.“그렇다면 하은이 녀석을 최 신의님께 시집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그 말이 끝나자 시끌벅적했던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무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뒤돌아봤다.그러자 김지유가 사람들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주하은은 김지유가 나서서 반대할 줄은 예상하지 못해서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김지유, 너...”“하은아, 미안해.”김지유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알지만 반대할 수밖에 없어.”“왜?”주하은은 불쾌해하는 표정으로 물었다.김지유는 주하은이 최서준을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고, 전에 자신이 최서준에게 마음이 없다고도 분명히 밝혔었다.그런데 지금 나서서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다니, 이에 주하은은 화가 나고 속상했다.김지유는 주하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최서준을 바라보았다.“서준아, 단둘이 얘기 좀 할 수 있을까?”부탁하는 듯한 간절한 그녀의 눈빛에 최서준은 고개를 살짝 쳐들고 말했다.“그래.”그렇게 최서준과 김지유 두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곳을 벗어났다.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최서준이 입을 열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김지유는 고개를 돌려 복잡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서준아, 예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지금이라도 사과할게...”“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말해.”최서준이 그녀의 말을 끊으면서 재촉했다.“우리 할아버지 곧 돌아가실 것 같아. 의사 선생님께서 며칠 안 남으셨대. 오직 너만이 할아버지를 구해줄 수 있어. 그래서 말인데, 혹시 우리 할아버지 도와줄 수 있어? 걱정 마. 네가 우리 할아버지를 구해준다고 동의하면 나... 나 당장 너와의 혼약을 취소하고 너와 하은이가 만나는 거 동의할게. 절대 다시는 방해 안 할 거야.”말을 마치자 김지유의 눈에서 줄 끊어진 진주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협박하는 것처럼 느껴질 거라는 걸 알지만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면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최서준이 거절할까 봐 입술을 깨물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예상밖에 최서준이
그중에서도 가장 흥분한 건 오민욱이었다.‘하하하! 최서준 이 멍청한 놈, 절호의 기회를 거절하다니.’주하은은 무려 주씨 가문의 아가씨,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여신이란 말이다.그래서 오민욱이 보기에는 최서준이 결혼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주씨 가문을 배신하는 거와 다름없었고 앞으로 남양에서 살아가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네가 천재 의사면 뭐? 의사 따위가 부잣집이랑 맞설 수 있을 것 같아?’김지유는 죄책감 가득한 눈빛으로 주하은을 흘끗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서준아, 이제 가도 돼?”“가자.”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와 함께 주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이때 남양 외곽의 한 검은 버스 안에서 많은 승객들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앞에 있는 세 남자와 한 여자를 보고 있었다.세 남자와 한 여자는 승객들의 몸에 지닌 물건들을 하나씩 들추어 빼앗고 심지어 운전기사의 금니도 놓치지 않았다.앞장선 건장한 남자는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기사를 보고 말했다.“기억해. 30분 안에 절대 경찰 부르지 마. 그렇지 않으면 찾아가서 너희 가족들 다 죽일 거야.”“네네, 알겠습니다.”운전기사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고 울먹였다.네 사람은 밖에서 버스의 문을 잠그고 떠났다.“대장, 지금 당장 천재 의사를 죽이러 갈까요? 아직도 주씨 가문의 답례 연회에 있을 겁니다.”네 명 중 홍일점인 여자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바보야!”앞장선 남자가 곧바로 그녀를 꾸짖었다.“주씨 가문은 남양에서 이름난 부잣집이야. 우리가 막무가내로 찾아가면 죽음을 자초하는 거랑 뭐가 달라?”그러자 나머지 두 남자가 내키지 않은 듯 말했다.“대장, 그럼 우리 아버지 복수는 안 할 거예요?”“어떻게 복수를 안 해?”건장한 남자는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이내 사악한 표정으로 돌변하며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사람한테 맞아 겨우 숨을 유지하고 있을 때 어렵게 천재 의사를 찾아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녀석이 죽어가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