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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1화 꿈

사실 케빈 자신도 언제부터 시영을 좋아했는지 몰랐다. 다만 그는 시영이 자신의 존재 이유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케빈은 시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었다.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케빈은 시영이가 남학생에게서 받은 고백 편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졌고 그녀를 보지 못할 때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하지만 시영이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을 때 그가 느낀 것은 기쁨이 아닌 두려움이었다.

두 사람의 신분은 현저히 달랐을 뿐만 아니라 그는 큰집에서 보낸 사람이기에 그와 시영의 만남은 권력 싸움의 도구에 불과했다.

‘아가씨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비열한 배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실망할까.’

결과가 잘못된 것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

그때의 케빈은 시영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저 소녀의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시영은 결국 자신에게서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영은 그의 예상보다 훨씬 더 끈질겼다. 시영의 목소리가 늘 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케빈 오빠.”

“케빈 오빠.”

때로는 화난 목소리로 때로는 기쁜 목소리로. 시영의 목소리는 그를 묶어두는 그물처럼 그의 마음을 감쌌고 그는 그녀의 포로가 되었다.

케빈은 자신과 시영의 결말을 무수히 상상해 보았다. 가장 좋은 결말은 그가 시영을 보호하다가 죽어 모든 죄악과 불필요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다.

꿈에서조차도 그는 시영과 연인이 되는 것을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병실에서 케빈은 시영을 쳐다보며 고개를 숙였다.

“감히 그럴 수 없었어요. 저는 그저 보디가드일 뿐이에요.”

사실 시영은 그의 대답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시영은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감히 그럴 수 없다고? 그렇다면 나도 굳이 붙잡진 않을게, 이제 그만하자.”

케빈은 엄청나게 당황했지만 여자를 달래는 법을 몰랐다.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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