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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데이터 조사

도준의 물음에 시윤은 고개를 쳐들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말하면 화내지 않을 거죠?”

“응.”

긍정적인 답변을 얻고 나서야 시윤은 승우가 전에 도준을 의심하며 했던 말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저도 의심한다고 오해할까 봐 이내 말을 보탰다.

“오빠가 한 말 전 한마디도 안 믿었어요. 도준 씨가 저 구하느라 뛰어드는 거 직접 봤고, 하마터면 죽을 뻔한 것도 아는데 오빠 말 몇 마디에 도준 씨 의심할 리 없잖아요.”

이 말을 내뱉는 시윤의 눈에는 온통 도준에 대한 믿음과 애틋함이 가득했다.

더욱이 지금 배 속에 도준의 아이까지 있으니 제 아이의 아비를 의심할 리 없다.

시윤의 믿음 가득한 눈빛에 도준은 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곧바로 시윤의 머리를 받쳐 들고 허리를 숙여 키스했다.

지금까지 했던 공격적인 키스와 달리 이번에는 매우 다정하고 애틋했다. 분위기마저 점차 핑크빛 기류로 물들었다.

그러다 한참 뒤, 입을 뗀 도준은 시윤의 입가에 닿을락 말락 한 거리에 멈춘 채로 장난스럽게 말했다.

“자기 오빠 말이 진짜면 어떡하려고?”

도준의 키스에 혼미해진 시윤은 그 말에 이내 도준의 입술을 깨물었다.

“흥. 나 속이면 우리 애 지우고 다시는 도준 씨 안 볼 거예요.”

“...”

하루 종일 바삐 보내고 체력을 소진한 터라 이 말을 마친 시윤은 이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사이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손으로 시윤의 등을 토닥여줄 뿐이었다.

그러다 시윤이 깊이 잠들자 번쩍 들어 안아 침실 침대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만약 이 시각 시윤이 깨어 있었다면 아마 강한 소유욕으로 물든 도준의 눈빛에 놀랐을지도 모른다.

먹빛을 띤 그 눈빛은 칠흑 같은 밤과 같아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

늦은 밤, 병원.

해연은 승우의 친구를 데리고 복도를 지나 ICU 병실로 향했다.

그러면서 발각될까 봐 두려웠는지 쉴 새 없이 두리번거렸다.

“도착했어요. 여기예요.”

해연은 사람을 안으로 안내하고 나서 다른 사람이 출입하는 걸 막기 위해 문 앞에 지키고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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