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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연인

시영의 말투는 아주 자연스러웠다. 마치 두 사람이 정말로 10년 동안 함께 지낸 연인 같았다.

하지만 케빈은 무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시영의 팔을 풀어주며 돌아서서 그녀를 보았다.

“저... 할 말이 있어요.”

시영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가 금방 다시 밝아졌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심각해? 이미 말했잖아. 무슨 일이든 나한테 말해도 돼. 우리 사이에는 못 할 말이 없어.”

‘제가 민용재가 심어놓은 스파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시영의 눈빛을 마주한 케빈은 도저히 이 말을 물을 수 없었다. 지금의 모든 것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의 인생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름다움이었다.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 질문을 하면 이 모든 것이 깨질까 두려웠다.

이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질 운명이더라도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몇 날 며칠 동안이라도 이 꿈같은 상황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케빈은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말했다.

“아가씨, 저녁은 드셨어요?”

시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케빈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케빈이 방금 한 행동이 이런 사소한 질문을 하려던 것이 아님을 확신했다. 그녀는 이를 지적하지 않고 무심하게 침대에 기댔다.

“부하 직원이 매입에 실수를 해서 오후 내내 수정하느라 바빴고, 저녁엔 상대방과 식사하느라 정신이 없었어. 밥은 거의 못 먹고 술만 많이 마셨어.”

“제가 야식을 사 올게요.”

케빈이 돌아서려 하자 시영이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일어나서 웃으며 말했다.

“아픈 사람더러 음식을 사 오게 하는 건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케빈은 아직 이런 친밀한 관계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손을 떼지 않았다. 그는 불편해하며 눈길을 돌렸다.

“거의 다 나았으니 이젠 아픈 사람이 아니에요.”

“내 말 아직 끝나지 않았어.”

시영의 그윽한 눈빛이 케빈의 탄탄한 팔뚝을 따라 올라갔다.

“게다가 병든 남자친구에게 음식을 사 오게 하는 건 내가 마음이 아파서 그래.”

케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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