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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나비

시영의 말을 들은 케빈의 눈빛이 흔들리며 의심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분명 그는 자신이 준비한 그 선물을 기억하고 있었다.

시영은 케빈의 반응을 보고 그가 기억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시영은 그 나비 모양의 머리핀을 꺼내어 그의 눈앞에서 두 번 흔들었다.

“봐, 10년이 지났어도 내가 여전히 매일 가지고 다니잖아. 이게 우리의 감정을 증명할 수 있겠지.”

케빈은 그 머리핀을 보고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가게에 어떻게 서툴게 들어갔는지, 자신이 카운터 앞에서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고르는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케빈은 몇 달 동안 고른 끝에 결국 이 나비 모양의 머리핀을 선택했다. 그는 판매원에게서 그 작은 상자를 건네받을 때 총을 들었던 손에 정교한 무늬가 새겨진 상자가 얼마나 어울리지 않았는지 기억했다.

어디에 두어야 손상되지 않을지 몰라 가슴에 넣었던 탄창을 빼내고 그 상자를 조심스럽게 넣어 두었다.

케빈은 한 고용병 선배가 해준 말을 떠올렸다. 몸에는 항상 예비 탄창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생명줄이 될 수 있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케빈은 차가운 탄창을 치우고 더 소중한 것을 넣었다. 그것은 바로 시영에게 줄 머리핀이었다.

케빈은 그 나비 모양의 머리핀을 쳐다보며 시영에게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이걸 받을 때 좋아했었나요?”

시영은 잠시 멈췄다가 미소를 지었다.

“좋아했어.”

시영은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말했다.

“아주 좋아했어.”

케빈은 선물을 고를 때부터 불안해하던 마음이 풀렸다.

“다행이에요.”

비록 표정은 없었지만 시영은 오랜 시간 케빈과 함께 지냈기에 그의 기분이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영은 손가락으로 나비의 날개를 살짝 문지르며 무심한 듯 물었다.

“왜 나비를 선택한 거야?”

케빈의 항상 차가운 얼굴에 미소가 살짝 번졌다.

“아가씨의 열여덟 살 생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아가씨가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어 평안하고 순조로운 삶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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